작년 10월 말~11월 초 한국 출장 이후 한 달에 두 번, 열쒸미 써내려가던 일상글로의 복귀를 못하고 있다 ㅡ.ㅡ 아무래도 출장 다녀오고 집 클로징 하고 (별의 별 일이 다 있었음), 클로징 하자마자 카펫 들어내고 마루 깔고, 상견례 하고 등등 정보글로 분류될 수 있는 글들이 많아서 섣불리 엄두가 나지 않는 것 같다.
오늘은 정확히 오전 4시에 일어났다. 얘 때무네..
레몽이가 웩!웩! 구토하는 소리에 눈이 번쩍 떠졌다. 얘 어디서 또 지 털공 주워먹은 듯 -_-
다 치우고 침대에 다시 누웠는데 정신이 너무 말짱하고 (다 페이크인 것을..) 자면 또 얼마나 더 자겠냐 싶어서 일어났다.
나 한국 갔을 때 상견례 겸 레몽이 catsit 하러 오신 엄마는 아직도 토론토에 나와 계시기 때문에, 엄마가 깨지 않으시도록 조심하느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어두운 불 밝히고 몰래 책을 읽거나 컴퓨터질을 하는 정도 뿐이다.
1. 출장
벌써 2023년 3월인데, 4월 한국/일본(/그리고 내가 원한다면 대만) 출장이 잡혔다. 회사에서는 6월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가기 싫으면 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나
저번 편에서 본격적인 캐나다 구직을 위한 1. 네트워킹 전 마음가짐과 2. 링크드인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적어보았다. 1년이 걸린 3탄에 대한 변명까지도 ㅡ_ㅡ...
바로 4탄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패밀리 데이 롱위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블로그글 간헐적으로 올리는 나레기...
1. 먹잇감을 찾으셨나요? 작살을 쏘세요 (콜드메일의 시작)
본격적인 네트워킹을 위해, 내 훗날 사수가 될 수도 있는 이를 공략하려면 우선 "우리 함께 얘기해보자~" 요청해야하고 (콜드메일), 콜드메일에 긍정적인 답변을 받으려면 최소한의 1. 리서치와 2. 센스가 필요하다.
우선, 리서치에 대해 말해보겠다.
일하고 싶은 분야와 조직을 대충 추려낸 후, 무작정 콜드메일을 보내기 전 리서치는 아주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겠다.
만약 내가 캐나다에서 내세울만한 능력 중 하나가 유창한 한국어이며, 또 무역업에 관심이 있다. 여기 무역으로 알아주는 회사A가 있어 링크드인을 통해 관련 실무진으로 보이는 John에 커피챗을 요구했다. 콜드메일로 아래와 같은 메세지를 쓸 수 있겠다 (발로 쓴 글 주의, 복붙하지 마세요 ㅋㅋ):
Dear John,
My name is XXX and your profile looks impressive. I am eager to hear about how you got into your career path and learn about your vision at the company... I believe your team has a lot to explore in South Korea... Would you be able to jump on a quick coffee chat with me and discuss? It would be greatly appreciated if you could get back to me.
Thank you very much and look forward to hearing from you!... 어쩌구저쩌구
그런데 아뿔싸. 얼마 전 한국 사업을 접어서 그 쪽 시장은 관심이 없다는 답장이 왔다. 검색해보니, 이미 이와 관련된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John은 아마 메세지를 읽자마자 "사실은 우리 회사에 별 관심 없는 사람이군~"이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을 것이다.
혹은, 관심있는 회사를 찾아 실무진에 메세지를 했는데 이미 언론에 구조조정 중이라는 기사가 파다한 기업일 수도 있다. 이 경우도 당연히 에러일 수 밖에.
메세지를 전송하는 순간부터, 인터뷰는 시작된다.기본적인 리서치도 없이 절박한 심정으로 스팸마냥 뿌려대는 콜드메일은, 오히려 구직활동에 악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두번째, 센스(라 쓰고 기본 예절이라 읽는다).
드럽고 치사하지만, 당신이 현재 구직을 위해 커피챗을 요구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면 99.99% 을의 위치해 있다는 것을 메타인지 해야한다. 인간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에 태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하지 않아한다. "을"의 위치를 자각하고 비굴하게 빌빌거리라는 말은 아니나,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콜드메일에 대한 답장을 받고, 또 그에 합당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위 콜드메일의 문제점은? (실제 사례) 미팅을 잡을 땐, 되도록 상대방이 가능한 날짜 및 시간을 먼저 공손하게 물어보고 본인의 시간을 맞추도록 하자. 다짜고짜 이렇게 보내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효율적이라는 견해와 싸가지 없다는 견해가 공존한다. 굳이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위와 같은 콜드메일을 보낼 필요는 없다.
콜드메일 템플릿은 구글 서치만 하면 엄청나게 많으니까 이하생략하겠다. 다만, 복붙한 콜드메일은 티가 난다는 걸 알려dream.. 되도록, 상대방의 링크드인을 잘 살펴보고 그에 적절한 메일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아주 은근하게 상대방의 공감능력을 이끌어 내는 것도 팁이라면 팁이다. 구체적일 수록 좋다.
예를 들어, 당신은 어떤 사람에게 바쁜 시간을 쪼개 답장해 줄 마음이 들겠는가?
"당신의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으니 나와 미팅해줄 수 있겠는가? 가능한 시간을 알려달라."
vs.
"나도 당신과 같이 캐나다 밖 학교를 나왔는데, 당신의 넓은 해외경험이 현재 캐나다에서의 커리어에 어떠한 메리트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혹시나 가능하다면 나에게 아주 짧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겠느냐? 내게 엄청난 도움이 되겠다. 내가 당신의 시간에 다 맞추겠다."
2. 커피챗(미팅)잡는데 성공했다면?
우선, 축하합니다. 아무리 그물을 건져도 고기를 낚기란 쉽지 않은데, 어쨌든 한 발짝 취업의 문에 다다랐다는 뜻이다. 만약 씹히거나 거절 답장을 받더라도 너무 개인적이거나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멘탈을 장착하길 바란다.
상대방이 커피챗에 응했다면, 요즘처럼 비대면 미팅이 활성화 된 세상엔 온/오프라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부분도 상대방이 선택하도록 내비둬야 한다.) 만약 오프라인으로, 카페 등지에서 만나게 되었다면 돈 없는 백수라도 상대방에 마실 것를 대접하는게 예의다. 상대방이 예의상 거절하더라도, 박박 우겨서 커피를 사자. 코로롱 이전엔 이러한 커피챗이 모두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는데, 사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구직자들은 상대방을 만나러 가는 교통비, 그리고 커피값 굳은 셈이다.
커피챗 미팅이 성사되었다면, 이 짧은 시간 내 상대방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아래와 같다.
- 성실함: 만약 적극적으로 구직시장에 나를 상품으로 내놓으려 결정했고, 또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면 성실성은 어느 정도 커버됐다고 보면 된다. 구직자의 성실함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는 학력, 경력, 취미 등이 거론될 수 있다 (ex. 명문대를 웬만한 GPA로 졸업했다면 어느 정도 평균 이상의 성실함이 있다는 반증이며, 학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공백기 없이 경력이 될 만한 여러 활동을 했다면 이도 성실함의 반증이 될 수 있다. 한 취미를 꾸준히 하고 있고, 또 그에 대한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성실함으로 어필할 수 있다.)
- 시간엄수: 이 글을 작성하는 와중에도 믿기 힘들지만, 조언을 구하면서 콜드콜 메일을 보내는 구직자들 중 꽤나 많은 수가 노쇼를 하거나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 물론, 진짜 무슨 사고가 났거나 하지 않는 이상 노쇼와 지각은 치명적인 실수로, 손절 사유인지라 관계 회복이 어렵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 지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실제로 인터뷰에 30분이나 일찍 도착해 사무실 로비에 멀뚱멀뚱 앉아있던 한 구직자를 만난 적 있다. 만약 10분 이상 일찍 도착했을 경우, 다른 곳에서 시간을 떼우고 오거나 로비에 방문을 접수할 때도 시간에 맞춰 접수하길 권한다. 구인 담당자 입장에서는, 구직자와 면담 전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을 수 있는데 밖에서 사람이 날 기다리고 있다하면 대게 신경쓰이고 미안한 마음이 들 수 있다.
