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1일 1퀘사디아 한 우리 일행. 이 날의 메뉴는 치킨 몰레와 크림 포블라노(poblano). 포블라노는 고추의 일종이다.

 

 

일주일 째 되어가니, 리조트 내 음식이 익숙해져 식탐을 부리지 않게 되었달까. 첫날과 비교해 현저히 줄어든 음식량이다.

 

이 날도 어김없이 대자연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아서 -_- 그냥 먹고, 굽고, 뒹굴거리는게 내 일이었다.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이맘 떄 일교차가 심한데, 우리가 방문한 1월 말에는 해떨어지면 17도까지 내려갔고, 오전 10시 즈음 부터 태양이 급작스럽게 강해지며 30도 가까이까지 올라갔다. 그럼에도, 습도는 언제나 안정되게 40대 후반을 유지해서 땀이 줄줄 흐르거나 더워 미치겠는 날씨는 아니다.

 

정말 원없이 먹었던 과카몰레

 

뷔페에서 처음 본 메뉴! 이곳에서 해산물 모듬 세비체, 패주 세비체 등 여러 세비체를 봐왔지만 이렇게 생새우 세비체는 처음봤다. 생새우라서 색이 회색빛을 돌아 새우가 있는지도 몰랐을 정도이다. 생새우를 반으로 잘라 오이와 무친건데, 세비체라고 부르지 않고 아구아칠레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스패니쉬로 아구아는 말 그대로 "물"인데, 우리나라의 물회.. 같은 느낌의 ”물무침“이라고 하면 직역이 될라나?

 

이거,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다!

 

하얏트 지바에서 삼시세끼를 일곱 번 먹는 내내 생각했지만, 이렇게 더운 날씨에 생해산물, 그리고 과카몰리같이 갈변이 빨리 되는 음식, 그리고 오이같이 빨리 무르는 채소를 항상 자신있게 내놓다니, 재료들이 정말 모두 신선하다 싶었다. 도대체 이 많은 식자재를 어디서 공급받는걸까??

 

 

와플콘 위에 바닐라 한 스쿱 얹고, 코코넛도 한 스쿱 얹고

 

날.. 버리지 마................ ㅋㅋㅋㅋ

 

선베드에서 다리 구우면서 그냥 있었다.

 

거의 90도로 깎인 이 바위를 보라!

 

움직이고 싶을 때마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고 또 걸었는데, 정말 가지각색의 돌과 바위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뭔가 가구 같기도 하고, 소파 같기도 하고.. 영감을 주는 위대한 자연의 신비 +_+

 

 

마지막 날이니, 피날레 디너는 멕시칸으로! 멕시칸 레스토랑인 카사 그란데로 두번째 방문이다.

 

 

말린 버섯을 얹은 옥수수 수프. 희한하게 3일 차에 내가 먹었던 수프보다 더 맛있었다 -_- 이 날은 버섯도 올려져 있고.

 

 

히카마(jicama) 새우 샐러드. 새우 샐러드라더니 새우는 꼴랑 하나 올라가 있다. 오이와 구운 히카마, 망고, 오렌지 그리고 시금치를 중국식 고추기름과 유사한 기름에 섞어먹는 샐러드이다. 싹싹 다 먹었지만, 솔직히 맛은 없었다...

 

 

남친몬이 주문한 에피타이저, 블랙빈 몰레. 치포틀레 주문하면 같이 나오는 소스 맛이라고 한다 (나는 치포틀레 안먹어봐서 모름..)

 

그리고 타코 🌮

 

 

저 옆에 딸려나온 고추가 정말 엄청나게 매웠는데, 할라피뇨도 아닌 것이 꼭 우리나라의 청양고추 같이 생기고, 맛도 그와 흡사했다 (시원하고 깔끔하게 매움..) 구운 새우와 파인애플을 함께 내오는 조합이 인상깊었다.

 

 

언니가 시킨 뼈골수 에피타이져. 양념된 골수를 박박 긁어내 밑에 딸려 나오는 토르띠야와 싸먹는다.

 

 

내가 주문한 마히마히 구이. 역시, 살이 단단하다. 결이 잘 찢어지는 닭고기를 먹는 기분까지 난다. 이곳은 비트가 맛있다.

 

멕시칸 음식은 고추류가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와 흡사한 고춧가루도 있고, 건고추도 사용하고 생고추도 사용한다. 여기에 계피, 팔각과 같은 중국요리에 자주 쓰이는 향신료에 라임, 고수까지 듬뿍 넣으니, 이국적이면서도 어딘가 친숙한 향의 음식들이 완성된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아직 해가 완전히 저물지 않았다.

 

마지막 날이라는게 아쉬워서, 리조트에서 내가 제일 애정했던 액티비티인 맨발로 해변가 걷기를 마구 했다.

 

 

바닷물은 따뜻했고, 밀물은 꽤나 가까이 올라와 있었다. 초승달은 거꾸로 모양새였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방에 들렀다 아무래도 아쉬워 다시 나갔는데, 핸드폰 없이 걷고 싶어 남친몬과 둘이 빈손으로 나왔다. 그래서 사진이 없다 -_-

 

8시 15분 가량이었다. 원래 나는 정말 조용히, 선선한 밤바람을 맞으며 선베드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보고 싶었지만

 

이 리조트는 엔터테인먼트팀이 겁나 빡세게 일했고 -_- 풀장에서 애기들이 엄마아빠들과 아기상어 노래를 부르며 씐나게 흔들어대다 8시 30분 부터 아쿠아쇼를 한다고 했다. 2일 차 우리의 스트레칭을 리드했던 강사가 갑자기 얼굴에 반짝이를 붙히고 나타나서는 자기가 아쿠아쇼도 한다고!! 너네 8시 30분에 나 보러 올거지!! 라는 말을 남기며 유유히 사라졌다.. (리조트에 레알 우리 일행이 거의 유일한 동양인이었던지라 다들 우리를 기억했다..)

 

해변 좀 걷다가 아쿠아쇼도 보고 (재미는 없었지만 이 리조트 엔터테이먼트팀 팀원들의 짱센 코어힘과 유연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말로 해변가에서 조용히, 별을 보기 위해 선베드에 누웠다.

 

별이 이렇게 많이 보이는 곳인지 몰랐는데, 매일 밤 이렇게 누워있을걸.

 

누워서 멍-하니 별을 보고있자니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애들이랑 몇 시간 째 누워있던 것도 생각나고, 새삼 다시 한번, 우리는 우주의 먼지조차 아닌 존재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 우리는 우주의 먼지조차 아니겠지?

- 아니, 먼지 맞아. 생각하는 먼지.

 

생각하는 먼지라니

 

너무 멋있는 말 아닌가!!!

 

내 너드 남친은 이렇게, 종종 멋있는 말을 훅! 하고 던질 때가 있다. 물론, 그건 콩깍지 씌인 내 기준에 의한 것.. ㅋㅋ

 

한량 사진 하나 투척

 

월요일이면 또 다시 직장에 돌아가야 하고 (비록 재택이지만)

 

토론토는 눈이 씨게 한번 왔다 하고 (20센치는 쌓였다는 듯)

 

나는 여전히 결혼준비에 고통받고 (멕시코에 있는 동안 메이크업과 헤어에 대한 디파짓을 지불했고, 또 청첩장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무튼, 나는 일상으로 또 돌아가겠지만

 

이 날의 공기, 습도, 바람, 그리고 생각하는 먼지

 

이런 순간의 조각들을 하나 하나 붙잡으며, 또 치열한 일상을 살아남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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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우리 일행은 정말로 사진에 별 관심이 없어서 (내가 제일 많은 축에 속한다 -_-) 내가 벌써 6일 차니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 한다!! 남는 건 사진 뿐이다!! 를 외치고 조식 전에 해변가로 사진 찍을 준비 다 하고 나갔다.

 

 

조식 먹으러 뷔페를 갔는데, 과일을 퍼 담으던 와중 어떤 아주머니가 나보고 오늘 결혼했냐고 물었다. 아마도 아침에 일어나서 창 밖에서 머리에 꾸역꾸역 베일을 붙였던 나를 발견하고 어머!! 쟤 결혼하나봐! 했던 것이 틀림없으리렸다 (이곳 리조트는 모두 바다를 바라보는 서향으로, 눈 뜨면 바다와 해변가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주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진 않았지만, 아니요.. 저 아직 결혼하기까지 4개월 반 가량 남았습니다.. 허허 그냥 결혼준비 중이에요~ 했음.

