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푸에르토 바야르타 공항에 도착. 당연히도 입국심사대와 등의 사진은 못찍었으나, 칸쿤과 비교해 꽤나 까다롭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칸쿤공항보다 질문은 덜 했으나 (오히려 나에겐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음.. 남친몬에게는 며칠 묵을 예정이냐고 물어봄), 입국심사대와 커스텀이 1차, 2차로 나뉘어져 있었고 우리는 운 나쁘게도 뽑기에서 잘못 걸려 짐까지 다시 보안검색대에서 검사받아야 했음 -_- (빨간색 검사관이 뽑기버튼을 누르게 시키는데, 그 뽑기버튼이 검색대 가라고 하면 검사 다시 받아야 하고, 그냥 통과시키라는 그린 라이트 띄워주면 걍 가도된다..)

 

아무튼 그렇게 빠져나온 공항. 날씨가 정말 엄청났다!

 

7월 말의 칸쿤은, 물론 여행 시기가 한여름의 멕시코라니.. 정말 쪄죽을 만큼의 습도와 더위였지만,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26도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촉촉한 습도의 멋진 곳이었다.

 

 

1월의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한낮 온도가 20도 후반대에서 10도 후반대까지, 변화무쌍한 날씨이다. 일교차가 심해서인지 도착하자마자 이보다 좋을 수 없는 날씨다!!를 외쳤지만, 호텔에 도착하니 오히려 조금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베프오빠님이 미리 예약하신 Westjet 프라이빗 승합차에 탑승해서 우리 리조트인 하얏트 Ziva 호텔로 이동. 기사 아저씨가 굉장히 유쾌한 분이셨는데 (프란치스코..?), 푸레르토 바야르타에서 나고 자라셨다고. 우리에게 시내도 골목골목 안내해주시며, 우리 멕시코 사람들은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분인 줄 안다는 망언을 하심. 영어를 굉장히 잘하셔서 인상깊었다.

 

아저씨 말씀에 의하면, 우리가 묵게 될 하얏트 호텔이 푸에르토 바야르타 최초의 5성급 호텔이라고.

 

 

이곳의 택시는, 카카오 택시마냥 샛노랗고 아담하고 이쁘다.

 

 

공항에서 30여분 간 달려 호텔에 도착했다. 경비는 칸쿤보다 삼엄하지 않은 분위기다.

 

 

짐을 내리는데, 이게 뭐람.. 플라밍고 유니폼을 맞춰입은 그룹 수십명이 (심지어 몇 분 있다가 저만큼의 일행들이 더 합류함) 군중심리로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저렇게 백인으로만 가득한 집단은 정말 오랜만에 봐서, 웬지모를 위화감이 들었다.

 

 

하얏트 Ziva 호텔 로비. 웬지 모르게 하와이 마우이의 포시즌 호텔을 연상케 하는 구조였다.

 

딸기향이 많이 나서 좋았던 물

 

우리는 오션뷰 8층 방을 배정받았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엘리베이터가 11층 부터 시작해서 놀라웠다. 1층은 11층, 2층은 12층으로 분류되고, 그래서 우리 방은 18층 버튼을 눌러야 올라갈 수 있는 구조이다. 예전 한국 아파트들에 4층이 없었던 것 처럼, 뭔가 미신적인 이유가 있는지 좀 궁금하다.

 

 

넓고, 쾌적한 방. 킹사이즈 베드이다. 화장실, 샤워룸은 툴룸 리조트 때 처럼 역시나 헐렁하게 앞뒤로 열고 닫는 구조이다 (문이 꽉 안닫힘). 멕시코 디폴트 시스템인지 궁금..

 

이곳엔 다섯 군데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아침 점심은 워크인을 해도 되지만 저녁은 보통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고 한다. 우리는 일단 아무데나 오픈한 곳에 들어가 먹었는데, 마침 이곳의 유일한 뷔페 식당이었다.

 

 

내가 가져온 메뉴는: 파파야, 참치포케 (밑에 흰 쌀밥이 깔려있음), 타코를 만들어 먹을 세비체, 과카몰리, 볶은 호박, 라임, 그리고 아래 타코들과 (여기서 직접 만들어 굽는다) 각종 치즈, 버섯, 말린 살구 (정말 맛있다) 그리고 감자웨지 한 개.

