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인 6월 11일부터 온타리오 정부가 패티오 개장을 다시 허용했다.

 

겨울이 긴 토론토는 패티오가 있느냐 vs. 없느냐 차이로 매출이 많이 갈린다. 현지인들이 정말 목이 빠져라 여름에 패티오 식사에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는 것만 기다리기 때문이다.

 

이곳도 역시나 시국 탓에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들었다. 때문에 아래와 같은, 도로를 이용한 패티오 개장을 잠정적으로 허용해 준 듯 싶다. 도로 위 패티오를 위한 꼬깔콘 및 콘크리트 블록 등이 토론토시 소유로, 시에서 패티오 개장을 원하는 식당들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는 듯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패티오까지 설치 못하게하면 정말 봉기 일어날지도..

 

아무튼 그 탓에 가뜩이나 비좁은 도로가 꽤나 엉망진창인 상황이다. 사람들 다 쏟아져 나오고, 심지어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아주 많다. 이번 여름은 내내 이럴 듯 하다.

 

가뜩이나 넓지 않은 도로 양쪽에 패티오 설치, 스트릿카, 자동차들, 그리고 아슬 아슬한 자전거들이 한 곳에 몰려있다.

 

나도 지난 금요일 패티오 개장이 허용되자마자 나름 외식을 열심히 했다. 테이크 아웃하면 특히나 맛이 떨어지는 국수집 위주로 돌았다 (중국 란주 라미엔 -> 베트남 쌀국수 -> 짬뽕 / 짜장 / 탕수육 순).

 

지난 주,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쌀국수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패티오가 잘 구비되어 있고 채식 쌀국수에 채소만 들어 있는게 아닌 콩고기도 들어가 있다길래, 주말을 맞아 남자친구 친구분들과 오랜만에 단체 외식을 하기로 했다.

 

사람이 붐빌 것 같아 느긋하게 오후 2: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멀리 운전해서 갔더니 아뿔싸. 이 집은 글쎄 오후 4시부터 장사를 한단다. 주차해놓고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너무 일찍 왔다고, 조금만 있다 오라 소리치신다. 나는 늦은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오전에 콩나물국에 밥말아먹고 왔는데, 친구분들은 정말 아무것도 안 먹고 쫄쫄 굶고 왔다고...

 

 

급한 불 끄는게 문제였던지라 이 동네 사는 친구분 추천을 받아 Drake Commissary라는 곳으로 향했다. 직접 구운 빵, 화덕 피자, 수제 버거 등을 파는 카페 겸 바이다. Larder이라는 명칭답게 수제 케챱 및 각종 디저트와 양념 등도 취급하며, 바로 옆에는 양조장이 있어 수제 맥주를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뭔가 디스틸러리 느낌이 나는 곳으로, 근처 Museum of Comtemporary Art Toronto Canada가 있다. 바로 앞의 잔디밭은 (역시나) 콘도가 들어선다고 이미 굴삭기로 땅을 엎어버린지 오래. 이 동네에는 벽돌로 지은 건물이 많았다.

 

나, 남자친구, 남자친구 친구 부부, 남자친구 친구분까지 5인이었던지라 패티오는 거절당했다. 대신 친구분 오피스가 같은 빌딩에 있어서, 테이크 아웃 한 다음 그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코시국만 아니었다면 버글거렸을 내부.

 

단촐한 메뉴. 나는 사워도우 피자 중 toasted sesame + pepperoni를 시켰고, 남자친구는 veggie 수제 버거를 시켰다.

 

번이 쫄깃하고 맛있었던 수제 베지 버거 (한 입 뺏어먹어서 안다.)

 

 

이후 근처 Ethica Coffee라는 곳에 들러 에스프레소 한잔 씩 뽑아 마셨다. 여기 커피 산미 장난 아니다. 예상치 못했던 터라 좀 놀랐다. 크레마가 예술이다. 커피콩을 직접 볶는다고 한다.

 

 

근처 기찻길 인근을 한바퀴 돌고, 다른 약속이 있는 친구분 1과 빠이한 후 (오피스 개방 감사합니다) 친구 부부와 다시 포집으로 향했다. 절대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오늘 내 미션은 콩고기가 들어간 채식 뽀를 먹는 것이었기에 ㅋㅋ

 

포집은 2060 Dundas St. West에 있는 Cafe Pho Nho: https://phonho.ca/

주차자리도 서너군데 정도 있고, 근처 주택가에 스트릿파킹도 가능하다. 애로사항은... 매일 매일 4시부터 여는 것과 ㅋㅋ 오로지 현금만 받는다는 것.

