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 돼지국밥.

 

전날 방문한 의령식당, 그리고 오복돼지국밥에 모두 실패해서 그냥 발길 닿는대로, 부산을 떠나기 전 아무데나 들어가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방문하게 된 부산대 시장 골목 내 작은 노포, 장전돼지국밥집. 구글 리뷰가 13개 뿐이지만, 별점은 무려 4.8이다.

 

📍장전돼지국밥

부산 금정구 장전 3동 부산대학로 49번길

 

 

 

특별한 시장 이름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부산대 젊음의 거리를 걸으며 유심히 시장 골목을 찾아보면.. 찾을 수 있을지도 -_-;

 

위와 같은 꽃집과 반찬가게 사이를 지나면 아래와 같은 노란 간판이 보인다.

 

 

처음에는 골목이 생각보다 너무 허름해 흠칫 했으나, 그것 또한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간 작고 낡은 가게. 할머님 두 분이 계셨다.

 

 

내부는 깔끔했고, 메뉴판은 더 깔끔했다.. 저 군더더기 없는 셀렉션을 보라.

 

돼지국밥 7천원, 내장국밥 7천원, 다섞어국밥 7천원, 순대돼지섞어국밥 7천원, 내장돼지석어 7천원. 7천원 통일시대이다. 2021년에는 6천원으로 통일되었던 것 같은데, 인플레이션도 이곳을 피해가진 못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여전히 저렴하다.

 

수백은 무려 인기상품!! 형광 스티커가 붙어져 있으며, 9천원이다. 수백이 뭔지 몰라 찾아보니, 수육백반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돼지국밥에 수육이 딸려나온다고.

 

솜다의 파파라치컷~

 

테이블은 우리 빼고 두, 셋 정도 더 있었음. 우리는 다섞어국밥 두 개를 주문했다.

 

 

정갈한 상차림이 곧장 나왔다. 흰 쌀밥에 아삭아삭, 단 맛이 물씬 나는 햇양파에 마늘과 고추, 깍두기, 소면, 정구지, 쌈장 그리고 새우젓 듬뿍.

 

쓰까쓰까~~ 다 쓰까🥄

 

 

한 술 떠본다.

 

돼지국밥은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강한 국밥으로 알고 있는데, 육향에 예민한 나에게도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정말 맛있었음. 다만, 순대는 집순대가 아닌 그냥 시중 냉동 순대를 사용하시는 듯한, 특별할 것 없는 맛이었다.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먹었다. 정말 깔끔했다. 깍두기도 맛있었고, 특히 양파가 정말 이 날 식탁의 씬스틸러였다. 어찌나 아삭하고 달달하던지.. 2022년 한국 양파 농사 잘 됐나봐여.

 

옆 테이블의 서울 말씨를 쓰는 남녀가 자리에 돈만 놓고 나갔는데, 나중에 할머님께서 그 둘이 자리를 뜬 걸 보시고 서운해하셨다. "아이고.. 그냥 돈만 놓고 갔네 갔어"를 수 차례 반복하심 ㅋㅋ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친가가 경상도라 경상도 사람들은 모두 뚝뚝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그냥 우리집만 그랬던 듯 -_-? ㅋㅋ 젊은 사람들이 인사도 안하고 그냥 가서 서운하셨던 주인 할머님.. 너무 귀여우셨당.

 

친구가 사준 식사였는데, 계좌이체 해드린다니까 카드도 되요~! 하시던 쿨한 할머님;

 

우리집 근처에 있으면 그냥 자주 들렀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쉽다. 부산 갈 때마다 들르게 될 것 같은데.. 사람냄새 물씬 나고, 돼지냄새는 안나는 -_- 깔끔하고 담백한, 부산 돼지국밥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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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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