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일: 8월 27일

파묵칼레에서 약 3시간 30분정도 이동하면 쿠사다시라는 해안도시가 나오는데, 이렇게 곧게 뻗은 야자수들과 크루즈와 반짝반짝한 바다가 아름다운 곳이다. 야자수들이 꼭 까치머리 장난꾸러기들같다 ㅎㅎㅎㅎㅎ

이곳에서 우리의 일정은 1일 에페소 박물관, 아르테미스 신전 유적, 그리고 성요한 교회였고, 2일은 fully dedicated to 에페소 유적지였다.

바로 맞은편 해안가를 바라보는 호텔에 체크인을 한 후 에페소 박물관으로 고고!

박물관을 가는 도중 길을 모르겠어서 길을 걷고있는 한 동양인 남자와 터키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봤는데 그 중 현지인 아저씨는 배낭여행객들에게 유명한 메멧 아저씨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타파 할아버지 때 처럼 터키 그리스 여행을 리서치 하면서 여러번 들었던 메멧 & 알리바바의 케밥집 아저씨였던 것이다. 같이 걷고 있던 동양인 남자는 터키에서 유학중이었던 거의 현지인화 된(?)ㅎㅎㅎㅎ 한국인 오빠였고. 나중에 저녁에 그곳 레스토랑을 찾을 것을 기약한 뒤 박물관 지리를 안내받고 길을 나섰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에로스와 프시케 신화. 반가워서 찰칵!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이 많이 없는 이유는 내가 함께 나온 사진이 너무 많아서... 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사람도 별로 없고 볼 것도 엄청 많았던 박물관이었는지라 신나게 구경하고 신나게 촬영했다.

아테네 박물관처럼 사진불가 박물관도 아니고 관리인도 없는 이곳... 유적들이 그냥 야외에 내팽개쳐있는 이곳... 너무 매력적이다. 햇볓 잘 드는 건물에 유적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사진도 잘나온다 ㅋㅋㅋㅋㅋㅋ

그리스 유적부터 로마제국의 흔적까지 동서양의 교착지, 그리고 흥망성쇠했던 제국의 잔해를 경험 할 수 있었던 이곳 에페소 박물관. 덕분에 소크라테스 부터 로마 5현제까지 두루두루 공부할 수 있는 박물관이었다.

역사 꽤나 아는 (사실 그 정도가 아니라 역사덕후) 동생도 감탄사만 연발하면서 꼼꼼하게 이곳저곳 둘러보고 가이드 역할을 해주었다. 정말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재밌었던 박물관 투어였다. 개인적으로는 아테네 박물관보다 훨씬 가치있고 친근한 분위기에 편안하게 에페소의 역사를 정리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후에 방문한 아르테미스 유적지. 찾는 길에 현지인들에게 방향을 물었는데 우리보고 어디서 왔냐고해서 캐나다에서 온 한국인이라고 하니 자기도 캐나다 살았다고 ㅋㅋㅋㅋㅋㅋ 나 토론토에서 대학다닌다고 말하니 자기 영앤 에글링턴 살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향 친구 만난 듯이 너무 반가웠다~ 그분이 그날 생일이라고 해서 박수치면서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찾은 성요한 교회. 에페소에 와서 기독교를 전파하다가 이곳에서 죽자 무덤위에 교회를 세웠다고한다. 역시나 이곳도 관광객이 거의 전무했다. 다음 날 방문 할 에페소도 그렇고, 뭔가 성지순례 코스 중 한군데를 밟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엄마아빠와 함께 방문했어야 하는 곳인데...






성요한무덤은 언덕 위를 조금 올라가야 있는데, 현지인들이 접근해서 성요한 동전이라면서 이곳에서 발굴되었다 뭐다 하면서 헛소리를 늘어놓는데 장사꾼들이니까 조심~ 그냥 주는 척 하면서 나중에 돈을 요구하니 상큼히 무시합시다.

그렇게 메멧 & 알리바바 케밥집으로 가는 길~


"인터넷 정보로는 이곳이 셀축에서 가장 맛있는 케밥집이라는데, 정말인가요?" 하는 내 물음에 "음... 맛있는 편이긴 한데 ㅎㅎㅎ"라고 얼버무리는 유학생 오빠 ㅋㅋㅋ 그렇게 소문날 만한 맛은 아닌 것 같아서. 인상부터 무뚝뚝한(?) 첫째 바바 아저씨와는 달리 메멧 아저씨가 너무 친근하고 귀여워서 ㅋㅋㅋㅋㅋㅋ (24시간 술에 취해있는 듯한 풀린 눈과 행동거지) 배낭여행족 및 민박 투숙객들에게 인기가 좋아 널리널리 입소문 퍼지게 된 것이 이곳인 듯. 메멧은 10대 아들과 둘이 살고 있는데 이혼했단다. 듣기로는 겉으로는 그렇게 순해보여도 부부싸움 할 때는 아주 동네가 떠나갈 듯 했다는데 수염 거뭇거뭇 난 수줍은 아들은 이제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데이트 장소를 고민 중이라고 ㅋㅋㅋㅋㅋ

유학생 오빠와는 거의 가족같은 사이처럼 보였는데 이혼을 했건 말건 아무튼 시트콤에 나오는 가족처럼 투닥투닥 개성 강하고 화목해 보여서 보기 좋았다.

죽 때리고 있다가 우리랑 말트고 내일 보기를 기약한 유학생 오빠의 빽(?)으로 차도 무한리필 공짜로 얻어먹고, 오빠의 기타연주소리도 듣고, 내일 체크아웃 해야해서 에페소 유적지를 둘러보는 동안 오갈 데 없게 될 짐가방도 식당에 맡기기로 하고, 에페소까지 라이드도 따냈다.

스웨덴? 아무튼 북유럽에서 온 고고학자였는데 이곳 장기 투숙객인듯~ 유학생 오빠랑 친해서 소개받았는데 유쾌하고 친절했지만 그대의 담배연기 때문에 가시방석이었답니다 ㅠ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홍합밥도 먹어보고 (별 맛은 없당) 버스 터미널이 어딘지 몰라 찾아 헤메는 우리에게 다가온 (자칭) 터키에서 아주 유명한 축구유망주에게 길안내도 받고 사진도 찍고~



셀축의 밤은 이뻤다. 해안도시 답게 밤문화가 발달했는지 이곳저곳 취객들이 돌아다니고 관광객들 때문에 붐볐지만 말이다. 통닭하나 사서 호텔에서 뜯을까 했지만 역시나 체력이 저질인 우리 남매는 에어컨 틀고 그대로 골아떨어졌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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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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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일: 8월 26일


파묵칼레의 기본 관광루트는 히에라폴리스->원형극장->노천온천이다. 콘야에서 파묵칼레로 이동해서 돌무쉬로 갈아타고 호텔 체크인을 한 후 클레오파트라도 요양했다는 그 유명한 노천온천을 어떻게 갈 수 있다고 물어봤더니 호텔 관계자들이 버스를 타라는데, 무슨 버스인지 물어봐도 도통 명쾌한 답을 주는 사람도 없다. 땡볕에 한시간이 넘도록 우리를 태울만한 버스는 오지 않는다. 답답한 나머지 주변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모두 걸.어.서. 가란다. 


"버스 안타고도 갈 수 있어~"


사람들 영어는 어눌해서 이게 맞는 정보인가 싶기도 하면서 와이파이 인터넷은 느려터져서 인터넷에 접속을 할 생각은 꿈에도 못꾸겠고, 지도를 봐도 영 답은 나오지 않고... 이게 말이 되는건가 싶으면서도 물어보는 사람들 족족 그렇게 대답을하길래 용감하게 고속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에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아찔아찔 아지랑이밖에 없었다...


"누나 이건 좀 미친짓인것 같아"


하는 남동생을 어르고 달래면서 혼자 룰루랄라 모든 것이 잘 풀릴거라는 듯이 고속도로를 따라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아니, 미련한 짓이 아니라 여기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하라고 했다니까?


그렇게 고속도로를 걷고 걷고 한 30분 걸으니 히에라폴리스가 나온다. 할레루야.



히에라폴리스는 성스러운 도시라고 불리우는 아나톨리아 전 지역에서도 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공동묘이다. 그런데 너무 더워보인다... 나무도 죄다 키작은 것들 뿐이고 밤새 버스를 타고 달려와서 30분을 아스팔트 길목 위에서 휘청휘청 걸어다니던 우리는 히에라폴리스 자체가 그저 우리의 묘지일 뿐이었다...


"누나 저거 다 대리석 아닐까"

"응 그렇겠지..."


굴러다니는 돌덩어리 한조각 한조각 아주 성실하게 태양열을 한껏모아 반사해서 우리를 태워 죽일 것 같은 느낌.



결국 체력과 정신력이 바닥난 우리는 노천온천까지 포기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기 이른다.


"온천이 다 거기서 거기지 파묵칼레 온천 뭐 별거 있겠냐"

라는 말도 안되는 자기최면까지 동원하면서... 비참하게시리 ㅠㅠㅠ


동생은 덥고 피곤해 죽겠다며 골아떨어지고 나는 수영장에서 퐁당퐁당 물장구도 치고 야자수 밑에서 시간도 떼우다가 대충 저녁을 먹었다. 한상 부러질 정도로 차려진 부페식!






이렇게 먹방만 찍다가 파묵칼레의 하루는 허무하게 지나갔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너무 스케쥴에 쫒겨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사고에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들었고, 게다가 처음으로 둘만 떠난 배낭여행이었기 때문에 경험도, 노련미도 부족했던게 사실이다. 이만하면 선방한 것이라 스스로 위안하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좋은 호텔에서 오랫만에 호사를 누리며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너무 어이가 없었던 것은 다음 날 목적지인 쿠사다시 행 버스를 타는데 버스터미널 근처가 바로 노천온천이었다는것이다. 호텔에서 돌무쉬로 불과 10분도 채 되지 않는거리... 하하






우리가 원해서 파묵칼레 관광일정을 아예 없었던 일로 한 것이 아니라 길을 헤메다 지치고 쓰러질 것 같아서 그냥 호텔에 남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살짝 허무했지만, 그래도 에너지 충전 제대로 했으니까 그게 어디야 ㅠㅠ 하면서 버스시간이 될 때까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민박/식당을 겸하는 곳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한국인 배낭여행족들이 많이 오는 만큼 한국식 메뉴와 간판들도 눈에 자주 띄었다.




터키 배낭여행을 준비하면서 했던 리서치 중에 무스타파 할아버지네 민박집이 유명했는데, 이런 유명인을 우연히 직접 뵙게 될 줄이야 ㅎㅎ


골목을 어슬렁거리는 동생에게 "야, 너 한국인이지?" 하면서 말을 먼저 건 할아버지.


"ㅋㅋ 어떻게 알았어요?" 하니


"한국인은 다들 너같이 생겼어"


하면서 눈을 쭉 찢으시던 할아버지


할아버지, 캐나다에서 그렇게 하시면 고소당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하.. 결국 우리는 파묵칼레까지 가서 그 유명한 노천온천을 이렇게 여행사 책자로만 보았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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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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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일: 8월 24일


터키의 고속버스는 참 편하다. 깨끗하고 wifi도 되고 차장이 차도 따라주고 서비스가 좋다. 그렇게 차이티 한잔 마시고 골아떨어져 있는 동안 날이 밝았고, 이스탄불 다음 일정지인 카파도키아에 도착했다.


미니버스를 갈아타고 호텔에 도착하니 이스탄불에서 묵었던 호텔과는 확연히 다른모습이다. 이스탄불 호텔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아테네의 호텔과 다를 것이 없는 비좁은 호텔이었다. 덩치 큰 남동생과 둘이 화장실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불편할 정도였으니까...


카파도키아는 네브쉐히르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도"에 해당되는 터키 중부지방인데, 카파도키아는 네브쉐히르에 위치한 역사적인 지명일 뿐이다. 카파도키아로 유명하지만 아무래도 이스탄불과 비교하면 많이 시골인데다가 고산지대라 그런지 햇살은 따가웠지만 오전공기가 굉장히 상쾌하고 시원했다. 거리의 모습도 이스탄불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상점이나 주택가의 터도 큼지막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가 묵을 호텔 또한 넓었다.


