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3년 정도 내 컴퓨터에 묵혀있었고 꼭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시간만 축낸 영화였던지라 어제 억지로 시간을 내서 봤다.

 

 

 

오즈 야스지로라는 일본의 거장 영화감독 유작으로, 1962년 개봉했으며 제목은 꽁치의 맛 (이지만 왜 꽁치의 맛인지 미스테리, 작중 꽁치 1도 안나옴), 영제는 An Autumn Afternoon.

 

우리 부모님이 태어나시기도 전 영화인데, 당시의 세련된 일본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내용은 별 것 없는 일상물로, 주인공 히라야마(류 치슈 분)가 당시에는 과년(?)했던 24세의 딸 미치코를 시집보내는 이야기로, 중간중간 가족과 친구들에 관한 줄기 이야기들이 있다. 히라야마 부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극 중 등장도 없는 것을 보아 주인공은 홀로 2남 1녀를 키웠다. 영화는 히라야마가 딸을 끼고 살고 싶은 마음에 혼담, 중매 등을 거절하는 장면들부터 각종 peer pressure를 느끼는 장면 (일터 아가씨들이 24세가 되자 결혼선언, 친구 딸들 결혼 언급, 예뻤다고 기억한 은사의 딸 노처녀로 성격 나쁘게 늙는 모습을 보고 충격), 그리고 막바지 딸을 시집보낸 후 표현한 아버지의 고독감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촬영 당시 어머니와 각별했던 감독이 상을 치루고, 또 미혼이었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오즈 야스지로 감독이 꽤나 외로웠고, 또 가족에 대한 결핍이 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주인공 히라야마상.

 

히라야마는 천상 젠틀맨으로, 사무실 아가씨들이 결혼을 선언하면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인물이다. 동창회도 자주 나가고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이 많은 인간성 좋은 신사.

 

 

 

자주 모이는 친구들이 학창시절 은사님을 초대해 저녁식사 하며 추억을 나누는 장면이 있었는데, 선생님 퇴장하자마자 "아이쯔(녀석)"라고 부르는거 보고 진짜 충격;; 철없는 학생 때야 선생님 없을 땐 뒷담하고 반말짓거리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저렇게 늙은(?) 어른들이 선생님보고 센세라 안하고 아이쯔라고 지칭하는게 충격적이라 한번 다시 돌려보기까지 했다.. 아이쯔라고 부르고 뒷담해도 아무튼 형편 어려운 센세 위해 십시일반 돈도 모아 전달함..

 

이렇게 친구들끼리 모여서 밥먹고 주전부리 하는 장면이 많이 있으나, 음식은 전혀 카메라로도 안잡아줌.. 유일하게 길게 잡은 장면이 저 은사님이 젓가락으로 집은 "하모"'라는 생선인데, 갯장어라고 한다. 갯장어국인데 저거 먹고 은사님이 너~~무 맛있다고 이게 이름이 뭐라고? 햄? 하무? 하모? 하는 장면이 있다 (꽁치는 언제 나오나요..)

 

 

 

이렇게 술마시고 반주하는 장면이 대부분임. 국수가 나올 뻔 했는데 극 중 주문 취소당함

당시 양주, 맥주와 일본식 작은 그릇들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좀 얼탱이 없던 장면

극 중 저 전범같이 생긴 사람이 히라야마와 바에서 위스키를 먹으며 "일본이 패전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우리는 아마 지금 모두 뉴욕에 있겠죠. 파칭코 가게이름 뉴욕말고, 진짜 미국 뉴욕!"이라고 말하며 태평양전쟁 당시 군함행진곡에 맞춰 거수경례를 하는 등 온갖 꼴값을 떤다.

 

 

 

그걸 또 따라 쳐하는 주인공과 술집 마담;; (주인공은 해군 선장 출신으로, 저 꼴값남은 해군시절 부하였다.)

 

이 부분에서 전쟁이 끝난지 거진 20년이 지난 와중에도 일본인들이 저렇게 전쟁에 진 것에 대해 분해하고 이겼으면 좋았을 걸이라 마음에 응어리를 쌓아뒀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이질감이 확 느껴졌다. 일본인을 자주 접하는 나로서는 물론, 그들이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지만 (특히나 윗세대) 일본이 1945년 패전한 이후 17년이 지난 영화였는데도 불구, 저런 장면이 나와서 진짜 지랄꼴값을 떠네 싶었던건 사실. 그들에게 일본제국은 이미 한 줌의 재가 되어버린, 하지만 누렸었고 또 다시 누리고 싶은 영광인 것이다.

 

 

 

히라야마의 과년(?)한 딸 미치코. 작 중 남녀배우를 막론하고 요즘 일본 연예인들보다 인물들이 모두 훨씬 좋다. 특히 미치코역의 이와시타 시마는 참하면서 강단있게 생기고, 콧대도 엄청 이쁘고 두상도 이쁘고 아무튼 엄청 깨끗하게 생긴 동양적 미인이다. 전인화가 닮은 것 같기도.. 작 중 내내 올림머리로 나오는데, 그래서 좀 더 성숙해보이는진 몰라도 코디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히라야마의 아들, 며느리. 며느리도 이쁘다. 아들도 잘생김.

 

 

 

히라야마 사무실 결혼선언 하고 나가는 24세 아가씨들.. 다 이쁘게 생김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른쪽 분은 장만옥인 줄 ㅋㅋ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조명을 포함하여 소품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티 팍팍나는 세트장, 말하는 사람에 카메라 바로바로 돌아가는 영화촬영 기법 (이걸 뭐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좀 정신없기도 함), 군더더기 없고 담백한 대사, 완전(?) 고전 배경음악.

 

아주 큰 재미는 없으나 일본, 또는 빈티지 분위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눈이 즐겁겠다. 또 60년대 초반 일본 중산층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딸 시집보내고 고독함에 위스키 까는 아버지라니.. 우리나라 같았음 막걸리 까는건데)

 

장장 두 시간이 되는 영화인데 지루하게 보진 않았다. 자막이 너무 엉망진창이라 중간부터 끄고 봤는데, 그 부분이 살짝 아쉽다. 현재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풀버젼이 올라와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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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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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막을 내린 첫 드라마. 처음에는 도입부 낙수 역할 고윤정의 액션신을 보고 반해 “와~ 볼만하겠는걸~” 하다가, 갑자기 코미디로 전개되어서 당황하다 작가가 홍자매라는 것을 알게되어 납득 & 또 당황… 기억은 잘 안나지만, 십수 년 전 (..) 쾌도 홍길동을 통해 홍자매에게 뭔가 뒷통수 쎄게 때려맞은 기억이 아직도 얼얼해서 볼까말까하다 그냥 설정과 개연성에 큰 토를 달지 말고 한국판 해리포터라고 생각하자(?) 하고 생각없이 보다보니 30화를 모두 마무리하게 되었다.

 

신선한 얼굴들이 많이 나와 좋았고, 압도적인 해피엔딩이라 좋았으며 (비록 김도주와 박진이 새드엔딩으로 치닫을 땐 “아니 이거 꼴랑 25분 남았는데 떡밥 언제 다 회수할거야”를 외치며 “역시 이번에도 배신이구나”를 외쳤지만) 무엇보다, CG가 진짜 대박이었다. 다른거 다 제쳐두고, CG 하나만 가지고 국뽕에 취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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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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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시작한 첫 드라마. 내 자신도 믿기진 않지만, 나는 이제껏 송혜교의 작품을 순풍 산부인과 빼고 본 적이 없었다… (믿기 어려워 방금도 주욱 그녀의 27년 간 필모그래피를 흝어보았지만, 역시나 순풍 산부인과 빼고는 단 한 작품도 보지 않았다. 송혜교가 온전히 주연으로 나온 작품은 더 글로리가 처음인 셈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나는 송혜교의 명성(?)만 익히 들어왔을 뿐, 딱히 인상깊은 배우였다는 생각을 일체 한 적 없이 살아왔는데, 이번에 그 생각이 바뀌었다.

 

송혜교는 영혼이 말라죽어 일상생활에서의 웃음조차 놓아버린 학폭 피해자 문동은을 너무나 담담히, 그리고 품위있게 잘 살려내었다. 몰랐는데, 송혜교의 목소리와 어투가 참 품위있더라. 임지연 등의 주조연급 배우들도 물론 연기를 너무나 잘했지만, 송혜교가 중심을 잡고 극을 이끌어 이렇게 단단한 작품이 탄생하게 된 것 같다. 박연진, 이사라, 최혜정, 전재준 그리고 손명오를 중심으로 한 학폭 가해자들 및 빌런들의 발악이 문동은의 세련되고 절제된 태도와 극명한 대조를 이뤄 이 작품 속에서의 각기 다른 인물들의 삶의 태도와 근본적인 인간성 차이를 참 잘 표현했다.

 

더 글로리가 넷플릭스에 공개되고,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할 때 즈음 나는 순순히 이 드라마를 시작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홍대병(...)은 둘째치고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어둡기만 한 이야기를 엄마와 단 둘이 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고나니, 김은숙 작가의 통통 튀는 언어유희들과 개성있는 조연 배우들의 열연에 (“명랑한 년!”) 저번 금요일 이른 오후에 시청을 시작, 엄마와 그 자리에서 8화까지 다 보고 말아버렸다 -_-

 

아마도 초등학생 때 처음 “입체적 캐릭터”라는 것을 배웠는데, 그 당시엔 와닿지 않았으나 요새 들어 드라마 속 입체적 캐릭터를 찾는데 재미가 들렸다. “더 글로리” 내 가장 두드러지는 입체적 캐릭터는 아마도 엄혜란 배우의 맞고 살아도 명랑한 강현남이지 않을까 싶은데, 파트2에서는 동은이가 진정한 행복을 찾아 복수만을 위한 단조롭고 단편적인 모습 이 외, 지금껏 언뜻언뜻 비춰진 평범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어 입체적 캐릭터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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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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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문학에 언제나 이름이 오르내리는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1948년 소설이다.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한국 방문 중 영풍문고를 들렀다 홀리듯 집어들어 구매했고,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恥の多い生涯を送ってきました。

부끄러운 일이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自分には、人間の生活というものが、見当つかないのです。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은 도입부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자 고백서(書)이다. 누군가는 다자이 오사무, 혹은 그의 투영인 작중 오오바 요조가 부족할 것 없는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나약한 영혼을 타고난 탓에 (혹자는 근본적 원인이 요조의 어렸을 적 성적 학대 트라우마라고도 이야기 하는 것 같다만) 방탕하여 이 여자, 저 여자 빌어먹다 비극적으로 생애를 마감한, 비루하고 비굴한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소설 속 주인공인 요조의 간결하고도 체념적인 문체를 통해 작가의 위태로운 일생과 섬세하고도 취약한 감정선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때때로 어떤 인간은 너무나 나약해서 나락의 구렁텅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도 이로부터 헤어나올 수 있는 힘이 없을 수 있겠구나- 싶어, 이와 같은 이들에게 겨누던 손가락을 거두고 동정심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실격> 집필 직후 자살했다.

