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날 까지 1일 1퀘사디아는 포기할 수 없었다. 9시 즈음 느즈막히 조식 뷔페에 갔는데, 나 빼고 베프부부님과 남친몬은 모두 짐에서 운동을 마치고 샤워까지 다 마친 상태였다 (나레기.. -_-)

 

 

이 날의 퀘사디아 고기는 빨간 소고기, 그리고 베지테리언 재료는 피망이었는데, 역시나 퀘사디아 스테이션은 휑~하다.

 

 

퀘사디아 스테이션을 책임지는 Ana 아주머니는 오늘 휴무이신지, 당췌 보이질 않는다. 오믈렛을 열심히 뒤집는 직원분께 우리 퀘사디아는..? 하는 제스쳐를 하니, 어떤 아저씨가 소환됐다.

 

이 분은 아마추어이신지, 퀘사디아가 부풀기도 전에 치즈를 얹으시고, 또 물기를 전혀 닦지 않은 손으로 우리의 토르띠야를 뒤집뒤집하셨다 (뒤집개를 쓰란 말이에요! ㅠㅠ)

 

우리가 재료를 평소처럼 반반 넣어달라 하니, 알아서 우리가 넣으란다(?)

 

아, 원래 그런건가? 새삼 퀘사디아 스테이션의 안주인 Ana 아주머니가 우리를 얼마나 잘 대해주셨는지 꺠달았다. 마지막 날인데, 아주머니 퀘사디아를 맛볼 수 없어서 퍽 아쉬웠다 ㅠ

 

리조트에서 정말 자주 본 빨갛게 양념된 소고기. 푹 끓여서, 마치 갈비찜 찢어지듯 고깃결이 겹겹이 부드럽게 떨어진다.

 

이 날 조식 메뉴에서 발견한 멕시칸 소고기 곱창 요리!! Menudo

 

 

떡볶이에 넣은 어묵같은 비쥬얼에 발걸음을 멈췄는데, 세상에나 무려 소고기 곱창이었다. 소개된 요리법에 따르면, 이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4시간에서 7시간이 걸린다고 하며, 소고기 곱창을 잘 씻어 준비해 반으로 자른 양파와 두, 세 시간을 푸욱 끓인다고 한다. 곱창이 잘 삶아졌으면, 식히고 잘라 물, 오레가노, 빨간 고춧가루, 라임주스 그리고 소금에 또 푸욱 저온으로 끓인다. 보통 깍둑썰은 양파, 오레가노 그리고 라임주스와 함께 내어져나오며, 토르띠야에 싸먹는다.

 

 

그래서 제가 가져와봤습니다!

 

 

진짜 곱창맛 나고

 

개인적으로 오레가노 추가한건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웬만한 우리나라 음식에 마늘 빼고 생양파 많이 곁들여 고춧가루와 라임주스에 뭐든 푹 끓이면 멕시칸 음식 흉내낼 수 있을 법도..?

 

남친몬과 5년 가까이 연애했지만 이곳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남친몬이 팬케이크, 와플, 메이플 시럽, 꿀, 달달구리 디저트류 등등을 엄청 좋아한다는 것.

 

 

1차, 2차 식사하고 매번 팬케이크류와 와플을 꿀에 듬뿍 묻혀 디저트로 먹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내가 아직도 모르는게 정말 많은 사람이군 -_-

 

엄마가 와플기계 사준다고 하셨을 때 누가 먹어 와플~ 하고 거절했는데

 

다시 모르는 척 낼름 받아야겠다. 달달구리 밀가루를 좋아하는, 하지만 토론토에서는 안좋아하는 척 하는 예랑이를 위해 -_- (정제된 흰밀가루 말고..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해줄게..)

 

조식 먹고, 마지막으로 해변을 맨발로 산책하고, 방에 돌아와서 짐을 쌌다. 가방 무게도 재볼 겸 내 몸무게도 쟀는데, 정말 오랜만에 앞자리 수로 5가 떴다… ^^

 

체크아웃하고, 12시에 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올라탔다.