체크인은 사실 더 늦은 시간에 가능했지만 카운터에 문의하니 바로 방을 쓸 수 있게 해줬다.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자빠져있는 동생을 어르고 얼래서 내일 모레의 파묵칼레 행 버스티켓을 알아보러 시내로 나갔다. 그 이후 본격적인 카파도키아 관광을 할 예정이었다.


시내로 나가서 버스 티켓 대리점들을 모두 둘러보는데, 아뿔싸

티켓이 모두 없다고한다.


터키에서 고속버스 티켓은 통상적이로 현지에서 하루 이틀전에 사거나 넉넉하게 가면 터미널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런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 동네 버스회사 사무실을 다 돌아도 파묵칼레 행 버스티켓은 없단다... 티켓을 구할 방법이 전.무.하단다...


묵을 숙소는 이미 다 예약이 되어있던 상태고, 캐나다로 돌아갈 비행기도 예약되어있고, 스케쥴대로 이동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다 꼬이게 되는 상황이었다. 망연자실해서 호텔로 돌아왔는데 동생은 속편히 졸립다고 잔단다. 어이가 없어서 너 알아서 해 한마디하고 호텔 로비로 내려갔다. 카운터 사람에게 자초지종을 대충 설명하니 뒷편에서 매니저가 나온다.


"버스 티켓이 없다고?"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표정으로 내일 모레 파묵칼레 행 버스를 구하지 못하면 우리는 끝이다, 남동생과 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하며 징징거렸더니 침착하게 어딘가 전화를 거는 아저씨.


덩치도 크고 인자한 인상이다. "이 아저씨가 뭘 도와줄 수나 있을까" 싶을만큼 말투도 느릿느릿 온유했다. 어딘가로 전화를 마구 걸더니 하는 말이 티켓이 없단다. "우리 호텔에서 하루 더 자고 가야겠네 :)ㅋ" 라고 말하는데 어이도 없고해서 난 이제 어떡하냐고 머리를 부여잡았더니 안쪽으로 들어오란다. 아오... 동생이라는 놈은 현실파악도 못하고 안에서 잠이나 자고 있고 억울하고 짜증나고 설마 위험하지는 않겠지?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아저씨의 사무실로 따라들어갔다.


"차이 한 잔 마실래?" 하면서 어디서 왔냐, 앞으로 무엇을 할 계획이냐, 하면서 이것저것 편안히 대해주는 아저씨... 사무실 인터넷으로 뭔가를 이것저것 열심히 찾는다.


"없어, 없어, 없어," 하다가 "나가자" 하는 아저씨.


근무시간일텐데 이래도 될까 싶었지만 나는 카파도키아에 도착하자마자 하릴없이 잠이나 자고있는 동생을 뒤로하고 티켓사냥에 다시 나섰다. "첫째들의 숙명이지 ㅎㅎ" 하는 아저씨... 그냥 무시해도 됐을 법한 머나먼 타국의 호텔 투숙객을 이렇게 열심으로 도와주시다니, 내가 정말 사람복은 있구나싶었다.


결국 아저씨와도 버스 대리점을 몇군데나 돌아다니다가 방법을 찾아냈는데, 바로 중간 지점인 "콘야"라는 도시에서 갈아타서 파묵칼레로 가는 방법이었다. 할렐루야!


그렇게 버스티켓을 계산하고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10년에 한번 있는 터키의 대명절과 우리의 여행이 겹쳤다고 한다. 그래서 현지인들도 버스티켓을 구하지 못해서 안달이라고...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할지 모르겠다.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카파도키아 관광. 높고 푸른 하늘에 평화롭다.

고산지대여서 그런지 바람을 시원했지만 햇살이 너무 뜨겁고 한발 한발 발을 내딛는 것이 힘들만큼 금방 땀범벅이 되었다. "우와" 하면서 탄성을 내맽으면서도 너무 더워서 동굴 안 카페에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느릿느릿 이동했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은 4-12세기에 걸쳐 박해를 받은 기독교인들이 기암괴석을 파내어 만든 30여게의 석굴교회와 수도원이 모인 곳으로 비잔틴 시대의 벽화들이 남아있는 곳이다. 카파도키아는 실크로드의 길목이기도 했다.









카파도키아 괴레메 야외 박물관을 나서면 여러 상점과 카페가 있다.




이곳에서 석류 생과일 주스를 마셨는데, 맛이 없었다 ㅠㅠ




괴레메 야외박물관을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도자기 상점. 이곳에서 도자기도 굽고, 기념품도 팔고 여러가지 공예품들을 파는데, 눈에 잘 띄는 카파도키아의 인기장소이다 :)












그 외 핸드메이드 쥬얼리들 및 카펫상점








저녁이되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든지 들른다는 항아리 케밥집도 찾았다. 항아리 케밥집이 많아서 어디가 진짜인지 물어물어 찾았는데, 버스 정류장 근처로 한글 간판덕분에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윗층 테라스로 안내되었는데 우리가 첫 팀인듯 했고, 나중에는 몇몇의 한국팀들로 더 채워졌다. 한식 메뉴를 보고 "누가 여기까지 와서 터키인이 만든 한국음식을 먹을까? ㅋㅋ" 했는데, 우리 다음 팀이 무엇을 시켜먹는지 얼핏 보니 신라면에 김치찌개를 시켜먹고있었다 ㅋㅋㅋ



한국팀이 많이 찾는다고 해서 신경써서 상추쌈도 제공해준다. 조기 보이는 소스는 쌈장인 줄 알고 맛있지만 이국적인 맛에 "한국인 서비스 해준다고 쌈장까지 만드나보다~"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터키 전통 소스란다 ㅠㅠㅠ 그것도 모르고 쌈장인가부다 ㅎㅎ 하면서 먹었는데 부족한 리서치의 폐해였다... 괜시리 터키에게 미안해지고 ㅠㅠ 앞으로의 여행에서는 이런 실수 하지 말아야지 ㅠㅠ



요구르트에 오이, 소금을 섞은 에피타이저. 요구르트를 키워먹기까지 하는 나는 항상 꿀이나 과일만 섞어먹었는데, 소금을 섞어서 먹으니 요구르트 본연의 맛이 배가 되는 것 같았다. 집에서도 이렇게 해먹어야지~ 생각했던 ㅎㅎ



이것이 바로 유명한 항아리 케밥. 즉석에서 망치로 깨서 목부분을 깨뜨려 먹는데, 깔끔하게 분리해야 파편이 적다.



자작자작한 국물의 고기요리였는데, 맛은 기대보다는 별로.



귀여운 빌박스 ㅎㅎㅎ



호텔에 도착하니 저녁식사가 한창이었다. 아침과 저녁은 포함인 호텔이었는데, 동생이 항아리 케밥 맛도 없었는데 호텔 밥도 먹자~ 해서 들어갔다. 시끌벅적 패키지 여행객들로 북적였는데, 음식이 가짓수도 많고 맛있었다. 웨이터들 중에 대부분이 어려보였는데, 자기를 찍으라고 삿대질(?)하던 이 아이... 트립 어드바이저에 찾아보니 직원교육이 절실한 호텔이라는 평이 있던데, 순수한건지, 반죽이 좋은건지 ㅎㅎㅎ




아무튼 나는 이 호텔 지배인 아저씨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만 남아있던 상태라 다른 티끌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던 상태였다. 감사표시를 하고싶은데 마땅환 것이 없어서 호텔 옆 편의점에 들어가 딸기요구르트 ㅋㅋㅋㅋ 를 아저씨께 전해달라고 카운터에 부탁했다. 방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나오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지배인님이 보자시는데요."


동생에게 로비에 있을거라고 얘기 한 후 내려가니 아저씨가 관광은 재밌었냐면서 자리에 앉기를 권하신다. 뭐 먹고싶은거 없냐시면서 차이 티를 한잔씩 주문하셨다. 다른 관광거리 하고싶은거 없냐고 물어보셔서 내일 그린투어를 할건데 새벽에 떠나는 에어벌룬 투어는 관심이 없지만 한번에 수백대 하늘 위로 올라가는 열기구를 보고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또 어딘가에 전화를 하신다 ㅎㅎㅎ


"네가 원한다면 열기구 투어도 엄청 싸게 줄 수 있는데."


ㅎㅎㅎ 나는 열기구보다는 밑에서 열기구들 사진을 찍고싶다고 말하니 알았다고 하시면서, 차편을 대기시키겠다 하신다. 열기구를 탈 다른 관광객들을 태우는 차편이 각 호텔들을 돌면서 관광객들을 픽업하는데, 본인이 얘기를 해 놓을테니 그냥 그 차를 타란다. 라이드비를 지불하겠다고 하니 다 필요없다고 그냥 재밌게 즐기고 오라고 하신다.


내일 그린투어를 하는데 콘야로 가는 버스 스케쥴과 그린투어 투어가 끝나는 스케쥴이 맞아 떨어지지가 않아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또 전화를 거시더니 다 해결되었다고, 그린투어 도중 가장 먼저 터미널에 드롭오프 해주라고 말을 다 해놓았다고 했다.


이렇게 호텔 지배인 아저씨의 세심한 배려와 도움을 넘치도록 받고, 터키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고 얘기도 많이 나누고 차도 몇잔이나 얻어 마시다가 새벽 두시에야 방으로 들어갔다.


새벽 네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열기구 픽업 차를 타야했는데 말이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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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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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일: 8월 23일 part II


터키에서는 즉석 생과일 주스가 사랑받는 길거리 음식인 듯 어딜가나 가판대와 가게들을 볼 수 있다. 이스탄불 역사지구를 둘러본 후 점심식사를 하기 전 호텔에 잠시 들러 둘러본 근처 동네에서 발견한 생과일 주스집. 부자지간이라는데 하나도 안닮았넹 ㅋㅋㅋ 사진을 찍자 수줍게 웃으면서 과일을 이리들었다 저리들었다 하는 아빠와 아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말은 안통하지만 따뜻한 사람들인거 다 알아용 :)



수박과 자몽주스를 시켰는데, 다른 첨가물을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원액기에 100% 순수 과일만을 가지고 주스를 뽑아낸다.

그렇기 때문에 맛은...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냉장보관 된 과일조차 아닌지라 밍밍 닝닝 미지근하다. 터키에 머물으면서 종류별로 주스를 마셔보았는데, 그 중 석류가 가장 비쌌음애도 불구하고 가장 맛이 없었다. 설탕을 첨가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과일 자체 당도가 높을수록 맛있다. 오렌지 주스가 가장 인기가 많고 대중적인 것 같았다.

가격은 1리라부터 5리라까지 다양하다.




또 와~ 하며 배웅까지 해주신 과일주스 아저씨


그렇게 우리는 한숨 돌리고 이스탄불 시내를 다시 떠돌았는데, 히포드럼이 도대체 어디인고~ 하면서 늑장을 부렸다. 너무너무 더워서 거북이 발걸음으로 나무그늘만 찾아다니며 유명하다는 터키 찰떡 아이스크림도 먹게되었지. 아이스크림 파는 애는 고등학생 쯤으로 되어보였는데 초등학교 때 클래스메이트와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깜짝 놀랐다 ㅋㅋㅋ 아이스크림을 휙휙 던졌다 빙글빙글 돌렸다 현란한 솜씨로 혼을 쏙 빼놓더니 가격도 알려주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내 손에 쥐어준다. ㅋㅋㅋ 그럼 그렇지 얘들 장삿속이 다 이렇다. 나중에 한입 베어물고 계산대에 가니 꽤나 비싼 값을 부른다.


바가지 써봤자 얼마나 쓰겠어~ 하면서 룰루랄라 다시 시내를 걷는데 한 여학생이 다가와 말을건다. "한국사람이에요?"

반죽좋은 이 아이, 한국의 막장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익혔다고하는데 한국말이 엄청 유창한 것 아닌가... 자신을 한국명 박신비라 소개한 이 영민하고도 깜찍한 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보고 "캐나다에 오래 살았다더니 너 발음이 쪼~끔 그렇다 야" 란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말투에 혀를 내둘렀다. 친절하게 이곳저곳 길을 안내해주고, 흥정할 때 필요한 자세와 말투도 코치해주고, 내 바지를 동네 바자르에서는 1/10가격에 살 수 있다며 그랜드 바자르는 바가지라고 혀를 끌끌 차주는 것 까지 잊지 않았다.