 

때문에 어느 누군가에는 치유의 소설이 될 수도, (나만 이런 감정과 열등감, 그리고 추악함에 시달리는게 아니구나),

또는 불편하고 혐오스러운 소설이 될 수 있겠다 (방탕하고 나약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의 어떤 면을 이 소설이 들춰내 회피하고 싶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듯한 이 자전적 소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전 세계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제목 <인간실격>에서 보여지듯, 그러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던 작가, 그리고 주인공의 비극적 마감이 인간 본연의 측은지심을 이끌어내서가 아닐까?

 

누군들 인간으로 태어나 실격하고 싶었을까.

누군들 빠져버린 구렁텅이에서 헤어나고 싶지 않았을까.

(이 구렁텅이가 불가항력이었는지, 혹은 본인이 자초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언제나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타인의 실패를 두고 단순히 "의지의 부족이야"라 훈계하기엔,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만의 사정이 있으며, 또 모두 제각각 다른 모양의 영혼을 가지고 살아간다. 살다 보니, 어떤 이는 다른 이들보다 더욱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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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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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재밌었던 외계+인 1부

 

영문으로는 Alienoid

 

개봉하는 줄도 몰랐는데, 어느 친절하신 분께서 북미 개봉 전날 공짜 티켓을 보내주셨다.

 

 

개봉 첫날인 금요일 퇴근하고 시네플렉스 노스욕 센터 엠프레스 웤에서 7시꺼 봄. 여러 의미에서 한국에서 화제작이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15명 안짝 됐을라나..?

 

 

미리 밝히지만 나는 최동훈 감독 전우치의 엄청난 열혈팬이다. 거의 전우치 전도사급;

 

영국 유학 시절에도 기숙사방에서 중국애들한테 전우치 틀어주고 그랬다; ㅋㅋ 그 전우치 쿵짝쿵짝하는 장면은 정말 국적불문 다 좋아한다.

 

최동훈 감독 작품의 대표적인 매력으로는 능청스럽고, 잔망스럽고 통통 튀면서 허를 찌르는 캐릭터들이라 할 수 있겠다.

 

또, 전우치에서 워낙 타임슬립과 판타지 요소를 잘 표현해냈기에 <외계+인>의 난잡하리만큼 복잡해보이는 설정에도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점점 왜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는지를 이해하게 되는데........

 

1. 너무 많은 이야기, 너무 많은 톱스타들

<외계+인>은 SF물이자, 가족 드라마이자, 코미디이자, 타임슬립물이자, 액션물이자... 앞으로 아마도 로맨스 한 스푼... 아무튼, 없는거 빼고 다 있다.

 

14세기 후반 고려시대와 현대를 오가며 외계 사이보그들이 외계인들을 잡으러 다니는데, 정말 듣기만 해도 심난한 설정이지만 최동훈 감독이기 때문에 이 작품을 기획하고, 스타들을 캐스팅하고, 또 상영에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설정은 심난하나 복잡하거나 베베 꼬는 설정은 아니라서, 영화에 집중하다보면 그 세계관에 점차 빠지게 된다.

 

최동훈 감독은 여러 주연급 캐릭터들을 내세워 그들만의 서사를 맛깔스럽게 풀어나가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는데, 그 부분이 <외계+인>에서도 보이긴 한다만.. 너무 많은 캐릭터들에 서사를 부여하는 것 플러스, 너무 다른 두 시대가 충돌하다보니 이야기가 너무 많아져버렸다.

 

현재까지의 관객 반응을 보면 고려시대 이야기가 더 매력적이라는 평이 더 많은데, 나는 김우빈이 맡은 가드와 썬더 캐릭터가 너무너무 매력적이어서 머릿속에 현대시대에서 열연한 김우빈 밖에 남지를 않는다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대의 가드, 썬더 그리고 어린 이안을 제외한 캐릭터들 - 예를 들어 빌런 문도석역의 소지섭이라던가, 아직까지 어떤 역할로 나오는지 모르겠는 민개인역의 이하늬 - 가 너무 생뚱맞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소지섭이나 이하늬 모두 단독 주연으로 영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톱스타들인데, 영화 스토리상 소모적 캐릭터에 가까운 이들이 갑툭튀해서 좀 놀랐다고나 할까. 난 솔직히 소지섭이랑 이하늬가 출연하는 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특별출연도 아니고 조연급으로 갑자기 나오니까 "아.. 이 둘 캐릭터가 분명히 또 무슨 중요한걸 맡겠군.." 하면서, 영화 보는 내내 이들이 언제 활약(?)할지에 대한 궁금증 반 염려 반으로 마음이 조금 불편했달까. 가뜩이나 톱스타 캐릭터가 이렇게 많은데 언제 소지섭이랑 이하늬까지 소화할 시간이 있을꼬.. 하며. 결론적으로 이하늬는 1부 끝까지 아무 역할이 없었다. 빌런인 소지섭조차, 최소 1부에서는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소지섭을 썼어야 했을까... 하는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염정아와 조우진이 맡은 고려시대 흑설 청송 신선들.. 호평일색이던데 나는 너무 과하다 생각했다. 영화에 꼭 필요한 개그 캐릭들이긴 한데 비중이 너무 컸던 것 같다. 차라리 흑설 청송 비중을 좀 줄이고 우왕좌왕이에게 개그 비중을 더 줬으면 밸런스가 좀 더 맞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2. 진부하게 생긴 사이보그, 외계인?

솔직히 사이보그와 외계인 디자인이 신선하진 않다. 다 어디서 본 듯한 외형들임.. 영화보는 내내 신선하지는 않다 생각하긴 했으나, 뭐 최동훈 감독이 영화계에 로보트와 외계인의 외형에 대한 혁명적인 재해석!!까지 제시했어야 했나 싶다.

 

내 생각엔 이 영화의 궁극적 테마는 로보트와 외계인의 액션물은 아니고, 그 안에서의 사람들 이야기이기 때문에 (혹은 사람과 로보트, 사람과 외계인의 감정적 교류) 이 부분은 너무 비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요소라 생각한다.

 

3. 러닝타임

영화의 배경만을 설명하는 1부가 장장 2시간 반이라니. 원작이 있는 작품도 아니오, 그렇다고 어벤져스처럼 오랜 시간 탄탄하게 세계관을 빌드업해온 것도 아닌데, 거기다 성격 급한 한국시장에서 이런 시도를 하다니.. 가히 대담한 시도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다. 나는 너무나 재밌게 봤기에 2부가 엄청 기다려지는데, 위와 같은 이유들로 영화를 지루하게 생각했던 관객들은 1부인 걸 알고 봤더라도 좀 화가 났을 수도 있겠다 싶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매력적인 세계관

한국에 B급 감성을 이렇게 능청스럽고 자연스럽게, 또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는 감독이 얼마나 될까?

 

세계관이 엄청 큰데다가 (저 우주 너머까지..) 고려시대~현대 왔다갔다하는게 진짜 어지러울 수 있는데, 차라리 1부 현대편 2부 고려시대 이렇게 시대별로 파트를 나눴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아직까지 있다. 뭔가 정리가 안된 느낌이랄까.

 

하지만 최동훈 감독이기 때문에 이 어지러운 설정과 타임슬립도 이만큼 풀어낸 것 같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거기다 고려시대에 현대까지

 

영어권 리뷰를 몇 개 찾아보니, 고려시대 연출이 굉장히 "일부러, 과하게 화려하다"라는 평이 있던데 그도 동의한다. 관객들에게 있어서 조선시대보다 덜 친숙한 고려시대를 무대로 삼으면서 이질감과 판타지 요소를 더 가미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의복이나 세트장 등이 눈을 즐겁게 한다. 몇몇 외국인에게는 "과도하게 연출된 국뽕요소"라고 보여질 수도 있다는 점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나는 좋았다.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들

아직 <외계+인> 1부에서 전우치를 능가하는 캐릭터를 발견하진 못했지만, 2부까지 기다려보면 결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발 엎지 말아주세효 🥺🙏..)

 

뭐 이러저러한 평들을 보아하니 캐릭터들이 너무 유치하다, 썬더 목소리가 그게 뭐냐, 로보트가 인간의 감정을.. 어쩌구저쩌구 대사 치는게 너무 진부하다, 그런 이야기들이 있던데

 

그런 진부함 + 유치함을 니글니글한 신파 기름기 다 걷어내고 세련되게 표현해내는 것이 최동훈 감독만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위에서 언급된 클리셰들 모두 내 안의 B급 갬성을 충만하게 해줬기에 영화 보는 내내 너무나 만족했음.

 

탄성이 절로 나오던 병원씬.. 우빈오빠 절대 지켜

 

성장형 류준열 캐릭터도 마음에 들고, 감초 조연들도 좋았고, 무엇보다 가드와 썬더의 1인 4역을 맡은 김우빈 배우.. 이제껏 매력을 몰랐는데 진짜 매력 폭발임. 앞으로 영화가 전개되면서 감정이 생기는 등의 진부한 시나리오가 예상되지만 원래 사는게 다 그런거 아닌가. 최동훈 감독 버젼의 세련되면서 담백한 풀이 기대한다.

 

결론적으로,

2부 너무 기대됨. 처음엔 이게 뭐지 했던 과해보이는 타임슬립 설정도 차차 몰입됨. 한국 영화계에 정말 큰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국내 흥행에는 참패했다니 최동훈 감독 팬인 나로서는 그저 너무너무너무 아쉬울 뿐이다.

