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횟집에서 포식하고 집에 와서 어묵탕에 울릉도 오징어 구이에 네덜란드산 마요에 홍시에 캠벨포도 거봉까지 대차게 야식하고 배 두드리고 잤다.

 

 

부산을 떠나는 11월 1일, 날씨가 진짜 기깔나게 좋았다.

 

나는 전날 모던하우스에서 구입한 30만워 어치 침구류 중 일부를 환불하기로 하고 부산대 근처 모던 하우스에 아침부터 방문 -_-

 

단순히 내 짐가방에 상품이 들어가지 않아서 환불 결정을 내렸던 터라 아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시점.. 나 다음 달에 한국 또 가는데 이때 이 개고생 왜 한겨? -_-)

 

 

SPC 미팅에서 받은 파리바게뜨 만월빵 대추호두샌드 하나 까먹고, 부산대 앞 Aven Dutch 커피라고 테이크아웃 전문점에서 아아도 하나 뽑아 마셨다. 아무리 대학가라지만 천 오백원 짜리 아아라니 놀라웠다 (남는게 있으실지..)

 

진짜 솜다랑 나랑 낑낑거리면서 짐싸고 (솜다 고마워.. ㅋㅋㅋ) 택시 잡아 부산역까지 고고

 

아래 좌측 사진처럼 내가 특실 끊고도 미련하게 서울에서 부산까지 짐가방을 이고지고 이동했던터라 이번에는 그러지 말자 단단히 마음 먹었었음 (다른 승객들이 내 짐가방에 현찰같은거 갖고 어디로 멀리 튀는 줄 알았을 듯 -_- 으휴 미련)

 

 

이번에도 직항 특실 티켓을 끊었는데, 좌석을 정하는건 데스크에서만 가능하다 해서 밀면 먹기 전에 대면으로 구입함.

 

사실 일반석 중에서도 단독 싱글 혼석으로 갈 수 있는 자리들을 전화로 미리 문의해 갔었는데, 피곤한 마당에 새로운걸 경험하고 싶지 않아서(?) 걍 특실 끊음.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떴기 때문에, 보부상인 나는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짐보관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부산역 안에는 물품보관구역이 여러곳 있지만, 아마 이곳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곳의 정확한 위치는 2층 남천할매떡볶이 옆 1번 게이트 타는 곳, 혹은 왼쪽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쭉 걷다보면 발견할 수 있다.

 

 

나 부산 도착했을 땐 물품보관함 자리 없어서 삼진어묵에 맡겨야 했는데, 이 날 이곳 자리는 꽤 넉넉했다. 의외로 특대형 짐가방 보관함이 많이 차서 놀랐음. 우선 돈을 지불한 후 보관함을 오픈해야 했기 때문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안들어가면 돈 낸게 말짱 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무네 -_-

 

가격은 두 시간 기준 소형 1000원 / 중형 1500원, 대형 2000원, 특대형 3000원이며, 두 시간 이후 12시간까지 사이즈별로 200원에서 500원의 추가 이용료가 붙는다.

 

 

할렐루야.. 다행히도 꽉 차게 들어가는 내 32인치 짐가방 -_-

 

안들어갈 각이었는데, 솜다랑 열나게 낑낑 밀어넣어 성공시킴. 이 짐가방이 얼마나 거대했냐면요...

 

Aigoo

 

사진으로 왜이렇게 작아보이지.. 진짜 나 혼자 낑낑대며 다닐 때는 환장할 사이즈였는데 ㅋㅋ

 

이것도 다 추억이다.

 

 

짐보관에 성공한 난 두 손 가뿐히 밀면과 만두를 흡입할 수 있었으며

 

 

의외로 만두맛집 부산역 초량밀면 (물밀면, 비빔밀면, 왕만두)

부산 마지막 날, 짐 이민 가방에 맞먹는 짐 바리바리 싸들고 서울행 KTX표 끊고 부산역 근처 초량밀면집으로 향했다. 📍 초량밀면 부산광역시 동구 중앙대로 225 현재 이 글을 쓰는 기준, 무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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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특실에는 셀프 간식 바구니도 구비되어 있다. 난 안땡겨서 걍 솜다드림

 

