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행 1부는 남친몬 할머님 만나뵙는게 주된 목적이었는지라 연속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던 경기도 하남시

 

남양주시는 가본 경험이 있었지만 하남은 아마도 진짜 처음이었던 듯

 

시간 지나고 되새김질 해보니, 한국에서 남친이랑 제대로 둘만 있었던 적이 진짜 몇 시간 안됐다 ㅋㅋ.. 걍 한국에 같이 왔을 뿐이었지, 우리 둘 다 일하는 와중에 떨어져 있었던데다 남친은 친척 만나뵙느라 바빴고, 나는 주말에 친구들 만나느라 출장 전 서로 목요일과 금요일만 얼굴 봄.. -ㅅ-a

 

첫날이었던 수요일을 흐지부지 보내고나니 벌써 목요일이었고, 한국에서의 주말은 너무나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_-

 

 

카페 피카소

 

아메리카노가 맛있었다. 4천원.

 

 

갖가지 실내 식물과 미술작품이 인상적이었던 카페.

 

열일하는 중

 

일하고 있으니 대만에서 이렇게 메세지 옴 ㅋㅋ 왜 일하냐구

 

저 그냥 몸땡이만 한국 왔을 뿐이지 아직 휴가 안냈고 여전히 일하는 중입니다 ㅠㅠ

 

일 마치고 할머님 처음으로 뵈러 가기 전 남친몬 친척분들과 방문한 하남 한정식집 한채당.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주차자리가 없다 -.-

 

코스로 나온 메뉴는: 대하잣무침 / 샐러드 / 잡채 / 버섯냉채 / 모둠전 / 물김치 / 문어숙회 / 보리굴비 / 양지탕 / 밥 / 후식

 

처음 뵙는 어르신분들과 함께 한 자리였던지라 자유로이 사진 못찍음 ㅋㅋ

 

 

쫀득하고 맛있었던 보리굴비

 

녹차에 말아먹는다

 

 

남친이 맛있다고 작은 어머님꺼까지 뺏어먹은 ㅋㅋ 양지탕

 

 

점심 이후 처음으로 할머님을 뵈었다. 예상보다 훨씬 정정하셔서 다행이었다.

 

하남은 조정 경기장도 있고, 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는 꽤나 예쁜 곳이었다. 나 예전 분당살 때 느낌 좀 났음

 

이후 중식당으로 이동

 

 

누룽지탕

 

 

식사로 선택한 짬뽕

 

 

참깨볼이 맛있었던 ㅋㅋ 이 날도 남친이 리찌 처음 먹는다 그래서 -_- 어이가 없었다 (뭐만 먹으면 맨날 처음 먹는ㄷㅐ.. ㅋㅋ)

 

한국 둘째 날 찍은 사진이 음식 사진밖에 없어서 좀 황당(?)한데, 이 날 오전 두 시에 첫 눈을 뜨고, 다시 꾸역꾸역 눈 붙히고, 네 시에 제대로 일어나서 폰 좀 하다가 편의점 가서 캐나다에서 먹고 싶었던 크림빵에 반숙계란 사먹고, 하남으로 이동해서 남친이랑 오전에는 일하고, 친척분들과 점심식사 한 후 할머니 뵙고 시내(?) 좀 돌아다니다가 저녁식사 합류하고 남친의 유일한 조카도 처음으로 보고 (내가 큰엄마래..... 이게 웬일이야) 나름 엄청나게 바쁜 하루였음

 

저녁식사 전에 잠시 돌아다녀 본 하남 상가지역은 묘하게 옛 서현동 삼성 플라자 느낌이 났으며 (현재는 AK로 바뀌었다지) 베드타운이라고는 하는데 아무튼 살기는 좋아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미사역에서 서울까지 50분~한 시간이면 가고.