 

찾아보니 손익분기점이 700만이 넘어야 했다던데, 한국에서는 200만도 모으지 못했다니, 내 가슴이 다 쓰린다 -_- 윤제균표 신파는 천 만 훌쩍훌쩍 넘어가는 마당에 정말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래도 SF물을 바탕에 두고 있고, 인간이랑 사이보그랑 외계인들이 한데 모여 고려시대랑 현대를 오가며 투닥투닥하다 보니 취향을 아주 많이 탈 수 있는 영화이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추천하기가 좀 그렇고, 어르신들 모시기에도 좀 그럴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닝타임도 긴데 끝에 완결까지 나지 않으니 ㅠㅠㅠ

 

이렇게 대중이 주춤거리게 만드는 요소에도 불구하고.. 2부 제발 엎어지지 않길 바라고, 유종의 미 거두고 2부에서 나머지 퍼즐 쫙쫙 맞춰서 1부 재평가 되고 역주행 하기를..... ㅠㅠㅠ 투자자님들 잘 좀 봐주세요.. 제발 🙏🙏🙏🙏🙏

 

2022년 8월 26일 북미 전격 개봉!!!

 

!!!!!!!!!!토론토 던다스, 스코샤 뱅크, 노스욕 개봉!!!!!!!!!!

 

~신파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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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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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영 작가의 <나의 아저씨>는 좋아하지 않았다. 극 중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전무했다. 이지안도, 박동훈도 그래 너희들 참 기구하구나 싶은데.. 나에게는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우울하게 다가왔고, 심지어 음침하기까지 했다. 많은 지인들이 극찬의 극찬을 해서 첫 화 조금 보다 하차하고, 희망을 갖고 조금씩 더 봐보고, 그렇게  꾸역꾸역 보다 마지막까지도 그냥 아.. 뭐 그래.. 무슨 느낌인진 알겠네. 하고 끝냈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엄마가 먼저 보셨다. 넷플릭스에서 매주 업데이트 되는 걸 손꼽아 기다리시며 처음부터 그렇게, 실시간으로 보셨다고 한다. 전글에도 썼지만, 엄마가 구씨 매력있다 그래서 "그래 손석구!! 난 손석구 최고의 이혼 때부터 좋아했는데 너무 빵 떴다 이번에!" 뭐, 그런 시덥잖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었다. 나 곧 볼거라고, 스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며.

 

<나의 해방일지>가 종영하자마자 바로 정주행에 들어갔다. 5월 30일 1화 시작, 6월 1일에 다 끝냄. 직장인이 이거 보고 싶어서 2일 째엔 새벽 6시에 일어나고 그랬다 -_-

 

 

<나의 해방일지>는 너무나도 <나의 아저씨>와 같은, 작가 특유의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전작처럼 내게 극도로 우울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적당히, 공감할 수 있을만큼만 우울하고, 또 그걸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희망적이고, 또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환희가 가득 찬 드라마였다.

 

엄마가 그랬다. 이 작가는 타고난 성향이 우울한 사람일거라고. 하루하루를, 정말 태어났기에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다고.

 

<나의 아저씨> 때도 그랬지만, 이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현실적이면서 뼛속부터 비극적인, "세상에 태어나버린" 인간군상을 잘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나의 해방일지>를 보는 사흘 내내, 박해영 작가의 시시콜콜한 이력과 역사가 너무나 궁금했다. 이 사람은 분명히 평범한 직장생활도 했을 것이고, 교회 혹은 성당을 다녔을 것이며, 엄마 말씀처럼 타고나길 조금은 우울감있는 사람일 수 있겠다 (만약 이 중 단 하나도 아니라면, 정말 천재적인 작가라고 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나의 아저씨> 때는 거동도 못하는 할머니를 보살피며, 사채업자에게 맞아가며 가시 돋힌 매일매일을 힘겹게 싸워나가는 소녀가장 이지안의 인생에 진심으로 공감하지 못했다. 박동훈의 인생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영양가 없는 이야기지만, 결국 <나의 아저씨>가 더 낫냐, <나의 해방일지> 더 낫냐의 문제는 시청자가 얼마만큼 작중 캐릭터들에 공감할 수 있느냐로 갈리는 것 같다. 나에게는 압도적으로 <나의 해방일지>가 더 슬펐고, 현실적이었으며 감동적이었고 또 동시에, 시청하는 내내 너무나 즐거웠다.

 

이 드라마는 작가가 의도를 했던 안했던, 지극히 종교적이며 사랑의 본질을 저기 저 멀리 밑바닥까지 꿰뜷고 있는 드라마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작중 캐릭터 개개인의 복합적인 면모를 잘 표현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작중 주연 배우들 뿐만 아니라, 조연들에게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해방 서사를 부여시켜줬는지까지. 정말 지극히 천재적이며, 한없이 따뜻하고 인간적인 작가라 극찬하지 않을 수 없다.

 

미정이가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신께 성적 등을 비는 아이들을 두고 미정이는 의문했다고. 고작 신에게 그런걸 빈다고? 나라면, "나는 뭐예요?" 라고 물을거라고.

 

“어려서 교회다닐 때 기도제목 적어내는게 있었는데. 애들이 쓴걸 보고 이런걸 왜 기도하지?

성적, 원하는 학교, 교우 관계. 고작 이런걸 기도한다고?

신한테?

..신인데?

난 궁금한 건 하나밖에 없었어.

나 뭐에요?

나 여기 왜 있어요?"

 

어마어마하다, 이 작가...

 

마지막화에, 태훈이 기정에게 임신이 아니라는 말에 안도한 것을 두고 사과하며 이렇게 말한다.

 

“전 아장아장 걷는 애들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안 좋아요.

30년 후에 어떤 짐을 살아갈까, 어떤 모욕을 견디며 살아갈까.

나니까 견뎠지, 저 아이는, 그 어떤 애도 그런 일은 견디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정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도 저런 생각을 매일 하고 산 적이 있기에.. 사실 지금도 이런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있긴 하다. (희한하게 나는 미정-자경 커플 볼 때는 그냥 마냥 흐뭇했고, 기정-태훈 커플씬에서 그렇게 많이 울었다.. 목떨어진 장미씬을 비롯해서.)

 

인생을 살아갈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번쯤,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 듯한 시기를 지나가는 것 같다. 그 시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찾아올지 아무도 모른다는게 우리네 인생이 비극인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우리는 그 시기를 어찌어찌 극복하고 하루하루 또 힘내서 살아간다. 만약 누군가가 그런 우울한 시기를 매일매일, 끝없는 터너를 지나는 것처럼 지나가고 있다면, 그런 사람을 두고 만성 우울증 환자라고 진단내릴 수 있는게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그런 면에서, 미정이는 거의 날때부터 만성 우울증 환자였다.

 

그런 미정이의 독백들 중, 내 마음 속 깊이 와닿지 않는 대사들이 단 한 줄도 없었다. 감탄스러웠다.

 

언젠가 이런 시기를 지나온 나조차도, 누군가 지금 당장 그 때의 감정을 미정이의 독백처럼 풀어보라고 펜을 쥐어주면 단 한 글자도 못쓸 것 같다. 당시에는 정말 폭발적으로 증오하고, 또 의문했음에도 말이다.

 

작가는 어떻게 이런 우울의 시기를 생 날 것으로, 게다가 미정이 한 사람만이 아닌 극 중 모든 인물들에 부여하고, 이들의 서사에 맞게 잘 풀어내갔을까? 작가가 실제로 현재 우울증을 겪고 있지 않다면, 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정말 엄청난 능력이다. 정말 프로는 프로고, 천재 맞다.

 

내가 이렇게 감탄해마지 않는 작가는, 실제로 미정이가 겪었던 것과 같은 우울의 시기를 잘 버텨내고, 결국엔 "사랑"으로 구원받고 깨달음을 얻은 경험이 있었던게 아닐까? 아주 감히 짐작해본다. 만일 작가가 그런 경험이 전혀 없다고 한다면, "추앙"이라는 이 드라마의 테마가 내게는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너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다 풀어나가지를 못하겠다. 내가 능력이 없는 탓이겠다 -_-

 

못다한 가벼운 이야기를 몇 개 풀어나가자면..

 

엄마에게도 말했지만, 특히나 <나의 해방일지>는, 여성들의 구원 판타지를 채워주는 면모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ㅋㅋ 갱생 안되는 나쁜남자 인간으로 만들어 보자고 사겨봤던 여성분들.. 한번 손 들어봐유 ㅋㅋ (✋ 흑역사... 허허)

 

호빠 출신 조폭을 미화했다 그런 논란도 있는 것 같던데, 작가는 애초에 업으로 사람을 평하지 않는 분인 것 같다. "회개"와 "구원"의 가능성이 단 1% 라도 있다면, 그 인간을 감히 인간의 눈으로 정죄 않고, 오로지 영혼을 마주보고 대화하려는 분.

 

진짜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구씨가 평범한 사람은 아닐거라고 짐작은 했건만 호빠 출신 조폭이라니.. 조금 너무 뻔했던건 아닌가.. 하면서도,

 

그런 설정이 없었다면 맹탕맹탕 술만 마시고 세월아 네월아 하는 구씨의 마초적 매력(이라 쓰고 구원하고픈 남자라 읽는다 ㅋㅋ)이 16화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극대화 되기 힘들었을 수 있겠다 싶다.

 

마지막으로, 삼남매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너무 뜬금이다.. 하시는데, 나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봤다.

 

비록 옛날 이야기지만, 건너건너 아는 아주머니들이 (내 기준 할머니 연배) 시아버지 생신상 차리다, 겨울에 김장 하다 과로사 하셨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기 때문이다. 어느 분은 미정이네 어머니처럼 주무시다 못일어나셨고, 어느 분은 김장하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즉사하셨다 하고.

 

삼남매 아버지 염제호의 재혼도 너무나 뜬금없고 의리없다 생각했지만, 마지막 화를 보고는 그냥 눈물만 나왔다.

 

재혼한 아주머니가 기정이와 담요를 덮고 내리는 눈을 보며 감격해 마지않는 장면. 어떻게 작가는 이 분에게까지 "해방"의 서사를 부여할 생각을 다했을까?...

 

미정, 구씨, 기정, 창희, 태훈. 그리고 이 드라마를 빛내준 보석같은 조연분들.. (특히 창희 친구 두환 역할의 한상조님.. 애정합니다. 아쒸 그런데 나보다 동생이야 ㅡ.,ㅡ)

 

우리 모두는 각자 인생의 주인공이며, 각기 다른 모양, 색깔의 해방을 갈구하고 있을 것이다.

 

해방은, "추앙"을 통해서 가능하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결심이다" 라고 정의했다.