- 인사성: 누군가 당신에게 귀중한 시간을 내어 기꺼이 커피챗을 해주었다면, 당연히 미팅 직후 컴퓨터에 앉자마자 감사 이메일을 써야한다. 또, 다른 어느 곳에 취직이 되더라도 시간을 내어준 이들에게 이를 알리고, 다시 한번 감사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이 예의다. 이게 진짜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이에 대해 예랑이와 의견차가 있었다.
예랑이의 의견은, 내가 도움을 주기로 한 (조언을 주고 시간을 할애해 주기로 한) 사람에게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는 것은 당연하기에 인사같은 자잘한 것에 마음쓰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의다. 이후 이 사람이 내게 쌩까도 그냥 그러려니 잊어버리는 것이 맞다는 말인데, 근데 사람 마음이 어디 다 그리 부처님 마음 같을런지?
실제로 내가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장학금을 받았을 당시, 학교는 내게 장학금을 주면서 이 돈을 투척한 부부에게 감사 편지를 쓰라 권고했다. 내가 대학원 원서를 넣었을 때는, 추천서를 써주시는 교수님 중 한 분은 내게 합격여부와, 또 앞으로의 계획이 정해지면 그에 대한 소식을 알려달라 신신당부 하셨다. 인간은 그런 것이다.
뭐, 나는 예랑이 같이 쿨하지 않아서 -_- 지금까지 노쇼하고, 지각하고 또 따로 인사 메세지를 남기지 않았던 사람들을 모두 기억한다 ㅋㅋㅋ 이건 내가 뒷끝을 가지고 누구를 엿먹이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본능적으로 탑재되는 기억인 것이다.. 연애시장에서, 누군가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얘기 좀 해보자 해서 ok했는데 노쇼 하거나, 지각하거나 혹은 도움이 필요하다 해 커피 한 잔 마셨는데 이후 잠수 타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 교감: 당연히, 소통은 되야한다. 영어를 블라블라 나불나불 잘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버벅거리더라도 뭔가 통하는게 있고, 같이 일하고 싶고 그런게 있어야 한다. 솔직히 이건 상대방과의 케미가 맞아야 하는 일이라, 어찌 할 방도는 없다. 그냥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내가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지를 찾아야 한다.
- 나중에나에게도움이될수있을지의여부 ***: 사실 가장 키 포인트 중 하나이다. 체면을 세워준다는 말이 있듯, 영어에도 같은 표현이 있다. Saving face라고 하는데, 직역하자면 "내 얼굴을 구해준다," 즉 "내 면을 구해준다"라는 뜻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망한 상황에 처해지고 남에게 업신여김 받길 원하는 인간은 없다. 내 훗날의 사수에게 연락할 때, 또 커피챗을 할 때 한번 잘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조직 안에서 이 사람의 면을 채워줄 수 있는가? 결국, 사수도 조직 안에서 살아남고 싶은 일개 직원일 뿐이다.
이게 위에서 언급한 리서치와 또 연결이 되는데, 상대방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현황 등을 미리 조사해 본인이 만약 같은 팀원이었다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었을 것인가를 은근히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 상대방이 출장을 자주 가는 직업이라면?
"출장 동안 누가 대신 현지일을 커버하나요? 프로젝트 매니지를 하는 팀과, 나가서 영업하는 팀이 따로 있나요? 저는 이러이러이러한 경력과 능력을 바탕으로, xx님이 2주 간 출장을 가 계시는 동안 이러이러이러한 대신 해드릴 수 있다면 너무 보람되고 exciting할 것 같아요~"
"현재 개발하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저 같으면 이러이러이러한 방향으로 시도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어떻게 도움드릴 수 있을까요?"
3. 구인 중인 경우 vs. 구인 중이 아닌 경우
댓글에 구인 중인 경우와 구인 중이 아닌 경우의 커피챗 내용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며 그에 관한 조언을 묻는 댓글이 달렸는데, 좋은 질문이다.
내 경험상, 구인 중이던 구인 중이지 않던 결론적으로, 근본적인 내용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냥 윗글에서 언급했던 "기본"을 탄탄히 하고 (성실성 어필, 시간 엄수, 교감, 상대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의 여부) 무조건 나는 배울 준비가 되어있다! 라는 자세를 강조하라 조언드리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 차이점이라 할 만한 것들은 아래와 같겠다.
구인 중인 기업에 지원하는 경우:
이 경우, 이미 링크드인 등에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스펙 등이 정리되어 있을거임 (Job Description, 보통 JD라고 칭함). 나는 이 일을 잘 해낼 자신이 있는데, 만약 경력이 1-2년 부족하다면? 몇 가지 자격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그럼 그 경력을 뛰어넘을 다른 스킬을 팔면 된다. 예를 들어,
~해외 영업, 파트너쉽 구축 등의 5년 이상 경력자를 모집합니다~ 라는 구인글을 올린 상사가 있다 치자. 그 상사를 열심히 조사한다. 최근 한국과의 거래가 늘어난 추세를 보인다. 그럼, 내 경력이 2년 뿐이더라도 나는 한국어가 원어민이니 웬만한 5년 경력 이상의 네이티브보다 더 잘 해낼 자신이 있다! 나는 준비된 인재이고, 언제든 밤낮 안가리고 뭐든지 열심히 배울 의지가 있다! 라는 부분을 어필하면 되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finance 분야 경험이 없는데, 지원한 자리의 JD 절반이 finance 경력 및 MBA 학위를 요구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그 일의 적합자라 여겼고, 미래 사수가 될 사람과 만나 나는 finance 경험이 없다고 톡 까놓고 얘기함. 미래 사수는 사실 상관없다고 했다. ㅋㅋㅋㅋㅋ
커피챗을 해보면, 이들이 요구하는 "진짜" 능력과 그냥 겉으로 필요로 해보이는 "가짜" 능력이 뭔지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이 자리에서, JD에 요구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이러이러이러한 스킬이 해당 일자리에 더 관련있을 것이라는 어필을 했다.그렇게, 나는 finance를 요구하는 일자리에 두 번이나 오퍼레터를 받은 경험이 있다. JD에 적혀있는 곧이곧대로를 믿기보다, 리서치를 통해 해당 일자리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고, 또 이를 미래 사수에 설득시키는 것이 "내정자"가 되는 방법인 것이다. 아직 이해도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면, 커피챗을 통해 미래 사수와 직접 만나, 해당 일자리에 대한 본인의 이해도가 어느 정도 타당한지를 validate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구체적이고 똑똑한 질문을 많이 할 수록 상대방이 감탄한다.) 만약 미래 사수가 "얘 똘똘한데~ 일자리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성실하고 충성심도 있을 것 같고 나랑 월화수목금 소통해도 큰 트러블 없을 것 같애~" 하면, 내정자가 되는 것이다.
구인 중이 아닌 기업 담당자에 커피챗을 요구하는 경우:
이 경우, JD 자체가 없다. 그냥 네트워킹하러 놀러간다 생각하고 상대방의 pain point를 본인이 어떻게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을지를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일은 어떤지, 팀은 성장하고 있는지, 앞으로 구인할 계획은 있는지 (물론 간접적으로 물어야겠지만), 일하면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지,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런지, 등등 수다를 떨다보면 중간중간 분명 숟가락을 얹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예:
"요즘 그쪽 산업 일은 어떤가요? 뉴스 보아하니 이러이러이러한 트렌드인 것 같던데, 이 산업에 직접 몸담고 있는 당신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당신이 알고있는 그대로 입니다. 요즘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행해오던 xx캠페인을 디지털로 옮기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그렇군요~ 몰랐네요. 보통 그런 프로젝트는 인하우스로 하나요, 아니면 하청업체에 맡기나요? 타임라인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는 인하우스로 할 여력이 안되서요. 보통 하청업체에 맡기는데, 아무래도 그렇다 보니 소통적으로 잡음이 생길 때가 있죠."
"제가 디지털 마케팅 쪽으로 좀 알아요. 이러이러이러한 경력이 있죠. 혹시나 아주 급한 일 생기시면 언제든지 편히 연락주세요.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릴게요. 그냥 경험 쌓는다 생각하고 아무런 대가 받지 않을게요." (물론, 제대로 된 회사라면 대가를 지불하기 마련이다.) 함께 일하게 되면 제가 지금 당장 투입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저도 많이 배우고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지금 구인 중이 아니셔서 아쉽네요. 혹시, 저같은 경력과 스킬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할 다른 회사를 좀 아실까요? (이 경우, 구인자가 탐난다면 남들에게 소개시켜주지 않고 본인이 알아서 자리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얼마나 바쁘신지 잘 알기 때문에, 더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건승을 빌며, 종종 연락했으면 좋겠습니다."