 

 

남들은 멕시코에서 1일 1타코 했다 하는데, 우리는 1일 1퀘사디아 실천 중이다. 퀘사디아 스테이션엔 보통 우리 밖에 없는데, 오믈렛 줄은 언제나 길게 늘어서 있다. 이제 퀘사디아 스테이션에 상주하는 Ana 아주머니는 우리를 알아보시고, 언제나처럼 퀘사디아에 들어가는 속재료 두 개를 토르띠야 안에 반반 섞어 내주신다.

 

 

이 날의 퀘사디아 메뉴는 애호박 볶음과 비프 스튜였다. 언제나 베지테리언 한 종류와 고기 한 종류를 낸다. 치즈 쫙 늘어지는 퀘사디아에 주재료를 반반 넣고, 잘게 깍둑 썬 양파와 고수, 그리고 사워크림을 얹으면 완성이다. 파마산 치즈가루도 토핑에 있는데, 나는 넣어본 적이 없다.

 

6일 차는, 정말 그냥 놀고 먹고 놀고 먹었다. 사실 나는 푸에르토 바야르타 시내에서 쿠킹 클래스도 참여해보고 싶었고, 또 히든 비치도 방문해보고 싶었지만 언제나 그랬듯 대자연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컨디션도 안좋고, 물에도 못들어가 그냥 먹고 누워있고 먹고 누워있고만 반복했다.

 

땅에 떨어져 있던, 뭔지 궁금했던 열매
나도 수영하고 싶었어..

 

점심식사는 역시나 세비체 위주로!

 

 

내 남친에게 하나 부족한게 있다면.. 사진 찍는 스킬인데

 

얻어 걸렸다 이번엔 ㅋㅋ

 


 

디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방문했는데, 여기 인기 정말 많더라.. 서버분이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만큼 예약손님이 밀려드는 와중, 우리 일행은 메뉴가 너무 좋아서 (다 먹어보고 싶어서) 미안한 마음을 꾹 참고 정말 많이 주문했다.

 

 

멜론 프로슈토. 평범한 조합이었지만, 멜론이 정말, 정말 너무 맛있다. 로즈마리 꿀과 함께 나오는데, 정말 맛있었다.

 

 

문어 냉채. 살짝 머스타드 맛도 나는 것이, 상큼했다.

 

 

소고기 냉채. 아니 이것까지 맛있으면 어떡해 -_- 기분 나쁜 육향이 아니라 고소하고 신선한 소고기향이 나는 것이, 이것도 맛있었다…

 

 

메인은 그냥 그랬다. 봉골레 파스타를 시켰는데, 멕시코에서는 면류는 먹는게 아닌가보다. 아시안 레스토랑은 전체적으로 간이 매우 짰는데, 이곳의 메인류는 전체적으로 간을 안했다. 두 레스토랑이 적절히 중간점을 찾았으면 좋겠다 싶었다. 조개향은 좋았다.

 

 

메인 요리 중 가장 맛있었던 라자냐. 레스토랑 안의 화덕에서 구워나온다. 얘는 간이 적절해서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리조트는 일단 치즈가 맛있다..

 

 

남친몬이 불만족스러웠던, 간이 안된 리조또.. 소금을 달라할까 잠시 생각했지만, 서버분꼐서 너무 바빠보이셨다 -_-; 간 안된게 더 건강한거지.. 하고 그냥 머리 박고 쳐묵쳐묵함

 

 

여기는 피자도 맛있다!

 

 

디저트는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시켰는데, 올리브유가 뿌려져나온다. 내 입맛에는 디저트보다 메인 디쉬 재질에 가까워 한 입 먹고 쫌 놀랐으나, 먹다보면 뭐 괜찮다..

 

 

이 날 바람이 유독 좋았고, 또 너무나도 시기적절하게 레스토랑 바로 밖에서 성악 공연도 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끝없이 펼쳐지는 연둣빛 언덕배기들이 생각나는 밤이었다. 공연 정말 너무 좋았으..

 

공연은 너무너무 좋았고, 에피타이져들 다 너무 맛있었고 라쟈냐와 피자도 맛있었다. 대화도 즐거웠다 (남친몬의 연애사 ^^..!)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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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베프언니가 방문하고 싶은 푸에르토 바야르타 공방 및 갤러리가 몇 있었다. 대부분이 느즈막히 오후 12시 즈음 문을 열었기 때문에, 시내를 조금 더 둘러보다 하나씩 들렀다.

 

※ 갤러리에서의 사진은 모두 허락 받음

 

📍 Red Gate Gallery

아마도 캐네디언이 운영하는 도자기 공방 / 갤러리인 듯. 우리 말고 다른 캐네디언 손님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는데, 대충 그런 느낌이 들었다. 공방 주인은 이곳에서 공방을 운영하기 위해 멕시코 영주권을 땄다고 한다.

 

 

이곳의 작품들은 다른 곳에 납품하지 않고, 모두 가게 안에서 제작한다고 한다. 어류가 그려진 작품들이 특히나 많았고, 나도 탐나는 그릇들이 많이 보였다.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던 그림

 

 

이곳에서 도자기를 직접 빚나보다.

 

 

내가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던 그릇..! 꼭 복어를 닮았다. 더 작은 사이즈도 있다. 800페소였나, 적절한 가격이라고도 생각했으나, 여행짐이 많아지는게 싫어서 포기했다. 하지만 지금 봐도 예쁘다.

 

옆집 갤러리도 들어가봤다. 이름을 잊어버린 지금, 지도를 찾아보니 완전 옆집은 아니고 그냥 근처 갤러리였던 듯 하다. 그림과 가구, 소품들 위주를 취급하는 곳이었다.

 

 

강렬한 색채와 대범한 가구, 소품의 조합이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따가운 햇살과 잘 어우러져 그 안에서도 나름의 질서를 유지한다.

 

 

도자기 그릇들도 많았지만 막눈인 내 눈으로 보기엔 완성도가 조금 떨어졌던 듯.

 

 

이번 여행에서 멕시코의 Oaxaca(오아하카 / 와하까)라는 남부지역의 이름을  딴 치즈도 많이 보았는데, 이 지역은 적토 도자기도 유명한가 보다. 그 지역의 원주민 여인들이 빚는 도자기를 판매한다.

 

 

📍 Peyote People

 

언니가 가장 방문하고 싶어했던 도자기 공방. 이곳에서 만들어진 그릇은 굉장히 섬세하고 정교했다.

 

 

📍 Kathleen Carrillo Galleries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캘리포니아 출신 Kathleen Carrillo라는 작가의 갤러리였는데, 규모가 꽤 컸고, 또 작가 본인도 갤러리에 상주해 우리를 맞아주었다. 소파에서 지인들과 여유있게 드링크를 마시며 우리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물어볼 것 있으면 하라고 자신있게 말하는데, 슈퍼파워 E가 틀림없었다. 그림에서마저 그녀의 슈퍼파워 E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갤러리 안쪽을 들어서니, 현지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다(!) 무려 큐레이터까지 두는 셈이다. 이곳에서 어젯 밤, 그림 그리는 워크샵을 진행했다고 한다. 윗층은 에어비앤비(!!!)를 운영 중이라고 했다.

 

현지 직원은 진짜 엄청나게 친절했고, 유머러스한 드립을 던지려고 노력했으며 사장인 주인에 대해서도 굉장히 좋게 말하려 했다.

 

이번 여행에서 멕시코 직원들에 느낀 점은, 이들이 매우 친절하고 열심히 일한다는 점이다. 꼴랑 일주일 있는 내가 뭘 알겠냐만은, 도비생활을 하면서 멕시코 진출은 인력관리가 너무 힘들어 (= 사람들이 자꾸 도망가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말해오던 기업들 이야기를 듣고 생긴 나의 편견이 조금은 깨지는 경험이었다.