 

추앙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을 조건없이 응원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인생의 진짜 가장 중요한게 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들어준다. 비록 인간은 나약하고 간사해서, 곧 또 까먹게 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인생을 살아내가면서 주기적으로 봐줘야 된다. 그런 작품이다.

 

<나의 해방일지>는, 인생의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해 두고두고 아껴가며, 계속해서 꺼내봐야 하는, 그런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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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출처: Town And Country Magazine

 

21세기를 대표하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아담 드라이버 주연에, 알 파치노, 자레드 레토, 제레미 아이언스, 셀마 헤이엑(!!)까지 대박 출연진을 내세운 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출연진도 그렇고, 잘나가는 명품 브랜드 구찌에 대한 이야기인지라 상투적이고 몹시 상업적이겠다~ 라는 편견이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겠다 (아무래도 레이디 가가에 대한 편견.) 그래서 볼까 말까 하던 차에, 감독이 리들리 스콧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감상에 들어갔다.

 

우선, 이 영화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레이디 가가를 빼놓을 수 없다. 연애결혼으로 구찌 가문에 시집가 결국 구찌가를 파멸로 이끄는 악녀 파트리치아 레지아니(Patrizia Reggiani)를 연기했다.

 

사실 영화 포스터를 본 첫눈에 "레이디 가가가 웬 연기.." 싶었는데, 레이디 가가는 이미 명색이, 몇년 전부터 꽤나 호평을 받는 할리우드 유망 배우였더라.

 

 

레이디 가가는 작중 파트라치아 레지아니 바로 그 자체였다. 마고 로비 등의 캐스팅이 거론되었었다카던데, 이건 레이디 가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역이었다. 레이디 가가 본인이 이탈리아계라 파트리치아역이 더 잘 어울렸던 것일 수도. 영화 내내, 벨트로 항상 포인트를 주는 키 작은 글레머 체형의 화려한 구찌가 사모님 스타일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편 마우리치오 구찌역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거론되었었다카던데, 디카프리오 안하길 잘했어... 초반의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마우리치오의 역에는 아담 드라이버가 찰떡이었다. 또, 실존 인물 비쥬얼만 봐도 레이디 가가 X 아담 드라이버 아니었으면 큰일 났을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또 찍을 일 있나 ㅋㅋ

 

실제 마우리치오 구찌 X 파트리치아 레지아니

 

평가를 보니 호불호가 꽤 갈리는 듯 하다.

 

확실히 스토리상 별 특별한 점은 없는 영화이나, 큰 기대 않고 시작했다 완전 빠져들어 감상했다.

 

이 영화는, 명품 브랜드 구찌가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만을 그리지 않는다. 그 속에 감춰진 추악함과 슬픔을 그려낸다.

 

또, 자리가 어떻게 사람을 만드는지 보여준다.

 

후반부로 치닫을 수록, 나름 순수했던 주인공들의 변화가 적나라하게 까발려진다. 그 과정을 목도하는게 퍽 슬프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하지만, "구찌"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물고 뜯고 이를 즐기기까지 하는 "가족"들. 결국 모두가 알다시피, 1921년 구찌오 구찌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된 구찌는 현재 구찌가 사람들이 한 명도 없는, 전문 투자 기업이 운영하는 수많은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그 기업 케링 회장 사모님 셀마 헤이엑이 파트라치아의 파멸을 부추기는 최순실역으로 나오는게 이 영화의 깨알 코메디.)

 

 

극 초반의 파트리치아. 이때부터 꽉끼고 딱붙는 스타일을 고수하지만.. 암튼 이때만 해도 나름 수수하고 참하다.

 

 

여기서 레이디 가가 스타일은 무조건 뽕 한껏 들어간 머리 (가발 아닌가) + 왕 큰 귀걸이, 왕 큰 목걸이, 왕 큰 반지. 한번 빼고 모두 원피스 아니면 스커트를 입으며, 거의 무조건 하이힐에 패턴이 들어간 옷을 입는다. 네크라인은 대부분 대문자 V이며 그래서 가슴골은 무조건 들어나고, 거의 대부분 벨트를 착용해 허리선을 강조한다.

 

 

극 중 내 최애 착장. 참하구 이뿌다. 스카프 꽁꽁 동여맨게 정말 유러피언 여인네같다.

 

 

이 때만 해도 파트리치아가 맹한 멀대같은 마우리치오한테 너무 적극적으로 들이대서.. 구찌 이름 보고 접근하는 꽃뱀인가 싶었는데 돌이켜보면 이 땐 그냥 별 생각 없는, 경박하고 순수한 아가씨였음;

 

 

이 때만 해도 멀찍이 떨어져 데이트하고 아이 여긴 너무 비싸요~ 하던 순수의 시절

 

 

계속 보니 나름 토끼같고 귀여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안에서도.. 벨트는 잃지 못하긔...

 

 

70년대 후반 이탈리아 성당에서 결혼하면서 저렇게 어깨랑 클리비지를 들어낼 수 없었을텐데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당시 사진

 

 

아담 드라이버에 레이디 가가세요?

 

역시나 꽁꽁 동여맸던 웨딩 드레스

 

그럼 그렇지

 

 

구찌가 가족 모임(삼촌 생파)에 초대받으면서부터 레이디 가가 패션이 확 달라진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부내 내기 시작함.

 

 

이 사람, 자레트 레토; 분장만 매번 6시간 걸렸다는데 정말 대단쓰. 처음엔 아 뭐 이리 기분 나쁘고 찌질한 캐릭터가; 걍 감초겠지 했는데, 결론적으로 정말 정말 엄청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쩌면 레이디 가가보다도 더 극찬받을만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잘 했지만, 자레트 레토 진짜 하드캐리함

 

원래 이렇게 생기심;

 

이태리의 최순실 셀마 헤이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친이 "저 사람도 엄청 유명한 사람 아니야..?" 그랬는데 내가 "아니 자기가 누구 말하는지 알겠는데 아마 비슷하게 생긴 사람일거야"라고 대답함

 

근데 나중에 찾아보고 진짜 케링 사모님 셀마 헤이엑이라는거에 자빠짐 ㅋㅋㅋㅋㅋㅋㅋ

 

 

구찌의 상징과도 같은 컬러 레드와 그린의 조합

 

구찌를 갖겠다는 이글이글한 욕망을 표출하는 듯한 착장.

 

 

드디어 뉴욕 입성하신 구찌 사모님

 

 

레이디 가가 체형이 워낙 키도 작고, 땅딸막한데 또 글래머러스하긴 엄청 글래머러스해서 잘못 코디하면 부해보일 수가 있는데 이런 재킷류 아무렇지도 않게 착장하는걸 보고 대단하다 생각쓰..

 

나 대학원 동기 중에 일라이라라고 ㅋㅋ 걔도 이태리애였는데 레이디 가가랑 체형 완전 존똑인 애가 하나 있었다. 걔는 금발에 백안이었는데 처음 보고 스칼렛 요한슨이 우리 학교 온 줄 알았다. 진짜 엄청 이쁘게 생겼었는데 몸매가 완전 짱딸막한 호리병이었다. 너무너무 매력있다 생각했는데 친하진 않았음 ㅋㅋㅋㅋㅋㅋㅋ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이거 보고 걔 생각나던 와중 걔 업데이트가 링크드인에 뜸

 

 

저기 셀마씨 말해봐여,, 이 영화 걍 취미로 웃겨서 출연한거죠..?

 

 

극 중 유일한 바지 착장. 개인적으로 완전 내 스타일인데 레이디 가가 체형에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 이뿌긴 엄청 이쁨

 

 

점점 흑화하면서 코디도 마녀처럼 변하고 있음

 

 

영화 곳곳에 보이는 인테리어도 꿀잼이다. 패션, 인테리어, 풍경 등 리들리 스콧 영화답게 비쥬얼 맛집인데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음식컷이 없다는거 ㅋㅋㅋㅋㅋ

 

 

점점 마녀가 되어가

 

인어공주 우르술라같음;

 

 

이 때 착장 너무너무 이뻤다. 개인적으로 레이디 가가는 퍼코디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

 

 

이 떄도 퍼코디 넘 이뻤고

 

 

깨알 안나 윈투어 ㅋㅋ 뚝딱거리는 중

 

레이디 가가만 보다가 이 사람 나오니까 엄청 슬렌더 체형 ㅋㅋㅋㅋ

 

 

이 코디가 정말 영화 다 통틀어서 레이디 가가한테 젤 안어울리는 코디

 

아마도 의도했겠지 싶은데, 왕대문자 S라인을 자랑하는 레이디 가가 체형에 허리선을 부한 가죽 자켓으로 아예 없애버림

 

 

현재의 파트라치아 레지아니.. 인터뷰 보니 아직도 제정신이 아니다. 지금 무슨 옷가게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앵무새 이고 지고 다닌다고 함.. 과거나 평소 사진들 보니 화려한 장신구와 패턴의 옷을 즐겨입는 것은 확실하다.

 

마우리치오와의 사이 딸이 둘 있는데, 영화에서는 첫째 알렉산드라밖에 나오지 않는다. 알렉산드라는 링크드인에서 발견되었는데, 투자자인 남편이랑 LA에서 사는 듯 하고 결혼했어도 Gucci라는 이름을 미들네임으로 넣은건지, 아무튼 킵하고 있긴 하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알렉산드라도 인터뷰에서 하우스 오브 구찌에 대해 심기 불편함을 내비쳤고, 파트라치아도 레이디 가가나 감독이 영화 찍기 전에 자기 안찾아왔다고 불평불만 다 쏟아낸 바 있음. 아니 뭐.. 엘리자베스 여왕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다이애나 영화도 나오는 판인데여 뭘.

 

아무튼 보통 정신없고 범상치 않은 아줌마인 것 만큼은 확실하다. 이런 사람한테 한번 잘못 걸리면 인생 쫑나는거다 ㅡ_ㅡ

 

실화가 워낙 막장이라 영화는 톤다운을 좀 시켰다는데, 실제 이 아줌마가 꽃뱀으로 접근한건지, 아니면 영화에서처럼 나름 시작은 순수했는지가 궁금하네. 후자라면, 오히려 더 슬픈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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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두번째 사진 출처: 조선일보

 

제목이 확 땡겨서 구매까지 했다. "역시 구글보다 요리였어~"라고 말하는 듯한 구어체가 웬지 정감가고 심지 굳어보였다.

 

하루 만에 다 읽었다. 2-300쪽 남짓인데다 일기같이 쓰여있어 부담없이 휙휙 읽을 수 있다.