 

 

할머니 뵙고 남친몬이랑 시내(??) 돌아다니다가 찍은 인생네컷

 

이건 하루필름이었던 듯

 

예전 스티커 사진같은 느낌인데 요즘은 더 담백하게 이렇게 나오나봄 ㅋㅋ 머리띠 등 소품들 여럿 있었는데 우리는 그런거 1도 몰라서 ㅋㅋㅋ 한국에 있으면서 친구들이랑 찍은 것 까지 합쳐서 사진 총 세 장 찍었는데 이 첫 필름이 제일 어이없고 담백함... (얼굴이 너무 쌩이잖아.....................) 그런데 서툰만큼 정도 더 간다 ㅋㅋ (사진 보관용 필름지 있는지도 모르고 사진 쌩으로 걍 달랑달랑 가져옴)

 

나중에 알고보니 QR 코드도 있고 그거 통해서 동영상도 다운받을 수 있고 사진도 모바일로 다운받을 수 있는데 우린 그런거 1도 몰랐음 -_-

 

두 장 중에 남친이 한 장은 할머님 드렸다고 해서 잘했다고 오구오구 칭찬해줬당 👏

반응형
Posted by 캐서린 리
:

피카소 청색시대 (The Blue Period / Período Azul, 1901-1904) 특별전을 다녀왔다. 2021년 마지막 날 급 결정한, 2022년 새해의 첫 데이트 일정. 슬프게도 우리 방문 후 딱 사흘 만에 온타리오가 락다운에 다시 돌입하면서 AGO는 또 문을 닫고 말았다.

 

일요일 오전에 비교적 사람 없을 때 가자.. 해서 미술관이 개장하는 오전 10시 반에 맞춰 갔다. 지난 밤부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정확히 10시 20분 즈음 도착했는데, 미술관 앞에는 이미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미술관 바로 건너편 카페로 들어가서 더블 에스프레소를 한 잔 씩 시켰다.

 

 

10분 안에 커피 사가지고 차 안에서 홀짝 마시고, 사람들이 미술관 안에 들어서기 시작하자 우리도 줄을 서기 위해 나갔다.

 

우리는 이 특별전을 보기 전에 미리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더 지니어스 (The Genius) 피카소 전기 시리즈의 청색 시대 에피소드로 공부(?)를 좀 하고 갔음 ㅋㅋㅋㅋ

 

이 시리즈가 어디서부터 픽션인지, 양념인지 모호했지만 일단 실화를 바탕으로 기획된 성공시대 너낌 팩션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 쇼를 보고 간 것은 피카소 청색시대 특별전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투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마스크 오브 조로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피카소로 출연한다. 나 어렸을 때 조로 짱팬이었는데 (나이 커밍아웃 ㅋㅋㅋㅋ) 그 당시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자는 캐서린 제타 존스라고 생각했음 ㅋㅋㅋ

 

이 시리즈에 대해 한 마디 감상을 말하자면, 다큐와 드라마 그 중간 어딘가의 시리즈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안되고, 그냥 시대적 이해를 위해 가볍게 보고 가면 신선한 예습이 될 수 있다. 참고로 나는 개연성 없는 스토리 라인과 모든 등장인물의 뜨악스러운 연기력에 (심지어 조로 아저씨마저) 충격을 금치 못했으나, 나중에 알아보니 피카소의 인생 자체가 매우 평범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연성 문제는 그냥 넘어가기로 ㅋㅋㅋ (허나 연기력은 아직도 인정 모ㅌㅐ....)

 

아래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피카소편 공식 티져이다.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하시는 분들 중 피카소 특별전을 방문하실 계획이 있는 분들이라면 추천한다:

 

 

피카소의 청색시대는 1901년부터 1904년으로. 이 때 그려진 작품들은 1881년생인 피카소의 가장 혈기왕성하면서도 혼란한 20세 부터 23세까지의 작품들이다.

 

