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 이런 결혼 생활이라면, 나도 하고 싶다!
취미부자/책 & 팟캐스트 2022. 2. 3. 09:26 |
한 마디로, 너무 너무 재밌다. 만 하루만에 다 읽었다. 유튜브에서 French Folk Music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아코디언 소리를 들으며 작가와 작가의 남편이자 이 에세이집의 주인공, 에두아르의 코믹 티격태격담을 읽으면 마치 인간극장이 활자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가는 일본에서 대학까지 나온 자칭 "멀티링구얼 욕쟁이"이다. 미치지 않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책 소개가 아주 흥미로운데, 사실 껍질을 까보면 그냥 사랑스런 남편 자랑에 알콩 달콩 부부생활 이야기이다 ^^ㅋㅋ
남편에 대한 다소 과격한 표현을 책 전반에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 처음엔 좀 당황스럽다. 남편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욕해도 되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남편에게 "미친놈"이라니..!) 하지만 멈출 수 없는 남의 남편 뒷담화 재미(?)에 책장을 계속 넘기다보면, 남편을 향한 욕설이 사실 애정이 물씬 묻어난 애정(애증 아님)의 표현임을 확신할 수 있다. 단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남편에 대한 사랑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마음 깊이 와닿아 읽는 내내 괜시리 흐뭇하다.
흐뭇한건 흐뭇한거고, 이 책의 주인공 에두아르의 뚝딱거림과 작가의 빡치는 심리 묘사가 일품이다. 박장대소 구간이 군데 군데 있다 (요즘엔 티비도 날 웃기지 못하는데, 혼자 이렇게 웃어본 적이 정말 오랜만이다.)
에필로그에는 에두아르가 본인의 인생책에 대헤 소개하는데, 남편분이 작가님에 대한 관찰 에세이를 쓰셔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각자의 문화권을 초월한 시, 소설, 철학자의 명언, 연극 대사로 티키타카 하면서 하루를 그냥 넘기는 법이 없는 이 부부. 이 부부는 찐이다! 서로에게 많이 의지하며, 마음 속 깊이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첨단기술의 이례없는 발전으로 인문학과 윤리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오늘 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부부이다. 가능하다면 나도 평생 이 두 사람처럼 살고 싶다.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그리고 간혹 그것이 실소일지라도, 웃음을 꺼뜨리지 않으며.
이주영 작가 인스타그램 @juyanvr (에두아르의 실물, 프랑스 생활 등을 엿볼 수 있다)
2탄도 집필 중이라 하신다! 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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