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22 #1. 새해
일상다반사/캐나다 일상 2022. 1. 4. 14:07 |2021년을 끝마치며 들은 플레이 리스트. 신기하게도 딱 카운트 다운 하는데 플레이 리스트가 끝이 났다.
2021년 막바지에 꽂혀서 몇번이나 해먹은 도토리 국수로 만든 들기름 비빔 막국수. 마늘 팍팍 넣고 깻잎에 깨 듬뿍 뿌려 맛나게 비벼 먹었다. 2021년을 마치며 꽂힌 또 한 가지는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금쪽같은 내새끼는 종종 봐왔지만 성인 버젼 금쪽 상담소는 인스타 짤로만 봐왔는데, 이번에 싹 다 정주행함.
2021년 마지막 날, 리치몬드 힐의 Wilconx Lake 산책을 갔다. 고요하고, 너무 춥지도 않고 좋았던 산책.
2022년이 되고 먹은 1월 1일 떡국.
사실 남친을 위해 양지로 소고기 떡국을 해주려 했는데, 갤러리아에 물건도 없고,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멸치 한 박스 사서 멸치 국물에 지단, 표고버섯 올려 먹으니 꿀맛이었다. 내친 김에 애호박전도 부치고, 숙주 나물도 무치고. 배추로 김치를 좀 담갔었는데, 남친집에 두고옴 -_-ㅋㅋ 남친이 안 먹는 신김치 밖에 집에 없어서 그냥 숙주 나물이랑 단촐하게 먹었다. 아 또 먹고 싶음.
남친은 평일 휴일 그런거 없지만, 나는 연휴인지라 이번에 좀 자주 만났다. 1월 2일 AGO의 피카소 청색 시대(Picasso's Blue Period / Periodo Azul)전시회를 보러 갔다. 이 전시회 때문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피카소 드라마도 보고 ㅋㅋ 공부 좀 하고 갔다.
그리고 이 날 방문을 통해 알게 된 토론토 출신 화가, 매튜 웡(Matthew Wong 1985-2019)의 작품들.
1월 3일, 오늘 날씨가 참 좋았다. 이번 연휴는 밴쿠버 겨울마냥 칙칙하고 비교적 따뜻해서 아쉬웠는데, 오늘은 토론토 보통의 청량하고 맑은 하늘이었다. 아침에는 영하 12도까지 내려갔다가 호수보러 간 이 때는 영하 6도였는데, 바람이 안불어서 그리 춥진 않았다. 스벅 커피 한 잔씩 들고 (이 시즌 내 시그니쳐 페퍼민트 모카 - 유티 다닐 적부터 내 겨울과 1학기 파이널은 페퍼민트 모카가 책임졌다) 호숫가 가서 30분 가량 물멍때렸다. 말이 호수지, 파도 치는 바닷가다. 11월부터 3월까지만 댕댕이들 출입이 가능한 공원인데, 대형견들이 특히나 많았다. 넘 행복해보이는 단풍국 댕댕이들.
그리고 지금 내 옆에서 눈 까뒤집고 잘랑 말랑하는 내 고양이. 지금 이 타자를 치는 이 순간은 눈을 완전히 감았다.
레몽이만 보면 애기들 태어날 때 부모님들이 흔히 하시는 말씀인 그냥 건강하게만 커달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막 알겠고.. ㅋㅋ 올해도 잘 부탁해 우래기!
2021년 1월 1일엔 영화 러브레터를 보고, 피자를 먹었었다. 청소도 엄청 열심히 한 듯 -_-;
2021년은..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uneventful 했달까. 정말 딱히 기억나는게 없는 한 해였다.
뭐 그럼 어떤가. 좀 달리 생각하자면, 건강하게, 또 별 탈 없이 지나가는 한 해여서 감사한 1년이었다.
정확히 1년 전에 썼던 일기와 2021년 목표를 읽어보았는데 내가 저런 걸 썼었나 싶고, 내가 1년 동안 뭘 했던거지 싶고 ㅋㅋ
올해는 웬지 작년보다 덜 새해 느낌이 나는 것 같은데, 새해, 1월 1일, 그런 거 상관 않고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꾸려나가면, 어떻게든 즐거운 하루 하루로, 매일이 반짝거리지는 않더라도 성실하게, 차곡 차곡 채워지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모두가 힘든 시기에, 내 곁에 항상 함께 있어주는 레몽이와 남자친구가 참 감사하고, 변함없이 사랑 보내주시는 부모님이 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