나보고 연락 안하면 죽는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히포드럼도 둘러보고, 톱카프 궁전 입구까지 갔지만 궁전은 너무 더워서 입장 포기. 히포드럼은 로마시대 전차경기를 열었던 광장같은 곳인데 터만 남아있다. 블로그에 올릴만한 사진은 찍지 못했다.


이 날밤 카파도키아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체크아웃을 하고 이틀간 묵었던 호텔에 짐을 맡긴 후 보스포러스 해협 근처를 둘러보았다.



보스푸러스 해협의 오후





해협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에서 고등어 케밥도 먹었다. 가게에 따라 베리에이션이 있기는 하지만 통상적으로 간고등어에 뼈를 발라내고 상추에, 양파에 레몬즙을 뿌려 에크멕에 끼워먹는 음식인데, 입맛에 잘 맞았다. 냠냠

(후에 포스트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유명한 보스포러스 해협 통통배의 고등어 케밥보다 더 맛있었다)



카파도키아 행의 오버나이트 버스에 탑승하고 버스에서의 취침준비를 하는데, 밖이 너무 시끄럽다. 요란한 나팔소리에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까지, 이게 왠 난리인가... 우리는 여행기간 중 civil unrest를 경험하는 것인가... 하면서 내려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마을 청년들이 군대가는 것에 대해 축하해주고 배웅해주는 세레모니라고했다. 삼삼오오 청년들이 군대갈 때가 되면 동네 주민들이 모두 저렇게 나와서 환송해준다고... 북치고 장구치고 나팔불고 피리불고 사진찍고 폭죽 터뜨리고 춤추고 남자들은 난리가 났는데 옆에 차도르를 뒤집어 쓴 여자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눈물을 닦는다. 터키도 참 정많은 나라구나,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보람이 넘쳤던 이스탄불에서의 하루를 마치고 카파도키아로 향했다. 쿨쿨 자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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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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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일: 8월 23일 partI


드디어 본격 이스탄불 투어의 날이 밝았다. 그리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아침일찍 새벽같이 일어나서 호텔 식당으로 톡! 튀어나갔다. 터키에서의 첫 끼니~ 슬라이스 된 신선한 토마토와 치즈, 오이, 올리브, 햄, 에크멕 빵, 오렌지 주스와 커피 등등으로 구성 된 간단한 아침이었는데 그리스에서의 것과 흡사한 것 같았다. 근데 가짓수는 더 늘어났다는 거! 아무튼 그렇게 폭풍 먹방을 또 찍고 아직은 한적한 이스탄불 시내로 나섰다. 일찍 일어나난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고 했었더랬지! 어제 그랜드 바자르에서 구입한 통넓은 터키 바지와 동생 티셔츠(남자기준 XL 티셔츠 ㅠㅠ)를 입고 아직은 선선한 이스탄불의 상쾌함을 들이마시면서 시내지도 한부 들고 펄쩍펄쩍 ㅋㅋㅋㅋㅋ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 (술탄 아흐멧 사원)으로 꼬우꼬우~ XD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완전 히피가 따로 없다.



블루모스크의 정식 명칭은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인데, 그 내부가 온통 푸른 도자기타일로 장식되어 있어서 블루모스크라는 애칭이 붙게되었다. 오스만 제국의 아흐메트 1세에 의해 1609년부터 7년동안 건설되어 1616년도에 완성되어졌다. 이슬람 모스크 중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아직까지 정식 모스크이며 그래서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내부에는 기도하러 온 이슬람 교도들로 엄숙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무료로 입장 가능하며, 신은 벗고 들어가야 한다. 민소매나 반바지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출입할 수 있는 곳인데 나는 터키를 다니는 내내 거의 터키 현지차림이었어서 문제가 없었고 남자들은 반바지가 괜찮은 듯 했다. 


아래의 아야소피아 대성당은 본래 그리스 정교회 건물로서 537년부터 지어져서 1453년까지 계속되어 건설/재건축 되어졌다고 한다. 1204년부터 1261년까지 카톨릭 로마 교회였으며 1453년부터 1931년까지 이슬람의 모스크였다. 1935년 2월부터 세속화 되어서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여지고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비잔틴 양식의 산물 중 하나이다. 4월부터 10월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10월부터 4월까지의 운영시간은 9시부터 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25리라이다. 관광객들이라도 아이가 만 12살이 넘지 않았을 경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두곳 모두 늦게 가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고 뭐고 사람에 치여 사진도 제대로 못찍고 땡볕에 줄만 길게 섰다 나오는 수가 있으니 일찍일찍 다닙시다~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아는 이렇게 앞뒤로, 또는 마주보고 있다.



이스탄불의 유명 관광지들은 거의 한자리에 모여있어 너무 편했다! 몽땅 선물 한세트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곳으로 가는 길목



이스탄불은 빨간 꽃이 많았다. 잘 정돈된 공원들과 푸른 지중해 바다와 빨간 꽃의 조화가 인상적인 도시였다. 사루비아인가 했는데 한국에서의 사루비아는 아닌 것 같고, 잘 모르겠는 아야소피아 앞 사루비아(?)



아야소피아 안에 들어서니 이렇게 텅텅 비어있는 거 있지~ 이건 정말 비어있는거다! 나중에 오후에 다시 찾았더니 티켓을 구입하려는 줄은 그 길이를 가늠할 수 없었고 사람들은 명동 시장바닥에서 관광을 하는 것 마냥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인파에 이리휩쓸 저리휩쓸 했으니까.




아무리 이슬람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만 인정하지 않을 뿐, 존경하는 선지자로 받아들인다지만 현재 명실공히 무슬림 국가의 국보건물에서 예수님과 기독교적인 인물들을 찾는다는 것은 인상적인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오 예수님??" 뭐 이런느낌이었다 ㅋㅋ


이슬람은 눈에서 그 힘이 나온다고 믿기 떄문에 카톨릭의 잔해로 치부되고 있는 성경인물들의 벽화 눈을 파버렸는데, 이렇게 버젓이 멀쩡한 예수님과 마리아와 열두제자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세속적으로 바뀌어버린 이스탄불의 영향인지, 관광객 서비스인지 잘 모르겠다.



코란의 명필이라고 한다. 이슬람은 우상숭배의 이유로 살아있는 것의 조각/그림 등을 철저히 금하기 때문에 글씨체나 기하학적 무늬 등이 발달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같은 이유로 탄생했을 너무나도 멋진 이슬람의 흔한 천장.jpg (바닥이 아니라 천장!!)




터키는 관광객들을 그냥 내버려둔다는 느낌이다. 뭘 만지든 어디에 앉든 전~혀 터치하지 않고 관리인들도 여유롭게 감시(?)한다. 아테네에서 줄 하나 쳐놓고 눈을 부라리며 누가 뭘 만질까 뭘 부술까 노심초사하고 수상한 이를 미행(?)하던 아테네 관리인들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그래 내가 미행당하던 사람들 중 하나였다 -_-).


에페소를 가면 돌 부스러기마저 유물일진데, 사람들이 유적에 올라타고 기대고 앉고 사진찍고 해도 노 프라블럼~ 오히려 웃으면서 우리를 지켜봐(?)준다. 처음에는 저사람들이 일을 하는거야 마는거야? 했었더랬지만 이것이 자연스런 터키 관리인들의 태도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자유로운 분위기에 힘입어 동물도 국보건물에 입장이 가능하다 :) 이미 관광객의 손이 많이 탄 듯한 살찐 냥냥이... 쟤들이 이 건물의 진짜 주인일지도.




아야소피아를 둘러보면서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 계속 생각났는데, 아야소피아는 아야소피아만의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특별함이 있었다. 물론 성 베드로 대성당도 대단했지만 아야소피아의 이국적임과 이슬람 특유의,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엄숙함에 매료되어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정말 "대박이다"라는 말을 계속 내뱉었던 것 같다. 햇살이 비추는 황금빛 아야소피아에서의 오전... 종교간의 갈등과 유럽의 역사를 한 곳에 빨아들여버린 듯한 위대함에 서둘러 사진을 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그리고 깊게 그 기운을 느끼려 자연스레 노력하게 되는 매력적인 곳이다.




아야소피아의 매력에 취해 여유를 부리다가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다음 목적지는 블루모스크였는데, 앞서 설명했 듯 시간이 좀 지나니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과 땡볕에 치여 헥헥거리며 줄만 서다가 입장한 내부에서도 사람파도에 휩쓸려 사진만 대충 찍고 나왔다. 패키지 관광객들이 엄청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 남자 한명에 여자 서넛은 데리고 다녔는데 여자들이 모두 눈만 내놓고 차도르를 쓰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캐나다에서는 무슬림 여자들이 히잡은 쓰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나는 여태까지 그들이 차도르는 쓰고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아무튼 그래서 제대로 찍지 못한 블루모스크의 내부. 실제 모스크라 그런지 카펫이 깔려져 있고 기도하는 신자들 주위로 빙 바리케이트가 쳐져있다. 아무리 쉬쉬한다 해도 한번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든 곳이기 때문에 적막속의 시끄러움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아야소피아는 뭔가 모스크이면서도 화려한 궁전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블루모스크는 정말로 종교적인 곳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음 목적지는 너무 더웠기 때문에 지하 저수저 (또는 지하궁전/Basilica Cistern/Yerebatan Sarayı)으로 가는 것으로! 아야소피아에서 남서쪽으로 150m밖에 떨어져있지않아 찾기가 쉽다.


지하궁전은 비잔틴 제국때부터 오스만 왕조시대까지의 물창고였다고한다. 개인적으로 건축물이나 이국적인 것에 대한 감성이 매우 메마른 편인데, 이날은 날 잡았다. 역시 너무 멋져! 정말 대박이야! ㅠㅠㅠ 진짜 입장하고부터 대박이구나, 이곳의 역사는 위대하구나, 옛 사람들은 정말 똑똑했구나!!! 라는 말을 연발했다.


이스탄불의 따가운 햇빛을 피해 찾은 지하궁전, 너무나 시원하고 아름답고 위대하다.


5세기 훨씬 이전부터 지어졌다는 이곳... 1500년 가까이 이곳 사람들의 물창고였다니 정말 대단하다. 역사에 따르면 이 지하 저수저를 짓기 위해서 7000명의 노예가 동원되었다고한다. 오스만제국의 왕족 귀족들이 이곳에서 여름을 나지 않았을까? 로맨틱해 ㅠㅠ 정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비현실적인 비쥬얼이다. 으스스하면서 고요하고 아름다운 이곳 정말 다시가고싶다 ㅠㅠ




물이 맑아서 물고기도 살지용






메두사의 머리가 기둥처럼 솟아있는데, 로마제국에서의 전리품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왜 이곳에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는 듯 하다.


지하 저수저 입구에서 "터키의 술탄과 술타나가 되어보세요~" 하면서 옷입혀주고 사진찍어주는 부스가 있었는데... 너무 하고싶었는데... 동생놈이 같이 찍어줄리 만무했다. 징징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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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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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일: 8월 21일


3시 30분 산토리니에서 아테네 행 페리 출발, 오후 11시 25분 아테네 도착일정.


페리 티켓이 예약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늦으면 좋은자리를 잡지 못하는데다가, 산토리니는 버린 패로 생각하고 어제 이아마을을 둘러 보았으니 마지막으로라도 항구에 가서 짐가방을 찾아보자 동생아 ㅜ.ㅜ 하며 한시간인지 한시간 반에 한대밖에 없는 항구로의 버스를 타고 일찍 페리 타는 곳으로 향했다. 항구에 주인잃은 짐가방을 보관하는 곳이 있다고 들어서 ㅠㅠㅠ


정말 짐가방 찾아 삼만리 했던 산토리니에서의 2박 3일이었다.


내려가니 아직 뱃시간이 멀어서인지 휑한 항구... 지중해의 따가운 햇빛 아래 이리뛰고 저리뛰고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지않는 통에 이리묻고 저리묻고해서 겨우겨우 찾아낸 외딴 창고 하나... 뙤약볕을 맞으며 그곳에서 또 관리자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미쳐 ㅋㅋㅋㅋㅋㅋ


창고문이 열리고 내 가방을 쥐잡듯이 찾았지만 결국 없었고, 우리는 애꿎은 시간을 떼우기 위해 항구에 위치한 수많은 카페와 레스토랑 중 아무거나 내키는대로 들어가 자리를 잡아야만했더랬다. 메뉴판을 보니 술술술 온통 술에 땡기지도 않는 음식들이 뭐가 이리 다 비싼지.