 

 

심지어 이 갤러리의 주인이자 작가는 "영혼 코칭" 자격증 보유자라고......... 이걸 또 옆에서 현지 직원이 엄청 열심히 설명해준다 (안해줘도 돼요)

 

현지 직원에 말에 따르면, 작가는 캘리포니아 태생이지만 멕시코 몇 군데에 자신의 갤러리를 소유하고 있고, 유럽 어딘가에 또 뭐가 어쩌구저쩌구 있고 아무튼 세계를 여행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 듯 했다. 쉽게 말해, 부유한 히피인 것이다...

 

자신은 소파에 앉아서 호호 웃으며 드링크를 들이키는 와중, 뒤에서는 현지 직원이 방문객들에게 작가에 대해 열과 성을 다해 설명하는 모습을 본 나는 (심지어 그녀의 얼토당토 않은 "영혼 코칭" 자격증까지 세일즈를 해주는 직원이라니...) 그녀의 팔자가 심히 부러웠다............ -_-

 

 

언니랑 시내를 돌아다니니 누가 쫒아오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예: 남친몬)

 

시내에서 커피를 마셔보기로 했다.

 

 

바닐라빈 가게처럼 반 노점상이던 카페. 푸에르토 바야르타 시내는 내부 공간이 넓은 상점이 드문 듯 했다. 테이블 두 어 개 인도에 구비해두고, 협소한 공간에서 장사한다.

 

📍 Crema Barra de Espresso ☕☕

 

 

우리는 코코아와 크림이 들어갔다는 crema batida y cocoa를 주문

 

 

냉장고에 아이 사진이 다닥다닥 붙여져 있는게 정감갔다. 주인이 젊은 엄마인가 보다.

 

 

OTL

 

스티로폼에 서브된 커피

 

예상치 못한 전개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런게 여행의 묘미지.

 

 

바로 옆집 미용실 앞 벤치가 그늘져서 그곳에서 언니와 둘이 커피를 홀짝였다. 굉장히 세심하게 손님의 눈썹을 그려주던 미용실 원장님. 거의 40분은 앉아있던 것 같은데, 40분 내내 눈썹을 그렸다;;

 

 

스티로폼 커피의 맛은, 그저 그랬다. ㅋㅋㅋ

 

 

이렇게 우리의 푸에르토 바야르타 시내 구경은 끝이 났다. 돌아올 때 즈음 되자, 길가에 차들이 많아지고 점점 더 정신없어졌다. 역시 시내구경은 아침 시간을 강추합니다.

 

돌아오는 우버는 80페소였던 것 같다. (내가 안부르고 언니가 불러서 기억이 잘 안난다...)

 

리조트에 돌아와 남자들과 다시 만났다. 우리 시내 가기 전엔 석고대죄 마냥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를 외치던 남자들은 우리가 사라지고 매우 좋은 시간을 보낸 듯 했다.

 

- 나 없어서 좋았어? 오빠랑 무슨 얘기했어?

- 음...... 참 조용해서 좋았어

 

 

 

오렌지, 자몽, 베리류 그리고 야자심이 들어간 시트러스 샐러드. 터키색 접시가 싱그럽다.

 

 

정말 맛있던 비트 & 시금치 샐러드! 시금치가 정말 정말 신선했다!

 

 

대박 크리미하고 새우향 오지던 새우 비스크

 

 

흑임자 토스타다.. 깨맛 오졌다리

 

 

남친몬 취향 아니던 스테이크

 

 

그리고 나의 쉬림프 타코. 튀겨주는 줄은 몰랐지... 맛은 있었다.

 

 

남자들이 나눠먹은 버거.

 

 

애플 크럼블 & 바닐라 아이스크림.

 

이곳의 흰색 아이스크림은 코코넛이고, 바닐라는 노란색을 띤다. 바닐라향이 정말 대박이었다. 천연인지, 뭔가를 넣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멕시코가 바닐라가 유명하다 하니 여기서 맛보는 바닐라가 더 맛있게 느껴진달까? 아니, 그럴 리가 없었다. 정말 너무나도 진하고 향긋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었기 때문이다. 이 날 블레이즈 레스토랑에서 먹은 것은 모두 다 맛있었지만,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이구동성 최고로 꼽힐 정도로 제일 맛있었다.

 

 

이렇게 노파심 많은 남자 둘은 시끄러운 여자들이 없어져서 오전 내내 좋은 시간을 보냈고, 여자들은 귀찮은 남자들 떼놓고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어서 모두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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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 이곳의 식물원은 타일을 붙힌 벤치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내가 발견한 벤치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건, 재규어 트레일을 끝마치고 나면 발견할 수 있는 화장실 앞의 "멕시코의 난초들" 벤치. 이 벤치 설명에 따르면, 멕시는 1,250 종이 넘는 난초의 천국이라고 하며, 모든 난초들은 제각각의 향기가 있다고 한다. 참고로 바닐라도 난초의 한 종류이다(!!)

 

 

우리 외할아버지가 난초덕후이신데 -_-; 멕시코 방문하셨어야 했던걸루,,, ㅋㅋ

 

 

주변에는 이렇게 화분, 갖가지 종류의 다육이, 선인장 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데

 

 

뭐... 업어가고 싶은 애들은 많았지만 캐나다 세관에 걸리니 패스. 분명 이 아이들은 여기 별장을 가지고 있는 철새들을 위한 상품들일게다.

 

 

식당에서는 신선한 재료들로 직접 화덕피자도 구워 내온다. 백인 노부부가 이들이 피자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와우! 오우! 연신 감탄사를 남발하며 마치 피자 만드는 걸 처음 보는 것처럼 기뻐했는데, 이들 중엔 표현이 풍부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는 순간이었다 -_-ㅋㅋ

 

 

멕시코 사프란이라니요.. 게다가 60페소 밖에 안한다니요. 미 달러로 3달러 꼴인데, 그냥 뭔진 몰라도 한 봉지 업어올 걸 그랬다. 뭐가 뭔지 몰라서 업어오지 못한 애들이 너무 많다 ㅠㅠ

 

 

각종 커피들. 500g에 만 원 정도..

 

식물원을 방문한 다음 날인 오늘, 악 소리나는 시내 물가를 머릿속에 입력하고 다시 보니, 이 기념품점의 가격이 정말 착했다는 것을 느낀다. 혹시나 푸에르토 바야르타 식물원을 방문하실 분들께서는, 시내 이곳저곳 기웃거리지 마시고 그냥 식물원에서 싹 다 기념품 쓸어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내보다 1.5, 2배 정도 저렴한 것 같아염..

 

 

적토(赤土)가 유명하다는 멕시코. 그리고 적토로 빚은 도자기들.

 

이곳에서, 내가 칸쿤 공항에서 집었다 놨다, 집었다 놨다 한 타코홀더를 두 개 구입하고, 엄마와 어머님 기념품까지 구입했다. 푸에르토 바야르타 시내 도자기 기념품샵보다 퀄리티가 월등히 좋고, 또 가격도 1.5배 정도 저렴해서 아주 만족했던 구매.

 

 

이곳에서 직접 채취해 말린 바닐라빈이라는데, 가격은 아래와 같이 바나나빈 하나에 미 달러로 약 15불이다. 비싸긴 비싸도, 바닐라가 워낙 귀하다 하고 수확하기 어렵다는 공부를 해보니(?) 하나쯤 여기서 구입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실시간으로 직접 말려지고 있었기에, 집어 들어올리고 코를 갖다대니 바닐라가 뜨끈뜨끈했다. 향은 정말 바닐라향이 났고 (당연하지-_-) 뽐뿌가 살짝 올 뻔 했지만 나는 물론 다음 날 시내에서 익스트랙을 구입했다 -_-ㅋ 진짜 바닐라빈은, 나중에 제빵의 세계에 더 심취하게 되면 그 때 구입하는 걸로.

 

 

로맨틱한 이름, 무려 장미 선인장의 열매라고 한다 🌹

 

출처는 사진에

 

까면 아래와 같이.. 패션 후르츠처럼 생겼다.

 

 

디에고 리베라는 살아 생전 프리다 칼로에게 칼로 작품들로 가든을 꾸며보라고 정원 피라미드를 선물했다는데, 설마 이게 진품일 리는 없을테고 그냥 그 정신을 이어받은 가품 아닐까 싶다.