위와 같은 예시는 너무 구리지만 (내 creativity가 이 정도다 -_-;)
커피챗을 위해 아래 사항만 잘 기억해 둔다면, 최소한 손절 당하거나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 미래 사수 혹은 실무진과 소통하고 교감하며 최대한 "좋은 사람, 예의를 아는 사람,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기기
2. 뭐든지 배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기 (적당한 열정과 겸손)
3. 커피챗을 응해준 사람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다음 글이 이 중구난방 캐나다에서 취업하기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은데, 물론 네트워킹만이 캐나다 취업의 길은 아니다. 하지만, 네트워킹을 "잘"한다면 절대 독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또 분량 조절 실패해서 조금 슬프지만 쓰다보니 못다한 여러 예시들도 생각나고, 개인 경험담도 생각나고 하여간 그르타.. ㅋㅋ
사실 이게 정답이 없는 길이기도 하고, 또 분야마다 많은 차이점이 있을 수 있기에 이 시리즈를 계속 살리고 있는 것이 부담이 적지 않아 있다. 그냥 단 한 사람에게 만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읽으시는 모두 원하는 것 이루시고 잘 되시리라 믿는다!
많이들 "캐나다 생활비", "토론토 생활비", "캐나다 1인 가구 비용", "캐나다 토론토 물가" 등등으로 검색해 들어오시는데, 올해도 그 기대에 부응해 드리겠습니다.. ㅋㅋ 물가 치솟은 2022년 짠순이 가계부 해부 고고
※ 시작하기 앞서 ※
이전 년도 생활비 & 가계부 엑셀 파일은 글 아래에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당.
제 블로그를 조금 둘러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가계부를 센트 단위로 항시 작성하는 사람입니다.지극히 지극히 주관적이니 그냥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아,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참고만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직장 생활 5년 차 다운타운 토론토 1인 가구이며 (직장이랑 집이랑 걸어서 갈 수 있음), 고양이x1 집사이며, 집밥을 아주 즐기며 (외식 안좋아함), 자동차가 없는 뚜벅이입니다. 남친이랑 데이트 및 외식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함.
TMI이나 2022년 11월 만든 모기지 빼고 기타 학자금 등 대출 없음 (언제나 그렇듯, 모기지 비용 등은 다루지 않을 예정.)
2019년 ~ 2022년 가계부 총정리 및 평균 비용:
(가족 식사, 데이트, 화장품, 의류 등 극단적으로 주관적인 카테고리는 뺌)
장보기 비용 (Grocery Shopping):
👉2019년 평균 $99.22, 1년 총 $1,190.60
👉2020년 평균 $179.45, 1년 총 $2,153,42
👉2021년 평균 $158.51, 1년 총 $1,902.11
👉2022년 평균 $165.03, 1년 총 $1,980.4
= 4년 평균 월 $150.55
2022년은 7월-8월 아빠가 방문하셨고, 또 10월-12월에는 부모님 두 분 다 오셨던데다 10월 중순부터 2주 동안 한국에 있었어서 식비가 좀 오락가락했음. 아빠가 방문하셨을 때 장보는 비용은 거의 아빠가 지불하셔서 10월 내 장보기 비용은 고작 $8.79였으며.. ㅋㅋ 아빠가 11월 나나이모로 돌아가신 후 엄마랑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부터는 내 카드로 막 긁어서 12월 장보는 비용이 $425.26까지 치솟았다. 그래도 1년 결산 내보니 전년 대비 많이 달라진 점이 없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2022년부터 점심을 거르는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는데 평균 식비가 비슷비슷한게 안좋은 뜻으로 놀랍기도 하고 -_- (feat. 인플레이션)
외식비용:
👉2019년 1년 총 $69.35
👉2020년 1년 총 $69.55
👉2021년 1년 총 $73.73
👉2022년 1년 총 $89.95
= 4년 평균 $75.65
말 그대로 혼밥만 포함한 비용 (데이트/친구들 외식 비용 따로 카테고리 있음). 가끔 엄청 바쁘거나 특정 음식이 엄청 땡길 때 혼밥하는 비용만 포함한 비용이다. 혼자 뭐 시켜먹은 기억이 없는데 2022년에 기록 갱신해서 놀랍다;
커피비용:
👉2019년 1년 총 $81.12
👉2020년 1년 총 $22.29
👉2021년 1년 총 $3.41
👉2022년 1년 총 $9.77
코시국 전인 2019년에는 아무래도 출퇴근하면서 습관적으로 먹었던 커피가 좀 됐고, 2020년부터 가파르게 커피 비용이 줄었으며 2022년부터 하이브리드 형태의 출퇴근을 하면서 커피값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올랐다(?)
나같은 사람만 있으면 캐나다 외식업계 망한다... ㅋㅋㅋ
점심비용:
👉2019년 1년 총 $187.20
👉2020년 1년 총 $25.16
👉2021년 1년 총 $0
👉2022년 1년 총 $26.78
나는 출퇴근 할 때도 보통 도시락을 싸고 다녔는데, 가끔 직장 동료들이 나가서 먹자거나 점심 시간을 이용해 친구들 볼 때... 뭐 그럴 때만 썼던 점심식사 비용. 2021년에는 회사를 안나가서 비용이 아예 0원이었고, 2022년에는 하이브리드 출퇴근 하면서 약혼도 하고, 집도 사고 뭐 그런 이벤트 덕에 직장 동료들이 점심 먹자고 몇 번 불러내서 나갔던 비용. 아 참, 나는 2022년부터 간헐적 단식을 하기 때문에 별 일 없는 이상 이제 점심식사를 하지 않는 탓도 있다 ㅡㅛㅡ
친구 모임 (외식 등), 선물 등비용:
👉2019년 1년 총 $645.34
👉2020년 1년 총 $159.66
👉2021년 1년 총 $191.74
👉2022년 1년 총 $509.01
와우. 코시국이 풀리고 2019년 때로 회귀하는 느낌..? 2019년에 친구들 훨씬 더 많이 만나고 많이 놀았는데 ㅋㅋ 올해 누구 만난 적도 없는데 무슨 돈을 이리 썼는지 오리무중이다... 라고 적고 마치려고 했는데 내가 몇 번 밥을 쐈구나; ㅋㅋ 그럼 됐어..
전기세 (1+1 거주):
👉2020년 1년 평균 $45.03, 총 $540.38
👉2021년 1년 평균 $59.94, 총 $714.44
👉2022년 1년 평균 $61.59, 총 $739.05
인터넷 비용:
👉4년 째 월 $45.14, 총 $541.68. Bell 쓴다. 무제한이고 세전은 딱 $40인 셈인데, 나름 딜이라서 바꾸지 않고 있음. 속도 등 여러모로 만족. 요즘 이런 가격 없다. 최고.
핸드폰 비용:
👉음슴. 취직하고 거의 곧바로 개인폰 없애고 회사폰 하나로 살아왔다. 예전 가계부 보니 월 평균 $33.90 지출.
대중교통 비용:
👉2019년 1년 총 $290.35 (이 중 12월이 $91.2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0년 1년 총 $98.25 (이 중 1, 2월이 각각 $40 넘음 ㅋㅋㅋㅋㅋㅋㅋ)
👉2021년 1년 총 $45 (정말 어디를 안나갔었구나,,)
👉2022년 1년 총 $259.55
2022년엔 아빠 방문하신 7월과 8월, 그리고 엄마랑 다닌 11월과 12월 소비가 많았다.
코시국 이후 하이브리드로 출퇴근 하고, 또 예전보다 출퇴근 시간이 느슨해져 회사 늦었다고 지하철 타는 날이 없어졌다. (늦으면 그냥 늦는대로, 설렁설렁 걸어감..)
우버/리프트 비용:
👉2019년 1년 총 $62.46
👉2020년 음슴.
👉2021년 음슴.
👉2022년 1년 총 $45.57
우리집 고양이 레몽이 비용 (사료, 모래, 장난감, 생필품, 병원비 등 합해서):
👉2019년 1년 총 $432.49
👉2020년 1년 총 $352.88
👉2021년 1년 총 $435.02
👉2022년 1년 총 $443.34
= 캐나다에서 고양이 한 마리 키우는 1년 어치 비용..ㅋㅋ 별 생각 없이 그때마다 필요한 밥과 모래, 그리고 장난감을 구입하는데 매년 비슷하게 나와서 신기하다.