감자튀김이 9유로... 밀크쉐이크가 6유로였나......


입맛도 없는데 연명은 해야겠고해서 꾸역꾸역 집어넣은 프렌치 프라이즈...


나름 유러피안 방식으로 식초에 감자튀김을 찍어먹으며 그래 그리스는 내 나라가 아니었나보다... 유럽 어딘가를 떠돌아다닐 내 짐가방아, 안녕, 하며 쓰라림도 함께 삼켰다 ㅠㅠ


나의 환상의 섬 산토리니는 그렇게 끝이났다.





제 6일: 8월 22일


6시 기상, 조식 후 오전 10시 5분 아테네 공항에서 터키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출발했다. 그리스 항공이었는데 내 치약을 빼앗아갔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친절하게 말을 걸었는데, 터키와 그리스를 오가며 사업하는 터키인이라고 했다. 웰컴투터키~ 하면서 환하게 웃어주는데 지난 그리스에서의 일정간 이런 미소가 고팠던 사람으로서 엉엉 ㅠㅠ 그래 터키는 다르겠지하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어쩔거야,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내 가방은 이제 찾을 수 없으니까하는 마음으로 남은 터키일정을 망칠만한 나쁜 감정을 모두 떨쳐버린 백지같은 상태에서 터키를 경험하고싶었다.


우리의 계획은 일단 11시 25분 터키에 도착 후 호텔에 체크인 하고 환전을 가장 잘해준다는 그랜드 바자르의 환전소를 가는 것이었다. 그 이후 시장을 둘러보며 쇼핑.


터키에 도착해서 멘붕상황을 두가지 겪게 되었는데, 첫번째는 비자문제였다. 한국사이트을 이용해 리서치를 해간 터라 우리는 캐나다시민은 터키에 입국하기위해 비자가 필요한지 몰랐고... 엄청나게 긴 줄을 서고나서 입국심사대에 들어섰는데 여권을보고 "넌 우리나라 못들어옴" 하는 심사원에 멘붕 멘붕 또 멘붕... 나중에는 그냥 비자를 사면 되다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예상에도 없던 비자값이 한사람당 100유로, 그러니까 200유로 현금으로 깨졌다.


한국인은 터키에 무비자로 30일 체류할 수 있지만, 미국 캐나다 등등 기타 해당되지 않는 나라의 시민일 경우 비자가 필요합니다 교포여러분 ㅠㅠㅠ


두번째는 우리가 공항사람에게 사기아닌 사기를 당했다는 것. 나중에 현지인들과, 그리고 다른 여행객들과 대화하며 깨닫게 된 사실이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트램역이 어디인지 몰라 찾아 헤매는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준 공항 information 오피스의 한 아저씨... 공항에서 운영하는것이니 수익에는 관심없을거라 생각한 것이 아주 큰 오산이었다. 어리버리 멍청해보이는 우리에게 스케쥴을 봐주겠다는 친절한 제안을 한 후 안으로 끌어들여 버스를 지금 예약하지 않으면 없다, 트램으로는 공항에서 이스탄불로 갈 수 없다, 등의 지금같으면 헛소리 중의 헛소리를 지껄이면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더니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밴과 이스탄불 다음 일정인 카파도키아로 가는 버스를 끊어주겠다고 했다. 한국은 우리 형제의 나라에요~ 하면서 물도 주고 지도도 봐주고 ㅠㅠㅠ 난 그때 너무 고마워 어쩔 줄 몰라 했건만 아저씨는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택시를 바가지 씌우고 우리를 호텔 앞까지 태워다주었다. 뭐 아무튼 비싼 비용을 지불했지만 마지막 날 공항까지 가는 택시까지 예약해준 터라 그냥 편하게 이동했다 생각하고 그냥 웃고말았당 ㅋㅋ 터키에서 사기당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줄줄이 듣고있자니 우리가 당한 건 아무것도 아니었는지라~ 하지만 결국에 카파도키아로 가는 버스는 인터넷 예약을 하지 못했고, 우리가 알아본 버스티켓값보다 훨씬 비싸서 이미 우리는 엄청 심신이 지친 상태였다 ㅋㅋㅋ 아저씨 말로는 아마 5년전 가격인 것 같다며 어디서 이런 구닥다리 정보를 리서치 해온거냐며 ㅋㅋㅋㅋ 근데 나같은 사람들이 있으니 아저씨도 돈벌어먹고 살고있는거에요 ㅠㅠㅠ


아무튼 이러니 저러니한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호텔 체크인에 성공했다. 이스탄불은 기대 이상으로 깨끗하고 쾌적하고 바다가 알록달록 꽃과 바다와 공원의 조합이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고 느낌이 정말이지 산뜻했다. 아테네에서 도착했을 당시와 180도 달랐다.


더워 미칠 것 같다고 찡찡거리는 동생의 입을 틀어막기위해 마트에서 마실 것을 좀 사고 (이 나라는 3L짜리 음료수가 즐비하당 ㅋㅋㅋㅋㅋ) 호텔에서 한 숨 돌리고 우리는 계획대로 그랜드 바자르로 가기위해 호텔문을 나섰다.


 그랜드 바자르(Grand Bazaar)는 무려 15세기 중반에 건설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 중 하나로서,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직후 술탄 메멧2세에 의해 옷감무역을 위해 지어졌다고한다. 현재는 3000여개가 넘는 상점들과 61개의 시장내 골목들, 그리고 25만에서 40만명의 관광객의 발걸음이 매일 끊이지 않는 관광지 중 하나이기도하다. 일요일에는 열지 않으니 참고하시고 월-토요일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한다.


그랜드 바자르는 트램역 10m 남짓한 곳에있다. 찾기 무지 쉬우니 걱정마시길 :)


유명하고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시장인 만큼 바가지가 엄청나다. 흥정을 잘 해야 한다던데 이곳 상인들은 배째라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흥정이 쉽지는 않다...


우리의 (아니 아마 나만의) 목표는 시장을 둘러보기 전에 캐리어와 남은 일정 입을 옷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그리스에서 짐가방 잃어버리고, 그래서 제대로 관광도 못하고, 비자문제 때문에 시간 지체 돼, 예상치 못한 비용깨져, 우울우울 했지만 시장에 도착하자마자 능수능란한 몸짓으로 차이(터키식 차)를 배달하는 아저씨들과 왁작지껄 까르륵 요란한 소리를 내며 "너희 둘 사진 찍어줄까?"하며 다가오는 어린아이들 덕에 이미 터키의 첫느낌이 좋았다.



저 램프들이 무지 탐났지만 어찌 들고다니랴 ㅠㅠ 색색깔 너무나도 아름다운 램프들 





그랜드 바자르는 정말이지 램프, 터키 현지 옷들, 스카프, 카펫, 가방, 그릇 등등 너무나고 화려하고 탐나는 물건들이 즐비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니 익숙한 한국말로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 그 중에는 나이가 너무나도 어려보이는,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 팔목을 붙잡고 실크 스카프 한번 보고가시라며 어설픈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말하는데 가슴이 아팠다. 한창 뛰놀고 공부하고 미래를 꿈꿀 나이에 관광객들 호객행위나 하고있다니, 정말 원해서 하는 일일까? 하며 순간 내가 원하는 학교에서 원하는 공부를 하며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여타 자본주의 국가의 사회적 기준에 맞춰진 나의 교만한 착각들 중 하나일 것이다.


아무튼 처음으로 들어선 터키 가방가게에 들어서니 주인 할아버지가 손목을 잡고 이끈다. 어떤 스타일, 어떤 디자인을 원하냐면서. 사실 가방이 모두 너무 예뻤지만 다른 가게들을 둘러보지도 않았던 상태이고 실용성이 없는 가방들 뿐이었는지라 탐났지만 다른 가게를 둘러보고 다시 오겠다고 말한채 나왔다. 몇번이나 계산기를 두드리며 흥정을 하던 할아버지는 엄청나게 짜증이 난 표정으로 나중에는 갈테면 가라하며 우리를 반 내쫒듯(?)이 했고, 아 우리는 터키 상인들을 상대하기엔 너무 허접한가보다 ㅠㅠ 하며 그랜드 바자르 더욱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섰다.


나중에는 결국 돌고 돌아 그 가방가게로 다시 가게 되었는데, 실용적인 가방은 별로 찾을 수도 없고 그냥 가방 디자인이 예뻐서 살까말까 하는 마음으로 다시 들렀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가게 할아버지는 나를 진짜, 말그대로 문전박대했다. "너한테는 팔고 싶지 않아. 나가". 라고 말했다. 진.짜.로.


겁나 상처받고 여기 왜이렇게 살벌하냐 ㅠㅠㅠ 하며 우리는 현지 여자들이 입고다니는 바지 두벌과 (이것도 흥정할려 했는데 잘 안해주더라 ㅠㅠ) 엄마 선물인 실크 스카프 한장, 그리고 나중에 시장을 나갈 때 즈음 골목에서 대충 캐나다 달러로 $15정도 하는 싸구려 캐리어를 샀다.


이스탄불의 여름오후는 그렇게 노을로 물들고, 우리는 일단 숙소로 돌아와 짐을 내려놓고 이틀 뒤 카파도키아 행 버스표를 구하기 위해 이스탄불 시내로 뛰어들었다. Nevşehir이라는 대형 버스회사의 대리점이었는데 정말 물어물어물어 찾았다... 내 기억으로는 한사람당 70리라였던 듯? (집에가서 다시 확인해 봐야겠다). 가까스로 티켓을 구하고 호텔로 돌아오니 이미 저녁. 더위에 지쳐 헥헥대던 우리는 저녁을 마다하고, 엄마아빠와 보이스톡을 하고, 샤워를 하고, 그렇게 노곤한 하루를 마치고 골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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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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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일: 8월 20일


피라마을은 사실 교통의 중심지이지 볼 것은 없다. 최선을 다해 짐가방을 찾지 않았다는 후회를 하기 싫어서 이 날 버스정류장에도 다시 가보고 항구경찰에도 다시 가보고 전화도 여러번 돌리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열매가 없어서 포기, 한숨 돌리고 산토리니의 하이라이트인 이아마을로 출발했다. 가방때문에 쓴 교통비만 해도 오바해서 산토리니 전체를 돌았겠다 ㅠㅠㅠ 이게 왠 개고생이야 ㅠㅠㅠㅠㅠ













막상 가보면 예쁘지 않은데 사진 찍으면 이쁜 산토리니 섬.

그 곳에서는 다시는 여기 안와, 사진빨 사기 섬이다라고 그렇게 욕을 하고 다녔는데 지금 사진으로 보니 또 예쁜 곳이다.

하지만 절대 다시는 안가.





이아마을에서 보는 석양이 그렇게 예쁘다고 해서 한두시간 전부터 뷰포인트에서 죽치고 앉아서 기다렸는데 노을이 지자마자 밖이 깜깜해지고 추워지니 사진 다 찍었으면 늑장부리지 말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더 멀리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하자! :)

앉아서 편안히 누구보다 빠르게 숙소에 도착해 피로를 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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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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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일: 8월 19일




8월 19일에 찍은 사진은 없다.

산토리니를 가는 도중 짐가방을 잃어버려 하루종일 눈물로 경찰서를 들락거리며 관광은 하나도 못했기 때문에...


원래의 8월 19일 계획대로라면:


아침 6시에 기상, 숙소가 있는 Syngrou-Fix역에서 Omonia 역에서 내려 Piraeus역으로 향해서 육교를 건너 페리 타는 곳으로 가서, 아침 7시 25분 피라우스 항구에서 산토리니 행 배 출발 ☞ 오후 3시 10분 산토리니 티라 항구 도착, 관광시작.


깜깜한 새벽부터 길찾는 것과 메트로 갈아타는 것을 꽤나 걱정했는데 산토리니로 출발하는 아테네의 모든 배낭여행객들의 짐가방 드륵거리는 소리가 한데 모여 피라우스 항구로 향했다. 그냥 앞사람 따라가면 되더라 :) ㅋㅋㅋ


먼저 http://www.greekferries.gr/ 이곳에서 구입한 티켓을 프린트 해 가서 항구의 티케팅 부쓰에 보여주고 실제 티켓을 받는다. 배가 고파서 앞에 노점상에서 츄러스? 비슷하게 생긴 그리스의 모닝빵을 한 입 입에 물고 배에 올라탔다. 새로 지은 made in Korea 배였다. VIP가 아닌 이상 정해진 좌석이 없으니 배에 빨리 올라타서 테이블 말고 소파나 제대로 된 좌석에 자리잡자. 조금만 늦으면 바닥에 앉거나 일행과 따로 떨어지게 되거나 낯선 사람과 동석해야 할 수도 있다.