이 당시 피카소는 프랑스 파리로 막 상경한 스페인 출신 외국인이자, 젊고 무명인 가난한 화가였다. 절친인 카를로스 카사예마스가 실연하고 권총으로 자살하자 우울에 빠진 피카소가 그 영향을 지대하게 받아 그 때부터 푸른색과 청록색, 그리고 잿빛 물감으로 소외 계층만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특별전을 통해 나는 단순히 피카소의 청색시대가 그의 20대 초반 시절 우울만을 반영한다기 보다, 피카소의 깊은 내면에 잠재했던 따뜻하고 숭고한 인간성이 아주 강하게 발현되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피카소 청색시대는, 앞서 말했듯이 피카소가 가난한 무명 외국인 작가였던 시절이다. 피카소는 이 시기 성병에 걸린 매춘부들, 길거리 거지, 죄수들, 미친 사람들, 환자들을 아주 열심히 그렸는데, 이런 우울하고 다소 불편할 수 있는 그림이 팔릴리 만무했다. 더욱이 무명이었던 피카소의 그림이라면 말이다. 그걸 배고프고 가난했던 피카소가 몰랐을 리가 없다. 하지만 피카소는 이들을 아름답고 숭고하다고 여겼고, 그래서 그리고 또 그렸다. 스스로 병원과 감옥을 들락거리면서까지 말이다.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매춘부라고 한다.
여동생인 롤라
피카소의 자화상과 그 옆 매춘부들 (추정)
The Blue Room (1901)

피카소 청색시대의 가장 초기 작품들 중 하나. 에드가 드가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여자가 작은 방 안에서 목욕을 하는 모습을 담았다. 재밌는 점은, 이 그림이 덧칠된 그림이라는 점이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밑에 화풍이 다른 그림이 발견되었다고.

 

또 한 가지 내가 재밌다고 생각했던 점은, 이 시대 피카소 그림에는 언제나 까만 아웃라인이 있다는 점이다. 피카소만의 특징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미술학원 다닐 적 아웃라인 그렸다고 선생님한테 한 소리 들었던 초딩의 입장에서는 신선한 발견이었다 ㅋㅋ

 

 

청색시대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Crouching Beggar, 1902년 작. 설명을 읽어보면 여성의 흰 베일이 후광?의 효과가 있고, 동정녀 마리아를 연상케 하는.. 그런 설명이 주를 이룬다. 피카소는 특히나 청색시대에 유난히 여성들을 많이 그렸는데, 설명에 보면 이 모든 작품에 마리아에 대한 메타포를 강조해서 실제로 피카소도 그 생각을 하고 그렸을까 싶다. 피카소는 사실 무교였다고 한다. 물론, 19세기 후반에 태어나 스페인, 프랑스에서 활동했으면 카톨릭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많이 받긴 했을 것이다.

 

 

이건 자주 가던 병원에서 이미 죽은 여성을 보고 집에 와서 시체를 떠올리며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특이했던 점은, 거짓말처럼 이 작품에서 입술만 빨갛게 선을 그려놓았다.

 

 

그리고 피카소의 유명 작품 중 하나인 The Soup(스프, 1903년 작). 이 작품은 캐나다 온타리오 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가난한 어머니가 아이에게 스프를 가져다 주는 성스러운 장면을 묘사함으로, 모성애와 일상의 경건함을 그려내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피카소는 유독 어머니의 가사와 희생, 모성애, 그리고 노동의 경건함을 아주 많이 담아내었다. 실제로 피카소는 어머니와 사이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피카소"라는 성도 사실 어머니의 성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피카소는 첫사랑으로 알려진 페르낭드 올리비에를 만나면서 청색시대를 마무리 짓고 장밋빛시대(Rose Period, 1905-1906)화풍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특별전은 청색시대 작품들 뿐 아니라, 장밋빛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 보통 페르낭드를 모델로 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프랑스인인 페르낭드를 스페인으로 데려가 그곳의 황금 햇살과 황토빛 마을을 무대로 사랑을 키운 것 같은데, 분위기와 색채가 180도 확연히 달라져 청색시대 작품들과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더 지니어스에 나오는 페르낭드는 진짜 ㅋㅋㅋㅋㅋ 고구마 답답 무개연성 지팔지꼰 캐릭터인데 실제 성격은 어땠는지 몰라도 피카소의 수 많은 애인들 중 가장 가난하고 배고팠을 때 함께 했던 여자였다는 점이 동정심을 유발한다. 조강지처 포지션인 것 같은데 고생은 혼자 다 하고 피카소 잘 나가서 맨날 파티하고 캐비어 먹을 땐 다른 여자들이랑 있었다고 생각하면.. ㅋㅋ 나중에 피카소가 유명하고 부자가 되었을 때 심정이 어땠을까 싶다. 죽을 때까지 피카소에게 돈을 받아 생활하다 병사했다는 이야기가 있긴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디즈니 플러스 더 지니어스 피카소편 3-4편 한번 보시길 ㅋㅋ 이 두 편에만 피카소 여자들이 서너 명 나오는데, 페르낭드는 그 중 가장 짠내나는 (그리고 이해 안가는 ㅠㅠ) 캐릭터이다.

