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도나도 다 입는 캐나다 구스 구입기
일상다반사/캐나다 일상 2014. 1. 8. 15:08 |한국에서 요즘 한창 캐나다 구스 열풍이 거세다고 들었다. 몇년 전에 한가인이 빨간 구스 입었을 때 사람들이 너도나도 촌스럽다고 욕하던 악플들이 아직까지 눈에 선한데... ㅋㅋㅋㅋ
정작 캐나다에서는 필수기호품(?)일 뿐이지,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요 몇주 토론토의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추웠기 떄문에 고드름 나무현상으로 정전도 일어나고, 공항이 마비되고, 파이프가 깨지고 난리가 났기때문에 사실 나도 이번에 구스한마리 장만할까~ 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이미 이번 겨울이 꽤나 추울 것이라는 말들도 오갔기 때문에 Black Friday니 뭐니 할 때 정말로 혹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 나는 분명 구스파는 아니었다.
캐나다에서는 비교적 따뜻한 밴쿠버 지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의 겨울이 많이 춥기 때문에, 정말 너도나도 모두 구스를 입고있는 것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좀 오바해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열명 중 반 정도가 다 구스를 입고있기 때문에 구스에 대한 호불호도 분명한 편이다.
물론 캐나다 구스 자체가 값이 많이 저렴하지는 않기 때문에 구스를 구입하면 "오 너 이번에 구스샀네?" 라는 소리를 듣기는 한다. 하지만 (누구 말을 빌리자면) 캐나다 구스는 "개나소나" 다 입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아무리 죽어도 구스에 눈길도 주지 않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그리고 나도 그들 중 하나다. 잠시 흔들렸을 뿐이지 ㅋㅋㅋㅋ
그런 내가 오늘 매장을 찾아서 동생의 구스를 구입했다.
내가 구스를 구입하지 않았던 이유는 희소성의 문제가 가장 컸지만 오기에 대한 문제도 있었다 (미련하게시리 ㅋㅋㅋㅋ). 토론토에서 구스없이 겨울을 잘만 나던 햇수가 몇해 째인데, 지금와서 구스를 장만하느냐 이거다. 게다가 학생 신분이 아니고서야 입는 구스는 좀 그렇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ㅠㅠㅠ (직장 다니면서 구스 입으면 이상하잖아 ㅠㅠㅠ)
하지만 내 동생은 아직 파릇파릇하기 떄문에~ 미래를 위해서 구스를 사라사라 쫒아다니던 참이었다 (넌 아직 토론토에서 학교를 더 많이 다녀야 하잖니! ㅜㅜ)
물론 무스 너클 (Moose Knuckle) 이나 노비스 (Novis)라는 옵션도 있긴 했지만, 구스가 색상도 가장 다양하고 무난하기 때문에 구스를 추천했다. 그리고 캐나다 구스의 구스깃털은 절대 살아서 뽑은 깃털이 아니라고... 동물학대보호 차원에서도 좋은 기업이라고 한다.
아무튼 내가 그렇게 말을해도 안들린다던 녀석인데, 오늘 밴쿠버에서 토론토로 도착하자마자 한다는말 ㅋㅋㅋㅋ "안되겠네 구스 사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우리는 짐을 집에 놓자마자 구스를 사냥하러 갔다고 합니다...
토론토에서는 보통 백화점인 Holt Renfrew나 편집샵 느낌의? Harry Rosen정도에서 구입하는데, 다양한 색깔을 구비해 놓고있지 않다. 저번에 잠시 흔들렸던 때 ㅋㅋㅋㅋㅋ Yorkdale 쇼핑몰에서 구스를 입어봤는데 아무리 작은 사이즈를 입어도 핏감이 나오지 않아서 물어보니 전부 다 남자사이즈라고, Sporting Life로 가라고 귀뜸해줬다. 남녀로 잘 정리되어있고 색상도 그곳이 제일 많단다. 온라인으로만 확인해보던 휘황찬란한 색깔의 구스들이 다 어디갔나 했더니 스포팅 라이프에 있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에글링턴 (Eglington) 역에서 97번 버스를 타고 조금 가다보면 Sporting Life라는 매장이 나오는데, 정말 엄청 추운데 중간에 또 들를 곳이 있어서 15분이나 걸어갔다. ㅜㅜ 구스 뿐만 아니라 나이키 등의 대중적인 브랜드부터 몽클레어, 노스페이스, 쏘렐 등등 왠만한 아웃도어 의류는 다 갖춰져 있는 매장이다.