생필품 비용:
👉2020년 1년 총 $122.46
👉2021년 1년 총 $130.03
👉2022년 1년 총 $131.58
일단 위 내 정보를 종합해보면토론토 다운타운 거주 1인 가구장보는 비용 + 외식 + 전기세 + 인터넷비 + 생필품 등의 한 달 종합 고정 지출이 약 $500 이하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작년까지 300대까지 줄일 수 있다고 소리 높혀 외쳤으나.. 요즘 인플레이션 때문에 그건 이제 오버인 것 같고 ㅋㅋ.. 올해 렌트비도, 금리도 많이 올랐으니 새로 렌트 계약하신 분들이나 모기지 얻으신 분들은 많이 힘드실 것 같기도 하다 ㅠ (여기 올해 고정 5.19%로 모기지 얻은 1인이요..😭)
소비 합계로만 보면 데이트 비용, 취미 활동, 자기계발 등을 포함한 내 한 달 평균 생활비는 1월부터 11월까지 CAD$706.38이었으며, 11월 중순 집을 구매해버리는 바람에(?) 12월부터 집 관련으로 나가게 된 돈이 만만찮아 12월 비용까지 합치면 1년 월 평균 생활비가 $788.54로 치솟았다. 하지만 12월 지출은 피할 수 없는 지출이었고, 또 일회성이라 생각해 그나마 스스로를 위안해본다.. ㅋㅋ (예를 들어 새 집에 필요한 가전제품, 가구, 채워넣을 생필품 등.)
참고로 나는 생활비를 뺀 여행, 경조사 등 특별한 선물 등이 필요한 버젯을 따로 관리하고 있다.
*렌트/모기지 등 집 관련된 비용을 모두 뺀*2022년 총 지출은 기념일 선물, 부모님 방문 (= 가족모임 외식 많이..), 결혼식 준비는 물론 새 집 관련 물품 비용까지 모두합해$12,102.41였으며, 2021년은$11,329.28이었다:
👉2020년 1년 총 비용: $9,108.43
👉2021년 1년 총 비용: $11,329.28
👉2022년 1년 총 비용: $12,102.41
2022년은 부모님도 장기방문하시고, 또 남친몬이랑 처음 만나시고 상견례도 하고 하는 여러 이벤트들 때문에 크고 작은 외식 기회가 많았다.
감사하게도, 부모님 항공권 등은 아멕스 포인트를 전환한 에어로포인트를 사용, 언제나 에어 캐나다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구매할 수 있었다.
작년 글에 의하면 내가 가계부를 공개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토론토 식비 $500 이내 가능한가요?" 라는 분들에 답하고자였는데, 위에 보시다시피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혼자 사는 1인 가구 식비만으로 $500은 쌉가능이다. 물론 외식을 하지 않고 스스로 요리한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ㅋㅋ 외식이나 배달 좀 시켜먹으면 몇 천은 가볍게 깨질 수 있는게 토론토 물가이다. 나 학생 때도 밥 일절 안해먹던 선배들 한 달에 2천 불 우습게 깨진게 토론토 삼시세끼 외식 비용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나는 돈을 꽤 안쓰는 타입이며, 보통 삼시세끼 다 집에서 해먹고 옷도 잘 안사고 화장도 잘 안한다. 전자기기에 관심도 없으며, 그냥 돈 쓰는거에 별 관심이 없다. 자격증 경신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앞서 언급했다시피 집과 직장이 도보 거리에 있어서 날씨만 좋으면 잘 걸어다닌다. 또, 캐나다는 웬만한 콘도에 다 콘도 체육관이 있어서 거기서 운동한다. 책은 리디북스 정기이용권을 구매해 읽거나 도서관에서 대여하고, 만일 듣고 싶은 코스나 수료하고 싶은 자격증이 있으면 회사에 청구한다.
만일 치과, 안과, 처방약, 물리치료, 마사지 및 기타 보험 등 extended medical 보험이 없는 비직장인(또는 제약이 많은 직장인)이라면 그 부분도 신경을 써야하겠다. 대신 캐나다 전국민 의료보험 (온타리오는 오힙, OHIP) 커버가 된다면 치과, 안과 등 빼고 병원 갈 일이 무료라 부담 없음. 그리고 자차가 있다면 따로 보험료 등 유지비도 고려.
많은 분들이 토론토 생활비에 대해 여쭤보시는데, 나같이 노잼인간 기준 식비+유흥 등 한 달 $500-$700이면 충분하고 (물론 집에서 밥해먹을 줄 알아야함, 그리고 인플레이션 장난 아니긴 함..) 렌트는 만일 룸메랑 1+1 정도 나누어서 거주한다 하면 대충 계산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요즘 토론토 괜찮은 역세권 1+1 콘도 $2,500만 잡는다고 쳐도, 간단히 1/2해서 한 달 $1,250에 전기세, 인터넷 등을 포함한 생활비 $700이면 룸메랑 살아도 한 달 생활비 2천은 족히 나오긴 하겠다 ㅜㅜ
아무튼 이 글이 토론토 라이프에 관심있는 어느 분들께는 참고가 되었길 바라며..
2023년도 짠순이 라이프 쨔요~~ 🥲 6월부터는 신혼 가계부 되겠슴다...
👇👇👇아래는 내 이전 가계부글들과 (나름 그 당시 꿀팁들 공유) 가계부 엑셀 파일 다운로드 링크 👇👇👇
발행한지 엊그제 같은 작년 1월 블로그글에,, 2022년 목표랍시고 다리 180도 찢기랑 라이어슨 (이제는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유니버시티 ㅋㅋ) 평생교육원 중국어 고급반 들어가기
그리고 아래와 같은 목표들이 있었는데 한 마디로 딱 잘라 말하자면
그 중 하나도 못했다
ㅋㅋㅋ
정말 단 하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자와 나오키 복기 (세번째 정주행)
영어 블로그 재개
일주일에 한 번은 새로운 레시피로 안먹어본 요리 하기
2022년 독서 목록에 써놓은 책 다 읽기
지금 구상 중인 프로젝트 하나 완성시키기 (캐나다에서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으로 이민 정착하기)
오전 5시 기상
레몽이 매일 양치 시키기 (이게 가장 힘들 듯 하다..)
넷플릭스 사마의 완주
그래서 내 2022년이 망했느냐?
물으신다면,
감사하게도 2022년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생산성 있고 신명나는(?) 1년 중 한 해로 손꼽히지 않을까 싶다.
위의 저런 자잘한 목표들 말고 굵직굵직하게:
승진함
약혼함
집 삼
6월엔 수 십 명의 일본인들 앞에서 떨지 않고 100% 일본어 프레젠테이션 성공
거기다 7월엔 팬데믹 이후 첫 해외인 멕시코 여행에,
10월 한국 출장까지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잘 먹고 잘 놀고 옴.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부산도 감.
둘째냥 입양 (6월 달에 토론토 도착 예정)
테니스 다시 시작
간간히 언론도 탐(?)
올 한 해 우리 가족 모두 건강했고, 아직 11월~12월 일상글은 못올렸지만 블로그에 꼬박꼬박 일기처럼 2주어치 일상을 올려온 덕에 유난히 올해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아빠도 두 번이나 토론토 오시고, 엄마는 팬데믹 이후로 처음으로 토론토 오셔서 벌써 두 달 반 째 나와 같이 계신다.
진짜 4월과 11월, 진지한 이직제의도 두 번이나 받았고 (결국 두 곳 모두 거절했으나),
부동산 구입 + 결혼준비에 내 통장이 텅장이 된 줄 알았으나 방금 2022년 가계부 다 계산해보니 의외로 2022년 부수입이 짭짤해 생활비는 다 뽑아낸 듯 하고,
주식만.. 개망한 듯 ㅠㅠ
ㅇㅏ ㅡㅡ 그리고 상반기에 야심차게 열심히 시도하던 페스코 베지테리언 식단도 하반기 갈 수록 완죤 폭망함.. ㅠㅠㅠ (부모님 오시면 채식 포기해야 함...)
여튼지간에, 2022년 목표는 언제나 유효한 목표이니 여기 다시 박제해놓겠음. 죽기 전에 이 중 하나는 언젠가 하겠지 무ㅓ ㅋㅋ
집을 보러 다니면서, 올해 집만 살 수 있다면 나머지 2022년 뺑뺑 놀아도 된다!!를 외치며 간절히, 결혼 전 오로지 내 명의의 집을 소원했었는데..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오늘 12월 31일 늦잠 자고 기부니가 다운되어 축 쳐져 있었음..