 

 

하이킹까지 마치고, 기념품도 거의 10만원 어치 구입하고 500페소 내고 택시타고 다시 돌아왔다. 보니까, 택시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는 곳이 아니어서 가든 직원이 택시를 불러주는 형식이었는데 30분을 기다렸다. 그렇다면 뭐 500페소 내는 건 가능하지..

 

오는 길은 유독 멀미가 심했고, 부실한 점심 때문이었는지 (손바닥만한 치킨 샌드위치) 기력이 무지무지 딸리고 당이 확 떨어졌다.

 

 

돌아온 후 늦은 점심식사. 참치 사시미 (타타키 형식으로 깨를 붙혔다), 각종 해산물 세비체

 

 

2일 째 블레이즈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것과 똑같은 맛의 해물수프.

 

 

그리고 스리라차 소스를 올린 참치 포케.

 

 

나중에 참치를 더 싹 쓸어왔다.

 

gg

 

바닷가 40분 가량 맨발로 거닐고, 풀에서 조금 놀고 옷 갈아입고 저녁 먹으러 가는 길.

 

 

이 날 저녁식사는 뷔페를 방문했는데, 테마가 미국이었던 건지 치킨윙이랑 바베큐랑 버거랑 뭐.. 그런 음식이 많았다. 지금까지 먹은 음식 셀렉션 중 일행들에게 만족도 최하였던 듯 ㅋㅋㅋ

 

 

나는 해물 위주로 가져왔는데, 빨갛게 양념한 홍합에서는 겨자맛이 났고(!) 내가 첫 날 먹어보고 반한 가리비에 경우는 내가 오매불망하던 그라탕 형식이 아니었고, 패주를 썰어 세비체 형식으로 버무려 조개껍데기 위에 프레젠테이션만 한 형태였다 ㅠㅠ 가리비 맛이 많이 안나서 너무 아쉬웠다.

 

 

역쉬나.. 고기고기한 남친몬 그릇

 

 

예쁜 언니들이 라이브 노래도 불러주고 (흥 나긴 했는데 먹는 도중은 정신없음)

 

자칭 마술사(...)라는 분이 오셔서 카드 마술도 보여주시고 가심..

 

 

처음에는 애기들이 무대 앞에서 신명나게 춤 춰 대더니, 2차 무대에서는 애기 엄마아빠들이 신명나게 애기들을 들춰업고 춤을 춰댔다. 레몽이가 보고싶은 밤이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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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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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째 아침. 쌀쌀하고, 파도소리도 유난히 큰 날이었다.

 

 

이곳에는 오믈렛 스테이션도 있지만, 멕시코답게 매일 아침 퀘사디아 스테이션도 있다. 들어가는 재료는 매일 다른데, 이 날은 소고기 혹은 선인장 볶음이었다. 선인장이라니! 무려 선인장을 먹는다니!! 🌵

 

 

유독, 이 리조트에서는 빨갛게 조린 소고기를 자주 보았다. 보통 돼지고기를 빨갛게 재는 것에 익숙한 나로썬, 요리명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서는 돼지고기로 자꾸 착각하게 된다.

 

선인장은 피망 혹은 꽈리고추, 오크라처럼 생겼다.

 

 

3일 째 날 나의 아침식사 - 빨갛게 조린 소고기와 선인장을 넣은 반반 퀘사디아, 후르츠 스시, 돼지고기 부리또 (미니 사이즈), 그리고 훈제연어 샐러드.

 

선인장은 정말 오크라의 식감을 닮았으며, 오히려 더 부드럽다.

 

 

남친몬의 아침식사. 역시나 고기양이 엄청나다.

 

 

밥먹고 이 날은 특별한 일정 없이 리조트에서 놀기로.

 

아침 일찍 조식 먹고 바로 짐으로 운동하러 갔는데, 이 날 등 제대로 조졌다(?)

 

ㅋㅋㅋㅋ

 

요가매트 깔고 이리 누워도 보고 저리 누워도 보면서 제대로 하체도 운동하고 싶었는데 요가매트가 상상을 초월하게 더러워서 닦는 걸 포기하고 기계와 덤벨로 등만 조졌다. 한 40분 운동했는데, 남친몬은 짐에만 들어가면 함흥차사다..

 

베프님과 먼저 운동을 마치고 아아 테이크 아웃하고 커피 마시고 있는데, 어제 해변에서의 진주목걸이 강사분이 우리를 알아보고 아주 반갑게 인사하며 "오늘도 올거지?!!!" 하고

 

 

우리를 진짜 이렇게 쳐다봤는데

 

이 리조트에서 동양인들이 거의 우리밖에 없어서 -_- 직원들이 우리를 너무 쉽게 알아본다.. 부담쓰

 

하지만 강사님은 귀여웠다.

 

 

요즘 접지 혹은 어싱(earthing)이라고 불리우는 맨발로 땅밟고 다니는 것에 흥미가 생겨서, 이곳에 온 김에 최소 매일 30분 씩 맨발로 해변가를 걷고 있다. 집압도 되고, 비타민 D도 생성하고 기부니가 조아요~

 

 

죽어도 벗지 않는 루피모자

 

 

해변가에 떠내려온 코코넛

 

 

점심 먹으러 가는데 이런 버블 파티(?)를 해서 웃겼다. 현지 직원이 비눗방울 팡팡 쏴주고 다 큰 백인들이 술잔 들고 물 속에서 강시마냥 콩콩 뛰고.. 좀 많이 웃겼다.. ㅋㅋ

 

 

이 날 나의 점심식사는, 평소와 같이 해산물 위주요.

 

붉은도미찜이랑 오징어 순대(?)가 있어서 냉큼 집어와 봤슈

 

 

오징어 순대 안에 삶은 연어를 넣었다. 생각보다 맛있지 않아서 조금 슬펐다..

 

도미찜은 존맛이었다. 역시나 커리소스를 끼얹은 것 같은데, 정말 잘 어울린다.

 

 

파도소리 들으며 나는 블로그 쓰고, 남친은 미팅하고, 베프언니도 회사 미팅 때문에 아주 동분서주했다. 역시나 월요일은 바뻐 (나는 당연히 일 1도 안함)

 

저녁식사 전에 나는 해변가 선베드에서 낮잠 자고, 남자들은 리조트에서 패들보트 빌려서 그거 탄답시고 바빴다던데

 

자고 일어나니 남자들 선글라스가 없어졌다고 했다.

 

오늘 유난히 파도가 강했는데, 남자 두 명이서 패들보트 부여잡고 파도와 씨름하다 물 오지게 먹고 선글라스까지 태평양에 제물로 바쳤다고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둘 다 선글라스 던져버림

 

-_-

 

어제 여기 물가 봤자나. 정신 안차려...?

 

ㅋㅋㅋㅋㅋ

 

우여곡절 끝에 저녁식사 시간까지 되어서 리조트 내 멕시칸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늘과 파도가 심상찮은게, 곧 비가 올 것만 같았다. 이 날 해변에서 결혼하는 커플이 있었는데, 오후가 되자마자 하늘도 안예뻐, 바다도 안예뻐 파도 소리가 너무 심각해서 정말 속상할 것 같았다 -_-

 

 

현지 핸드 메이드인듯 한 귀여운 앞접시. 뒷면에 접시를 만든 사람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

 

 

과카몰리, 아바네로 소스, 살사 등 또르띠야를 위한 양념장 4종 세트

 

이곳은 적토(赤土)가 유명하다고 한다. 듣고 보니 모두 red clay로 만든 핸드 메이드 그릇들이다.

 

 

여기 또르띠야, 정말 맛있다. 간도 딱 알맞고, 정말 고소하고 튀김도 적당하다. 리조트에서 직접 만드는 것 같던데 (언제나 옥수수 가루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진짜 이거 캐나다로 업어가고 싶을 정도..

 

 

남자들이 시킨 데킬라

 

캐나다에서 주는 샷의 세 배라고;; ㅋㅋ

 

 

옥수수 크림스프

 

경양식 맛(?)도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좀 친숙한 맛

 

 

내가 주문한 에피타이져, 쉬림프 엔칠라다

 

멕시칸 스프링롤이라고 해야할지..? 또르띠야에 주재료를 돌돌돌 말아 지졌다.