8시간을 배타고 가는데 그렇게 지루할 수 가 없더라...

동생은 멀미한다고 물먹는 하마처럼 물만 끊임없이 사고 사람들은 시끄럽고 불친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웃음을 잃지 않으며 포카리스웨트 손예진이 기다리고 있을 아름다운 섬을 고대하며 동생을 어르고 얼렀지.....


마침내 산토리니 섬에 도착하고 수백명의 사람들과 푹푹 찌는 무더위에 동시에 우르르르 내렸다.

그냥 사람들 따라가니 "피라, 피라" 하는 시내버스가 여러대 서 있었고 사람들이 우르르르 올라타더라.


이 버스를 조심해야 한다.


굉장히 원시적인 버스인데, 50인승 될까말까한 이 버스에 사람은 100명쯤 타는 것 같다. 농담이 아니다...

짐은 모두 짐칸에 싣고, 사람들 차곡차곡 자리에 앉히고, 사람들을 정말 버스가 200% 찰 때 까지 쑤셔넣는다. 모두 서있고 부대끼고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버스가 돌아다니는 도중 그 우글거림 속을 뜷고 차장이 돌아다니면서 돈을 걷고 티켓을 발급한다. 가뜩이나 꼬부랑 절벽길 올라타는데... 바로 밑이 낭떨어지인데... 심장 약한 분들은 20분동안 눈 질끔 감고계시기를...


그리고 나의 비극은 이 버스에서 시작되었다.


피라마을 버스역에 도착하고 짐을 찾으러 갔는데 이걸 왠걸. 동생 짐만 덩그러니 있고 내 짐은 온데간데 찾을 수가 없다. 분명히 아까 동생 가방과 함께 깊숙한 곳에 넣어놨는데....... 내가 다 봤는데.......


아무튼 도둑맞았다.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고 경찰서도 여러번 왔다갔다 하고 항구경찰서의 문도 질리도록 두드렸다.


한마디 하자면 그리스 국민성은 게으르고 이기적이며 게으르고 게으르고 게으르다..... 최소한 내가 만난 사람들은... 경찰서 밖에서 울고있는 나를 커다란 머신건 하나 들쳐매고 커피마시면서 두시간 있다 리포트 작성하러 오라던 경찰관... 두시간동안 경찰서 앞에서 지켜본 결과 그들은 그냥 어디서 굴러들어온 쪼매난 동양인 관광객의 방해없이 커피타임을 즐기고 싶을 뿐이었지... No one was willing to help me lol.... 동생 왈 치안이 얼마나 안좋으면 일반 경찰에 저런 총을 들고있겠냐는데 정말... 이곳 관광객들은 가족단위로 오는 사람들이라기 보단 커플이나 젊은이들이 많았다. 덕분에 밤마다 술주정으로 제정신이 아닌 시끄러운 사람들이 많았다.


뜨거운 물도 제대로 안나오는 소금물 민박집에서 퉁퉁불은 눈을 부여잡고 울면서 정말... 부모님과 집과 내가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을 살고 있었는가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밤이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더니 :) ㅋㅋㅋ


묵었던 숙소는 Kykladonisia라는 곳으로 버스 정류장과 피라 다운타운과 가까운 거리지만 산토리니 자체가 돌바닥으로 되어있고 가방잃어버리고 날씨까지 덥고 제정신 아닌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녀서 멀리 느껴졌다. 뷰도 예쁘고 숙소 자체도 나름 깨끗했지만 워낙 호텔에서 묵다보니 이번 여행 중에서는 가장 급이 낮았던 곳. 소금물 샤워를 감수해야 하는 곳. 머리가 뻑뻑해진다. 아침을 제공해 주긴 하는데 그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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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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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일: 8월 17일


2012년 8월 중순, 아테네는 "고요했다".

공항도, 시내로 가는 길도, 번화가도 모두 고요했다.

음악소리와 웃음이 사라진 도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사람들의 메마름을 대변되었던 것일까, 아니면 내가 찾지 못한 다른 요소가 있던 것일까.

인적도 드물고 적막에 쌓인 도시 곳곳에 저녁 늦게 돌아다닐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아테네

황금빛 강렬한 태양빛에 지면은 쩍쩍 갈라지고, 메말른 듯 보이던 키작은 올리브나무, 포도나무가 인상적이었던 곳.

골목골목마다 여유로움이나 밝은 기운은 온데간데 없고 현지인들 대부분 "놔버렸다", 는 느낌이랄까

그리스에 짧은 시간동안 머물렀지만 현지인들(이라고 해봤자 상인들과 호텔업 종사자들 뿐이지만) 분위기 자체가 관광객들을 단지 돈으로만 보는 듯 어느 누구 한명도 진실된 친절함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 같다. 아주 100% 틀린 일반화의 오류만은 아닌 것이, 앞으로 포스트 할 터키에서의 경험은 180도 달랐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30분 긴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그리스 아테네 도착, 호텔찾기!


아테네의 다운타운까지는 1. 버스를 이용하거나 2. 지하철을 이용하는 방법 두가지가 있는데 (OR Taxi lol) 우리는 지하철을 이용했다.


공항에 도착하면 정부에서 파견 된 사람이 돌아다니면서 관광객들에게 레스토랑이나 어트랙션 할인 쿠폰 같은 것을 준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 그리스 경제가 그렇게 파탄이 났다더니 정말 이곳에선 왕대접 받을 수 잇겠거니... 하고 착각했다.

짐을 찾고 나오면 관광객들을 위한 부스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곳에 목적지를 말해주면 버스나 메트로로 어떻게 갈 수 있는 지 설명해준다. 대신 친절하지 않으니 대충 지도에 가는 길 슥슥 그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시내지도 한 부씩만 얻어오자..


공항근처에 바로 공항->신타그마 광장 직항 메트로가 운행중이다. 우리는 메트로가 1.4유로라는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가 훨씬 비싼 것을 알게되고 도착하자마자 패닉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7유로였던 듯. 직원도 한명밖에 없고 주위에 너무 휑해서 물어 볼 사람도 없었다. 왜이리 비싸냐고 물었더니 어이없어하면서 공항이랑 연결되면 뭐든지 다 비싸다고...


우여곡절 끝에 티켓을 구입하고 메트로에 올라타니 집시 아이들이 구걸하며 돌아다녔다. 창밖에는 햇빛에 갈라진 대지와 키작은 포도나무가 드문드문 심어져 있었다. 수학을 연상케 하는 문자가 내가 진짜 그리스에 도착했구나, 생각하게 했다.


아테네는 매우 더웠고 30도가 넘엇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날씨에 짐을 줄이겠답시고 모자쓰고 스카프 매고 후디에 스윁팬츠를 입은 내가 얼마나 우매해 보였을지 ㅋㅋㅋ


우리는 호텔을 미리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짐끌고 이리저리 숙소를 찾아 헤멜 필요는 없었다. 우리 호텔은 Acropolis Select 호텔로,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도보 5분~10분 거리의 가까운 숙소였다.지하철 역에서도 가까워서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방도 깔끔하고 조식도 맛있었는데, 위치 상 아크로폴리스 광장 바로 옆이나 안이 아니라 변두리에 있기 때문에 인적이 드물고 어둑해질 때는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 만큼 외졌다. 아크로폴리스 광장이 의외로 너무나 가까워서 놀라울 정도로 그 짧은 거리 안의 간격이 굉장히 크다. 그 정도로 그리스는 치안이 좋지 않았다.


체크인 후 피곤해 하는 동생을 이끌고 일단 밥을 먹자고 밖으로 나왔다. 목적은 점심 후 고대아고라 -> 아크로폴리스 -> 국립박물관에서 끝날 때 까지 있기 (너무 더운 관계로) -> 야경을 이해 아크로폴리스로 돌아가기 -> 9시까지 호텔 도착...이었지만, 역시나 모든 것은 계획대로 되지 않지.


점심을 먹으러 번화가로 나갔는데, 레스토랑 직원들이 곤니찌와 니하오를 연발하면서 호객행위를 한다. 의외로 한국어는 많이 들리지 않는다. 맹한 우리들은 어디서 먹지 하면서 두리번 거리다가 스프링쿨러가 달려있는 레스토랑 직원에게 잡혔다. 그릭 샐러드, 무사카 그리고 음료가 한사람당 15유로인데 10유로에 해주겠다면서 잡아 이끈다. 이 때 그냥 지나쳤어야 하는데 발걸음을 멈칫한게 화근이었다. 일단 자리에 앉자 태도가 돌변한 직원들... 속단하긴 이르지만 공항에서부터 느낀 점... 이 사람들 국민성 좀 그렇다. 그릭샐러드는 내가 한게 더 맛있고 무사카는 너무 느끼했다. 그릭푸드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본토에서 먹은 첫 끼가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너무 피곤해서 내 카메라로는 담을 생각도 못했다. 비행기만 거의 24시간 가까이 타고 뜨거운 햇볓 아래서 물을 들이키는 것 말고는 도저히 뭘 할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까.


그리스에서 찾은 첫번쨰 좋은 점은 팁문화가 없고 수수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 캐나다에 익숙하고 서유럽여행에 익숙했던 우리로서는 감사할 수 밖에 없엇다.


아크로폴리스에 올라가고 싶었지만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덥지, 피곤하지. 덥지, 덥지 덥지....... 정말 너무나도 더웠다. 아크로폴리스가 태양 아래 이글이글 붉게 물들고 있었다. 그래, 해지면 가자. 박물관에서 더위를 피하고 해가 지면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러 아크로폴리스로 가는거야...


박물관은 아크로폴리스 및 유적지 통합티켓에 포함되지 않는다. 박물관이 포함되어 있다는 정보가 날라다니는데, 그건 잘못된 정보다. 일반입장은 5유로. Reduced ticket은 3유로인데 조건은 이렇다:

1. EU가입국가 아닌 곳의 대학생들, 학생증 필요

2. EU가입국가 아닌 곳의 18세 이하, 신분증 필요

우리는 몰랐다. 그래서 5유로를 냈다. 하하...


박물관은 촬영 금지. 햇볓이 잘 들어오는 깨끗하고 정돈 잘 되어있는 곳이었지만 너무 무분별하게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얼마든지 훼손 시킬 수 있겠다 싶었다. 덕분에 쫙 깔려 있는 관리인들.... 차라리 서유럽처럼 바리케이트를 치던지 터키처럼 아예 상관을 하지 말던지... 아니면 치솟는 실업율을 낮춰보자는 정부의 방침인가 -_-


박물관에서 죽치고 앉아있다가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자! 하며 나왔지만 해는 질 생각을 하지 않고, 배도 고프지 않고 덥기만 하고 잠만 오고...


그렇게 우리 남매는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 골아 떨어졌다.


터키 그리스 배낭여행 제 1일이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났다.





제 2일: 8월 18일







그리스의 끔찍한 오후를 경험한 우리는 씨에스타를 이번 여행에 집어넣기로 했다. 아침 일찍 나가서 낮에 숙소로 돌아와 낮잠 자고 해 떨어지면 다시 나오기.

애초부터 이 여행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동생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이라 맘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가히 최고의 아이디어였다고 말 할 수 있다... 7~8월 터키 그리스 여행 하시는 분들! 참고하세요 ㅎㅎㅎ


7시 땡 치자 마자 바로 호텔에서 조식을 마치고 아크로폴리스로 이동! 가는 길 한적하고 아무도 없고 바람은 솔솔 불고 날씨는 화창하고 정말 최고였다. 관광객들이 모두 올빼미 족인가 의심 될 정도로 11시까지는 인적이 드물었다. 정말 편하게 아크로폴리스에 올라가고 내려올 때는 말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이 떄 왔으면 덥고 사진도 못찍었겠다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없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 한 장...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오는 길에 디오니소스 극장을 들렀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터키의 에베소에 가보니까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모나스티라키 벼룩시장은 사실 볼 게 별로 없었다. 가는 길이어서 지나친 것 뿐. 