올 연말 휴가 15일이었는데, 엄마랑 앉아서 지브리 영화 마라톤만 하고 딱히 뭔가를 한 기억이 나지 않아 조금은 슬프지만
2022년 연말 휴가는 오로지 르크루제와 스타우브 헌팅으로 점철된 휴가였다. 원래도 캐스트 아이언 제품을 종종 써왔으나 슬금슬금 신혼살림 들이는 것에 눈독들이기 시작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르양 스군 세계에 발을 들여놔부렀으.. 👀 르크루제 vs. 스타우브 두 양대산맥 중 내게 최적의 브랜드와 상품을 얻기 위해 바지런히 르크루제와 스타우브 매장을 번갈아 돌아가며 고군분투 했더랬다.
그렇게 새롭게 선택된 아이들 중 앞으로 가장 많이 쓰이게 될 것 같은 스타우브 4.8L (5 쿼트) 하이 라운드 꼬꼬떼 😍
르크루제와 달리 스타우브는 "정상가"라는 개념이 널뛰기 해서 정확한 정가를 모르겠으나, 캐나다 / 미국 / 한국 가격들 다 돌아봤을 때 캐나다 달러 300불 대 중반부터, 가장 비싼 가격은 530불 + HST까지 봤다.
지름 24cm짜리 3-4인분 중형 사이즈이며, 하이탑으로 냄비 자체가 높은 디자인이라 국, 찌개, 찜 등 국물요리 할 때 넘칠 염려가 1도 없는 것이 크나큰 장점이다.
1월 2일에 배송 도착예정이라더니 12월 30일에 와줘버린 나의 첫 스타우브 꼬꼬떼 🧡
돌기모양 뚜껑은 스타우브의 시그니쳐 디자인이자 조리 중 요리의 수분을 보존시켜주는 기능을 한다는데, 척 휴 (Chuck Hughes) 같은 저렴이들 뚜껑도 이렇게 디자인 되어있는 걸 봐서는 특허권이 딱히 없나 싶기도 하다 ㅡ.ㅡ
위와 같은 트러플 색상과 그레이 색상 사이 고민하는 도중 트러플 색상 품절됨 ㅋㅋㅋ 우물쭈물하면 언제나 남들이 다 채감..
위 그레이 색상이 내가 주문한 꼬꼬떼이다.
스타우브 주물냄비는 내가 구입한 살짝 녹슨 듯 한(?) 빈티지 너낌 라인과, 빤딱빤딱 라인 두 가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완전 빤짝 유광라인은 르크루제가 넘사벽이라 스타우브가 디자인으로 비빌 수는 없는 것 같고, 빈티지 라인은 무채색 라인 아니면 컬러가 싹 다 너무나도 별루다. 개인적으로 스타우브는 기본 가마솥 같은 무광 블랙이 제일 묵직하면서 예쁜 것 같은데, 이번에 나는 밝은 계열에 좀 더 눈이 가서 그레이 한 방울 머금은 화이트 트러플 색상과 그레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강제로 그레이를 얻게 되었다.
보기만해도 흐뭇한 내 첫 스타우브 꼬꼬떼 그레이 색상에 프랑스 리본 ❤️💙 영롱 그 잡채 🤩
특히나 우리집이 그레이 계통이라 넘나 잘 어울림
당연히 주물냄비 사용법과 유지 가이드도 첨부되어 있다.
르크루제와 같이 스타우브도 100% 핸드메이드이기 때문에, 기포자국이나 열가공 중 볼록 올라간 자국 같은 것이 생길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곳에 많이 거슬릴만한 흠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뚜껑이랑 냄비 본체 사이의 완충역할을 주기 위해 이런 플라스틱 보호 클립도 들어있다. 뚜껑으로 인해 냄비가 스크래치 나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쌍둥이칼로 유명한 브랜드 행켈 즈윌링 그룹이 2008년 스타우브를 인수했다고 함. 어쩐지 토론토에 르크루제 단독 매장들은 있는데 스타우브는 쌍둥이 브랜드 취급하는 곳마다 판매되고 있더라니. 프랑스 브랜드이지만 모회사는 독일기업인 셈이다.
오븐에 넣어도 되고, 인덕션에도 되고, 보통 가스 오븐과 할로겐 광파오븐 위에서도 조리할 수 있고, 식기세척기에도 돌릴 수 있다.
바닥에 중국이나 스페인이 아닌 Made In France 잘 박혀있는지 한번 확인해줌. 흐뭇-
꺼냈으면 이제 개시해 봐야지
주물냄비 첫 개시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다만 귀찮을 뿐..
찾아보니, 스타우브 냄비는 이미 코팅이 되어있어 따로 시즈닝이 필요없다는 정보가 많았는데, 그래도 공장 + 창고에서 나온 물건이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내가 스스로 닦아주고 시즈닝 해주기로 했다. 미리 코팅되지 않은 주물냄비는 검정이 아닌 회색빛을 띤다고 한다.
주물냄비 코팅법:
1. 미지근한 물에 냄비 전체를 세척. 나는 주방세제 조금 묻혀서 세척해주었다.
2. 저온에 발연점 낮은 식물성 오일로 코팅: 나는 올리브유를 사용했고, 벽이 높은 냄비이기 때문에 오일을 조금 넉넉하게 넣었다. 사실 먼지 부스러기 나오는 키친타올이 아닌 코팅 전용 실리콘 브러쉬를 썼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이 날 남친몬집이었던지라 브러쉬가 없어 꿩 대신 닭으로 키친타올로 슥슥
이렇게 생긴 실리콘 브러쉬.. 이케아에서 절찬리 판매 중
냄비 전체를 꼼꼼히 기름칠 해주고
3. 저온불에 놔두다가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냄비를 불 없는 곳으로 옮기고 식혀두면 끝.
마지막은 스타우브 꼬꼬떼를 사용한 첫 요리 뵈프 부르기뇽으로 마무으리 🥰 진짜루 저온에도 요리가 보글보글거리고, 1-2시간 걸릴 찜요리 45분만에 된다. 후회없음 🤩 (이라고 쓰지만 사실은 남친몬이 사줬닼ㅋㅋ)
엄마의 버버리 버킷백을 동여매는 가죽끈이 닳아 끊어져버렸다 -_- 그도 그럴것이, 30년이 다 되어가는 가방인데다가 엄마의 데일리백이었음 -_-ㅋㅋ 이거 들고 욕데일몰 버버리 매장에 들렀더니 obvious wear & tear는 A/S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점원이 버버리 매장에서 실제로 이용하는 공식 수선집을 추천해줬다. A/S 물건을 받으면 이곳으로 넘긴다고 한다.
욕데일몰 내 TTC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위치한 Walk & Wear Fine Shoe Repair. 가게 이름만 보면 신발 수선집인데, 여타 신발 수선집들이 그렇듯 가방, 벨트, 지갑 등등 여러 제품의 수선을 맡고있다.
버버리 언니가 여기 진짜 잘한다고 여기만 콕 찝어서 추천해준건데, 특히나 여기 주인 할아버지의 가슴팍까지 내려오는 흰 수염과 제페토 할아버지 안경이 장인 아우라를 뿜뿜 발산해 더 믿음직스러움 -_-ㅋㅋ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작성하려 구글 리뷰를 찾아보니, 이 가게 별점이 2.8밖에 되지 않아 충격먹음. 내가 스스로 검색해 찾아보았다면 절대 들르지 않았을 평점이다.
여타 수선집들보다 더 오픈된, 밝은 매장이었다.
각종 신발 수선 관련 도구들과 약품들이 많았고, 벨트는 물론이거니와 가죽제품을 주력으로 수선하는 곳인듯.
엄마의 약 30년이 다 되어가는, 괌 휴양 때 구입하신 버버리 버킷백은 가죽색이 바래고, 심지어 가방을 동여매는 끈이 끊어진 상태였다. 위에 겹쳐놓은 끈 중 색이 바랜것이 원래 끈이고, 새로 묶은 것이 이곳에서 마련한 새 끈이다. 전체적으로 가방 색이 달라져서 그렇지 원래 저 색이 맞다고 한다 -.- (아니 얼마나 색이 바랜겨)
주인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가죽끈 같은 수선 물품들도 버버리에서 직접 공수한다고.
결정적으로, 완죤 깐깐한 우리 엄마가 맘에 들어하심. 1도 고민 안하고 맡겼다.
수선을 원하는 물건을 보여주면 주인 할아버지가 견적과 기간을 말해주시고, 고객이 이를 동의하면 물건을 맡긴 후 티켓 영수증을 발급받는다. 2주 이후 아무때나 와서 티켓 영수증 들고 찾아오라고 하심. 후불해도 되냐고 하니까 상관 없단다.