 

 

피카소 특별전을 빠져 나오니 바로 이어져 있던 캐나다 화가 매튜 웡(Matthew Wong)의 블루 뷰 전시회. 1985년에 태어났지만 2019년 요절했다. 독학으로 미술을 배운, 홍콩계 캐네디언이었는데, 자폐 스펙트럼이 있었다 한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개인적으로 매튜 웡 전시회도 너무 좋았다. 남자친구는 피카소 청색시대 작품들보다 매튜 웡 작품들이 더 좋았다 한다 (피카소는 너무 우울했다고..)

 

 

미니멀리즘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한 작품. 별 네 개가 반짝인다.

 

 

윗층에 Red Is Beautiful 전시회가 있어 그곳도 다녀왔다. 캐나다 원주민 작가인 매니토바 출신의 Robert Houle 특별전으로, 백인 중심의 현대 세계관을 신랄하게 꼬집는 작품들부터 원주민 정체성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작품들이 인상 깊었다.

 

"영국과 프랑스, 지들끼리 우리 땅에서 북치고 장구치는 중"
출처: The Star

 

이 중 우연히 로댕의 작품도 만났다.

 

어차피 AGO annual pass가 있기 때문에 다음에 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특별전을 또 방문하고 싶었는데, 1월 5일부터 다시 문을 닫는다니 많이 아쉽다.

 

남자친구가 기념으로 사줬다. 부엌에 걸어놓으라고 ㅋㅋㅋ

 

2020년에는 루벤스 특별전으로 새해를 열었었는데, 2022년은 피카소, 그리고 웡의 작품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찾아보니 피카소 청색시대 특별전은 토론토를 찍고, 워싱턴 D.C.로 넘어가는 일정이었다고 한다. 원래 2월 예정이었던 워싱턴에서의 특별전이 코로나 때문에 미뤄질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들이 워싱턴으로 이동하기 전에 AGO에 한번 더 가서 보고싶은 마음이 있다.

 

얼른 이 힘든 시간들이 모두 지나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반응형
Posted by 캐서린 리
:

지난 주 금요일인 6월 11일부터 온타리오 정부가 패티오 개장을 다시 허용했다.

 

겨울이 긴 토론토는 패티오가 있느냐 vs. 없느냐 차이로 매출이 많이 갈린다. 현지인들이 정말 목이 빠져라 여름에 패티오 식사에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는 것만 기다리기 때문이다.

 

이곳도 역시나 시국 탓에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들었다. 때문에 아래와 같은, 도로를 이용한 패티오 개장을 잠정적으로 허용해 준 듯 싶다. 도로 위 패티오를 위한 꼬깔콘 및 콘크리트 블록 등이 토론토시 소유로, 시에서 패티오 개장을 원하는 식당들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는 듯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패티오까지 설치 못하게하면 정말 봉기 일어날지도..

 

아무튼 그 탓에 가뜩이나 비좁은 도로가 꽤나 엉망진창인 상황이다. 사람들 다 쏟아져 나오고, 심지어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아주 많다. 이번 여름은 내내 이럴 듯 하다.

 

가뜩이나 넓지 않은 도로 양쪽에 패티오 설치, 스트릿카, 자동차들, 그리고 아슬 아슬한 자전거들이 한 곳에 몰려있다.

 

나도 지난 금요일 패티오 개장이 허용되자마자 나름 외식을 열심히 했다. 테이크 아웃하면 특히나 맛이 떨어지는 국수집 위주로 돌았다 (중국 란주 라미엔 -> 베트남 쌀국수 -> 짬뽕 / 짜장 / 탕수육 순).

 

지난 주,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쌀국수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패티오가 잘 구비되어 있고 채식 쌀국수에 채소만 들어 있는게 아닌 콩고기도 들어가 있다길래, 주말을 맞아 남자친구 친구분들과 오랜만에 단체 외식을 하기로 했다.