 

벽에 붙어있는 QR코드로 메뉴를 보고, 주문서에 메뉴와 수량을 적어내는 시스템이다.

 

아직도 우리가 시킨 번호가 기억난다.

 

133번 스프링롤 하나: $6.25

73번 컴비네이션 베트남 쌀국수: $9.50 X 2 = $19

78번 생고기 & 익힌 고기 쌀국수: $10.50

102번 채식 쌀국수: $10.50

 

스리라차에 해선장이 저렇게 반반 따로 나왔다. 아마도 코시국이라 소스통째로는 안주는 듯. 나는 해선장 안먹는뎅 ㅋㅋ

 

스프링롤 추천한다. 토론토에서 먹어본 튀긴 스프링롤 중 손에 꼽는다. 나는 보통 새우가 들어간 fresh 스프링롤만 먹기 때문에 튀긴 스프링롤은 어차피 많이 안먹어봤지만, 아무튼 슈퍼에서 공수한, 기름 잔뜩 먹은 눅눅한 냉동 스프링롤이 아니다. 맛있었다.

 

 

남자친구가 시킨 78번 뽀. 숙주, 바질 등은 넣지 않은 상태. 고기 뿐 아니라 비프볼에 천엽에 각종 소 부산물에, 이건 그냥 컴비네이션 뽀였다.. 고기만 먹는 남자친구는 도대체 뭘 시킨거냐며 경악 ㅋㅋ (그냥 빼고 먹어..)

 

이 집은 여타 뽀집들과 달리 모든 요리가 원사이즈인데, 양이 많다. 특히 국물이 엄청나게 많고, 아주 펄펄(!!!!) 끊는다. 저 사기그릇을 만지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우리 모두 서버분들 손가락 안녕하신지 매우 걱정했다...)

 

 

내가 시킨 채식 뽀. 위에 고기처럼 보이는건 콩고기로, 텍스쳐는 마치 느타리버섯을 먹는 것 같은 꼬들꼬들한 식감이다. 유부? 동두부? (아마도 유부)도 들어가 있고, 표고버섯도 있고, 청경채, 배추에 심지어 무우까지 들어가 있다.

 

내 뽀와 남친 뽀.. 국물 한번 맛보고 동시에 내뱉은 말은.. "달다!"

 

이 집, 국물이 달아도 너무 달다. 아쉽게도 나는 단 음식을 대체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서 ㅜㅜ 다시 찾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직까지 내 맘의 1등은 크리스티에 있었던 옛 뽀집 Pho Rex (여기가 정말 토론토 최고였는데 안타깝게도 문을 닫았다.) 그 외는 오싱턴 Pho Rùa Vàng Golden Turtle Restaurant (특히나 fresh 스프링롤이 일품이다), 다운타운 이스트 Mi Mi Restaurant, 쏜힐의 Pho Bistro, 그리고 내가 정말 애정하는 (하지만 모든 곳에서 파는 것은 아닌) Pho Do Bien을 위한 다운타운 이스트의 Pho East (Pho Do Bien을 좋아한다면 BC 주의 Pho Boi S2가 정말 맛있다. 토론토에는 지점 없음.)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 두 끼나 밖에서 외식을 했다. 특별한 목적없는 지인들과의 나들이가 얼마만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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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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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찍은 사진 주의요망-

나는 지난 2015년 6월,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를 졸업하고 2015년 9월부터 북경대 국제관계(정치외교)학 영어과정 석사로 와있다. 런던 정경대와 복수학위 2년제 프로그램이라 내년에는 영국으로 떠날 예정. 현재는 이따금씩 중국어 기초수준인 내가 이 땅에서 말귀를 못 알아먹는 신세를 한탄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중이다.