끈을 결정하기 전에, 각기 다른 색상이랑 길이 맞추는 것까지 양측 다 동의를 해야 티켓 영수증을 발급해준다. 적절한 끈이 없었으면 버버리에 따로 주문을 넣고 기다려야 해서 더 기다렸어야 했을수도 있는데, 운이 좋았다.
2주 후 새로 태어난 가방
이제 윗부분 동여맬 수 있숴 ㅋㅋ
저 끈 하나 가는데 가격은 $75+HST였다. 그래도 엄마의 30년짜리 데일리백에 같은 브랜드 가죽을 구해 갈아끼워줬다고 생각하니 덜 찜찜하고, 엄마 기부니도 좋아서 흐뭇
버버리 매장 직접 추천 매장인데다가, 깔끔한 서비스에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나와 엄마는 나름 만족한 방문이었는데, 구글 별점이 너무 안좋아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찾아 방문하진 않을 것 같다.
주인이 이랬다 저랬다 바꼈다 한국사람이다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토론토 중식당들 ㅋㅋ,, 토론토에 만리장성, 북경성 등 오래 운영한 다른 곳들도 많은데, 어떻게 하다가 해룡반점만 세 번 방문하게 되었다. 주차가 편한 플라자에 위치.
해룡반점은 저번 7-8월, 아빠가 한국에서 먹는 짜장면 드시고 싶다 하셨을 때 방문했지만 일상글에서 잠시 언급만 했을 뿐, 맛집 카테고리에는 올리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부모님 두 분 다 모시고 코스 요리도 시키고 좀 다양하게 뜯고 씹고 맛보면서, 그리고 이번 가을 방문했던 한국에서의 짜장면집들이 예상보다 인상적이지 않았기에 여길 맛집 카테고리에 올려도 되겠다 싶었음.
첫 방문에는 네 명이서 코스 D를 시켰고 ($110.99)
두번째 방문에는 네 명이서 코스 C(87.99)에 양장피($28.99)를 추가,
그리고 세번쨰 방문에는 짜장면($8.99), 짬짜면($14.99) 그리고 탕수육 小자($18.99)를 시켰다.
3번 방문하면서 아래 메뉴에 나오는 요리 많이 먹었으니 시키시기 전에 비쥬얼 & 양 확인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주목해주세용
패밀리 짜장 (2인)
짜장면
왕짬뽕 (2인)
짬짜면
유린기 (S)
고추잡채 (S)
탕수육 (S)
누룽지탕 (S)
양장피 (S)
팔보채 (S)
일단, 이곳은 양이 꽤 된다.
짜장면 단품은 (간짜장 아닌 $8.99짜리 완전 기본 유니짜장) 양이 적은데 곱빼기 가능.
겨자맛이 진짜 코 끝 저리게 알싸하고 매워서 좋았다. 요즘 겨자들 닝닝한 곳들이 너무 많아서리..
안에 들어간 재료는 보시다시피 소고기 얇게 저민거랑 새우, 갑오징어, 지단, 게맛살, 당근, 양파, 오이, 버섯, 양장피.
얘는 팔보채인데 개인적으로 엄청 큰 인상은 남지 않는다. 아빠는 이 요리만 좀 엉터리(?)였다고 하시는데 내 기억엔 무난하게 잘 먹었던 듯 함
기본적으로 이곳은 청경채보다 브로콜리와 배추 위주로 푸른 채소를 쓰는 듯..
유린기 진짜 바삭하고 맛있게 잘 먹었는데 엄마는 닭고기가 너무 얇고 밀가루 튀김옷 위주였다고 평하심. 암튼 나는 아주 잘 먹었다. 상추가 아니라 양상추 (iceberg lettuce) 더 좋았겠지만 아무튼 해룡반점 내 원픽 튀김요리는 유린기다.
패밀리 짜장 2인분 양
이렇게까지가 $110.99짜리 코스 D이다. 네 명이서 남길 수 있는 양이다. 다섯 명도 거뜬. 다섯이서 먹으면 한 사람 당 $22 정도니 요즘 물가에 진짜 괜찮은 것 같다.
첫 방문 D코스를 시켜서 배뚜드리고 너무 맛있게 잘 먹고 와서, 남친몬이랑 엄마 아빠 두 분 다 모시고 일주일도 안되어 다시 한번 방문했다. 이번엔 다른 음식 시켜보고 싶어서 코스 C에 엄마가 좋아하시는 양장피를 추가함.
사실 단품메뉴로는 무려 $10이나 가까이 차이가 나는 탕수육을 양장피로 바꿀 수 있나 여쭤보았는데
차마 질문을 다 끝내기도 전에 놉 거절당함
코스 요리의 내용은 절대 절대 네버 에버 변경 불가하다 한다. 그냥 넵;; 하고 양장피만 따로 추가 시켰다.
고추잡채 小짜. 빵은 뭐 당연히 구입해서 쪘겠지만; 고추잡채 자체는 맛있게 잘 볶아졌다. 大짜 시키면 꽃빵 8개 나온다고 함.
여기 음식은 기름도 너무 과하지 않고, 짜지도 않고 막 엄청 건강한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중식당들 중 담백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짜장면집이 건강한 맛 나면 안되겠죠..)
당근이 너무 많았다는 불평을 들었던 양장피 ㅋㅋ 맛은 있음
겨자소스 부와왁
역시나 맛있는 유린기
이건 탕수육 小자. 나는 살짝 돼지냄새가 났다고 생각했는데, 육향에 민감하신 울 엄마가 너무 맛있게 드셨다는걸 보면 그냥 내가 이상했다고 생각합시더
ㅋㅋ
마지막 코스인 왕짬뽕 (2인분). 여기는 짜장도 맛있고 짬뽕도 맛있다. 해물 신선도는 오락가락 하는 것 같은데 이 날은 좋았음.
그리고 아래는 마지막으로 남친몬이랑 엄마랑 방문한 날의 유니 짜장면 + 짬짜면 그리고 탕수육 小자를 시킨 날의 모습이다. 남친 짜장면은 어떻게 하다보니 못찍었네
셋이서 먹는건데 탕수육 양보고 엄마 허어어억 놀라심 ㅋㅋ 이 날 정말 너무너무너무 맛있게 드셨다고 계속 말씀하셨다. 나는 개인적으로 탕수육 취향이 아니라 그냥 그랬는데 장모님이랑 예비사위랑 탕수육 좋아하는건 똑같음
해룡반점의 짬짜면 비쥬얼. 사실 짬짜면을 시키면 짜장면도 와구와구 못먹고, 짬뽕도 와구와구 못먹어서 이도저도 아닌 만족도에 아쉬울 때가 많은데 고민고민하다 나는 또 언제나 그렇듯 걍 짬짜면을 시킴. 이게 $14.99라 나눠먹을거면 온전한 짜장면 하나, 짬뽕 하나 시켜서 나눠먹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요즘 베트남 쌀국수도 $20 하는 마당에, 이 정도 양에 다양성에 가격이면 그저 떙큐베리머취이다.
총평:
- 요즘 물가를 감안하면 맛과 양에 있어서 경쟁력 좋은 식당. 특히나 여러가지 다양하게 맛보고, 또 부모님 모시고 가기에 부담없는 곳.
- 다만, 지난 여름 일상글에서 잠시 언급했듯, 분위기가 진짜 너무너무너무 ㅂㄹ... 손님 접대하기엔 무리가 많다.. 응답하라 1988 시절로 회귀하고 싶다면 방문 강추;; ㅋㅋ
- 여기저기 기스(?)난 90년 대 갬성 테이블 유리가 좀 너무하긴 하다... 저번에 보니 입구 복도에 물도 떨어지는지(?) 종업원분들이 분주히 신문지도 깔고 하시던데 ㅋㅋ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런 분위기다;
- 여기는 그냥 짬뽕 말고 고추짬뽕이 유명한데, 나는 그 차이점이 확 와닿진 않는다. 그냥 짬뽕도 맛있음.
- 유린기 맛있음.
- 손님은 항상 꾸준히 붐비는 편이다. 아무튼 한 자리에서 오랜 기간 운영한 집들은 다 어느 정도 이유가 있는 듯 하다.