 

타코 만들어 먹음

 

내가 마지막으로 가져온 메뉴는 멕시칸 생선수프라고, 팔각이 들어갔다고 한다 (Mexican fish soup with star anise). 팔각이 들어가서 그런지, 어디서 먹어본 듯한 맛이었고, 또 생선이 정말 닭고기 같은 식감이어서 신기했다.

 

아래 사진들은 베프부부님이랑 남친몬이 가지고 온 메뉴들.

 

 

이곳은 로스트 비프 스테이션이 항상 열려있다. 심지어 조식메뉴에도 -_-;;

 

 

나는 놓쳤지만 다들 가리비 치즈 그라탕을 가지고 왔는데, 이게 정말 무지막지하게 맛있었다. 정말 가리비 향이 100% 꽉꽉이다. 남친몬한테 부탁해서 하나 가져오고 (내 가리비가 식당 문 닫기 전 마지막이었다고 함..) 그 맛에 감격해 껍질을 들어올려 봤더니, 세상에나 너무나 묵직했다!!

 

 

열 개는 거뜬히 먹을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 ㅠㅠ

 

전체적으로 음식맛이 굉장히 좋았고, 가공식품보다 신선식품 위주의 식단들로 구성되어 있어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역시나, 지역이 지역인 만큼 제공되는 해산물 종류가 더 고급졌고 또 훨씬 신선하고 향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Dreams 툴룸 리조트는 마가린향이 나는 애매하고 이상한 버터를 이곳저곳에 사용해 모든 음식에서 다 마가린 맛이 났는데, 이곳은 그런 특이점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툴룸 리조트 때의 음식보다 이곳에 한 표!!

 

 

쨍한 하늘이 구름에 가려 흐린 날씨가 되었다. 살짝 쌀쌀한 기분이 들었다.

 

양 옆, 그리고 뒤쪽에서 모두 산을 볼 수 있어서 하와이 생각이 났다.

 

 

물의 온도도 그리 차갑지 않다. 해조류가 없어서 너무 좋았고, 밀물 썰물이 있는 곳이다.

 

 

속을 든든히 채우고 호텔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바다와 정말 가까운 워터프론트 리조트라 그런지, 어딜 가던 전망이 너무 좋고 파도소리가 난다.

 

 

심지어 이렇게 테니스장도 있다...!

 

 

Dreams 툴룸 리조트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세련된 리조트 내 카페.. 실제 영업하는 카페라 해도 믿을 정도로, 메뉴 셀렉션이 다양하다.

 

 

내가 시킨 콘파나

 

 

남친몬이 시킨, 커피에 레몬을 추가하고 라임을 끼운 멕시코식 카페 로마노. 아주 비추한다............ 왜 이런 메뉴가 개발되었는지 모르겠다 (구수하지도 않은 시기만 한 한약맛 남)

 

뷔페 식사를 할 땐 2차 저녁도 먹어야지!! 했으나 모두들 여기까지 오는 여정에 지쳤는지, 그냥 룸에서 놀기로 했다. 갈등 때리다가 모두 샤워하고 저녁 8시 반 즈음 룸서비스 주문함...... ^^

 

 

배가 부르긴 부른데, 첫날 이렇게 그냥 자긴 아쉬워서

 

 

치즈가 듬뿍 올라갔던 마가리타 피자. 도우는 눅눅하고 맛이 없었지만 치즈가 맛있었다.

 

 

토르티야 치킨 수프. 신기하게도 아보카도를 깍둑썰어 넣음. 두부 같은 것은 치즈이다. 지금까지 먹은 치킨 수프 중에 걸쭉한 편에 속했는데, 라임이 없어서 아쉬웠다. 토르티야는 엄청나게 구수했고, 옥수수향이 강했다.

 

 

시저 샐러드. 로메인 레투스가 정말 엄청나게 싱싱했다! 거의 밭으로 기어나갈 정도 ㅋㅋ 상큼하고 아삭하고, 시저 샐러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위만 잔뜩 채운 후,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첫날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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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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