 

푸에르토 바야르타 시내를 가로질러 가는 길에는 우리가 방문한 가게들도 많이 보였다. 울퉁불퉁한 돌바닥과 먼지에 머리가 아팠다.

 

 

공항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작은 공항이었던지라 더 그랬다.

 

시큐리티는 꽤나 순조롭게 통과했고 (피어슨 공항처럼 노트북도 꺼내지 않아도 되고, 리퀴드도 따로 꺼내지 않아도 됐다)

 

 

공항 기념품으로 또 15만원 어치를 구입했다 -_-

 

나도 받고 싶소.. 내 결혼식을 위한 팁

 

타코 홀더, 그릇 등 식물원에서 구입했던 것만큼의 물건들은 없어서 안심했고, 멕시코에서 유명한 초콜릿과 바닐라를 추가로 구입했는데 정말 경악스러운 가격이었다 ^^ㅋ 푸에르토 바야르타 공항 내 El Market Mexico라는 상점에서 구입.

 

 

단 걸 안좋아한다던 우리 예랑 어린이.. 하나에 만 5천원 넘는 초콜릿은 가격도 안보고 아주 한 움큼 집어 바로 계산하시더라?

 

멕시코에서 유명한 초콜렛이라는 Ki'Xocolatl 2+1 행사해서 여섯 개 집어왔다 (사진에는 네 개지만..) 초콜렛 하나에 무려 130페소.. 두 개에 260페소.

 

남친몬 85% 카카오 초콜렛 하나에 무려 277.32페소, 네 개에 1,109.26페소 (이것만 미 달러로 무려 60불이다 자기야...)

 

기타 등등 천연 바닐라 네 병 추가.

 

총 2,255.36페소로 미 달러 120불 지불, 한화로 15만원 꼴,, ^^ 이곳의 부가가치세는 무려 16%이다.

 

 

게이트 가는 길목에 이런 미술품이 전시되어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공항에 전시된 작품치고는 몇 십 만원 정도로, 너무 저렴해서 혼란스러웠던.. (저 전시된 댕댕이는 50만원이고 초콜릿은 만 5천원이라고..?)

 

 

푸에르토 바야르타 공항은.. 돗떼기 시장같다. 공항이 아니라 그냥 시외버스 터미널이다..

 

출발 때 처럼 보딩 시간은 늦어졌고, 우리는 30분 더 늦게 비행기에 올라타 토론토 도착시간이 한 시간은 연착되었다.

 

우리가 떠나는 날 처음으로 낮 시간에 비가 온 푸에르토 바야르타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나는 지금 토론토행 비행기 안이다.

 

졸려 죽겠고 -_- 어제 잠은 잘못 잤는지 목이랑 어깨는 또 다시 삐걱대고

 

컨디션은 여전히 100%가 아니지만, 그래도 2023년을 좋은 사람들과 따뜻하게 시작할 수 있어 좋았다. (설 연휴인지도 모르고 여행을 가버려서 어른 분들께는 너무 죄송하다.. ㅠ)

 

다시 토론토로 돌아가면 어느 덧 2월일 것이고, 나는 이제 2주 내 웨딩 드레스 셀렉을 해야하고, 또 여러 고민과 선택을 해야 할 나날들이 나를 기다리겠지만

 

지금 토론토에서 레몽이와 단 둘이 마치 라푼젤처럼 갇혀 주구장창 티비만 보고계실 엄마도 보고싶고, 레몽이는 말할 것도 없다.

 

어쩌다보니 6개월 간 멕시코를 두 번이나 방문하게 됐는데, 두 여행 모두 럭키하게 숟가락🥄여행이었던지라 나는 정말 편히 잘 다녀왔다. 인복이 많아 정말 감사한 인생이다 🙏

 

다음에 언제 또 이런 여유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싶은데, 생각해보니 나 곧 신혼여행 가야하잖아..? ^^ㅋㅋ

 

좋은 시간을 허락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혹시나 이 글을 누군가 읽고 계신다면 - wish you had a great start to year 2023! And enjoy your trip 😙

 

Gracias! 🎉

 

비행기는 연착되었지만, 도착 시간은 예정 시간 그대로 오후 8시 반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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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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