- 서비스는 그냥 저냥 팁 막 주고 싶은 정도는 아니고 그냥 아주머니들이 무난하게 서빙하시는 분위기. 큰 불만은 없음
다음에는 유산슬, 깐풍새우 등등도 도전하고 싶은 맴이지만
남친몬이 바다벌레(;;)라는 새우를 안좋아해 잘 모르겠당. 나랑 해룡반점 새우 뿌시러 갈 파티원 모집합니더 ㅋ_ㅋ
이사나가면서 애 버리고 감 → 우리가 데리고 있다는거 이웃한테 듣고 우리집 쳐들어옴 → 현관 앞에서 울고불고 광광거림 → 코미가 전주인한테 다가가지를 않으니 광광 울면서 웃기다 어이없다 너가 우리를 버렸다 시전 → 우리는 걍 임보 중이니 다시 데려갈래..? 하니 자기가 이사간 새 집은 작은 아파트 월세라서 안된다고 함
고양이가 지를 버렸다고 주장하는 싸이코 전주인 잊고 우리집에서 코미로 새출발한 둘째
내새끼덜 진짜 엄청 이뿌다 (도치맘)
토론토 와서 레몽이랑 사이만 좋았으면,,,
9월 17일, 새벽(?) 동 틀 때부터 약혼사진 찍는 날이라 그 전날 안개꽃도 사고 유칼립투스도 샀다
셀프 화관 만들거라서 ㅋ.ㅋ...
오후에 엄마랑 전화하는데 내가 "엄마 나 달러라마 가야돼 내일 약혼사진 찍걸랑" 해서 엄마가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ㅋㅋㅋ
욕빌 홀푸드에서 5.99인가 주고 산 안개꽃
그리고 향 엄청 진한 유칼립투스, 달러라마에서 산 철사와 리본 등등
첨에 철사 둘둘 마는 테이프는 나 잘 때 입에 붙히고 자는 의료 테이프 씀 ㅋㅋㅋㅋㅋㅋ 진정한 셀프 아니냐
비용은 다 합해서 한 12불 들었나.. 정확한건 15불까진 안감 ㅋ.ㅋ
부담스러우니 작게
짜잔~~
이쁘오~?
ㅋㅋㅋ
도둑질 빼고 다 배우랬다고, 예전에 꽃꽂이 기본 강습 들으면서 화관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 나만의 셀프 화관 완송
은근 시간 많이 걸려서 좀 빡침
내가 화관 만들고 있다니께 남친몬이 세트로 자기 팔찌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밖이 어둑어둑해지도록 유칼리툽스 동여맴
그러다 왼쪽 검지 철사에 찔려서 피까지 봄 ㅋ_ㅋ..
그리고 대망의 사진찍는 날~~
나중에 결혼준비 카테고리에 따로 쓰겠지만 내가 리버데일 파크에서 1부 찍어야겠다 박박 우겨서 포토그래퍼분들이랑 오전 6시 반에 만나고.. ^^ 나 의상까지 빌려주심
반지 돋보이라고 누디한 인디핑크로 네일했는데 다시 네일색 고르는 때로 돌아간다면 인디핑크 안하리
화관만들고 남은 안개꽃으로 부케까지 만들어 들고 감
이 날 한 세 시간 잤나?
6시 30분까지 리버데일 파크에 도착해야 한다는 압박감 + 남친몬 포함 셀프 메이크업, 헤어, 그리고 의상 준비까지 진짜 3시에 일어나서 준비하는데도 너무너무너무너무 바빴다. 이 와중에 길거리 토스트까지 만들어 먹고 + 남친몬까지 맥이고 나감 -_- (사진 찍으면 당떨어진다고 하셔서..ㅋㅋ)
레몽이는 내가 새벽에 우당탕탕이니까 왜 지랑 안놀아주냐고 우왱우왱거리지, 진짜 개힘든 하루여따 ^^..
사진찍는건 재밌었음
사진찍고 → 남친은 테니스 코치까지 받고 (나는 테구 안에서 잠 Zzz) → 끝나고 집밥가서 냉면먹음
첨으로 남친이 불돼지(?) 시켰는데 매운거 아니고 걍 불맛나는 돼지라 함
이 날 찍은 사진 살짜쿵 공개 ♥ (할 것도 없이 내 인서타에 들어가면 릴스로 만들어져 있음 ㅋㅋ) 👇🏻👇🏼👇🏽👇🏾👇🏿
월도프 샐러드 맞는데, 비터멜론과 블루치즈, 그리고 포도가 얹어져 있다. 위에 스파이스는 뭐냐고 물으니 터키쉬 페퍼 그라인드라고 한다.
나중에 동생몬한테 사진 보여주니 로크로프 치즈라고, 우리집 냉장고에도 있다고 알아서 꺼내먹으라며 -ㅛ-ㅋㅋ 도대체 로크로프 치즈가 왜 우리집에 있어..?
레투스 잎사귀 위에 비터멜론, 블루치즈, 호두, 그리고 포도를 얹어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에 터키쉬 페퍼를 뿌렸다. 좋은 재료만 구할 수 있다면 집에서도 도전해볼만 하겠다 싶었음.
호두 알맹이가 참으로 온전하고 고소했던 것이 특징 ㅋㅋㅋ 이렇게 모든 재료를 한데 쌈싸먹으니(?) 여주의 씁쓸함이 중화되며 조화로운 맛이 났다.
슬슬 자리가 차는 레스토랑 내부
두번째로 나온 디쉬는 메인디쉬인 아귀꼬리 요리.
살짝 시어링한 아귀꼬리에 흰살생선알을 얹고, 크리미한 소스로 삼삼한 맛을 냈다. 뿌리 채소들인 감자와 순무로 담백한 맛을 강조했다. 길다랗게 잘라진건 감자, 세모나게 잘라진건 순무.
순무를 입에 넣으니 단단하면서도 기분 좋게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깊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향과 맛은 무우인데, 우리가 먹는 무우는 요리하면 이렇게 단단할 수가 없는데..? 하며 서버에게 래디쉬 아니고 뭐냐고 물으니 터닙, 즉 순무라고 했다. 질문이 많은 나 때문에 열일한 우리 Greg 서버님 ㅋㅋ
역시나 나중에 동생몬에게 사진 보내니 순무는 우리가 먹는 무우와 다르게 엄청 단단하다고 한다.
참고로 동생몬 요리사는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
빵이 있었으면 빵에 싹싹 긁어먹었을 비주얼. 빵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으나 아무튼 생선알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다시 한번 세팅된 앞접시. 에피타이저 두 개 먼저 순차적으로 (혹은 동시에) 나온 후 메인이 나올 줄 알았는데, 에피 - 메인 - 에피 & 메인 이렇게 나와서 신기했음
이게 바로 두번째 메인디쉬인 치킨 카포나타와 니스 멸치젓 ㅋㅋ 맨 위에 뻘하게 올려져 있는 것이 프랑스의 멸치젓갈이다.
시어링한 고추와 함께 얹어져 나오는데, 소스는 우리가 먹는 고추기름과 유사했다. 가지 등의 잘게 썬 채소볶음, 그리고 견과류와 곁들여져 나온 닭가슴살 요리이다.
그리고 이건 내 원픽, 홈메이드 햄 브로콜리니 말이. 이거 진짜 요물이다. 소스가 너무 중독성 있고 감칠맛 있어서, 여기 말로 우마미(umami)있어서 서버 붙잡고 물어봤다 ㅋㅋ 이게 뭐냐고
아무렴, 치킨스톡과 피클주스를 넣고 만든 소스라고 한다.
어쩐지, 시큼한 감칠맛이 장난이 아니다 했다. 한국으로 치면 고기육수에 신김치 국물로 소스 만든 것과 다른게 무어란 말인가 ㅋㅋㅋ 김치찜을 프랑스식으로 미지근하고 끈적하게 내어서 재해석해봐?? 농담하며 보낸 즐거웠던 시간
너무너무 맛있어서 닭고기는 초반에 포크도 안갖다댐 ㅋㅋ 이거 꼭 내가 집에서 도전해볼거다
기분 좋게 모든 디쉬를 싹싹 다 비워내니 밖은 이미 깜깜해졌고
레스토랑은 만석이 되었고
디저트 메뉴인 온타리오 사과를 곁들인 계피 허니 케이크, 초콜릿 가나슈 그리고 보랏빛 과일(!! 정말 이렇게 말함 purple fruits)디저트 중 하나만 시켜 나눠먹으려는데 남친몬이 자기는 허니 케이크 꼭 먹고 싶다고 허니 케이크와 과일 디저트 시킴
디저트를 주문하는 순간, 도대체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서버가 갑자기 나보고 너 오늘 버쓰데이냐고 물어봄 ㅋㅋㅋㅋㅋㅋ 우리는 정말 생일이라고 언급도 한 적 없어유
내 생일 맞다고 하니 스파클 갖다준다고 함 ㅋㅋㅋㅋㅋㅋ 오예
이 작은 비스트로에서 스파클 넘나 엑스트라였던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0초간 광대승천
고맙소 그렉~~! ㅋㅋㅋㅋ
온타리오 사과를 곁들인 계피 허니 케이크 (Honey Cake with Ontario Apples, $12). 사진으로는 안그래보이는데 겁나 큼. 역시나 많이 달다. 야밤에 커피가 땡기는 맛이다.