 

아주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자인 안주원 작가가 진짜 신의 직장이라는 샌프란시스코 구글 본사(..)를 때려치고 요리를 시작하는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한국 지사 근무에다 2년 반 남짓만 구글에 있었던지라 아주 살짝 김이 빠졌었다 ㅋㅋ; 내 경험상, 1. 신의 직장이던 신 할아버지 직장이던 한국 회사는 한국 회사고 (본문에도 구글 코리아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듣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2. "구글"과 "코넬"이 그렇게 책 전체에 강조를 하며 힘 줄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_-; 구글이랑 코넬이 대단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라, 책 전체에 "내가 구글을 다니는데.." "내가 구글을 다녔는데.." "그래도 내가 코넬 출신인데.." 라는 이야기기 좀 필요 이상으로 나온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이 책의 주제가 바로 그것이긴 하다 -_-;)

 

다만 한편으로는,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정말 솔직하게, 감추고 싶었을 본인의 내면까지 용기있게 공유했다고 생각한다. 아주 유복하지만은 않은 집안의 아이비리그를 다니는 장녀로 대학을 졸업하고 본의 아니게 한국에 돌아와 "내가 이런데 있을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으로 괴롭던 백수생활, 그리고 남들이 모두 와~~ 하는 글로벌 대기업에 입사해 어깨 힘이 잔뜩 들어갔던 부분들. 게다가 요리를 시작하고서 스타쥬를 시작한 샌프란시스코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SPQR에 똑같이 인턴으로 들어온 유명 셰프 딸에게 느끼는 경쟁심리까지, 스스로 치부라고 생각해 감추고 싶었을 수 있는 부분들을 정말 솔직하고 용기있게 나눴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작가가 파워 P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정말 별 계획 없이 구글을 그만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나름대로 많이 알아보고, 여러 의견도 들어보고 했다지만 회사를 그만 두고나서야 각국의 여행과 요리학교 견학을 시작했던 부분이 나에게는 조금 당황스럽게 다가왔다. 출장도 많았다던데, 구글이 죽을만큼 싫었던게 아니었다면 좀 더 차근차근 회사 다니면서, 휴가 조금씩 써가면서 학교 합격 통지서 다 받고 그만둬도 되었던 것 아닌가..; 왜 굳이 공백기를 만들어서 사서 고생하나, 싶었던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조금 의아했다.

 

또 이 책이 작가의 취준생 부분부터 정식당에서 일하기까지의 과정을 읽기 쉽게 담았기에, 구글을 그만 두고 각국 여행을 하며 느낀 점을 아주 짧게 묘사한 부분이라던지, SPQR에서 작가에게 인턴쉽이 끝나고도 같이 일하자고 잡았는데 사실 나는 한식을 하고 싶다고 주장하며 나가게 되는 부분 등이 많이 뜬금없다 느껴졌다. 이 후 작가의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며 한식에 대한 열정이 좀 더 다뤄지나, 그 부분을 조금 더 일찍, 더 깊이 있게 다뤘다면 책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 같다.

 

정식당 취업 이후의 행보를 찾아보니 작가는 이태원 한국 술집 안씨 막걸리를 거쳐 현재 요레카라는 식품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듯 하다: @yoreka_kr

 

안씨 막걸리는 구글 리뷰를 보니 맛은 모르겠지만 딱 북미, 유럽 등지에서 엄청 잘 먹힐 모던 한식 컨셉인 것 같은데, 캐나다에도 이런 실험적이지만 획기적인 한식당 컨셉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이 책을 통해 작가의 신의 직장 구글을 박차고 나가게끔 만든, 요리에 대한 이글이글 타오르는 열정을 정말이지 온 맘 다해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책을 덮고 남은 것은 작가의 "내가 그래도 구글을 다녔는데.." "내가 코넬을 나왔는데.." 등의 푸념 뿐이었다;;;;.. 인간으로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솔직히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나랑 좀 비슷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만 (구글 그만두고 요리학교 들어가는 과정 빼고), 작가 본인은 싫어한다는 엘리트주의 의식이 이 책 전반을 지배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세상에 100% 완벽한 일들만 있을 것이며, 시도때도 바뀌는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데 어찌 구글 대신 요리를 선택한 작가가 요식업에 맨땅헤딩하며 마냥 행복하고 기쁘기만 했을까. 그런 부분에 있어 작가가 본인의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들을 용기있게 대중에 공유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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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주말에 도자기 빚으러 다녀왔다.

 

전날, 도자기를 빚으러 가는데 사랑과 영혼을 보지 않은 채 도자기를 빚을 순 없지!! 라는 생각에 꽁쳐두고 꽁쳐두다 이제는 그만 고전이 되어버린 데미 무어의 사랑과 영혼을 감상함.

 

맘대로 안되는 우리네 인생사와 같은 도자기 빚기 체험

 

사랑과 영혼을 보고 느낀 점은...

 

1. 사랑과 영혼이 왜 30년이 지난 세월에도 회자되는지 알겠다.

2. 진짜 당시 신박하고 신선한 영화이다 (여러 의미로.. 후술하겠다)

3. 데미 무어 진짜 엄청 이쁨.

4. 이 영화의 진짜 여자 주인공은 우피 골드버그 같은데 영화 끄면 그냥 데미 무어 얼굴밖에 생각 안남.

 

= 이 영화는 데미 무어 그 자체이다 ㅋㅋㅋ

 

 

영화 극초반부터 하우스 플립핑을 하려는 주인공들 (벌써부터 넘나 내 서타일)

 

 

하지만 석면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저 먼지 구덩이에서 쪽쪽거림은 좀 자제하심이

 

거참 처자.. 거 넘 이쁜거 아니오

 

데미 무어 진짜.. 나 10대 때 보그나 엘르 뭐 그런 잡지 보면 기네스 펠트로, 패리스 힐튼과 함께 사각턱 가진 얼굴형의 정석으로 꼽혔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까 진짜 젊었을 적 어마무시하게 이뻤네.. 나 10대 때는 벌써 데미 무어 = 애쉬튼 커쳐 이런 공식이 만들어졌던 때라 데미 무어 그냥 아줌마인줄 알았는데 이 영화에서 진짜 엄청 엄청 이쁨. 영화 보는 내내 충격적인 비쥬얼을 자랑함. 아니 사각턱이라매?? 사각턱인데 어떻게 저런 머스마 바리깡(은 아니겠지만) 숏컷이 잘 어울려..? 충격 충격

 

그 유명한 도자기 씬

 

나는 사랑과 영혼 도자기 빚는 영화인줄 알았는데 진짜 영화 극초반 10분 전후로 나오고 베드씬으로 넘어가고 이후 도자기 안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데미 무어의 미친 쇼킹 비쥬얼은.. 그녀의 중성적인 마스크에 있는 것 같다. 얼핏 보면 아직 좀 어린 남자(?)같기도 한데, 영화 속 자유로운 아티스트라는 설정과 더불어 작중 데미 무어의 배역인 몰리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 줌. 아니 지금에야 2022년이니까 걍 그런가봅다 하는데, 영화 개봉 년도였던 1990년도에는 얼마나 파격적인 비쥬얼이었을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영화 보는 내내 ㅋㅋ 머리 스탈들만 조금씩 손 보면 옷은 그냥 지금 옷들이랑 똑같다고 ㅋㅋㅋ 패션은 돌고 돈다 ~_~

 

 

나 진짜 거짓말 안하고 저렇게 데미 무어처럼 입고 다니는데 (티셔츠 + 보풀 일어난 오버 사이즈 니트 + 청바지) 데미 무어는 막 시크하고 중성적이고 신비로운 아티스트라면 나는 그냥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진짜 저렇게 입고 다니는데

 

영화 감상평:

 

  • 데미 무어 진짜 리즈 시절 비쥬얼 쇼크. 옷도 후줄근하게 티셔츠랑 청바지랑 맨날 똑같은 가디건이나 멜빵 바지, 난닝구만 입고 다니는데 청초함이 아주 뿜뿜. 내가 그렇게 입고 다니면 걍 호보임. 남친한테 도대체 왜??? 사각턱에 저런 바리깡(은 아니겠지만) 머스마들 숏컷을 해도 청순한건데?? 질문하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봤는데, 속눈썹 + 반짝이는 눈빛이 아주 그냥.. 남심이고 여심이고 뭐고 다 홀라당 훔쳐버리고여
  • 이 영화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질질 짜는 스크린샷과는 상반되게, 사실 코미디이다. 깔깔거리면서 볼 수 있음..
  • 서양 문화의 사연 없는 악령들 이야기가 아닌, 동양 문화의 사연 있는, 한을 풀어야 극락에 가는(?) 귀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피 골드버그가 우리나라로 치면 무당으로 나오는데, 접신도 하고 뭐 좀 동양적인 문화가 많이 반영된 듯 해서 이 영화가 개봉한 30년 전엔 얼마나 더더 신선했을까? 상상하며 아주 재미있게 감상했다 ㅋㅋ
  • 아주 오랜만에 가볍게, 재밌는 신선한 고전 영화를 봤다. 왜 30년 동안 회자되고, 데미 무어를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려놨는지 알겠음. 인정 ㅇㅈ 추천추천

결론: 도자기 빚기 전날 리서치 차원에서 봤다 데미 무어 비쥬얼에 쇼킹만 받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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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얼마 전 개봉(?) 혹은 디즈니 플러스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한 픽사 디즈니 애니 <메이의 새빨간 비밀 / Turning Red / 터닝 레드 (2022)>.

 

 

중국계 캐나다인 감독 도미 슈ㅣ(Domee Shi)의 작품이다 (한국 기사들 중에 도미 시라고 표기한 곳이 많은데 도미 시보다는 도미 쉬에 가깝다.) 도미 슈ㅣ 감독은 쉐리던 칼리지 출신으로, 무려 1989년 생.. 엄청 어리지만 2018년 단편 영화 Bao로 온갖 상을 다 휩쓸더니 이제는 디즈니 픽사 장편 영화의 감독으로 당당히 이름을 내걸었다. 로튼 토마토 지수는 무려 94%. 그만큼 신선하다. 국내에서는 한국계 캐네디언 배우 산드라 오의 출연으로 잠깐 화제가 되었다.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작 Bao 

 

슈ㅣ 감독의 데뷔작이자 단편 영화 Bao를 영화관에서 처음 접했었다. 무슨 영화를 보러 갔던건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본격적인 영화 상영 전 갑자기 토론토 배경의 중국 가정 이야기가 시작되어 뭥미.. 싶었던 기억이

 

결론적으로, 내가 같은 날 본 장편 영화가 생각이 안날 만큼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단편 영화였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여타 디즈니 작품과 같이, 나름의 논란(?)과 가십거리를 양산했으나 이번에는 그 비중이 좀 높은 것 같다. 또한 디즈니 영화로서의 전세계적 흥행 돌풍을 불어일으키지 못했고, 머릿속에 남는 OST도 없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디즈니 영화들과 결이 좀 다른 부분이 있다.