 

 

소고기와 해산물이 전부 들어간 surf & turf 토스타다 (surf & turf는 한국어로 치면 육해공.. 의 육해 뭐 그런 너낌)

 

 

남친몬이 주문한 튀긴 소고기 양지. 과카몰리와 함께 나오는데, 사실 이게 존맛이었다; 부드럽고, 신선하고 간도 적절한게, 멕시코 소고기 맛있는거 진짜 부정 못하겠으..

 

 

내가 주문한 메인 디쉬 블랙빈 소스와 문어구이, 사이드로는 옥수수

 

흡사 한국 분식집 그릇과 같은 곳에 서브되어 나옴 -_-ㅋㅋ

 

멕시코가 옥수수가 주식인 나라이다 보니, 탄수화물에 옥수수가 단독으로 많이 올라간다. 밥이나 감자 말고 이런 식으로도 구이 요리를 내놓을 수 있겠다는 걸 배우고 갑니다!!

 

 

소고기 요리와 몰레(mole)

 

 

몰레는 초콜릿 등 여러 생소한 재료를 넣고 만드는 멕시칸 소스인데, 내가 많은 몰레를 먹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으나 이 날 몰레에서 탄 맛이 강하게 났다. 일부러 그런건지, 아니면 진짜 태운건지 내가 멕시칸 요리에 무지해서 구분을 할 수가 없다 ㅠㅠ

 

 

마지막으로 네 명이서 나눠먹은 우유 케이크. 겁나 달았지만 맛은 괜찮았다.

 

남자들 선글라스 잃어버렸던 것만 빼면 느긋하게 휴양 잘 즐긴 하루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도 많이 하고, 낮잠도 자고 새로운 음식도 많이 먹고.

 

저녁 먹고 멕시코 배경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Coco)도 봤다. 이전에 남친몬과 썸탈 때(?)였는지, 사귀기 엄청 초반이었는지 하여간 이미 한번 봤던 영화였는데, 여전히 강추한다. 아직도 코코 주제가인 Remember Me가 내 귓가를 맴도네. 이번에 멕시코 와서 다시 감상했으니 곧 코코 후기글도 올리겠지만..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는 멕시코 문화를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또 깊이 생각하게끔 하는 주제의식도 있는 귀여운 가족영화이니 아직 안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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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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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푸에르토 바야르타 공항에 도착. 당연히도 입국심사대와 등의 사진은 못찍었으나, 칸쿤과 비교해 꽤나 까다롭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칸쿤공항보다 질문은 덜 했으나 (오히려 나에겐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음.. 남친몬에게는 며칠 묵을 예정이냐고 물어봄), 입국심사대와 커스텀이 1차, 2차로 나뉘어져 있었고 우리는 운 나쁘게도 뽑기에서 잘못 걸려 짐까지 다시 보안검색대에서 검사받아야 했음 -_- (빨간색 검사관이 뽑기버튼을 누르게 시키는데, 그 뽑기버튼이 검색대 가라고 하면 검사 다시 받아야 하고, 그냥 통과시키라는 그린 라이트 띄워주면 걍 가도된다..)

 

아무튼 그렇게 빠져나온 공항. 날씨가 정말 엄청났다!

 

7월 말의 칸쿤은, 물론 여행 시기가 한여름의 멕시코라니.. 정말 쪄죽을 만큼의 습도와 더위였지만,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26도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촉촉한 습도의 멋진 곳이었다.

 

 

1월의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한낮 온도가 20도 후반대에서 10도 후반대까지, 변화무쌍한 날씨이다. 일교차가 심해서인지 도착하자마자 이보다 좋을 수 없는 날씨다!!를 외쳤지만, 호텔에 도착하니 오히려 조금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베프오빠님이 미리 예약하신 Westjet 프라이빗 승합차에 탑승해서 우리 리조트인 하얏트 Ziva 호텔로 이동. 기사 아저씨가 굉장히 유쾌한 분이셨는데 (프란치스코..?), 푸레르토 바야르타에서 나고 자라셨다고. 우리에게 시내도 골목골목 안내해주시며, 우리 멕시코 사람들은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분인 줄 안다는 망언을 하심. 영어를 굉장히 잘하셔서 인상깊었다.

 

아저씨 말씀에 의하면, 우리가 묵게 될 하얏트 호텔이 푸에르토 바야르타 최초의 5성급 호텔이라고.

 

 

이곳의 택시는, 카카오 택시마냥 샛노랗고 아담하고 이쁘다.

 

 

공항에서 30여분 간 달려 호텔에 도착했다. 경비는 칸쿤보다 삼엄하지 않은 분위기다.

 

 

짐을 내리는데, 이게 뭐람.. 플라밍고 유니폼을 맞춰입은 그룹 수십명이 (심지어 몇 분 있다가 저만큼의 일행들이 더 합류함) 군중심리로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저렇게 백인으로만 가득한 집단은 정말 오랜만에 봐서, 웬지모를 위화감이 들었다.

 

 

하얏트 Ziva 호텔 로비. 웬지 모르게 하와이 마우이의 포시즌 호텔을 연상케 하는 구조였다.

 

딸기향이 많이 나서 좋았던 물

 

우리는 오션뷰 8층 방을 배정받았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엘리베이터가 11층 부터 시작해서 놀라웠다. 1층은 11층, 2층은 12층으로 분류되고, 그래서 우리 방은 18층 버튼을 눌러야 올라갈 수 있는 구조이다. 예전 한국 아파트들에 4층이 없었던 것 처럼, 뭔가 미신적인 이유가 있는지 좀 궁금하다.

 

 

넓고, 쾌적한 방. 킹사이즈 베드이다. 화장실, 샤워룸은 툴룸 리조트 때 처럼 역시나 헐렁하게 앞뒤로 열고 닫는 구조이다 (문이 꽉 안닫힘). 멕시코 디폴트 시스템인지 궁금..

 

이곳엔 다섯 군데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아침 점심은 워크인을 해도 되지만 저녁은 보통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고 한다. 우리는 일단 아무데나 오픈한 곳에 들어가 먹었는데, 마침 이곳의 유일한 뷔페 식당이었다.

 

 

내가 가져온 메뉴는: 파파야, 참치포케 (밑에 흰 쌀밥이 깔려있음), 타코를 만들어 먹을 세비체, 과카몰리, 볶은 호박, 라임, 그리고 아래 타코들과 (여기서 직접 만들어 굽는다) 각종 치즈, 버섯, 말린 살구 (정말 맛있다) 그리고 감자웨지 한 개.

 

타코 만들어 먹음

 

내가 마지막으로 가져온 메뉴는 멕시칸 생선수프라고, 팔각이 들어갔다고 한다 (Mexican fish soup with star anise). 팔각이 들어가서 그런지, 어디서 먹어본 듯한 맛이었고, 또 생선이 정말 닭고기 같은 식감이어서 신기했다.

 

아래 사진들은 베프부부님이랑 남친몬이 가지고 온 메뉴들.

 

 

이곳은 로스트 비프 스테이션이 항상 열려있다. 심지어 조식메뉴에도 -_-;;

 

 

나는 놓쳤지만 다들 가리비 치즈 그라탕을 가지고 왔는데, 이게 정말 무지막지하게 맛있었다. 정말 가리비 향이 100% 꽉꽉이다. 남친몬한테 부탁해서 하나 가져오고 (내 가리비가 식당 문 닫기 전 마지막이었다고 함..) 그 맛에 감격해 껍질을 들어올려 봤더니, 세상에나 너무나 묵직했다!!

 

 

열 개는 거뜬히 먹을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 ㅠㅠ

 

전체적으로 음식맛이 굉장히 좋았고, 가공식품보다 신선식품 위주의 식단들로 구성되어 있어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역시나, 지역이 지역인 만큼 제공되는 해산물 종류가 더 고급졌고 또 훨씬 신선하고 향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Dreams 툴룸 리조트는 마가린향이 나는 애매하고 이상한 버터를 이곳저곳에 사용해 모든 음식에서 다 마가린 맛이 났는데, 이곳은 그런 특이점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툴룸 리조트 때의 음식보다 이곳에 한 표!!

 

 

쨍한 하늘이 구름에 가려 흐린 날씨가 되었다. 살짝 쌀쌀한 기분이 들었다.

 

양 옆, 그리고 뒤쪽에서 모두 산을 볼 수 있어서 하와이 생각이 났다.