아래 사진들은 내가 북경에 갓 도착해서 북경대 입학부터 9월 29일인 나의 생일까지 처음 한달간을 휴대폰으로 찍은 발사진이기 때문에 때때로 수평이 맞지 않거나 사진이 많이 좋지 못하더라도 이해 부탁드려요


아쉽게도 북경대를 위주로 남에게 보여 줄 만한 사진을 찍은 적은 없어서... 예를 들면 유명한 서문이랄지, 내가 맨날 드나니는 동남문이랄지. 북대 건물 사진은 별로 없어요 죄송해요ㅋㅋ.. 앞으로 올리겠습니당.



이때는 북경대 유학생들 오리엔테이션 때. 북대 안에 엄청 화려한 호텔같은 곳이 있는데 아마 학술회나 연구회, 설명회 같은 곳을 위해 마련된 듯? 역시나 여타 서방국가들의 호텔 분위기라던지 인테리어와는 매우 다른 곳이었다.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서 아쉽.. 아마 8~90년대 홍콩 영화에 나올 법한 호화스런 분위기라고 할 수 있을라나? 흠...


아무튼 이 날, 북대에서 유학생들을 위해 자체제작 한 영상을 감상하고propaganda - 북뽕 장학금에 대한 설명을 들었었나, 하여간 그랬던 것 같다.


웃겼던게 영상 중 "북대의 학식" 해서 엄청 공을들이고 잘 만든 영상이 있었는데, "우리 북대 학생들은 아침에는 이곳 식당에 가서 뭘 먹고~ 점심 저녁 간식 다 매우 맛있고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답니다 북대 최고!!!" 그런 느낌이었지만 영상이 끝난 후 사회자가 "영상에서 소개 된 식당들 중 몇몇 곳은 문을 닫았으니 여러분은 못가요."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학식은 선택이었는데 100% 중국어로 한다길래 가고는 싶었지만 너무 피곤했어서 포기... 아닌가? 입학식 안가고 천안문 다녀왔던가? ㅋㅋㅋㅋ 기억이 가물가물


아래는 현재 체육관으로 쓰고있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건설 한 운동장. 이곳에서 입학 등록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현재 나의 gym이 있는 곳이기도 한... (중국에 와서 손에 꼽을 정도로 운동을 했다는게 함정)


하여간 2008년이 벌써 8년 쨰라니, 세월 참 빠르다. 실시간으로 TV중계를 보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6년이 되고 올해 또 올림픽이 열리는구나 ㅠㅠ


아래 사진들은 날씨 좋고 하늘 푸르짱짱했던 9월의 어느 날, 늦잠 자서 허겁지겁 잠옷으로 입는 티셔츠 (한 때는 외출복) 고대로 걸치고 아침수업에 갔다가 수업 같이 듣는 룸메한테 놀림당하고 (언니 그거 왜 입고 왔어요?) 안경 끼고 모자쓰고 눈 팅팅 붓고 하여간 총체적난국이었던 그 날, 날씨가 너무 억울 할 정도로 좋아서 끝나고 커피 한잔 픽업해서 혼자 호수를 산책했었을 때 찍은 사진들.



내가 알기로는 아빠 부시 대통령이 북대에 기부한 돈으로 설립되었다고 지어진 이름 "보야탑"이라는 탑인데, 아닐 수도 있으니 don't quote on me...

부시 대통령이 기부 한 돈으로 설립되었다기엔, 지금까지 내가 만난 북대 학생들은 모두 그 사실을 몰랐다..; 교수님마저 "미국인" 이 기부했다고 했지 "부시 대통령"이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는데, 중국에 많은 애착이 있었던 아빠 부시 대통령에 대해 학부 때 페이퍼를 쓴 적이 있는 내가 그냥 나 혼자 그렇게 믿는건지도 -_-;;;


뭐, 미국에 부시라는 이름은 많으니까. 엊그제 내가 눈 빠져라 읽었던 중국-대만 양안관계에 대한 저자도 부시부시부시! 부시였다고! 