 

사람이 붐빌 것 같아 느긋하게 오후 2: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멀리 운전해서 갔더니 아뿔싸. 이 집은 글쎄 오후 4시부터 장사를 한단다. 주차해놓고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너무 일찍 왔다고, 조금만 있다 오라 소리치신다. 나는 늦은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오전에 콩나물국에 밥말아먹고 왔는데, 친구분들은 정말 아무것도 안 먹고 쫄쫄 굶고 왔다고...

 

 

급한 불 끄는게 문제였던지라 이 동네 사는 친구분 추천을 받아 Drake Commissary라는 곳으로 향했다. 직접 구운 빵, 화덕 피자, 수제 버거 등을 파는 카페 겸 바이다. Larder이라는 명칭답게 수제 케챱 및 각종 디저트와 양념 등도 취급하며, 바로 옆에는 양조장이 있어 수제 맥주를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뭔가 디스틸러리 느낌이 나는 곳으로, 근처 Museum of Comtemporary Art Toronto Canada가 있다. 바로 앞의 잔디밭은 (역시나) 콘도가 들어선다고 이미 굴삭기로 땅을 엎어버린지 오래. 이 동네에는 벽돌로 지은 건물이 많았다.

 

나, 남자친구, 남자친구 친구 부부, 남자친구 친구분까지 5인이었던지라 패티오는 거절당했다. 대신 친구분 오피스가 같은 빌딩에 있어서, 테이크 아웃 한 다음 그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코시국만 아니었다면 버글거렸을 내부.

 

단촐한 메뉴. 나는 사워도우 피자 중 toasted sesame + pepperoni를 시켰고, 남자친구는 veggie 수제 버거를 시켰다.

 

번이 쫄깃하고 맛있었던 수제 베지 버거 (한 입 뺏어먹어서 안다.)

 

 

이후 근처 Ethica Coffee라는 곳에 들러 에스프레소 한잔 씩 뽑아 마셨다. 여기 커피 산미 장난 아니다. 예상치 못했던 터라 좀 놀랐다. 크레마가 예술이다. 커피콩을 직접 볶는다고 한다.

 

 

근처 기찻길 인근을 한바퀴 돌고, 다른 약속이 있는 친구분 1과 빠이한 후 (오피스 개방 감사합니다) 친구 부부와 다시 포집으로 향했다. 절대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오늘 내 미션은 콩고기가 들어간 채식 뽀를 먹는 것이었기에 ㅋㅋ

 

포집은 2060 Dundas St. West에 있는 Cafe Pho Nho: https://phonho.ca/

주차자리도 서너군데 정도 있고, 근처 주택가에 스트릿파킹도 가능하다. 애로사항은... 매일 매일 4시부터 여는 것과 ㅋㅋ 오로지 현금만 받는다는 것.

 

벽에 붙어있는 QR코드로 메뉴를 보고, 주문서에 메뉴와 수량을 적어내는 시스템이다.

 

아직도 우리가 시킨 번호가 기억난다.

 

133번 스프링롤 하나: $6.25

73번 컴비네이션 베트남 쌀국수: $9.50 X 2 = $19

78번 생고기 & 익힌 고기 쌀국수: $10.50

102번 채식 쌀국수: $10.50

 

스리라차에 해선장이 저렇게 반반 따로 나왔다. 아마도 코시국이라 소스통째로는 안주는 듯. 나는 해선장 안먹는뎅 ㅋㅋ

 

스프링롤 추천한다. 토론토에서 먹어본 튀긴 스프링롤 중 손에 꼽는다. 나는 보통 새우가 들어간 fresh 스프링롤만 먹기 때문에 튀긴 스프링롤은 어차피 많이 안먹어봤지만, 아무튼 슈퍼에서 공수한, 기름 잔뜩 먹은 눅눅한 냉동 스프링롤이 아니다. 맛있었다.

 

 

남자친구가 시킨 78번 뽀. 숙주, 바질 등은 넣지 않은 상태. 고기 뿐 아니라 비프볼에 천엽에 각종 소 부산물에, 이건 그냥 컴비네이션 뽀였다.. 고기만 먹는 남자친구는 도대체 뭘 시킨거냐며 경악 ㅋㅋ (그냥 빼고 먹어..)