 

 

물의 온도도 그리 차갑지 않다. 해조류가 없어서 너무 좋았고, 밀물 썰물이 있는 곳이다.

 

 

속을 든든히 채우고 호텔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바다와 정말 가까운 워터프론트 리조트라 그런지, 어딜 가던 전망이 너무 좋고 파도소리가 난다.

 

 

심지어 이렇게 테니스장도 있다...!

 

 

Dreams 툴룸 리조트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세련된 리조트 내 카페.. 실제 영업하는 카페라 해도 믿을 정도로, 메뉴 셀렉션이 다양하다.

 

 

내가 시킨 콘파나

 

 

남친몬이 시킨, 커피에 레몬을 추가하고 라임을 끼운 멕시코식 카페 로마노. 아주 비추한다............ 왜 이런 메뉴가 개발되었는지 모르겠다 (구수하지도 않은 시기만 한 한약맛 남)

 

뷔페 식사를 할 땐 2차 저녁도 먹어야지!! 했으나 모두들 여기까지 오는 여정에 지쳤는지, 그냥 룸에서 놀기로 했다. 갈등 때리다가 모두 샤워하고 저녁 8시 반 즈음 룸서비스 주문함...... ^^

 

 

배가 부르긴 부른데, 첫날 이렇게 그냥 자긴 아쉬워서

 

 

치즈가 듬뿍 올라갔던 마가리타 피자. 도우는 눅눅하고 맛이 없었지만 치즈가 맛있었다.

 

 

토르티야 치킨 수프. 신기하게도 아보카도를 깍둑썰어 넣음. 두부 같은 것은 치즈이다. 지금까지 먹은 치킨 수프 중에 걸쭉한 편에 속했는데, 라임이 없어서 아쉬웠다. 토르티야는 엄청나게 구수했고, 옥수수향이 강했다.

 

 

시저 샐러드. 로메인 레투스가 정말 엄청나게 싱싱했다! 거의 밭으로 기어나갈 정도 ㅋㅋ 상큼하고 아삭하고, 시저 샐러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위만 잔뜩 채운 후,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첫날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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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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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2일 차

 

2일, 3일 차는 남친이 남친 회사 사람들이랑 풀로 일하는 날이다. 오피셜 워크숍 날들. 애초에 이거 한다고 멕시코 옴

 

팀원 중에 폴란드 직원이 있어서, 그 직원 만나겠다고 겸사겸사 멕시코로 모두 모인 자리. 폴란드 직원은 러우전쟁 때문에 하늘길이 막혀서 경유로 돌고 돌아 24시간 만에 멕시코 도착했다고;

 

이 때까지만 해도 남친몬도 이 직원은 줌으로만 봤지, 실물로 본 적은 없었음.

 

점심도 자기들끼리 먹고 -_- 저녁은 패밀리 디너 할거라길래 저녁에 다들 얼굴 보겠구나 싶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서 조식먹으러 가는 길

 

리조트 유일의 뷔페 World Cafe 앞에 엄마 고영희 보니또가 세상 편히 앉아있다. 나중에 얘 나랑 엄청 친해짐..

 

 

7시 쯤? 꽤 일찍 간 것 같은데 왜이렇게들 부지런 하신지; -ㅅ- 폰카 영상으로 찍은거 캡쳐한거라 화질구리주의

 

 

각족 또르띠야를 버무린 메뉴와 치즈, 생양파, 할라피뇨 장아찌, 올리브, 토마토, 호박 볶음 등

 

앞서 얘기했듯, 멕시코 음식은 옥수수 - 콩 - 호박을 빼놓으면 말할 수 없다고. 옥수수랑 콩은 납득 가는데 호박은 정말 의외였다. 치첸 이트사 현지인 가이드가 말해줌.

 

남친은 여기서도 팬케잌, 계란, 오트밀에 과일

 

로보트여 로보트..

 

 

하늘이 좀 심상치 않았던 아침시간

 

조식 먹고 바닷가 가는 길에 남친이 갑자기

 

"오우!" 탄성을 지르며

 

맞은편에 걸어오는 젖은 머리에 비치타올을 감싼 수영복 커플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말로만 듣던 폴란드 직원 커플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여친이랑 수영복 차림으로 첫대면 하는거 실화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두 커플 모두 좀 뻘쭘했다.

 

아무튼 이른 아침부터 수영장에서 놀고 오시다니.. 참으로 부지런한 분들이구먼 싶었음

 

 

커피도 짠~ 하고

 

바람도 많이 불고 비오려는 낌새가 보여 좀 누워보려던 찰나 방으로 들어갔는데, 그 때 잠깐 뿐이었지 곧장 맑게 개었다.

 

문제는 남친이 그때부터 일하기 시작함

 

나는 버려짐 ㅋ.ㅋ.ㅋㅋ.ㅋ.ㅋㅋ

 

혼자서도 잘 놀겠다는 다짐을 했으나 나는 너무 심심했다. 그래서

 

 

일하는거 따라도 다녀보고 👀...

 

 

나 홀로 리조트 투어도 하고 해변에 누워있어도 보고

 

 

동물 칭구들도 많이 만남.

 

이 리조트엔 이구아나들이 많이 사는데 평일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여기 터줏 이구아나들 소개해주는 시간도 있다. 난 이구아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엄청 순한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레몽이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이 사람들이 왜 이구아나를 반려로 키우는지도 이해가 가겠더라...)

 

중간중간에 리조트와 연계된 투어도 알아봤다.

 

남친은 휴양파인데 나는 완전 관광파라서 나는 무조건 관광일정을 소화해 내고 싶었다. 나 혼자서라도 말이다.

 

홀로 로비에 가서 투어 책자를 가져와서 열심히 공부하고 뒤져봄.

 

리조트에서 제시하는 가격 하나하나 다 기록해서 익스피디아랑 비교해보고, 미국 사이트 또 캐나다 사이트랑 비교해보고, 동선도 짜보고 여러 상품을 비교도 해보고 하여간 혼자서 조용히 바빴다.

 

자 이제 점심시간

 

전날 제대로 된 숯불향이 인상깊었던 Seaside Grill에 갔다.

 

이 가족/커플들이 득실득실한 곳에서 혼자 입장하니 뭔가 나 혼자 남친이랑 싸운 사람 같았음 ㅋㅋ

 

자리에 앉으니 아니나 다를까 서버가 또 물어봄

 

"일행을 기다리고 계신가요..?"

 

"아니용;"

 

아.. 남친이랑 싸웠구나.. 싶은 2초 간의 정적이 흘렀음

 

저 안싸웠어요

 

안싸웠다고요 ㅋㅋㅋㅋㅋ

 

 

세비체, 과카몰리

 

또르띠야 벌써 물리기 시작함 ㅠㅠㅠㅠㅠㅠㅠ

 

 

전날 탐했던 남친의 숯불꼬치

 

나도 시켰지렁~ 이번에도 숯불 바나나 사이드와 함께. 이 날은 특이하게 알아서 샐러드 세팅해주더라

 

 

피쉬 타코 시켰는데 그냥 bajan 생선이라 그래서 baja가 뭐지뭐지 찾아봄. 걍 타코에 넣는 튀긴 흰살 생선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대구)

 

냠냠뇸뇸 거의 다 먹고 있는데 익숙한 얼굴의 꼬마 아가씨가 지나감

 

회사 공동대표 딸내미였음 ㅋㅋ 만 8살인데 말도 많고 야무지고 에너지가 어마무시한 꼬마다..

 

나보고 지금 뭐하냐길래 밥 먹고 이제 일어나려는 중이라고 하니까 자기는 엄마랑 오빠랑 저~~기 풀장에 있는데 여기서 밥 테이크 아웃 할까 물어봤는데 안됐다 어쩌구저쩌구

 

그래서 내가 구래~ 엄마랑 잘 놀고 이따 저녁에 봐~ 그랬는데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이 어린이의 의도적 접근이었다고 ㅋㅋㅋㅋㅋㅋ 엄마말 들어보니 이 딸내미가 내가 내년에 결혼한다는거 듣고 나한테 로비(?)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넘보고 있다고 했다. 안그래도 남친한테 결혼 언제하냐고 자꾸 졸라대서 남친이 반지 뭐할까? 했을 때 "핑크반지!" 해서 자기가 로즈골드로 맞춘거라고 ㅋㅋㅋ 웃으면서 얘기한 적이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한테 프로포즈 성공 지분 있다고 화동 시켜줘야 되는거 아니냐고 했었는데 ㅋㅋ 이렇게 관심이 많은거 보니까 아무래도 화동 시켜줘야 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래서 패밀리 디너 때 얘 또 볼 줄 알았는데, 일 끝나고 돌아온 남친은 팍팍 쉰 파김치 그 자체였다.