가는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고 한적해서 좋았다.

점심도 먹지 않고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하고 오이마사지 하고 두세시간 잤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와서, 로마/고대 아고라, 모나스티라키 벼룩시작으로 가는 골목들

씨에스타ㅋㅋ 이후 해가 떨어지고 제우스신전->하드리아누스의 문을 들렀다. 이후, 아크로폴리스 번화가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까 비싼 레스토랑과 숙소가 즐비했다. 돈 많아 보이는 관광객들은 우리처럼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쉬러온 것이 보였다. 아주 잠시 야외에서 친절한 웨이터들에게 서빙 받으며 시간에 쫒기지 않고 여유있는 그들이 부러웠다. 아예 안쪽은 사람도 많고 밝고 치안도 좋아보였던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ㅋㅋㅋㅋㅋ




나중에 어른이 되면 꼭 이곳에 다시 들를거야~ 

우리같은 어린 배낭여행객들을 대견하게 쳐다보면서... 하면서 지나갔었더랬지 ㅎㅎㅎㅎ











아크로폴리스의 야경. 


계획에 따르자면 해가 질 무렵 아테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이라는 리카비토스 언덕에서 아테네 시내 전망을 한 눈에 감상하려고 했지만, "나중에 호텔 어떻게 돌아올건데?" 라는 동생의 한마디가 너무 와닿았다...

아크로폴리스 안의 번화가는 괜찮지만, 조금만 떨어져도 그리스는 정말 정말 무섭다. 그냥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이곳에서 칼부림이 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겠구나...

그래서 아크로폴리스 내의 아크로폴리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올라가기로 했다. 낮에도 한번 올라가 본 적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아직 해가 지지도 않았는데 사람이 북적북적...

자리잡고 사진 찍는 것도 힘들었는데 바람은 또 얼마나 부는지 ㅠㅠ

But it was worth it! 너무 예뻤던 아크로폴리스의 야경. 아예 깜깜해지자 사람들도 하나, 둘씩 떠나고 우리도 후딱 숙소에 돌아왔다. 도저히 아테네에서는 밤에 돌아다닐 깡과 담력이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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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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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뒷북이지만 제발 2013년이 가기 전에 정리하고픈 동생과 한 2012년 터키 그리스 배낭여행기.

블로그도 방치해두고 사는게 바빠 하지 못했던 일인데, 사진을 좋아하고, 자주 보고, 지난 글로 추억하는 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터키 그리스 배낭여행을 정리하지 못한 것이 언제나 마음 한 편 큰 짐으로 자리잡고있다.


2012년 여름, 내가 얼마나 감사한 것이 많은 인생을 살고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여행 도중 짐가방을 도둑맞아서 옷과 필름, 삼각대는 물론이거니와 대부분의 필기도구, 노트 등까지 모조리 잃어버리는 바람에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해가 다 가기 전에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정리하고픈 마음에 글을 쓴다.

덕분에 informative한 글이 아닐 수 있다. 다른 분들께 참고가 될 수는 있겠지만. 게다가 이미 1년 반도 더 지난 일이다 (반성ㅠㅠ)


만 두살부터 해외여행을 데리고 다닐 생각을 하신 부모님 덕분에 나는 어려서부터 더 많이 경험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덕분에 틈만나면 가족과 함께 세계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었다. 독립심이 강한 성향 탓에 머리가 조금 크고부터는 대학교 때 꼭 하고싶은 일 중 하나에 배낭여행을 꼭 집어넣었고, 그래서 2012년 여름은 나의 소원 중 하나를 실현시켜 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다.


2011-2012년은 나에게 인간적으로 너무나 힘든 한해였고 심신이 모두 너무나 지쳐있던 탓에 굉장히 즉흥적으로, 또 감정적으로 배낭여행을 계획했다. 처음에는 혼자 가는 것을 계획했으나 엄마의 강렬한 반대로 인하여 친한 친구의 남매와 우리 남매, 네명이서 가기로 했지만 신용카드를 긁는 순간에 친구가 취소를 해버리는 바람에 동생과 단 둘이 가게 되었다. 스페인과 포루투갈, 또는 그리스를 두고 고민했지만 그리스 홍보영상을 유투브에서 보다가 관련 동영상이었던 터키 홍보 동영상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터키까지 여행에 집어넣고 결국엔 여행 대부분을 터키에서 보내게 된다 (그리고 터키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최고의 매력적인 나라다).


어느새 내 키보다 20센치는 더 커버린 징그러운 남동생과 단 둘이 함께 떠난 여행이었는지라 더욱 설레였고 편안했고 소중한 기억이다. 그나저나 2013년이 3일남았는데 나는 이 배낭여행기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을까 ㅋㅋㅋㅋㅋㅋㅋ


일정: 8월 16일~29일 터키 그리스 배낭여행

새벽 6시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 나나이모 공항에서 출발 ☞ 6시 22분 밴쿠버 국제공항 도착 ☞ 8시 토론토행 비행기 출발 ☞ 토론토 시간 오후 3시 20분 토론토 도착 ☞ 오후 5시 50분 아테네행 비행기 출발


집이 BC주이다보니 토론토에서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갔다 다시 토론토로 돌아가 아테네로 가야만 했던 불편한 상황...

그래서 8월 16일은 비행기에서 literally 하루종일 보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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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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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캐리비안의 섬나라들 중 하나로서 수도는 하바나 (아바나)이다. 미국과는 북쪽으로 불과 150km밖에 차이나지 않고 서쪽으로는 멕시코, 남쪽으로는 케이맨 섬들과 자메이카, 남동쪽으로는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과 맞대고있다. 쿠바에는 1492년, 스페인 여왕으로부터 파송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 의해서 스페인의 영토가 되었지만 이미 원주민이었던 메조아메리칸들이 거주하고있었다. 쿠바는 1898년 스패니쉬-아메리칸 전쟁때까지 스페인의 영토였다가 1902년 부분독립 하였지만 혼란스럽고 정돈되지 않은 사회/정치체제 때문에 수차례 극단적인 고비들을 넘겨야 했다. 1959년 카스트로에 의한 혁명으로 인해 사회가 안정을 되찾고 1965년부터는 공산당이 단일당이 된 공산국가가 되었다. 미국과는 피그만 사건과 쿠바 미사일 위기 등의 냉전관계로 인해 적대관계이며 덕분에 미국인들은 대놓고 쿠바를 찾지 못하고 (몰래 찾긴 한다) 관광객의 40% 이상이 캐나다인일 만큼 캐나다인 전용 휴양지이다. 나머지는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관광객들이 빈자리를 채운다.


쿠바는 1천 1백만명의 인구를 가지고있는 캐리비안에서 가장 큰 섬이다. 원주민들, 스패인 정복자들, 옛 아프리카 노예들, 냉전 때의 소련과의 친밀한 관계로 인한 이주민들, 중국 이민자들등으로 인한 다민족 국가이며, 그들의 문화또한 거의 모두 섞였다고 보면 된다. 쿠바에 도착해서 가장 많이 놀랐던 것은 그들의 너무나 자연스런 "섞임" 이었을 것이다. 가장 다민족 국가라는 캐나다에서 10년을 거주한 나로서도 그들의 "잘 섞임"에 위화감이 들 정도였으니까. 물론 너무나 당연하게 "백인" 또는 "흑인" 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보통은 한눈에 봐도 혼혈인들이 많았고, 그 사람들은 모두 같은 언어를 사용했고 같은 방식으로 사는 듯 했다. 비교하자면 미국이나 캐나다는 공용어나 주류문화에 어떻게든 맞춰살려 하면서도 인종별로 커뮤니티를 형성해내어 뿌리를 지켜나가는 느낌이 큰 반면, 쿠바는 그냥 아예 모두 섞여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둘째날 하바나를 가이드 해 주었던 아멜이 물었다. 만약 캐네디언 남자가 나에게 호감이 있다면 그걸 나에게 표현할 수 있겠냐고 (여기서 캐네디언 남자란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백인혈통 캐네디언). 글쎄... 그 어떤 캐네디언 남자도 나에게 호감을 표한 적이 없기에 -_-; 잘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음... 나에게 정말 호감이 있다면 표시 하지 않을까? 했다. 그러자 아멜이 하는말이, "하지만 넌 그 사람이 너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을 알아채자마자 단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거리를 두겠지. 그럼 그 사람이 너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까?" 라고 반문했다. 솔직히 맞는 말이다. 나에게 엄청나게 꽂히지 않고서야 내가 일부러 거리를 두는데 더 다가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어서 아멜이 말했다. "하지만 쿠바는 달라. 쿠바 남자들은 무작정 들이댄다구". 결론은 그래서 인종과 문화의 벽을 뛰어넘어 끈질기게 구애하는 쿠바의 문화, 특히 쿠바의 남자들 덕분에 아무리 보수적이고 잘난 중국계 이민자들도 이제는 모두 섞여 100% 순수혈통은 쿠바에 존재하지 않는단다.


1. 그렇다. 쿠바, 하면 쿠바 남자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아멜이 말하기를 쿠바에서 남자로 태어난 이상 여자에게 조금이라도 아름다움이나 호감을 느끼면 그것을 표현하고 칭찬해 주는 것을 의무로 여긴다했다. 또 앞서 글에서 이미 말했듯, 남학생의 수줍고 말고의 차이는 그 남자아이가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너 참 이쁘다" 따위의 말을 하지 못하냐 마느냐의 차이가 아니라 클럽 저질댄스에 버금가는 밀착된 스킨십의 쿠바 전통춤을 댄스파티에서 같이 출 수 있는지 물어보고 말고의 차이라고했다. 앞선 글에서 여러번 강조했듯이 이토록 관광하는 여성들을 쿠바 남자들은 심할 정도로 칭찬하고, 그것을 넘어서 희롱하고, 귀찮고 기분나쁘게 할 수도 있다. 터키나 이탈리아 남자들도 비슷하다고는 하는데, 터키에서는 내가 남동생과 동행했기 때문에 그런 적은 별로 없었고 (몇몇 무난한 코멘트를 하는 남자들은 있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글쎄 철없던 어린 마음에 기대는 살짝 했었지만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보인 적은 없었다 -_-ㅋㅋ (엄마께서 "ㅉㅉ 이탈리아 남자들이 그렇게 유명하다던데 너는 네 나이때 아무도 쫒아오지 않느냐 한심하다"라고 하셨을 정도 ㅋㅋㅋㅋ)

그래, 현지인 아멜이 말하기를, 전세계에서 쿠바 남자들이 들이대는건 세계 최강이라고 했다. 믿거나 말거나.

그러므로 한국 여성분들은 각별히 몸가짐에 유의하시고 밤늦게 돌아다니지마시고 특히나!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면 정중히 거절합시다. 사진 같이 찍는 것을 핑계로 한 성추행에 가까운 모욕적인 일을 당할 수 있어요.


2. 삐끼에 관하여.

쿠바는 생산력이 매우 저조하고 전세계적으로 정상적인 수교관계를 맺은 나라가 거의 없는 (근처 남미 국가들이나 중국, 베트남 같은 옛(?) 공산국가들),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관광객에게는 뜯을만큼 뜯어야지! 라는 마인드가 강한 나라이다.

이런류의 사람들을 조심하자.

a. 지도를 보는데 도와주겠다는 사람: 택시기사일 확률 99%

b. 터미널 앞에서 웰컴!을 외치는 사람: 택시삐끼일 확률 99.999%

c. 커플인데 다가와서 웰컴! 하며 안내해 주겠다는 사람: 바나 레스토랑에 데려가서 술먹고 도망갈 확률이 큼

d. 사진을 같이 찍자는 사람: 나중에 돈을 요구할 수 있다. 오비스포 주위에 키 190은 될 듯한 장신의 흑인 할머니를 조심하자... 유명한 삐끼다.

e. 그 외 특이한 조형물이나 애완동물등이 있으면 사진찍는 것을 주의하자... 주인이 갑툭튀 하여 돈을 요구할 것이다 (실제로 올드 하바나에서 고양이를 예쁘게 옷입혀놓고 구걸하는 할머니라던지 강아지에게 산타옷을 입히고 돈을 받는 할아버지를 보았다)


3. 쿠바 물가에 관하여.