 

지금 그냥 생각나는, 이 영화의 논란거리 혹은 대중의 불만을 나열해보자면:

  • 공감 어려움. 너무나 "중국계 토론토 이민 가정 내 사춘기 소녀"가 겪는 이야기 뿐인지라 일반 대중에 어필하기 힘들다.
  • 디즈니가 이제 소재 고갈인가.. 너무 지루하다.
  • 사탄의 영화다 (이건 어느 미국 목사가 한 말 ㅋㅋㅋ)

 

 

이 글에서는 대중적인 공감을 얻기 힘들다는 첫번째 논란에 대해서 간단히 내 견해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의 주제가 대중적인 공감을 얻어내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앞서 언급했듯 토론토 거주 중국계 캐네디언 가정의 만 13세 사춘기 외동딸이 주인공이다. 거기다 평범한 중국집 딸도 아니고 무려 캐나다에서 중국식 사원을 운영하는.. 일본 애니 설정으로 따지자면, 이민까지 와서 일본 신사를 운영하는 무녀(?) 집안이다(?) ㅋㅋㅋ 이 영화는, 중국에서 캐나다로 이민까지 온 레서 판다 무녀 가문의 주인공 메이메이(줄여서 메이)가 겪는 북미 사춘기 소녀의 업앤다운 감정 롤러코스터, 그리고 그 성장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남자친구랑 같이 봤는데, 남자친구가 초반부에 너무 지루해 했음. 이건 아래 프로필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 이해하고 공감하기 너무 어려운 이야기라고:

 

- 북미에서 사춘기를 경험해 봄, 북미 학교를 다녀본 경험이 있음

- 이민자 가정임 (특히 중국인, 혹은 최소 동양인)

- 성별이 여자임

- 너드

- 오타쿠 기질이 있음

-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음

 

아니 그런데!

 

 

학창 시절, 주인공 메이와 단 하나의 차이점만을 가지고 있던 나는 이 영화를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메이와 나의 차이점은 바로 나는 메이와 달리, 친구가 없는 초초초 아싸였다는 점이다 -_-) 초반은 조금 읭스러울 수 있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더더 재밌어짐. 유색인종 이민자 가정에서 출신 국가의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란 북미 청소년들, aka 교포 1.5세들이 보면 코끝이 찡해질만한 이야기이다. 때문에 대중적 공감대를 얻기 힘든 주제라는 것에는 불만스런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만, 이러면 어떠하고 저러면 어떠하리. 우리 같은 유색인종 교포 1.5세, 2세가 마음을 기댈 영화 한 두 편 쯤은 이제 나와도 되지 않나? 그게 그렇게 불만인가? 싶다. 이런 생각이 들 만큼, 이 영화는 작중 배경인 2000대(영화에서는 2002년)에 북미 학창시절을 보낸, 현재 직장을 다니고 어쩌면 이미 부모가 되었을 교포 1.5세들을 위한 어른 동화이다.

 

엄마가 쫒아다니면서 과보호 하는데 대부분의 아시아계 이민자 가정은 동의할 듯. 그런데 그게 또 사랑의 한 방식이라 뭘 어떻게 못함
이 빨간 너구리(...) 레서 판다가 엄청 귀엽다. 영화 보는 내내 인간으로 안돌아갔음 좋겠음 ㅋㅋ

 

디즈니의 행보에 언제나 동감하고 응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디즈니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대중적인 공감을 얻기 힘든 소수자(유색인종+이민자+여성+청소년)의 성장 스토리를 심도있게, 또 동시에 유쾌하게 파고든 좋은 영화였다.

 

다만, 대부분의 디즈니 영화처럼 애기들이 봤다가는.. 그냥 레서판다 귀여운 것만 남을 수 있음 주의. 이 영화는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슈ㅣ 감독의 자전적 영화이다. 사실 이 표현은 내가 어디선가 주워 들은 혹평이었으나, 나는 한국계 교포 1.5세 캐나다인으로서 영화 보는 내내 정말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면서 봤다.

 

 

혹시나 캐나다/미국 이민을 생각하고 계신 부모님이시라면 -_- 아니면 지금 내 자녀가 1.5세/2세라면.. 아니면 내 애인/배우자가 교포 1.5세, 2세라면.. 이들의 성장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은 들여다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p.s. 메이 친구 중에 애비(Abby)라는 애(사진 속 분홍 머리띠 한 동양인 키 작은 여자애)는 설정상으로도 한국인이다 ㅋㅋ 처음에 쓰레기 버리지 말라는 말을 한국어로 하면서 등장하고, 토론토 철자를 톨레도랑 착각해서 좌절하는 와중 한국어를 내뱉는다. 작중 이 아이들이 미쳐있는 아이돌 그룹(아마도 엔싱크가 모티브 아닐까) 멤버 중에도 태영이라고 한국인 멤버 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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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일본어 카테고리에 이미 쓴 1화 제외 지금까지 나온 2화 - 7화에서 나온 음식 스크린샷 모음. 본의 아니게 스포될 수 있음 주의.

 

간략 드라마 소개 및 1화에서 나온 음식들 소개는 아래 글에👇:

 

 

어이, 미남! おいハンサム!! - 온갖 식재료 단어 다 외울 수 있는 2022년 1분기 일드 (등장인물 간략

가족 X 사랑 X 음식(!!!!) 이라는 키워드에 꽂혀 지금까지 나온 세 편을 모두 다 봤다. 결론적으로 내 스타일 아님. 작년 마메옷토와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랄까.. 내용이 좀 늘어지고 실없는 감이

catherine1ee.tistory.com

 


이토가의 아침 식사 풍경. 각자의 달걀 프라이 조리 방식이 다르다.

 

 

도대체 어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먹는지 좀 보여줘요 네???

 

 

빠지면 섭한 극강 찌질 둘째 사위. 와이프에게 여자력을 운운하고 있는 순간이다.

 

 

무슨 뜻이긴 이 찌질아

 

 

잼, 칠레 포도.. 확대샷좀요 ㅋㅋㅋ 제발

 

 

저 중간에 뭔지 너무 궁금하다.. 명란두부 튀김..? ㅋㅋ ㅎr.. 확대샷좀요

 

 

뭐.. 먹는거야요 녜?????? ㅋㅋㅋㅋㅋ

 

 

아니 어머님 아무리 그래도 너무 대충하신거 아닙니꽈 ㅋㅋㅋㅋ

 

 

배인지 사과를 까먹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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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나에게는 병이 있다.

 

유명한거 안보고, 안읽고, 안듣고 싶은 속칭 홍대병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대부 시리즈도 여태 안봄)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 그냥 워낙 고전이다 보니 죽기 전에 언젠가는 보것지~~ 하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 깨달음을 얻으면서 지금 당장, 올해가 가기 전에 보고/읽고/듣고 싶은 고전 영화 n선, 책 n권 등의 리스트를 쭉 정리했다.

 

그 중 한 권이 바로 이 책이었다. 요나스 요한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솔직히 이 책을 다 읽고, 좀 부끄러웠다. 국제관계를 전공하고, 저우언라이한테 꽂혀서 중국 대학원에 진학하고, 영국에서는 근대사를 전공하며 대한제국과 러일전쟁에 대해 석사 논문을 쓴 내가.. 이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세계사 이야기라는 걸 꿈에도 몰랐다니!!

 

나는 스웨덴어를 못하기도 하거니와 스웨덴과는 문화적으로 내적 친밀감이 없는지라 ㅋㅋ 책 초반이 조금 지루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도저히 입에 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꾹 참고 장을 하나 하나 넘기다 보면, 곧바로 깔깔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리.

 

이 책은 1905년에 태어나 작중 2005년까지의 100세 노인의 대한 서사와 100년 간 세계를 바꾼 정치인들의 대한 풍자 스토리다. 스탈린은 물론, 쑹메이린, 마오쩌둥, 심지어 어린 김정일까지 나온다 ㅋㅋㅋㅋ

 

주인공인 알란 엠마누엘 칼손은 골때리는 백 살 노인인데, 이 양반이 얼마나 골때리는 양반이냐면 백 살 생일 때 양로원에서 창문을 넘어 도망치고, 깡패의 돈가방(아마도 마약 관련)을 훔쳐 개조된 버스를 몰고 코끼리와 도망친다. 물론, 그 와중에 여러 동료들도 만나고, 사람도 두어 명 죽인다 -_-

 

격동의 20세기 초반, 알란 칼손은 1905년 스웨덴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다. 본인보다 더 또라이 같은 아버지가 처음에는 볼쉐빅, 그 다음에는 아니 글쎄 볼쉐빅의 숙적 니콜라이 2세(ㅋㅋ 아나스타샤 아빠 맞다)한테 붙어 러시아에서 개죽음 당하고, 본인보다 더 하드코어한 어머니도 결국 죽게 된다. 조실부모한 알란은 일련의 불가항력 사건들에 휘말려 (정확히는 폭발물을 만들고 처음으로 사람을 죽임) 정신병자 취급 당하고 정신병동에 끌려가 거세당한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잘린다.) 그리고 시작되는 알란의 수난사. 아니, 수난사라고 해야할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지??

 

이 책은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구성이다. 솔직히 알란의 요양원 탈출과 깡패 돈 들고 튀는 여정까지는 좀 많이 지루하다. 과거는 알란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는데, 스페인 내전의 프랑코 장군, 그리고 트루먼 대통령 밑에서 핵무기 만드는 과정 까지도 살짝 지루한 감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갑분 쑹메이링이 등장하면서 부터 엄청난 재미 가속도를 달리기 시작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장제스 와이프 그 쑹메이링 맞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쑹메이링? 쑹메이링? 0_0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모택동도 나오고, 김정일도 나오고 하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

 

2013년에 동명의 영화도 나왔는데, 아쉽게도 아시아는 안돌고 스탈린이랑 트루먼 등의 러시아/미국 정치인들만 나온다고 한다. 이 책의 백미는 갑자기 뜬금없이 등장하는 중국 정치인들이랑 국공내전이랑 울보 김정일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너무 너무 아쉽다만 한번 기비러쵄스 할 예정이다.