 

거의 10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골머리 앓도록 논의하고, 빡세게 생각했다고 했다. 영혼이 거의 반은 나간 것 같았음. 그래서 패밀리 디너는 개뿔 다 취소했다고..ㅋㅋㅋ

 

둘이서만 전날 빠꾸먹은 멕시칸 식당에 다시 찾았다. 이번엔 드레스 코드 통과~

 

 

형형색색의 타일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인상적이었던 식당 내부

 

 

디폴트 에피타이저(에피타이저의 에피타이저)로 여기서 직접 반죽하고 구운 빵, 직접 만들었다는 하바네로 소스, 그리고 콩이 나온다.

 

걍 콩 갈아서 죽같이 만든 빈소스인데, 여기서는 고트치즈와 양파 등의 가니쉬를 얹었다.

 

하바네로 소스 너무 맛있어.

 

 

내가 시킨 서양배 샐러드.

 

 

메인으로는 문어구이. 서양에서 요리를 시키면 예를 들어 스테이크에는 감자+가 딸려나오듯, 이곳에서는 밥이랑 어떤 형태로든의 아보카도, 그리고 빈소스가 나오는 듯 하다.

 

 

디저트로 시킨 아이스크림. 한 입 먹으니 쿠바의 맛이 내 입안에서 요동쳤다. 쿠바에서 먹을 거 없어서 매일 퍼먹던 아이스크림과 같은 맛, 같은 텍스쳐 게다가 같은 색료의 빛깔이었다!! 크림을 얹어 내오는 것 까지 똑같다. 쿠바에 유통되는 아이스크림과 같은 제품을 쓰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

 

한 마디로, 맛없으니 굳이 안시켜도 된다.

 

 

저녁 식사를 다 하고 남친이랑 리조트를 뱅뱅 걷는데 엄청 어려보이는 소년(??? 중3 정도 되어보였다)이 다가와서

 

사진 찍겠냐며

 

자기가 찍어줄테니 나중에 사진관에서 샘플 보고 그 때 구입하고 싶으면 구입하라고 한다.

 

ㅇㅋㅇㅋ하고 찍는데

 

환장하겠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소년님

 

왜 해 다 져서 깜깜한데 후레쉬를 키시는 거에여

 

후레쉬 켜서 뒷 배경 다 날려버릴거면 장소 이동하는 이유가 없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너무 열심히 성심성의껏 찍어주고, 우리에게 장소 이동과 여러 포즈를 요구하는 바람에 그냥 다 찍혀주고 옴 ㅋㅋ

 

우리한테 막 두 손을 맞잡고 서로를 바라보라는 주문하고

 

이리이리 저리저리 하라고 주문할 때 어찌나 웃기던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계속 싱글벙글 했더니 이 소년님께서 우리 커플 맞는거지..? 물어보심 ㅋㅋㅋㅋㅋ

 

주문하신 포즈가 다 우리 엄마아빠 90년 대 신혼여행 앨범에 있는 포즈들이었음

 

나름 신선하고 잼있었다 ㅋㅋㅋㅋ 비록 시간이 없어서 우리 사진은 리뷰도 못했지만 말이다..,,

 

더 가관인건 이 소년님이 다음 날에 풀장에서 남친이 회사 동료들이랑 회의하는거 보고 다시 찾아와서

 

사진 찍어 줄테니 키 큰 사람들이 키 작은 사람 업어보라고 했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 소년이 소속되어 있는 리조트 내 사진관

 

인스타 계정도 있고 웹사이트도 있음 @photodreamstulum

 

 

Photodreams - We make dreams last forever

“We received the photos and they are absolutely amazing. We cannot thank you enough, you and your team were wonderful to work with and we will highly recommend you to anyone we know looking to get married in Tulum. Thanks again!”

photodreams.com.mx

 

 

매일은 아니지만, 리조트 안 광장에서 이렇게 마트도 열린다.

 

 

프리다 칼로................................... 똑 뜯으면 목도 뜯김

 

 

여기 리조트는 밤에 아예 풀장을 닫아버린다.

 

남친이랑 인파를 피해서 멀리서 들려오는 라이브 뮤직 들으며 누워있었는데, 사진으로 못담아서 그렇지 하늘의 별들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토론토에서는 볼 수 없던, 정말 오랜만에 보는 공기 좋은 곳의 별이 송송 박힌 밤하늘 풍경에 그냥 헤~ 하면서 별멍 때렸음. 모로코 하늘 다음으로 별이 많았던 것 같다.

 

별이 반짝반짝거려서 왜저렇게 반짝이는지 남친한테 물어봤는데

 

남친이 그건 별들이 불타 죽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번쩍이는거라고 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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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따끈따끈할 때 써보려는 이번 멕시코 툴룸 드림스 리조트 앤 스파 후기. 하얏트 산하 별 다섯 개 올인클루시브 (all inclusive) 리조트이다. 숙박에 삼시세끼 밥, 각종 어매니티 이용, 룸서비스, 드링크, 세금 등등이 기본 포함되어 있다.

 

도착하자마자, 남자친구는 칸쿤의 Moon Palace 리조트가 훨씬 좋았다며 퍽 실망한 눈치였다. 하지만 나는 꽤 만족했음. 확실히 미국 자본이 빵빵히 들어간 지역이라 내가 10년 전 방문했던 4.5스타 쿠바 바라데로 리조트와는 레베루가 달랐음. 직원 교육이나 쿠바와 비교, 음식의 퀄리티는 말할 것도 없었다.

 

👉🏻 Dreams Tulum 리조트 위치, 체크인, 건물 등:

 

칸쿤에서 1시간 20여분을 고압선 따라-_- 남쪽으로 달리면 멕시코 해안도시이자 리조트 도시 툴룸 / 뚤룸에 도착할 수 있다.

 

체크인은 비교적 수월했으나, 로비에서 직원이 업그레이드 알아봐줄까? 사람 좋은 척 말 던져놓고 1박 당 US$35 더 내라고 해서 어이가 없었음. 웰컴 칵테일을 주는데 나는 술 안마셔서 그냥 생수 달라함; 이미 칵테일 만들어서 우리에게 건네줬는데 좀 미안했음;; ㅋㅋ 먼저 물어보시지.. 로비에는 무제한 칵테일바와 초콜릿칩 쿠키 등이 마련되어 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하얏트 호텔 체인의 welcome breakfast 영업이다. 체크인이 끝나면 welcome team 소속 직원이 30대 이상 손님들을 로비에 앉히고 어쩌구저쩌구 바우처와 AMR 컬렉션에 가입하면(?) 주어지는 각종 혜택 등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진짜로 타겟 손님 나이가 30대 이상으로 명시되어 있음.) 투숙 도중 welcome breakfast를 예약하면 호텔에서 제공하는 프라이빗한 아침식사를 할 수 있고, 그 이후 약 한 시간 가량의 인포매이션 세션을 참가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한 사람 당 미 달러 $150의 상품권을 주는데, 이 상품권은 호텔 연계 투어 상품에도 사용할 수 있고 스파에도 사용할 수 있다. 얼핏 들으면 솔깃할 수 있겠으나, 여기 끌려갔던 다른 사람들의 말을 따르자면 아래와 같은 이유로 비추함:

 

- 프라이빗한 아침식사라는데 그냥 똑같은 호텔 조식임. 특별할 것 없음..

- 아침식사를 마치면 각종 AMR 컬렉션 프로그램을 영업하는 사람들이 엄청 붙음. 거절하면 그 윗 사람을 데리고 오고, 또 거절하면 그 윗사람을 데리고 오는 시스템으로 한 다섯 명을 만난다고 함;; ㅋㅋ

- $150 쿠폰에 경우, 호텔 연계 투어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그냥 따로 투어 북킹해 가는게 더 저렴할 수도 있음.. 이건 어디에 돈을 쓸 것이냐에 따라 다르니 각자의 판단에 맡김

 

= 결국 특별하지 않은 식사 먹고 $150 쿠폰 받자고 휴양하러 온 황금같은 시간의 2-3시간을 버려야 하는 것인데, 프로그램을 계속 거절해야 하다보니 그것도 참 녹록치 않다더라.. 많은 이들이 그냥 처음부터 거절하거나 생각해보겠다는 답변만 주고 패스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함.