쿠바는 참으로 이상한 나라다... 정말 알 수 없는 나라인 것이, 아멜의 말에 의하면 Professional들의 월급이 현지 페소로 약 451, 그러니까 CUC로는 20CUC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쿠바 물가가 과연 싼가? 그건 또 절대 아니다. 캐나다와 미국에 버금가는 물가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물론 현지 페소로 계산 되는 길거리 뻥튀기나 샌드위치 등등은 페소로 10정도, CUC로 계산하면 0.5CUC도 되지 않지만 페소는 쓸 수 있는 곳의 많은 제약이 있고, 또 페소로 계산될 수 있는 음식은 아무도 돈주고도 먹고싶지 않을 것이다...



웩 ㅠ

보통 피자와 파스타를 2~3CUC라고 한다지만 퀄리티에 비하면 말도 안되는 가격이다. 우리집 바로 밑에 동네 피자집도 피자 두조각에 $4불이다 -_- 기념품 또한 자석 하나에 1CUC, 체게바라 티셔츠 하나 살라치면 12CUC를 달라고 하니 G마트에서 체게바라 얼굴이 프린트 된 티를 한장 사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아무리 공산국가라고 하지만 사람들 월급은 채 20CUC도 안되면서 옷값은 10CUC가 모두 넘고 밥한끼 먹는데 평균 5~8CUC라니 말이 안되는 듯 했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1~3CUC를 넘나들고 택시비는 거리에 무관하다. 마지막 날 하바나에서 바라데로로 되돌아갈 떄 만난 이탈리아 배낭여행족이 말하기를 현지인들은 1CUC 이하로 택시를 타고 다닌다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모르겠다. 아무튼 무엇이 진짜 가격인 줄 모르겠는 쿠바, 우리가 외국인이라 더 바가지를 쓰고 진짜 쿠바의 물가를 체험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어쨌든 현지 가이드 말에 따르면 이렇다: "내가 그래서 교수를 때려치고 가이드 하잖아"


쿠바에서 경제적 상류층은 바텐더라고 한다. 관광객들과 가장 직접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팁으로 엄청난 재산을 모은다고 하는데 사회적 지위는 높지 않다고한다. 아무튼 돈은 가장 많이 벌기 때문에 꿈의 직업 중 하나라고... 하기야 의사나 교수나 티셔츠 두장 사면 월급이 통째로 날라가버리는 나라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것이 제일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물론 음식도 배급해주고 교육도, 의료도 무료인 나라지만 이리도 배운 사람들과 엘리트들이 먹고살기 힘들고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많은 쿠바의 지식인들이 기회의 땅을 찾아 떠난다고 한다. 아무튼 하루 일하고 자신이 예전에 일하던 월급의 반을 받는 아멜이 그랬다. 쿠바인들에게는 캐나다가 환상과 꿈의 나라라고.

아무튼 쿠바에서 쇼핑할 생각에 부풀어 있다간 큰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아니 근데 그 전에 쇼핑할 거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4. 환전에 관하여

캐나다에서는 쿠바 화폐를 환전할 수 없고, 쿠바에서만 가능하다. 환전은 공항해서 했는데 보통 호텔들에서 모두 환전가능한 는 듯 하다. 처음에 CAN$200을 CUC로 환전하니 178.55CUC가 짠! ㅠㅠ 그 중 환전소 아줌마가 뜯어 말리는데도 40CUC나 현지 페소로 바꿔서 960페소를 만들었더랬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한 블로그에서 페소로 바꾸니 현지인들 물가로 관광다닐 수 있어서 좋다는 글을 보고 바꿨는데, 이제는 쿠바 현지인들도 CUC를 써야하는 법으로 강경하게 바뀌어서 페소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쓰레기라고 한다. 솔직히 CUC기준으로 쿠바 물가를 생각하자면 그들이 버는 것에 비해 너무 어마어마하게 비싸서 아직도 반신반의하긴 하지만, 관광객은 페소를 쓸 일이 거의 전.혀. 없으니 그냥 맘편안히 모든 돈을 CUC로 바꾸자.


5 쇼핑할 것은 술과 담배밖에 없다 진짜로. 근데 나와는 너무나 무관한 물품들이라 패스


5. 사시사철 모기가 많으니 만만의 준비를 해가지고 갈 것


6. 미스테리한 쿠바의 태양열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싶기도 하지만 쿠바의 햇빛은 달랐다! 예전 지중해와 동남아를 여행다녔을 때는 얼굴이 타도 구릿빛으로 탔는데, 쿠바에서는 정말 흑빛으로 얼굴이 탔다. 꼭 몇날 며칠 씻지 못한 노숙자마냥 ㅜ^ㅜ 이런거에 관해서는 전혀 상식이 없는 나인지라 정말 공부/연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선크림을 바르고 똑같은 시간에 노출 되었는데 왜 쿠바에서는 이리 얼굴이 비참하게 익었을까? 한번 찾아봐야겠다.


7. 겨울에 가면 과일이 맛이 없다. 파파야빼고... 구아바나 파인애플은 맛이 정말 찌뿌려질 정도로 없으니 기대하지 말자... 참고로 나는 망고도 보지 못했다.


8. 호텔에 관하여

우리 호텔은 4.5급 호텔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언제 지었는지 낡고 인테리어도 허졉하고 하여간 그랬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냥 세상과 며칠간 단절된 환경에서 여유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리조트에 입성하자 (바라데로 기준인데 뭐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9. 의료보험에 대하여

의무라는 의료보험을 우리는 들지 않고 갔는데 쿠바 입국심사할 때 보험들지 않은 여행객은 의무로 보험을 사게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걍 넘어갔다 -_-; 주워 듣기로는 하루에 7CUC라고...


10. 치안에 관하여

그리스에서 처럼 살기를 느끼거나 위협을 느낀 적은 없지만 여자들끼리 다니기에 그리 적절한 곳은 아닌 것 같다. 이유는 미친듯이 들이대고 적극적이고 도무지 넘어야 될 선에 대한 구분이 불가능 한 쿠바 남정네들 때문에... 그것만 아니라면 경찰들도 여럿 있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유쾌한 편이고, 전체적으로 안전한 것 같다.


11. 먹을 것에 관하여

쿠바 전통음식이라는 블랙빈 수프 (검정콩죽)은 소금간이 가미된 팥죽맛이 나는 죽인데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이곳은 밥을 항상 소금간을 해서 나오는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먹지 않았지만 아무튼 밥도 기본적으로 나온다. 콩요리가 많고 yucca라고 하는 아스파라거스 일종 나무식물을 먹는데 감자와 고구마 사이인 이 식물을 쪄먹기도 하고 튀겨먹기도 하고 구워먹기도 하고 고기 요리에 같이 얹기도 하고 하여간 가지각색으로 먹는다. Yucca가 진짜진짜 맛있으니 꼭꼭 드셔보세요~ 그 외에 해산물이 많은데 바닷가재는 15~25CUC정도로 그리 싼 편은 아니고 (이 가격에 가재꼬리만 나온다. 차라리 토론토 와싱에서 $24.99에 가재튀김 두마리를 먹겠다) 나머지 밥들은 5~6CUC정도로 무난~한 편이지만 역시 음식 퀄리티는 그냥 그렇다. 못사는 나라라고 해서 가격이 착하다거나 왠만한 한국/미국/캐나다 가격을 지불해놓고 으리으리한 요리를 생각한다면 엄청 실망할 것이다.


12. 마지막으로 동행인에 관하여

쿠바를 배낭여행하면 모를까, 우리처럼 리조트 위주의 휴양목적으로 쿠바를 방문한다면 개인적으로는 가족이나 친구들 여럿과 함께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너무나 착하고 좋은 친구 덕분에 단 둘이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일주일을 쿠바에서 보낼 수 있었지만, 일주일동안 생판 남과 서로의 24시간을 100% 공유하고 할애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무료하고 지겨울 수도 있는 모험일 수 있다. 그러니 싸우고도 돌아서면 아무렇지않게 화해가 성사되는 사이가 아니라면 (예를들면 가족) 친구 여럿이서 모여가는 것이 리조트에서 할 것도 많아지고 지루하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비결일 것 같다.


이상 일주일동안 쿠바의 하바나와 바라데로를 여행하며 느낀 점을 정리해보았다. 앞으로 더 추가하거나 보완할 점이 있으면 계속 업데이트 해 나갈 생각이에요 :) 이제 쿠바 글은 끝! 아디오스 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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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예쁜 골목이 있으면 들어가고, 멈추고 싶은 곳이 있으면 멈추고, 그렇게 우리는 하바나의 오전을 정처없이 떠돌아다녔다.


내가 정말 강조하고 싶은 점은 쿠바는 여자들끼리 돌아다니기에 그리 좋은 곳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 거짓말 한점 보태지 않고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 이백번 이상 희롱적인 멘트를 견뎌내야했다.


동양인은 무조건 중국인이라고 부르는 쿠바인들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치노"라고 불려야했고 (물론 한국 또한 불과 15년전만 해도 백인을 모두 미국인이라고 정의내렸던 때도 있었지만) 단지 동양인 관광객이라는 이유로 수치스런 코멘트들을 들었던 것 같다.


예를들어서,


1. 길을 돌아다니면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치노", "린다 치노", 같은 말들을 그냥 "뱉는다". "Beautiful" 같은 코멘트들과 함꼐. 이건 정말 literally outburst한 코멘트라서 귓가에 박히는 소리들이다. 한마디로 이 사람들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너네 참 예쁘다! 하는 것이 아니라 뒷통수에 대고, 우리가 걸어가는 것을 보고, 옆에서, 위에서, 아래에서, 페인트칠을 칠하다가, 창문 밖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가, 정말 시.도.때.도. 없이 우리를 향해 "부르짖는" 말이란 뜻이다. 내가 생각할 때는 남자들의 캐릭터 자체가 아주 쥐꼬리만큼의 여성으로서의 호감만 있다면 표현해야하는 성향이 강한 것 같았다. 한마디로 악의나 의도는 없는데, 그냥 귀찮고 짜증날 뿐이다.


2. 앞서 말했듯이, 이 귀찮은 남자들은 정말 가볍게 말을 뱉는다. 캐나다 같았으면 다 고소시켜버리고 싶을만큼 성적으로 수치스런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예를들어서 "내가 오늘밤만 너의 남자친구가 되어줄게" "너네 중 아무하고나 좋으니 결혼해줘" 라고 말하면서 쫒아오는 얼굴도 기억 안나는 남정네들이라던지 ㅡㅡ


3. 해가 지고 여자가 돌아다니면 남자들이 정말 개미떼처럼 따라붙는다. "Ladies~"라고 소리지르며 서로 차에 타라고 아우성이다.


나는 그런 행위 자체를 절대 재미있게 여기거나 웃으며 넘어가는 성향은 아니기때문에 문화적 차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쿠바 시내를 돌아다니며 골백번 듣는 이 지겨운 코멘트들에 짜증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치노치노 거리는 것도 짜증이 났고 (동양인이면 다 중국인이냐 이 단세포 외계인들아!!!!!!) 그냥 이런 쿠바 남자들의 가벼운 언행자체에 빡이쳤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쿠바남자들은 나름 "칭찬"을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마초나라이기 때문에 여자들에 대한 매너와 아름답다고 치켜세워주는 코멘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화이기 떄문에 아무리 수줍은 청년도 예쁘다고 생각하는 여자는 예쁘다고 대놓고 말을 한다고... 말도 안돼! 라며 반박했더니 쿠바 남학생의 수줍고 수줍지 않고의 차이는 여자앞에서 칭찬을 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같이 댄스파티에 가자고 물어볼 수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라고 했다. 그만큼이나 모두들 이런 코멘트에 자연스럽다는 거겠지...


어느정도냐 하면 하바나 시내에서 유일하게 신사를 보았는데 그분은 스패니쉬 악센트가 강한 일본어 ㅋㅋㅋ 로 우리에게 일본인이냐며 말을 걸었다. 말쑥한 수트에 서류가방을 든 차림새였는데, 인자한 인상에 말투도 젠틀했다. 아니라고,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니 쿠바에 잘 왔다고 말하면서 하는 말, "you are so beautiful". 이런 신사분까지 저런 코멘트를 내뱉다니, 그냥 이 나라는 이런 나란가보다 하면서 포기했다.