KTX 내 짐 보관할 수 있는 곳은 타고 내리는 문쪽 및 화장실 맞은편이었다. 솜다랑 나랑 낑낑대니 어떤 신사분께서 내 짐가방 번쩍 들어 짐가방 두는 곳에 안착시켜주시고 홀연히 사라지셨다,, 흑흑✨

 

반가웠던 솜다와 플랫폼에서 눈물의 작별인사를 하고

 

(사실 언제든 또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슬프진 않았다 ㅋㅋ)

 

두 시간 반 가량 달려 다시 도착한 서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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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나는 초딩 때부터 정말 친한 친구가 한 명 있는데,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솜다임. 뉴욕 노숙녀 두 마리 여행기.. 의 그 친구 맞음 (왜 변태같이 그렇게 힘든 여행을 했는지 지금은 노이해.. ^^) 이거야말로 정말 우당탕탕 20대 때의 일이지..

 

 

* 뉴욕여행: 토론토에서 내려온 노숙녀 두마리 (feat. 토론토에서 버스타고 뉴욕가기)

벌써 13년지기 친구 솜다랑 함께하는 두번째 여행! 토론토 거주민으로서 뉴욕이란 곳은 언제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너무나 만만한 도시였기 때문에, 토론토로 이사오고 한번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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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때부터 얼굴이 항시 똑같았던 이 친구는, 내가 이민가기 전 우리집에도 진짜 자주 놀러왔고, 2012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우리 댕댕이 머루랑도 놀아봤으며, 나 유티 다닐 때 토론토에도 와봤고 또 심지어 우리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 중 하나임 (”요즘 애들은 다 발랑 까져서.. 솜다 빼고“) 초딩 떄부터 내 20년 역사를 꿰뜷고 있음.

 

아무튼

 

솜다가 부산으로 이사간지 n년 되어서 이제는 현지인이 다 됐다길래 나도 생애 최초 부산 구경 해볼 겸 출장 끝나고 부산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음.

 

KTX 온라인 예매 UX 너무 후져서.. 그냥 당일 현장발권 해도 된대서 무작정 서울역으로 갔으나 주말인 토요일 이른 오후였는지라 조금 쫄렸음.

 

서울역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고

 

혼란하다 혼란해.. 대한민국 혼란해

 

기사님은 곳곳의 데모 군단에 길이 너무 많이 막혀 시간은 하염없이 지나가고, 데모 군단을 마주할 떄마다 길을 돌고 돌아 내가 감당 못할 만큼 미터기의 비용이 쭉쭉 올라간다고 생각하셨는지(?) 내가 아무리 괜찮다 말씀드려도 중간중간 에이쒸! 에이쑤ㅣ!! 를 토해내시며 급기야 서울역 간판이 보인느 길 한복판에서 나에게 영수증을 미리 끊어주셨다 -_-

 

기사님 괜찮아요,, 저 그만한 돈은 있쒀요..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도착한 서울역

 

드디어 우리 회사에서 광고냈던 서울역 스타벅스 바로 위 전광판을 실제로 조우할 수 있었으며.. ㅋㅋ

 

여기 대환장 포인트 한 가지도 날 기다리고 있었는데………..

 

서울역으로 올라가는 에스칼레이터, 그리고 엘레베이터가 모두 다 고장이었다는 점.

 

진짜 어이가 없고 킹받았다. 하나가 고장났거나 수리 중이면 둘 중 하나는 되야 하는거 아니냐며..? 급 장애인분들이 시위하는 이유가 확 와닿음 -_- 나중에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 길을 찾긴 찾았는데, 그 곳은 엘레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위치한 곳의 정반대편이었으며, 수리 도중 이러한 대안을 안내하는 문구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만약 내가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장애가 있고, 또 설상가상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이었다면..? 아찔하다.

 

아무튼 지간에

 

머리박고 열라 낑낑거리면서 짐짝을 한 발짝, 한 발짝 들고 그 많은 계단을 오르는데

 

친절하고 츤데레인 한국인들 ㅠㅠ.. 갑자기 어떤 남성분이 휙 오셔서 내 짐가방을 낚아채신 뒤(?) 계단을 도도도도 올라가 가방을 내려놓으시고는 진짜 바람과 같이 사라지셨다. 나는 얼굴도 못 봼……. 감사합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킹받는 가슴 부여잡고 도착한 서울역.