 

이 집은 여타 뽀집들과 달리 모든 요리가 원사이즈인데, 양이 많다. 특히 국물이 엄청나게 많고, 아주 펄펄(!!!!) 끊는다. 저 사기그릇을 만지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우리 모두 서버분들 손가락 안녕하신지 매우 걱정했다...)

 

 

내가 시킨 채식 뽀. 위에 고기처럼 보이는건 콩고기로, 텍스쳐는 마치 느타리버섯을 먹는 것 같은 꼬들꼬들한 식감이다. 유부? 동두부? (아마도 유부)도 들어가 있고, 표고버섯도 있고, 청경채, 배추에 심지어 무우까지 들어가 있다.

 

내 뽀와 남친 뽀.. 국물 한번 맛보고 동시에 내뱉은 말은.. "달다!"

 

이 집, 국물이 달아도 너무 달다. 아쉽게도 나는 단 음식을 대체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서 ㅜㅜ 다시 찾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직까지 내 맘의 1등은 크리스티에 있었던 옛 뽀집 Pho Rex (여기가 정말 토론토 최고였는데 안타깝게도 문을 닫았다.) 그 외는 오싱턴 Pho Rùa Vàng Golden Turtle Restaurant (특히나 fresh 스프링롤이 일품이다), 다운타운 이스트 Mi Mi Restaurant, 쏜힐의 Pho Bistro, 그리고 내가 정말 애정하는 (하지만 모든 곳에서 파는 것은 아닌) Pho Do Bien을 위한 다운타운 이스트의 Pho East (Pho Do Bien을 좋아한다면 BC 주의 Pho Boi S2가 정말 맛있다. 토론토에는 지점 없음.)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 두 끼나 밖에서 외식을 했다. 특별한 목적없는 지인들과의 나들이가 얼마만이었던가.

반응형
Posted by 캐서린 리
:


후통에서 걸어서 얼마 안걸리는 종로우 (종루) 및 고로우 (고루)! 원/명/청시대를 거쳐 북경 시민들에게 종과 북을 통해서 시간을 알려주던 요긴한 건물들이었다고한다. 서로 늠름하게 마주보고 서있다.


꽃을 참 예쁘고 가지런하게도 정리해놓았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입장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날 패스.

사진사 아저씨들이 사진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찍을래? 물어보시는데 일단 거절을 하니 삼삼오오 모여있는 자리로 돌아가셔서 "역시 한국여자애들은 피부가 하얘~" 등등 잡담을 하셨다고 하는... 오빠의 이야기 난 못알아 들으니까 (근데 나 이때 하나도 안 하얬는데...)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느낀건데, 중국인들은 외국인들에게 무구한 관심을 정말 순수하게 그리고 엄청 부담스럽게 보낸다. 본인들은 외국인들 보고 소곤소곤한다는데 너무 티가나게끔 우리와 눈을 똑바로!! 마주보면서 정말 소!! 곤!! 소!! 곤!! 항궈~ 항궈~ 항궈~ 거리는거 다 들리거든여..ㅋㅋㅋㅋㅋㅋ 지하철에서 시선이 느껴져서 눈 마주치면 절대 눈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외국인의 눈을 더 똑바로 쳐다보는 대륙의 기상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시비를 걸려하거나 악의는 1도 없는 것 같고, 그냥 외국인이 신기한 듯... 특히 우리 프로그램 애들끼리 영어를 쓰면 시선은 배로 불어났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ㅋㅋㅋㅋ).



여기는 종문.


후통에서 걸은만큼 또 걸어서 스차하이(십찰해)에 도착, 그 큰 호수를 한바퀴 다 돌고 돌았다. 이날 핸드폰 만보기로 3만보를 찍었다는 전설의 기록을 남기고ㅋㅋㅋ

스차하이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는데, 그 중 가장 상업화 되고 번영한 곳이 호우하이라고한다.




조용하고 인적드문 호우하이 입구에서 골목 한군데만 꺾으면 쨔자쟌-! 이런 번화가가 펼쳐진다.