아무튼 남자와 함꼐 다니지 않으면 이렇게 귀찮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쿠바여행 할 여성분들은 참고하세요~






파스텔톤의 페인트칠이 인상적이었던 올드 하바나. 하바나의 명동이라 불리는 Obispo (오비스포)에 들어서자 페인트칠도 더욱 말끔해지고 하수구 냄새도 나지 않는다. 곧 점심을 먹어야 할텐데, 음식점 앞 메뉴판의 음식들을 보니 파스타와 피자 2~3CUC부터 가재구이까지 쿠바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늘상 볼 수 있던 요리들 뿐이다. 이곳 피자는 특히나 간이식...으로 만들어져서 눅눅하고 축축한 밀가루 반죽에 햄 조금 얹은 것 밖에 먹어본 적 없는데, 쿠바에서는 왠지 "요리"라는 개념보다는 간식개념에 더 가까운 것 같았다. 한마디로 맛없다.




쿠바의 길거리 음식들. 이건 볶음밥인 줄 알았는데 햄과 파같은 것이 얹어진 정체불명의 무언가였다. 모두 아침부터 팔릴 때 까지 냉장보관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내버려진다고 가이드가 뜯어말리던 음식들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길거리의 순대나 김밥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이런 음식들은 페소로 살 수 있다.



왜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쿠바의 음식들은 유난히 샛노란 것들이 많았다... 빵도 노랗고, 버터도 노랗고, 정말 노란 음식들이 많았든데 보기에 별로 좋지 않았다. 지방덩어리일 것 같은 느낌이 팍팍 온달까 ㅠㅠㅠ 저 샌드위치는 정말 ㅋㅋㅋ



오비스포는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루고 북적여서 정신이 없을거라던 현지인들의 말과 달리 하바나의 명동 일구밀도는 우리나라의 것에 비하면 게임도 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 집에서 시가를 이쁘게 쌓아놓고 팔고있긔



다시한번 끔찍한 쿠바 케이크의 비쥬얼들. 내가 홍대 케이크샵에서 셀프데코를 했을 때도 저거보단 잘만들었었다...


오비스포 거리에서 쭈욱 Place de Armas로 걸어올라가니 쿵짝쿵짝 신나는 소리가 들린다. 축제인가 싶어서 기웃거렸는데 서커스단의 무대가 있었던 것 같다. 골목을 막고 서커스 단원들이 기다란 목발을 신고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때 즈음엔 이미 공연이 끝난 듯 사진에서 보이는 우스꽝스러운 분장의 키작은 여자가 길거리에서 돈을 받으러 돌아가니고 있었고 악단은 계속 북치고 장구치고했다. 이 사진도 몰래 찍은 것이, 사진 찍는게 들통나면 저 돈 걷으러 다니는 언니가 집요하게 쫒아온다 ㅠㅠㅠ 어떤 관광객이 공연때부터 쭈욱 찍다가 저 언니가 쫒아와서 (협박해서) 곤란해 하는 것을 봤다.




더운날씨에 고생하는 산타복장 멍멍이들 ㅠㅠㅠ 안경까지 씌워놓고... 사진 찍을라치자 사진에서는 가려진 주인 할아버지가 엄청 무서운 얼굴로 멍멍이들을 가로막고 돈을 요구했다. 돈돈돈 모든지 돈을 달란다




입맛도 없고 딱히 먹을 것도 없어서 들어간 아이스크림 카페. 메뉴를 보고 시킬라치자 웨이터가 다가와선 안되는 메뉴를 말해주는데, 반 이상이다. 되는 메뉴는 저기서 댓가지 밖에 되지 않았다. 장사를 하지 말어 ㅠㅠㅠ





1.65CUC짜리 선데의 비쥬얼인뎅 피스타치오와 살구 아이스크림에 밑에 파파야를 깔고 웨하스를 꽂았다. 시럽은 안뿌려줘도 되었을텐데 아이스크림은 참 맛있어서 한개 더 시켜먹을까 생각도 했지만 정신줄을 잡았당



Church and Convent of St. Francis of Asisi!


라이브 카페에서 커피한잔 하고싶었지만 올드하바나에는 이렇다 할 카페가 없었다. 헤밍웨이가 자주 들렸다 한 La Floridita 모히또 가게는 시끄럽고 또 오비스포를 지나 쭉 걸어내려올라가야했다. Cafe Paris라는 Place de Armas 근처 카페도 괜찮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그냥 5시 버스시간에 맞춰 늦지 않게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것을 선택~


올드하바나에서 Viazul 버스 터미널까지 택시비는 7~8CUC인데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은 10CUC를 부른다. 고개를 저으며 쿨하게 지나가니 저쪽에서 손가락으로 7을 만든 택시기사가 소리를지른다. 우리 모두 쿠바에서는 흥정을 해봅시당~


차로 15분정도 걸리는 Viazul 버스터미널을 가니 인산인해다. 하바나에서 쿠바 이곳저곳으로 통하는 고속버스이다 보니 예약을 했었어야... 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우리는 티켓을 못 구할 것을 염려해서 일부러 세시 반 정도에 터미널에 도착을 했는데, 표가 없댄다. 다섯시 40분 차인데 5시에 다시 와서 취소 된 티켓이 없냐 다시 확인하라는 직원 말에 나는 또 삐끼사냥에 들어갔다 ㅠㅠ


터미널 밖으로 나와서 시가 피우는 아저씨들에게 접근... 하바나까지 가는 택시기사 아는 사람?

60CUC를 부른다. 40CUC를 부르니 아예 등을 돌려버리는 이 아쟈씨덜...

결국 50CUC로 딜.


이탈리안 배낭여행족과 동승했는데 비좁았지만 덕분에 즐거웠던 두시간이었다. 남녀 커플은 아니고 소꿉친구끼리 여행을 왔다고 하는데, 남자는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회사원으로, 부산 출신 동료들이 많다고 했다. 우리보고 "만나서 반갑습니다" 라면서 국정원 비밀댓글 사건 등등에 대한 자세한 의견을 물어보았고 ㅋㅋㅋ 우리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싶어했지만 내일 아침 비행기를 타야했기에 아쉽게도 거절했다.


두번째 하바나 방문, 물론 수박 겉햝기에 오래 지내지도 않았지만, 다시 한번 방문했던 것은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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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인터넷, 전화연결 없이 쿠바 밖 세상과의 소통이 끊긴 채로 지내던 다섯째날 친구는 다시한번 하바나를 갈 것을 제안했다.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던 바라데로 시내와 삼일째 그리고 5일째 여유있게 리조트에서 먹고 자고 헤엄치는 그 시간이 아까웠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하바나가 그리 인상 깊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또 꼭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반대도 아니었다. 아무래도 가이드와 함께 했을 때는 시간에 쫒기고 눈치도 보여서 사진도 마음대로 찍지 못하고 카페에 앉아 수다도 떨지 못했으니까.


그래 그럼 우리 마지막 날 하바나를 한번 더 가서 그렇게 유명한 쿠바의 생음악도 여유있게 들어보고 현지음식도 먹고싶은 만큼 먹어보고 도시에서 여유를 즐겨보자!


바라데로에서 하바나로 차를 이용해 걸리는 거리는 약 두시간으로 택시를 타고가면 보통 100CUC, Viazul이라는 버스를 타고가면 10CUC이다.


버스가 1/10 가격이기에 매력있지만 고려해야 할 것은 1. 버스의 한계적인 시간표, 2. 한번 가는데 걸리는 3시간 20분, 말인 즉슨 왕복 여섯시간~여섯시간 반, 3. 버스 정류장까지 가야하는 시간과 비용 이었다.


일단 버스는 8시 버스가 첫버스라고 하고, 정류장은 바라데로 시내에 있단다. 바라데로 시내까지 가는 택시비용만 일단 10CUC... 하바나로 가는 버스티켓과 맞먹는다. 내가 캐나다에서 알아본 바로는 하바나에서 바라데로로 떠나는 막차가 5시 30분정도에 있었는데, 호텔 직원 말로는 8시까지 있다고 했다.


우리는 아직 쿠바에서 해 진 후를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첫차와 막차를 타는 계획을 했다. 하바나 버스터미널에서 올드 하바나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 11시 반~12시 정도에 도착할 것을 예상하고 약 6~7시간정도 하바나에서 점심도 먹고, 카페도 가고, 음악도 듣고, 사진도 찍고 걷다보면 충분하리라는 생각이었다. 비록 다음날 아침 출국을 해야했고 예상 호텔 도착시간은 밤 12시였지만 이왕 이렇게 결정 된 김에 밤을 새도 상관없다~ 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ㅠㅠㅠ ㅋㅋㅋㅋㅋㅋ (진작에 다녀올것이지 ㅠㅠㅠㅠ)


7시에 호텔에서 조식한 후 15분 쯤 택시를 잡아탔다. 역시나 예상대로 10CUC. 5CUC씩 나눠내고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입구부터 어떤 남정네가 우리를 잡아세운다.


"You going to Habana?"


처음에는 정류장 직원인 줄 알았는데 그럼 그렇지 삐끼다. 우리에게 40CUC에 하바나에 갈 것을 제안한다.


택시가 있다는데 버스는 세시간 20분이나 걸리고 두사람이 가려면 20CUC인데 우리 둘만 40CUC에 태워주겠단다. 두시간도 안걸린다면서. 솔직히 혹 했지만 그렇게 땡기지는 않는 제안이었다.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내 친구는 웃으면서 어쩔 줄을 몰라 당황해하는데 내가 정색을 하며 그냥 가자 하며 지나치자 잠시 후 또 따라온다. 30! 을 외치면서. 그럼 콜이지~


그렇게 우리는 다시한번 올드카를 타고 하바나에 가게 되었다. 30CUC에 버스정류장이 아닌 올드하바나에 내려주는 것을 조건으로. 하바나에 가는 길에 평생 들이마실 니코틴과 매연을 다 뒤집어 쓴 것 같지만 (창문이 없는 차에서 담배태우는 기사 할아버지 -_-).... 가는 길 꾸벅꾸벅 졸다가 하도 덜컹거리는 차소리 때문에 아 이대로 쿠바에서 차사고로 하직하는 건 아닌가 싶었지만.... 비록 삐끼 아저씨가 아무 말 없이 조수석에 조폭같이 생긴 쿠바아저씨 태워서 동승하게 되었지만...


올드하바나에 도착시간 10시 15분.


날씨는 여전히 따갑지만 화창하고 여유롭다. 아직 관광객도 많지 않고 현지인들도 슬슬 자신들의 생활을 시작하는 시간인 듯 했다(? 주말도 아닌데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건 좀 많이 늦다고 생각했지만)


일단 가이드 아저씨와는 찬찬히 둘러보지 못했던 El Moro 등대와 말레꼰 방파제를 여유롭게 거닐었다. 방파제에 앉아서 멍때리는 사람, 낚시하는 사람, 시가를 태우며 담소 태우는 사람들 등등 현지인들의 색감이 잘 묻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Te amo, "Love you" 라는 뜻



뜬금없는 포세이돈 아저씨... 저기 뒤로 처음 하바나에 도착한 날 들렀던 예수 그리스도 공원의 상도 보인다.

하늘도, 바다도 어찌 그리 파란지요~








이리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말레꼰 해안가에서 우리는:

1. 하수구 냄새에 질식사 할 뻔 했다.

2. 엄청나게 커다란 죽은 쥐를 보았다.

3. 헌팅을 당했다. 그것도 고딩들한테.


누누히 말했듯이 쿠바는 여자들끼리 돌아다니기 좋은 곳이 아니다. 시선과 관심을 좋아하는 여성분이라면 또 모르겠다.



아직은 그늘안에 들어서면 선선한 하바나의 아침. 건물 페인트 칠이 벗겨진 골목 이곳저곳도 들어가보고



등돌리고 사진 찍다 시선이 느껴져서 눈높이가 같은 동네 주민과 눈이 마주쳐 까무러쳐보기도 하고



어느 블로거가 자신은 쿠바의 빨래조차 사랑한다고 글을 올렸다던데 쿠바에서 참 빨래를 많이 본 것 같다.






올드 하바나는 박물관이 참 많은 곳이다. 쿠바 미술, 군용, 혁명, 요새박물관 등등이 넘처나니 관심이 있으면 들어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그리고 다시 찾은 Capitolio.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코를 찌르는 하수구 냄새와 삐끼들에 지쳐갈 때 즈음이었다.

슬슬 12시가 다가오니 사람들도 붐비기 시작했고 해도 더 강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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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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