(그리고 이제서야 눈에 보이는 스파클의 잔재.. 😅 죽지야 않겠쥬)
요놈이 요물이다. 보랏빛 가을 과일 디저트(? Fruits Mauves d’Automne, $12.)
저 크림 소스에서 아주 오묘한 알코올의 향기가 났다.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나 저거만 먹으러 또 갈 수 있어.
과일은 조리지 않고 생으로 내왔는데 아주 생은 아니고 소스에 몇 시간 정도 아주 살짝 재워놓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아무튼 진짜 너무 맛있었고, 너무 달지도 않았고 숟가락으로 먹는게 아니라 걍 마셔버리고 싶었음. 이 신박한 맛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다;;
포도 다 내꺼야 내꺼~~~!!
포도는 비터멜론 월도프 샐러드에 올라간 그 껍질까지 먹는 포도 맞다 ㅋㅋ
계산서, 그리고 센스만점 우리의 서버 Greg.
물먹는 하마 남친몬 덕에 스파클링 워터도 두 병이나 청구.
이 날 밤에 자는데 여기서 먹은 햄말이랑 보랏빛 과일 디저트가 계속 생각났다. 이 둘이 내 원픽이다.
이름부터 당돌한 Dreyfus는 만석이 되는 순간 모두가 촛불에 의지하게 되는, 왁작지껄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매력적인 비스트로다. 시시각각 바뀌는 다음 메뉴도 궁금해지는 곳이다.
사실 나는 육류 소비를 줄인지 꽤 되었는데, 아빠가 이런 나를 너무 안쓰럽게 -_- 생각하셔서 틈만 나면 고기를 먹이려 하심
그리고 유동적으로 거의 매일 집도 보러 다니고, 예비사위랑 놀아야(?) 했기 때문에 외식 폭발한 한 달이었다. 새로운 곳을 가기보단 내가 이미 블로그에 써놓은, 검증된 집들을 재방문하는 위주로 돌아다녔다.
집밥 왕돈까스와 냉면. 돈까스 전혀 생각 없었는데 서버분이 이 집 왕돈까스가 그렇게 맛있다고;; 너무 인기 대폭발이라 수량 딱 하나 남았다고 해서 홀랑 넘어가 시키게 되었다. 아마도 남자들이 돈까스 좋아하는거 알고 공략한 듯 싶다. 저번에 열무냉면 설명해주셨던 그 서버분이셨는데 일 잘하심 (무도 있고~ 줄기도 있고~~)
왕돈까스가.. 사진에 안담겨서 그렇지 진짜 어마어마하게 컸다. 냉면은, 살얼음을 업그레이드 하신 듯 한데 나한테는 너무 시렸던 -_- 아직 이시릴 나이는 아닌데 -_-
아빠가 해주신 오삼불고기
아빠 와계신 동안 내 손으로 한번도 밥을 거창하게 차리거나 설거지 한 적 없음
아빠가 담그신 파+부추김치랑
아빠가 한국식 짜장면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집보고 돌아오는 길에 해룡반점 다녀옴. 아빠는 간짜장, 나는 고추짬뽕
만족한 식사였는데 식당이 너무 고요해서 ㅋㅋㅋㅋㅋ 앞뒤옆 테이블 소리가 하나하나 다 들려서 너무 불편했다 ㅋㅋㅋ 혹시나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사장님 영업 중에는 음악을 틀어보심이 어떨런지요..?
내 동생 스페셜티 중국식 정통 마파두부.
내 동생이 역덕인데다가 (심지어 대학 전공이 역사) 요리 덕후라서 얘는 다른 나라 음식 만들 때 실제 요리법 원문+기원보고 그거 번역해서 만듦.
심지어 러시아어 못하는데 러시아 덕질한다고 러시아어 읽을 줄은 앎;;; 진심 미친듯
내 동생에 따르면 마파두부의 기원은 어쩌구저쩌구 어쩌구저쩌구인데 아무튼 우리가 많이들 돼지고기를 넣는건 원조가 아니고, 소고기가 원조라고 함
두반장 등등의 중국 소스가 있어야 하는데 내가 이금기 두반장 샀더니 이시끼가 이금기 두반장은 마파두부에 금기시되는 소스라서 이금기라고 나를 조롱함
아무튼 내 남친이 동생 마파두부 진짜 너무 좋아해서 아빠가 이번에 오실 때 전수받아 오셨다. 남친 밥 많이 안먹는데 꽉꽉 채워서 세 그릇 먹음;;
옆에는 내가 만든 포두부 샐러드.
이건 남친이 한포대기 사온 월드온영 구복 찐빵만두. 찐빵인데 안에 만두속 들어있음. 여기 김치만두가 진짜 존맛이다. 개인적으로 우리 엄마 김치만두를 넘어서는 만두를 먹어본 적은 없으나 이 찐빵 김치만두가 시중에 파는 만두 중에는 그래도 훌륭하다. 아빠랑 셋이 구복 김치랑 고기만두 사이좋게 나눠먹음. 찐빵 하나씩 두 손에 들고 음냐음냐 하니까 애기 때 보던 만화 삼국지의 장비가 된 기분이었음.
오늘 아침 아빠가 다시 나나이모로 고고하심.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꼬박 한 달간의 토론토 스테이였다.
딸년 멕시코 간다고 레몽이 봐주러 오신거에다가
오신 김에 내 집보는 것도 같이 봐주셨는데, 꼴랑 멕시코만 다녀오고 부동산 열매를 못맺어서 죄송할 따름이다 ㅠㅠ
오늘 아침 다섯 시 반에 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 아빠 고생만 하고 설거지만 하다 가신다 하니 쉬는거였다며~~ 재밌었다고 하심
다음에 엄마랑 10월 달에 오실 땐 편도 끊어서 성탄절까지 계시다 가시라고 했당. 시간은 정말 너무 빠른 것 같다.
8월 15일 오늘, 정확히 오전 6시 공항 상태. 거의 마비 상태였다.
내가 진짜 공항은 많이 가봤다고 자부하는데 민족 대이동 때의 중국/터키 공항 빼고 이런거 처음 봄. 내가 모르는 무슨 캐나다 명절인가? ㅡ.,ㅡ
위 왼편 사진은 일반석인 이코노미 타는 분들을 위한 에어 캐나다 체크인 수속 줄인데, 진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심지어 시큐리티 라인이 너무 길어서 공항 입구까지 뜷고 나옴;;; 멕시코 갈 때 안이랬어서 망정이지 진짜 코시국 공항 지옥같다더니 이런거 처음으로 목도해봄.
더 벙쪘던 것은 바로 오른쪽 사진인 priority 탑승자 체크인... 아빠는 비즈니스석이었기 때문에 priority 탑승 수속을 밟으셨는데, 비즈니스 티켓 내밀고 칸막이 뜷고 지나가니 너무나 쾌적한, 사람 없는 탑승수속을 할 수 있었다.
아빠 비즈니스 항공편 끊어드리기 정말 백 번, 천 번 잘했다 싶었다. 특히나 이 시국에 말이다.
딸네 집 오셔서 고양이만 돌보고, 일만 하시고 돌아가시는데 오늘 상황에 일반석 끊어드렸으면 내가 진짜 마음이 너무 안좋았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하나보다 생각함......... 앞으로도 계속 비즈니스 끊어드리려면 열일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ㅠㅠ 진짜 드럽고 치사해서...
아빠 이코노미 끊어드렸으면 진심 줄서다가 비행기 못타셨을 수도 있겠다 싶음;;
라운지에 사람들 머선일..
아빠 수속 마무리 시켜드리고 UP타고 다시 다운타운 돌아오는 길.
남친이 궁상 좀 떨지 말라고 이번에 에어팟도 사주고 유튜브 프리미엄도 해줬는데, 진짜 에어팟 끼고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노래 들으면서 오니까 좋긴 진짜 좋더라 -_- 어젯밤부터 추억의 나카시마 미카 노래가 땡겨서 나카시마 미카 메들리 쭉 듣고 왔습니당.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