요기 이쪽이 호우하이인데, 해가 진 후 방문하면 온갖 라이브 카페에 삐기들이 판을치기 때문에 낭만적이지만 꽤나 시끄러운 곳이다.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북경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제기차는 청년들이라던지, 태극권을 하고 있는 노인들이라던지, 이곳 광장에 모여서 커뮤니티를 이루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고 있자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


라이브 카페로 유명한 곳 답게, 예쁘고 개성만점인 가게들이 즐비하다. 호수 근처에서 할아버지들이 낚시하고, 수영하고, 장기두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친근하다.






호수를 둘러보면서 마주친 또우화를 꽂은 멍무이!!! 꺄아 ㅋㅋㅋㅋㅋㅋ 쟨 지가 뭘 꼽고있는지나 알까? 오구오구 너 사랑받고 있구나 ♡♥♡


너무 귀여워서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그런 나를 흐뭇하게 쳐다보며 커이커이~ 미소짓는 주인 아줌마 아저씨들 ㅋㅋㅋㅋ




북경 전통 디저트, 과일꼬치 탕후루!!! 설탕에 조린 과일을 꼬치로 만드는데, 딸기, 대추, 과일과 팥소 등등의 재료로 꼬치를 만든다. 이날 내 생애 처음 먹었던 탕후루는 딸기! 원래 겨울에 먹는 간식이라는데, 추운날 먹으면 그게 또 별미라고한당.




스차하이 곳곳에도 후통이 있다 :) 난뤄구샹보다 더욱 현지화되고 덜 복작거리는 느낌.




그렇게 9월 14일, 난뤄구샹->스차하이의 일정이 끝나고 우리는 중관촌에서 샤브샤브를 폭풍흡입했더랬다. 만보기 3만보 찍고 :).


그리고 앞으로 스차하이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게 되는, 내 북경 생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자주가는 장소가 된다.


반응형
Posted by 캐서린 리
:


베이징의 인사동이라 불리는 난뤄구샹 (巷) 발음이 너무 어려워.


베이징의 대표적인 서민골목인 후통(同)의 대명사이자 베이징 곳곳의 후통들 중 가장 상업화되고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아직 늦여름의 더위가 채 가시지 않았던 2015년 9월 14일,


주일에 교회예배에 참석해야해서 프로그램 동기들끼리의 후통 나들이에 끼지 못한 내가 뒤늦게 후통-! 후통-! 노래를 부르며 칭화대 재학 중인 초등학교 동창 L군을 졸랐지만 보기좋게 퇴짜 "야 거기 데이트 하는데여"


알게 뭐야! 내가 후통을 가고싶다는데!


이렇게 하루 이틀을 찡얼거리자 랭귀지 파트너였던 K군이 자신의 선배를 소개시켜주었다. 군대 복학하고 학기 시작 전까지 심심한 친한 형이라며...ㅋㅋㅋㅋ


여차저차 그리해서 우여곡절 끝에 가게 된 난뤄구샹. 이때만 해도 "얼마에요?"의 중국어인 "多少钱?”조차 발음하지 못했던 때. 하나 둘 셋의 이얼싼만 알고 숫자 열까지를 제대로 세지조차 못하던 때다.


9월 중순이었는데도 불구 너무 따뜻했던 (더웠던) 날씨에 시스루 블라우스에 스커트만 입고 지하철을 타고 "후통이랑 난뤄 거기랑 똑같은 데에요?" 하면서 쫄래쫄래 처음 만난 사람을 따라갔던 그 곳!



뭔가 멋져서 지하철 역에서 내리자마자 찍은 지도. 고택인 쓰허위안 (院) 즐비하고 잘 보존되어 있기에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 데이트 장소로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뭐랄까, 젊은이들의 거리인 만큼 감각적이고 역설적인 디자인 샵들이 많이 있었다. 베이징을 떠나기 전에 꼭 다시 들러야지. 개인적으로 오바마가 인민복을 입고 있는 티셔츠가 눈길을 끌었다.