 

영화 티져. 알란이 만든 폭발물로 터지는 다리이다 ㅋㅋㅋ

 

도무지 질리지가 않는 블랙 유머에 20세기를 쥐고 흔든 세계사 속 정치인들에 대한 풍자, 팩션 코미디까지! 이런 내용은 웬만한 세계사, 군사, 정치사 지식 바탕이 없고서야 나올 수가 없을텐데.. 하며 작가의 이력을 봤더니 그럼 그렇지, 기자 출신이다. 그것도 기자 때려치고 자신만의 100명 직원 미디어 기업을 이룩한 성공한 사업가.

 

워커홀릭에 건강이 나빠져 20년 간 운영하던 회사를 매각하고 스위스로 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집필하기 시작했단다.

 

회사를 살펴보니 아직도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 북유럽 지역에서 인정받는 언론사인듯 하고, 직원은 현재 링크드인 기준으로 220명이다:

 

 

OTW - Nordens mest prisade contentbyrå

OTW skapar innehåll som engagerar din publik. Vi vet att de berättelser som berör är de som har förmågan att skapa lojalitet och bygga varumärken – på riktigt.

www.otw.se

 

개인적으로 국제관계/정치외교/정치학/역사 등의 전공을 꿈꾸고 있는 중, 고등학생 문과 꿈나무들에게 강추하는 책이다. 혹은 냉전을 포함한 세계 이데올로기 전쟁사에 관심 있는 이과 친구들에게까지!! 나 고등학교 때 초판이 찍힌 책인데, 이걸 도대체 나는 왜 직장인 되고나서 지금 읽었나요..

 

아참, 번역이 참 맛깔나게 잘 되어있기도 하다.

 

한번 사는 인생, 알란 칼손처럼, 또 요나스 요한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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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작가가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작가의 이름 혹은 이 책들 중 최소 한 권을 모두 한번 쯤 들어봤으리라 생각한다. 티모시 페리스(Timothy Ferris, 이하 팀 페리스)는 가히 사이드 허슬, 그리고 자동화의 아버지이다.

 

<나는 4시간만 일한다>는 우선, 내가 사이드 허슬한다고 나댈 때 남자친구가 추천해 준 책으로 사업의 "레버리지", 또는 "위임", 그리고 그로 인한 "자동화"에 대해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팀 페리스가 인터뷰한 세계 각지의 (대부분 미국인들) 성공한 사람들이 나누는 인생과 성공의 조언이 담겨있다.

 

 

1. 나는 하루 4시간만 일한다

 

우선, 이 책은 흥미로운 책이다. 팬데믹 떄문에 최근 많은 이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또 디지털 플랫폼과 테크 산업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 대중화 되었다. 이에 대한 파생 결과로 나같은 문과 졸업생도 비록 쥐꼬리만하지만 블로그로 광고 수익을 얻고, 사이드 허슬 몇 개를 자동화 해서 패시브 인컴을 창조해내는 시대에 이른 것이다.

 

이쯤되면 "에이 뭐 다들 하는 얘기~" 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책의 정말 엄청난 점은 바로 이 책의 발매 년도에 있다. <나는 하루 4시간만 일한다>는, 무려 15년 전인 2007년에 초판이 찍힌 책이다!

 

어디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버디 버디, MSN을 쓰던 시절에 인도 주재 concierge 회사를 고용해 많은 부분의 직장일 및 사업 프로젝트를 하청 주고, 본인은 디지털 노마드로 남국에서 서핑이나 즐기는 삶이라니.

 

내가 팀 페리스의 팬이라고는 말 못하겠다. 그의 책들 중 하나는 신체, 다이어트, 그리고 성관계에 대한 책이던데 (제목은 The 4-Hour Body) 이쯤되면 좀 사이비 냄새가 풍기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팀 페리스가 무려 15년 전인 2007년에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책을 내고, 많은 일들을 인건비 저렴한 (하지만 영어가 통하는) 인도 회사에 하청 주고 정작 본인은 띵까 띵까 백만장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겼다는 점은 정말 백번 인정하고, 경탄해 마지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사람은 선구자이고, 또 실행 능력까지 갖춘 정말 비범한 사람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수입 자동화의 과정" 편이다. 요가 비디오와 티셔츠를 판매하고 각자의 비즈니스를 자동화한 사람들의 스텝 바이 스텝을 아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2. 타이탄의 도구들

 

<나는 4시간만 일한다>로 큰 부와 명예를 얻고, 팀 페리스는 거의 파트 타임 라이프 코치로 커리어의 방향을 튼 것 같다. (그렇게 따지면 왜 그가 The 4-Hour Body라는 책을 썼는지도 이해가 100% 안가는 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팀 페리스는 세계 곳곳의 (다시 한번, 대부분 미국인들이지만 -_-)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비법 인터뷰를 실었다. 짤막 짤막한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어서 심심할 때 휘리릭 읽기 쉬운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은 진부하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하나도 없는데, 어디선가 한번 들어본듯한 그런 말과 경험들로 구성되어 있다.

 

뭐, 성공한 사람들은 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성공한 사람들은 실행력이 좋다. 성공한 사람들은 기록을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시각화를 한다.. 그런 뻔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너무 큰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일상의 자극이 되고 싶은 자기계발서를 원한다면 추천한다.

 

이 책의 부록으로 키토 식단, 단식, 채식, 운동법 뭐 그런 잡다한 것들도 소개되어 있는데, 그 부분은 읽지 않고 넘어갔다는 것을 밝혀둔다 -_-ㅋㅋ

 

내가 밑줄 그은 부분들을 공유하자면:

 

- 가장 말도 안되는 질문 하나를 붙들고 30분 쯤 집중적으로 생각해보라. 그리고 그 의식의 흐름을 따라 떠오르는 것들을 적으면, 당신의 인생은 바뀔 것이다.

- 거의 모든 성공 인생들이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많은 고객을 사로잡은 프로젝트 완성 경험을 갖고 있다.

- 타이탄들은 자신의 분명한 약점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커다란 경쟁력으로 바꿔냈다.

-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일기를 쓰자. 밤에는 하루 정리 일기를 쓰자.

- 명상을 하면 한 걸을 뒤로 물러난 "목격자의 관점"을 얻게 된다. "내 부정적인 감정, 마라 대접하기."

- ... 그는 매일 늦어도 새벽 4시 35분에 일어난다. 적보다 먼저 일어나는 심리적 승리감이 좋기 때문이다,

-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는 마인드와 환경을 위해, 성공한 경우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해라.

- 오늘의 할 일 목록 대신 "오늘 나만이 할 일 목록"을 작성해라.

- 초대받지 않았지만 내가 가고 싶은 모임에 최대한 참석해서 어떻게 하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지 방법을 찾아라.

- 내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라. 아마도 내가 독특해서일 것이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친구들이 좋아했던 당신만의 독특함과 유별남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살아가라.

- 실패는 돈을 잃는 것 뿐만 아니라 시간을 잃는 것이다. 따라서 모두는 늘 두 배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 그 날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일 한 가지에 2-3시간 집중하면 썩 괜찮은 하루를 살게 되는 것이다. 노잼시기 극복, 슬럼프 탈출에 효과가 좋다.

- 장기적으로 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잠재적 이익을 얻기 위해 단기적이고 점진적인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을 공부해라.

- 패자에겐 목표가, 승자에겐 체계가 있다. 승자는: 1. 특정한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 혹은 2. 두 가지 이상의 일에서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것 (상위 25%) = 스페셜리스트 뿐만 아니라 제너럴리스트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

- 두 가지 이상의 괜찮은 능력을 결합해 자신을 보긴 드문 존재로 만들어라. 그 때 우리는 1등을 이길 수 있다.

- 성공은 "전문가"의 길을 걷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 진정한 성공은 평화로운 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 우리는 실수와 한계를 드러내는 일에 두려움을 갖지 않아야 한다. 실수를 드러낸다는 것은, 노력한다는 뜻이며, 자랑스러운 일이다.

- 우리는 매일 두 개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오늘 대담하게 뛰어들었는가?" "나는 편안함 대신 용기를 선택하기 위해 어떤 취약성을 드러내고 감수했는가?"

- 상대에게 도와줄 기회를 제공하라

- 파울로 코엘료 같은 작가도 매일 악전고투를 벌인다.

- 디킨스 프로세스

- 내가 직접 선택한 2-3천 명 안에서만 유명해지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여행자들은 왜 그토록 무거운 가방을 갖고 공항의 높은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한 마디도 불평하지 않는가? 이 질문을 던진 사람은 로버트 플래스로, 1989년 바퀴달린 여행 가방을 만들어 세상을 뒤집는데 성공한다.

- 혁신이란: 접는 우산 (우산 + 종이접기) 어떤 분야에서는 흔한 해결책인데 다른 분야에서는 생각도 하지 못한 것이 있다. 이것이 바로 혁신이다.

- 우리는 언제나 세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바꾸거나, 받아들이거나, 떠나거나

- 성공하고 싶다면 나보다 더 성공한 사람들과 어울리자. 행복하고 싶다면 나보다 덜 성공한 사람들과 어울리자.

- 아멜리아는 비가 오고 추운 날에 달리기 연습하는 걸 즐긴다. 자신의 경쟁자들은 그런 날씨에 연습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내가 잘하지 못함에도 계속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과감히 포기하거나 위임하라.

 

아래는 더 팀 페리스 쇼라고, 팀 페리스의 블로그/팟캐스트이다.

 

https://tim.blog/podcast/

 

Podcast — The Tim Ferriss Show

To find any guest’s episode, please type their name in the search bar below, then click Enter/Return. If you prefer, you can find all episodes of the podcast here. You can subscribe on Apple P…

tim.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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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어이, 미남!! 또는 어이, 핸섬!! 또는 어이, 한사무!!...

 

가족 X 사랑 X 음식(!!!!) 이라는 키워드에 꽂혀 지금까지 나온 세 편을 모두 다 봤다.