 

 

리조트 건물은 16세기 스패니쉬 콜로니얼 건축을 본따 만들어졌으며, 2층짜리 동들이 여러 개 모여있는 마을과 같은 형태이다. 새 건물은 아니고, 하얏트에 인수된지 11년 됐다고 함;; (웰컴팀 담당자가 말해줌..) 낡은 건물이라 가끔 물이 샌다고.. ㅋㅋ 실제로 마지막 밤에 남친방 에어컨 터져서 현관이 물바다가 되어 방 더 좋은걸로 바꿈..;; 유지보수 장난 아니겠는걸

 

 

마지막 밤에 물난리 나서 바꾸게된 더 좋은 방. 예전 남친방은 가든뷰였는데 이건 이 동 1층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풀장방이었다. 끽해봤자 3-4명만 수영해서 조용하고, 외부와는 나무로 다 차단되어 있고 평화로워 너무 좋았다.

 

 

아래 사진은 가든뷰 킹사이즈 베드 2인실. 내 방은 20동 2층 4220호였다. 방들은 기본적으로 꽤 넓음.

 

 

샤워부스와 변기가 세면대/욕조와 분리되어 있는 구조.

 

 

저 문짝 중 하나 잘 안닫혔음 ㅋㅋ;;

 

 

밥 너무 먹지 말라고(?) 체중계도 있음 ㅋㅋㅋㅋㅋㅋ

 

우리는 캐나다 돌아올 때 캐리온 무게 재는데 잘 썼다.

 

 

현관도 매우 넓은 편.

 

 

내가 제일 좋아했던 리조트 내 Coco Café. 내 기준 콜로니얼 건물 양식과 인테리어가 가장 빛났던 곳이다. 가끔 직원들이 아메리카노와 보통 블랙커피를 구분하지 못하기도 하니 에스프레소 베이스 드링크를 원한다면 샷을 넣어 달라고 정확히 말해줘야함 ㅋㅋ

 

👉🏼 해변과 모래사장:

 

 

다수의 풀 바, 그리고 해변가. 보다시피 해초가 어마무시하게 많다. 때문에 바다는 보기엔 이쁘나 들어가면 해조류의 덫에 걸리게됨 ㅋㅋ 칸쿤부터 멕시코 동쪽 해안가가 다 그런 것인지, 나중에 치첸 이트사에서 만난 칸쿤에서 묵던 그리스 부부도 나보고 툴룸도 seaweed 많냐고 물어봄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쪽 땅은 다 석회암이라, 모래가 안파진다.. 백사장은 걍 모래로 덮힌 석회암이라고 보면됨.

 

👉🏽 음식과 레스토랑:

 

Dreams Tulum 리조트에는 총 17개의 다른 레스토랑과 바가 있다. 나는 술을 안마셔서 바는 잘 모르겠고, 레스토랑을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 World Café (조식, 중식, 석식 뷔페 나오는 곳)

- Seaside Grill (풀장 옆 해변가에 위치한 숯불구이 파는 곳)

- El Patio (멕시칸 레스토랑)

- Bordeux (프렌치 레스토랑)

- Gohan (스시바)

- Himitsu (팬아시아 레스토랑, 보통 중국음식)

- Portofino (이탈리안 레스토랑)

- 테판야키 테이블 (Himitsu 레스토랑 안에 있지만 따로 예약해서 들어가야함)

- 기타 룸서비스

 

퀴진은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사용하는 베이스가 모두 똑같고 (예: 마가린맛 나는 버터) 비슷비슷한 재료를 돌려써서 나중에 가면 그 식당이 그 식당같은데, 같이 간 사람들 평은 모두 여기 리조트 음식 맛있다였다.

 

개인적으로 뷔페, Seaside Grill, El Patio를 추천한다. 나중에 음식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해보겠음 (과연? ㅋㅋ)

 

 

Seaside Grill에서의 음식들. 진짜 제대로 숯불에 굽는다. 얼마만에 제대로된 숯불인지;; 꼬치 정말 맛있음. 에피타이져로는 항상 토르티야칩과 과카몰레, 토마토딥 그리고 세비체가 나온다.

 

 

뷔페의 한 사이드와 중식당 Himitsu 내부. 화려하고 예쁘기로는 Himitsu가 제일이었음 ㅋㅋ 아마도 중국 여행객들을 노렸던듯.. 정작 최소한 우리가 투숙했던 시기엔 중국인 관광객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말이다.

 

 

👉🏾 기타 등등 이벤트 및 어메니티:

이 외 이틀에 한 번 꼴로 여는 것 같은 야시장, 요가 레슨, 토요일 불쇼, 자그마한 예배당, 겸손한 피트니스 센터, 테니스장 및 테니스 레슨, 사진관 등등 나름 있을 건 다 있다. 상점들도 두 어 군데 있는데, 샌들을 가져가지 않았던 나는 그냥 10불 언저리 쪼리를 구입하고 싶었으나 이곳엔 무려 쪼리가 없어서(!!!) 미달러 $50짜리 샌들을 사신었어야 했다는 슬픈 이야기..

 

👉🏿 직원 서비스:

전반적으로 친절하고 트레이닝이 잘 되어 있었다고 느낌. 불친절한 직원도 있긴 있었는데 8-90%는 친절했고 정감갔다.

 

✨ 결론 및 알고 있으면 좋은 사항 정리:

  • 전반적으로 좋은 곳이었다. 비록 마지막 밤에 에어컨 물이 새 남친방을 바꿔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나, 신속히 더 좋은 룸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줘서 큰 불만 없었음. (다만, 물이 현관에만 터져서 신발만 젖고 끝났지, 컴퓨터 등 전자기기에 떨어졌다면 아찔)
  • 동물친구들이 많다.. 고양이 가족, 이구아나 가족 등등. 개인적으로 나는 이 점에 큰 점수를 준다.
  • 엄청 신식도 아니고, 어메이징한 건물이나 어매니티, 서비스는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두루두루 평타 이상은 치는 리조트라 생각한다. 오히려 낡은 듯한 정취에 동물친구들이 합세해 나름의 인간미가 물씬 풍겨나는 곳이었다.
  • 모래사장 및 해변가에 해초가 굉장히 많다..... 둥둥 떠다니는 기다란 해초들 때문에 생각보다 바다 수영하기 기쁜 곳은 아님.
  • 각종 프로그램 및 레스토랑 정보를 알아보고 싶거나 룸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AMR Collection 앱을 다운받으면 한 눈에 체크/오더할 수 있다.
  • 웰컴 브랙퍼스트는 World of Hyatt 로열티 프로그램을 영업하려는 수단으로, 각자 판단에 맡기는걸루.. ㅋㅋ
  • 음식은 전반적으로 만족했다. 마가린맛 나는 버터 베이스 음식들 빼고...... 희한하게 음식 추천해달라고 하면 레스토랑 서버들이 연어를 엄청 먹이니, 참고.
  • 부모님과 가기 좋은가? 👉🏼 자식들이 부모님 엄호하면 괜찮음. 다만 눈깜짝할 사이에 골빈 투숙객과 맞딱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함. (골빈 투숙객들 특징: 술을 많이 마신다, 목청이 크다, 소리를 지른다, 직원 피부색이 다르고 영어를 못하면 가끔 삿대질하는 모습 목격 가능, 그냥 뇌가 없는건지 무례한건지 모르겠는 행동을 함.) 어느 나라나 진상은 있지만,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에서 지금까지 경험 못한 진상들 목격하는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랄까... 10년 전 쿠바에서는 우르르 몰려다니는 중국인 유학생들과 오전 10시부터 술에 취한 중년 러시아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았다면, 이번 리조트는 단연 가족과 커플 단위의 투숙객이 많았음.

 

전반적으로 좋은 경험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다음에는 꼭 부모님들 모시고 재방문하고 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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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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