난 내 동생이 쇼트한 기장의 칠리왁을 사길 바랬다. 짜식이 키도 크고 덩치가 있어서 긴기장을 입으면 가뜩이나 부해보이는 구스덕에 곰같이 보일 것 같아서 -_-;
스포팅라이프.ca의 온라인 매점. 칠리왁 구스는 $595.00
-20도까지 커버 가능하다고.
역시 물건이 많이 빠져있었다. 색깔도, 사이즈도 다양하지 않았다. 우리가 너무 늦게 구스를 잡으러 왔기 때문에 ㅠㅠ 숏기장 칠리왁은 오렌지, 화이트, 라이트그린, 겨자색, 레드, 베이지, 회색, 검정, 파랑밖에 남지 않았었다. 베이지를 입혀봤더니 싫댄다.
긴기장 색깔/사이즈들은 더 가뭄이다 ㅠㅠ 블랙과 네이비, 그레이밖에 없었는데 그러면 멀리 에글링턴까지 온 이유가 없었다. 우리집 근처 홀트에도 그 색상들은 다 구비되어있기 때문에.
색상없다고 징징거렸더니 점원이 -40도까지 커버되는 구스를 가지고온다. 피..필요없어 ㅋㅋㅋㅋㅋㅋㅋ
동생은 원래 칠리왁 화이트를 사고 싶어했는데, 내 동생이지만 진짜 내가봐도 영 아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화이트는 얼굴도 하얗고 곱상하게 생긴애들이나 잘어울리지 너같이 산적같이 생긴 애는 안돼"
"ㅠㅠ"
그리고 일단 때가 너무 잘 타는 재질이기 때문에 후회할 것이 뻔할 뻔자~
결국 고른게 로얄 블루 컬러인데, 이뻐서 한번 봤다가 왼쪽에 붙어있는 북극곰 패치가 너무 유치해서 "이거뭐야 이거 구스 맞아?" 하고 내려놨었었다.
알고 보니 이 컬러를 사야지만 Polar Bear International Ambassador -_-; 이라고 북극곰을 후원하는 단체에 돈을 기부하는 그런 일을 구스에서 주최한다는데 얘는 $50이나 더 비싸다.
"뭐야 이거! 이거 북극곰 도와준다고 $50이나 더 비싸!"
꽥 소리지르니 노곤하시다고 그냥 빨리사고 가자는 동생... ㅋㅋㅋ
아무튼 이 컬러를 계산대에 홀드해놓고
나도 피곤하고 어렵게 찾아간 스포팅라이프기 때문에 한번 입어봤당~ 근데 내가 입으면 역시 안이쁘다는거 ㅠㅠ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캐나다 온리!!!! 라는 마크가 써져있는데 진짜일랑가 싶다.
여자 코너의 색상이 훨씬 더 다양하지만 역시 색상이 많이 빠졌다.
사실 원래 연보라색이 많이 탐났었는데 요즘 길거리에 그 튀는 색깔의 구스를 너무 자주 목격하기 때문에 슬며시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잡았다 ㅋㅋㅋ 작년에 첨 나왔을때는 새로나온 색상이라 정말 예뻤었는데 이제 너무 대중화된 듯.
갑자기 찾아온 한파 때문에 구스의 demand가 수직상승했다는 뉴스를 본 적 있는데, 역시 이 시즌 놓친 기간의 매장 문 닫는 순간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구스를 구입하고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토론토로 안전하게 컴백하고 북극곰돌이도 도와주고 구스도 사고 오늘의 미션 끝~
얘들이 뭐라고 ㅠㅠㅠ 안도와주기만 해봐 ㅠㅠㅠ
올 겨울 따뜻하게 나렴 동생아~
이것만 입으면 -20도에도 땀난대~
그런데 이번 주말부터 다시 영상이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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