 

결론적으로 내 스타일 아님. 작년 마메옷토와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랄까.. 내용이 좀 늘어지고 실없는 감이 많다. 이 장면의 의미가 도대체 뭐야?? 이 장면을 이렇게까지 끌어야 하나..? 싶은 장면이 엄청 많다. 아직 초반 밖에 보지 않아 뭐라 제대로 말할 수는 없지만, 내 스타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키워드인 음식 때문에 3화까지 다 보게 되었다. (1화 내내 이거 계속 봐..? 말아..? 하고 갈등.. ㅎ)

 

거의 매 씬마다 먹는 장면이 나온다. 나오는 음식 종류도 다양한 편이고, 등장인물 모두가 좀.. 은근 먹는거에 진심이다. 이 점은 나랑 결이 비섯해..ㅎㅋ 구루메 드라마는 아닌데 그래도 꼬박 꼬박 음식 확대 단독샷이 빠지지 않고 나오는 편이다.

 

내용은 꼰대 아빠가 (드라마 소개에는 "쇼와 시대의 전형적인 아빠" 정도로 쓰여있는 듯..) 딸 셋의 남자보는 안목에 한탄하며 사윗감을 데려온다(?) 딸들이 남자보는 눈이 없어서 벌어지는 우당탕탕 가족 힐링 홈 코미디.. 뭐 이런 느낌.

 

요시다 코타로가 아빠로, 참이슬 CM으로 우리나라에 이름을 알린 사쿠마 유이, 그리고 노다메 칸타빌레 치아키 센빠이의 실제 와이프 키나미 하루카가 출연한다.

 

 

우선 얘가 이토 집안의 막내 미카. 드라마 1화 첫 장면부터 노른자밥 지 스타일로 먹고 싶다고 땡깡부리며 집을 나가 자취를 시작한다. 극중 나이는 22세, 직장인. 철없는 캐릭터.

 

어휴,, 내 딸이 저러면 콱..

 

 

배우는 타케다 레나.

 

 

둘째 딸 이토 리카. 20대 중반. 일본 위키에는 25세라고 나오는데..

 

이미 결혼해서 전업 주부이다. 아직까지 세 자매 중 가장 정상적이고 공감가는 캐릭터이다. 사쿠마 유이 이쁨.

 

 

안타깝게도 둘째의 남편은 둘째 가라면 서러운 찌질남이다. 남편은 위키에서 은행원이라고 뜨는데, 퇴근하고 와서 밥 투정 반찬 투정 ㅈㄹㅈㄹ.

 

이 장면에서 탄멘 좀 찍어주지.. 탄멘 땡겼다. 곧 만들어 먹어야지.

 

남친이 옆에서 힐끗 보다가 왜 이 드라마 남자들은 다 찌질하냐고 묻는다. 밥 투정, 반찬 투정에 나중에는 바람까지 피울 요량인듯. 아주 가부장적이며 자고로 여자는~ 이래야지~~ 하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동시에, 상대방이 좀 세게 나온다 싶으면 금방 움찔하고 눈치를 살피는 진짜 뼛속부터 비굴한 극중 최고의 찌질남이다.

 

 

자막에 왜 둘째라고 나와있는지 모르겠는데, 이 집 첫째 유카. 배우는 키나미 하루카. 극중 본인을 30이라고 부르는데, 일본 위키에는 28이라고 나와있다. 전남친이 참 괜찮았는데 (오오모리) 못생겨서 헤어지고, 유부남이랑 엮인다.

 

참고로, 치아키 센빠이 타마키 히로시의 진짜 와이프 되시겠다. 찾아보니 소속사가 호리 프로라고..

 

 

이 집의 가장이자 쇼와 시대 남자, 이토 켄타로. 한번 내린 의견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뚝심있는 꼰대 가장이나 마음은 따뜻한.. 뭐 그런 뻔한 설정이다.

 

 

가장.. 이해 안되는 엄마. 배우가 첫째 역인 키나미 하루카랑 나이가 4살 밖에 차이 안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배우는 MEGUMI (진짜 이렇게 뜬다 -_-;; 그것도 대문자로..)

 

85년 생인 키나미 하루카와 4살 밖에 차이가 안나면.. 실제 배우는 끽해야 40대 초반 밖에 더 되는가 -_- 아빠 역의 요시다 코타로가 60대인 59년생인데, 이 둘을 부부로 캐스팅한건 정말 너무했다 싶다. 실제로 엄마가 딸들이랑 같이 있는 씬에서는 걍 네 자매에 장녀로 보일 정도다..

 

 

아무튼 이토 부부와 세 자매가 나고 자란 본가.

 

 

이 찌질이는 탄멘을 앞에 두고 잔뜩 울상을 하며 탄멘 타령이다. 둘째 리카는 찌질이 남편이 손도 안댄 탄멘을 바라보며 현타가 온다.

 

 

이런 식당 내부샷도 많아 눈이 즐겁다.

 

 

돈까스를 밥에 앉으면 카츠동, 따로 내오면 카츠니

 

 

이 사람이 첫째 유카의 전남친인데, 사람은 참 괜찮은 것 같은데 못생겼다고 차였다. 카츠동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는 중이다.

 

 

유카는 현재 불륜 전문 버터왕자랑 만나는 중이다. 어우.. ㅡㅠㅡ

 

 

마지막으로, 철없는 막내 미카의 남친 유지. 미래가 안보이는 만화가 지망생. 참 찌질하다고 생각했는데, 회를 거듭할 수록 괜찮아 보이는 것은.. 그 만큼 이 드라마에서 앞으로 나올 세 자매의 남자들이 다 최악이라는 이야기.. 잠시 언급했듯 불륜이 취미인 유부남도 나오고, 가스라이팅 전문 싸이코도 나온다.

 

 

이 남정네들이 다 세 자매랑 엮이는 남자들. 캐스팅은 차례대로 좌측부터 우측으로:

하마노 켄타 浜野謙太
타카스기 마히로 高杉真宙
스도 렌 須藤蓮
키리야마 렌 桐山漣
쿠보타 유키 久保田悠来
야마나카 소우 山中聡
오쿠노 소우 奥野壮
쿄텐 와쿠 京典和玖

 

아래는 위에 소개된 식당, 음식 이 외 1화에 나오는 식당과 음식:

 

엄마 아빠 30년 전 데이트 했을 당시 2만원짜리 왕고구마 -_- 이 정도면 엄마가 뱀파이어다.

 

 

딤섬집인데, 나물같이? 세팅되어서 나오는거 보고 호오..

 

 

유카가 먹는건 샤오롱빠오

 

 

밥 투정 찌질 남편이지만 항상 그래도 구색을 맞춰 밥상을 차리는 둘째 리카

 

 

양갱.. 을 먹는 듯 하다. 확대샷 좀 부탁해요 ㅠㅠ

 

 

볶음우동 야키소바

 

 

청어 소바.

 

 

면치기~~! 후룩후룩

 

이건 뭘 먹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재미는 없다. 하지만 1. 거의 매 씬마다 먹는 장면이 나오고, 2. 음식 식재료 단어를 자주 나열하는 장면이 나오며, 3. 각자의 음식 취향을 자세히 설명하는 씬들이 많았던게 내가 이 드라마를 3화까지 본 이유이다. 보면서 나도 저거 해먹어야지! 하는 장면들이 많았음.. ㅋㅋ

 

2022년 드라마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젊은 남자 캐릭터들이 굉장히 가부장적이고 여자는~ 여자가~를 입에 달고 살아서 좀 충격적이다. 저런 사람들이 실제 존재 할 수는 있다고 하나, 이렇게 드라마에 대놓고 한 캐릭터도 아니고 n명의 캐릭터가 2022년이 배경인 드라마에 그런 말을 달고 다닌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여자력"이라는게 아직도 건재한듯..

 

이 외, 둘째 빼고 딸들이 다 직장인이고, 아빠도 현역이라 직장에서 쓰이는 표현 및 용어들도 많이 나올 뿐더러, 기본적으로 가족 드라마라 일상 생활 용어는 물론이요 음식 얘기까지 많은지라.. 좀 많이 밍숭맹숭해도 매 회 나오는 음식들이 궁금해서라도 완결까지 매주 한 편씩 보게되긴 할 것 같다 ㅡ_ㅡ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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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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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너무 너무 재밌다. 만 하루만에 다 읽었다. 유튜브에서 French Folk Music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아코디언 소리를 들으며 작가와 작가의 남편이자 이 에세이집의 주인공, 에두아르의 코믹 티격태격담을 읽으면 마치 인간극장이 활자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가는 일본에서 대학까지 나온 자칭 "멀티링구얼 욕쟁이"이다. 미치지 않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책 소개가 아주 흥미로운데, 사실 껍질을 까보면 그냥 사랑스런 남편 자랑에 알콩 달콩 부부생활 이야기이다 ^^ㅋㅋ

 

남편에 대한 다소 과격한 표현을 책 전반에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 처음엔 좀 당황스럽다. 남편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욕해도 되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남편에게 "미친놈"이라니..!) 하지만 멈출 수 없는 남의 남편 뒷담화 재미(?)에 책장을 계속 넘기다보면, 남편을 향한 욕설이 사실 애정이 물씬 묻어난 애정(애증 아님)의 표현임을 확신할 수 있다. 단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남편에 대한 사랑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마음 깊이 와닿아 읽는 내내 괜시리 흐뭇하다.

 

흐뭇한건 흐뭇한거고, 이 책의 주인공 에두아르의 뚝딱거림과 작가의 빡치는 심리 묘사가 일품이다. 박장대소 구간이 군데 군데 있다 (요즘엔 티비도 날 웃기지 못하는데, 혼자 이렇게 웃어본 적이 정말 오랜만이다.)

 

에필로그에는 에두아르가 본인의 인생책에 대헤 소개하는데, 남편분이 작가님에 대한 관찰 에세이를 쓰셔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각자의 문화권을 초월한 시, 소설, 철학자의 명언, 연극 대사로 티키타카 하면서 하루를 그냥 넘기는 법이 없는 이 부부. 이 부부는 찐이다! 서로에게 많이 의지하며, 마음 속 깊이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첨단기술의 이례없는 발전으로 인문학과 윤리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오늘 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부부이다. 가능하다면 나도 평생 이 두 사람처럼 살고 싶다.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그리고 간혹 그것이 실소일지라도, 웃음을 꺼뜨리지 않으며.

 

이주영 작가 인스타그램 @juyanvr (에두아르의 실물, 프랑스 생활 등을 엿볼 수 있다)

2탄도 집필 중이라 하신다! 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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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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