북미의 청량하고 맑은 물색깔(?) 보다는 역시 좀 녹조 낀 느낌이지만 그래서 연꽃이 있고 동양의 미가 서려있는거겠지. 캐나다 살면서 저렇게 우람한 소나무는 본 적이 없었는데, 뭔가 동식물들이 다르니까 내가 진짜 캐나다를 벗어나 중국에 온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대만 배낭여행 할 때 엄청 커다란 페리카나????ㅋㅋㅋㅋㅋㅋㅋ 같이 생긴 새가 너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 앞을 훠이훠이 날아갔을 때의 그런 느낌이랄까ㅋㅋㅋㅋㅋ


아래는 내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유학생 기숙사, 중관신원 (中关新园). 신식건물인데다가 호텔과 겸용이어서 (물론 기숙사건물과 호텔은 나뉘어져 있다) 시설도 좋고 학교와는 육고 하나 건너는 걸어서 5분 거리이지만 북경 온지 이틀만에 나에게 빅엿을 주려고 했던 건 안비밀. 나중에 이 이야기에 대해서 또 써야지 원


북대 중관신원 처음 들어가시는 분들 모두 조심하세요~




 



많고 많은 학식당에서 먹은 많고 많은 학식들 중에 학기 초에 먹은 것들. 현재는 그냥 면식부 빠순이. 쏸라펀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답니다. 내 몸에 쏸라펀 고추기름 흐를 듯..... 북대 학식에 대해서도 다음에 포스트 할게요!



 



삐기에게 잡혀서 닥터드레 강매당할 뻔한 중관촌 방문, 천안문 방문 기타 등등의 여정을 거치고 9월 29일!! 그새 사귄 친구들에게 깜짝 자정케이크 선물을 받고 새벽 세시까지 냠냠하고 아직도 살을 못 빼고 있는 중국 베이징 특파원, 캐서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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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어제, 정확히 말하자면 2016년 1월 5일은 북경대 국제관계학 석사과정의 국제안보 수업 기말 take-home exam을 제출하는 날이었다.


석사생은 학부생과 뭐가 다를꼬, 했는데


...그딴거 없었다.


학부 때와 다름없이 여전히 벼락치기만을 의지하는 하루살이 같은 나란 인간..


오후 12시까지 제출해야 하는 페이퍼였지만 오전 9시 수업을 꼭(!) 출석해야 했기에 넉넉잡아 인쇄소 들르고 하려면 오전 8시 30분에는 페이퍼를 끝내야 하는 상황...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밤 꼴딱 새고 5시에 취침... 두시간 반 숙면을 취하고 8시 30분에 뉸뉴난나 집을 나섰더랬다.


그동안의 악명높은 베이징 스모그는 온데간데 없이 파랗고 파랗고 파란 하늘 그리고 청량한 공기를 자랑했던 어제...


호호 입김 불며 수업도 출석하고, 페이퍼도 제출하고, 친구들이랑 뜨끈한 국물 말아먹고 (내 사랑 쏸라펀) 열흘 뒤에 있을 우리의 태국-라오스 배낭여행 계획도 짜고 커피도 마시고 하여간 밤 샌 주제에 컨디션이 이상하리만큼 멀쩡해서 학교 안 웨이밍후(미명호)까지 돌고왔다.


너무 아름다워 이름을 붙힐 수 없다 하여 붙여진 이름, 未名湖.


...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닌 듯 하다만 -_-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꽝꽝 얼어있는 웨이밍 호수. 캠퍼스 안에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와 산책로, 날씨가 좋을 떄는 조깅코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 북경의 나날들이다.



"와! 물이 얼었네!"


태국인 친구 마크와 어린애들 마냥 신나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너무 사랑스러운 이 친구, 너무 편해서 사진 좀 찍어달라는 말이 전혀 미안하고 어색하지가 않다. 미안해 친구야 -_-;;


북대학생들이 겨울이 되면 웨이밍 호에서 스케이트를 탄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벌써 이렇게 얼음이 꽝꽝 얼 줄이야...


생각보다 미끄럽지는 않고, 살금살금 걸을은 하다보면 콰지직! 콰직! 하는 소리도 들을 수 있으니 거 참으로 흥이 나는구나!




어우... 사진 부담스러워.. 죄송합니다


태양광과 얼음의 반사되는 빛을 받고 찰칵찰칵


다들 베이징 겨울 춥다 춥다 할 때 캐나다 부심 부리면서 얇게 입고 다녔는데, 아뿔싸 이 날은 좀 오바였던 듯... 집에 와보니까 허벅지 안쪽 핏줄이 추워서 터져있는 것을 발견 -_-; 토론토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밤새고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바람을 정통으로 맞으며 호수 위름 한시간 넘게 걸어다니니 이런 일이 생겼나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그냥 내가 나이를 먹은건가... ㅠㅠㅠ



근데 여기서 스케이트를 어떻게 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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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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