 

돗떼기 시장이 따로 없었음

 

명절도 아닌데.. 다들 어딜 그리 가시는지..? ㅋㅋ

 

한편으론, 오히려 텅텅 비었으면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아주 걱정이 많아졌을게 뻔했기에, 북적북적한 서울역으 풍경이 반갑기도 했다.

 

KTX에서 발견한 반가웠던 펀자이씨툰!

 

그렇게 끊은 내 생애 첫 부산행 기차.

 

그리고 왜 내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나

 

빠른 일반석은 모두 나갔고, 6시간 넘게 걸리는 무궁화호뿐만이 남지 않았다.

 

어차피 부산으로 이민가는 것 마냥 -_- 짐이 많았던 나는 특등석을 끊음.

 

나는 기차에 올라타고, 멍청하게도 나의 32인치 캐리어를 짐칸에 보관하지 않고 내가 안고 탐 -_- (지금 생각해도 대환장)

 

일단 짐을 어디에 둬야하는지도 몰랐고, 별 생각이 없었으며 딱히 내 눈 앞에 보이는 곳에 짐을 둘 장소가 여의치 않아서 장장 3시간 동안 무릎을 쭈그리고 부산으로 이동했다. 저 너무 미련하죠… 믿어지세요..? ㅋㅋㅋ

 

레알 이렇게 짐 안고 붓싼까지 갔으요... 미련곰팅이

 

그렇게 도착한 부산

 

희한하게 부산이 서울보다 더 추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서옵쇼~!

 

솜다가 마중나와줬다.

 

일단 밥을 먹어야 했는데, 내 32인치 짜리 짐짝은 너무나 혹같은 존재였기에 보관함을 찾았지만, 특대형 보관함 모두 다 찼고요 ^ㅛ^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방향에 왕 큰 보관함 구역이 있긴 했음)

 

역 바로 반대편 삼진어묵을 들렀는데 여기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해서 아주 잘 이용하고 왔다. 최소 5천 원인가.. 어묵을 구매하면 특대형 짐도 보관할 수 있었다.

 

 

부산역 바로 맞은편 광장관광호텔 1층에 자리잡고 있던 삼진어묵. 부산역 근처에 삼진어묵만 몇 백미터 내 두 군데 있던 걸로 기억한다.

 

2022년 10월 기준 삼진어묵의 짐 보관 조건은 아래와 같다:

 

삼진어묵 제품 5천원 이상 구매 시 평일 5시간, 주말 3시간 캐리어 보관 무료. 이후 30분 당 5천원 비용 발생. 완전 꿀 아닌가? 어묵도 구입하고, 짐도 보관하고.

 

 

엄… 먹음직스럽긴 했지만 전날 뿌링클 치킨 파티를 한 나로써는.. (절레절레) 튀긴 음식은 특히나 쳐다도 보고 싶지 않았다 -_-

 

 

이렇게 앉을 자리도 많고, 젊은이들 갬성 잘 따라 운영되는 것 같고,

 

관광객들 기념품으로, 또 어르신들 선물로도 좋을 것 같네.

 

 

짐 보관을 위해 일단 나중에 집에서 먹을 어묵을 구입하고, 부산역 반대편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만두 파티를 하기로 함.

 

 

부산에, 그것도 부산역 바로 맞은편에 이런 차이나타운이 있었다니.. 역시 항구도시이다. 아마도 시에서 조성해 놓은건지 홍등이 밝게 켜진 구역은 자그마한 역사 전시구역도 있고, 신발원같은 줄서서 먹는 식당도 있었다. 하지만 이 외 구역은 낡고 음습했으며, 중앙아시아, 러시아타운(?)으로도 손색 없을 정도로 길거리 주욱 그 쪽 사람들이 식당 의자를 옹기종기 펼쳐놓고 외국어로 담배를 피고, 놀이를 하는 등의 광경이 펼쳐졌다. 조금 위험해보이는 외국어 간판 클럽도 있었고, 오래된 모텔도 많았다.

 

 

과연 올드보이를 촬영한 지역답군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도나도 올드보이 촬영지라고 주장하는게 대환장~ ㅋㅋㅋㅋㅋㅋ

 

진실은 저 너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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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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