여기여기 이게 바로 중국에서 대유행한 (아직까지 유행인지는 모르겠는), 내가 난뤄구샹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너도나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꼽고다녔던 또우화! (저기 머리띠 말고 옆에 즐비한 갖가지 식물열매 삔을 보시라~)


두개에 5원이에요 (우리 돈 약 1000원). 나는 클래식 한 새싹삔, 사는 김에 오빠는 네잎클로버, 이렇게 하나씩 꼽고 거리를 활보했더란다 (캐나다에 있는 내 친구들은 날 창피해하겠죠...)







너무너무 이쁜 디자인 소품들이 많은 상점들! 중국 (이라기보다 청나라...) 특유의 색채와 문화가 잘 스며들어 있다. 저 디테일을 보세요! 북경 전통 디저트인 과일꼬치 탕후루를 들고 있는 상인이라던지,



요로케 무식하게(?) 뽑고있는 환자와 의사라던지. 표정들잊 정말 너무 경쾌하고 귀엽다 ☆★☆


아래 홍위병들을 모델로 한 소년 소녀들은 역시 마오쩌동의 "Little Red Book"을 한권씩 들고있네요.




난뤄구샹을 방문하면 꼭 들르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만화작가인 조경규 작가님의 "차이니스 봉봉클럽" "우윳빛 나의 천사"에 나오는 "원위나이라오"! 작가님에 의하면 분점은 없댔는데... 오빠가 있다고 했..........ㅋㅋㅋㅋㅋ 확인 된 바는 없으니 패스.  


조경규 작가님의 매직핸드로 맛깔스럽게 그려진 요구리들!! 게다가 요구리 단팥빵! 나는 기본인 플레인 맛을, 오빠는 팥소가 얹힌 버젼을, 그리고 롤빵같이 생긴 저거! 하나씩 사들고 거리로 나왔다.


요거트의 맛을 평가하자면, 다 맛있지만 와! 꼭 다시 먹어야해! 정도는 아니고, 개인적으로 단팥이 들어간 요거트는 너무 달았다. 나에게는 플레인이 딱 좋았다는 :)


롤빵은 정말정말 너무 맛있었는데,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정말 딱 한입거리...


진짜.. 한입 와구! 먹으면 끝인 그런 안타까운 크기이다... ㅠㅠㅠㅠ 하지만 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어서... ㅠㅠㅠ 차이니스 봉봉클럽에 따르면 나이쥐옌이라고 불리운다는데, 우유를 끓일 때 생기는 막으로 만드는 천연우유간식! 치즈 맛만 안난다 뿐이지 정말 고급스러운 치즈케익의 부드러운 느낌이 그대로 살아나있는 정말 하나 더 안먹은게 너무 후회되는 그런 맛이었다. 꼭 가서 다시 먹어야징 :)


차이니스 봉봉클럽은 나이쥐옌 한팩 당 10위안이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내 기억으로는 15위안으로 가격이 올랐었다 (쪼꼬만게 비싸서 ㅠㅠ 맛있으니까 봐준다). 


차이니스 봉봉클럽 "우윳빛 나의천사" 편 링크 바로가기




가게 내부는 이렇게 단촐한데, 사진에 보이지 않는 왼쪽 문쪽으로 두세자리 정도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어있다. 하지만 자리가 없어서 우리는 그냥 나가서 먹었다능...


그렇게 살랑살랑 냠냠쩝쩝 간식거리 즐기면서 거닌 난뤄구샹 속 후통들. 워낙 길목길목 복잡하고 난뤄구샹은 중심 거리 한 곳이다보니 옆으로 새나가면 다른 분위기의 조용한 다른 후통들에 맞딱드릴 수 있다.



역시 중국은 붉고 붉고 붉다.



애기 돼지가 왜 갖혀서 여기에 있던걸까? ㅠㅠ





난뤄구샹에서 북문을 거쳐 스치하이(海) /호우하이를 가는 길. 윗사진에 자세히 보면 나 있지렁..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상대적으로 뜸했고 학교를 파한 여드름 꽃 활짝 핀 중학생 자전거 부대도 보고 윗통 벗은 아저씨들의 낚시도 볼 수 있었던, 지극히 서민적인 북경 시민들의 일상을 힐끔 할 수 있던 여유롭고 풋풋했던 늦여름이었다.


반응형
Posted by 캐서린 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