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째 아침. 쌀쌀하고, 파도소리도 유난히 큰 날이었다.

 

 

이곳에는 오믈렛 스테이션도 있지만, 멕시코답게 매일 아침 퀘사디아 스테이션도 있다. 들어가는 재료는 매일 다른데, 이 날은 소고기 혹은 선인장 볶음이었다. 선인장이라니! 무려 선인장을 먹는다니!! 🌵

 

 

유독, 이 리조트에서는 빨갛게 조린 소고기를 자주 보았다. 보통 돼지고기를 빨갛게 재는 것에 익숙한 나로썬, 요리명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서는 돼지고기로 자꾸 착각하게 된다.

 

선인장은 피망 혹은 꽈리고추, 오크라처럼 생겼다.

 

 

3일 째 날 나의 아침식사 - 빨갛게 조린 소고기와 선인장을 넣은 반반 퀘사디아, 후르츠 스시, 돼지고기 부리또 (미니 사이즈), 그리고 훈제연어 샐러드.

 

선인장은 정말 오크라의 식감을 닮았으며, 오히려 더 부드럽다.

 

 

남친몬의 아침식사. 역시나 고기양이 엄청나다.

 

 

밥먹고 이 날은 특별한 일정 없이 리조트에서 놀기로.

 

아침 일찍 조식 먹고 바로 짐으로 운동하러 갔는데, 이 날 등 제대로 조졌다(?)

 

ㅋㅋㅋㅋ

 

요가매트 깔고 이리 누워도 보고 저리 누워도 보면서 제대로 하체도 운동하고 싶었는데 요가매트가 상상을 초월하게 더러워서 닦는 걸 포기하고 기계와 덤벨로 등만 조졌다. 한 40분 운동했는데, 남친몬은 짐에만 들어가면 함흥차사다..

 

베프님과 먼저 운동을 마치고 아아 테이크 아웃하고 커피 마시고 있는데, 어제 해변에서의 진주목걸이 강사분이 우리를 알아보고 아주 반갑게 인사하며 "오늘도 올거지?!!!" 하고

 

 

우리를 진짜 이렇게 쳐다봤는데

 

이 리조트에서 동양인들이 거의 우리밖에 없어서 -_- 직원들이 우리를 너무 쉽게 알아본다.. 부담쓰

 

하지만 강사님은 귀여웠다.

 

 

요즘 접지 혹은 어싱(earthing)이라고 불리우는 맨발로 땅밟고 다니는 것에 흥미가 생겨서, 이곳에 온 김에 최소 매일 30분 씩 맨발로 해변가를 걷고 있다. 집압도 되고, 비타민 D도 생성하고 기부니가 조아요~

 

 

죽어도 벗지 않는 루피모자

 

 

해변가에 떠내려온 코코넛

 

 

점심 먹으러 가는데 이런 버블 파티(?)를 해서 웃겼다. 현지 직원이 비눗방울 팡팡 쏴주고 다 큰 백인들이 술잔 들고 물 속에서 강시마냥 콩콩 뛰고.. 좀 많이 웃겼다.. ㅋㅋ

 

 

이 날 나의 점심식사는, 평소와 같이 해산물 위주요.

 

붉은도미찜이랑 오징어 순대(?)가 있어서 냉큼 집어와 봤슈

 

 

오징어 순대 안에 삶은 연어를 넣었다. 생각보다 맛있지 않아서 조금 슬펐다..

 

도미찜은 존맛이었다. 역시나 커리소스를 끼얹은 것 같은데, 정말 잘 어울린다.

 

 

파도소리 들으며 나는 블로그 쓰고, 남친은 미팅하고, 베프언니도 회사 미팅 때문에 아주 동분서주했다. 역시나 월요일은 바뻐 (나는 당연히 일 1도 안함)

 

저녁식사 전에 나는 해변가 선베드에서 낮잠 자고, 남자들은 리조트에서 패들보트 빌려서 그거 탄답시고 바빴다던데

 

자고 일어나니 남자들 선글라스가 없어졌다고 했다.

 

오늘 유난히 파도가 강했는데, 남자 두 명이서 패들보트 부여잡고 파도와 씨름하다 물 오지게 먹고 선글라스까지 태평양에 제물로 바쳤다고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둘 다 선글라스 던져버림

 

-_-

 

어제 여기 물가 봤자나. 정신 안차려...?

 

ㅋㅋㅋㅋㅋ

 

우여곡절 끝에 저녁식사 시간까지 되어서 리조트 내 멕시칸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늘과 파도가 심상찮은게, 곧 비가 올 것만 같았다. 이 날 해변에서 결혼하는 커플이 있었는데, 오후가 되자마자 하늘도 안예뻐, 바다도 안예뻐 파도 소리가 너무 심각해서 정말 속상할 것 같았다 -_-

 

 

현지 핸드 메이드인듯 한 귀여운 앞접시. 뒷면에 접시를 만든 사람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

 

 

과카몰리, 아바네로 소스, 살사 등 또르띠야를 위한 양념장 4종 세트

 

이곳은 적토(赤土)가 유명하다고 한다. 듣고 보니 모두 red clay로 만든 핸드 메이드 그릇들이다.

 

 

여기 또르띠야, 정말 맛있다. 간도 딱 알맞고, 정말 고소하고 튀김도 적당하다. 리조트에서 직접 만드는 것 같던데 (언제나 옥수수 가루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진짜 이거 캐나다로 업어가고 싶을 정도..

 

 

남자들이 시킨 데킬라

 

캐나다에서 주는 샷의 세 배라고;; ㅋㅋ

 

 

옥수수 크림스프

 

경양식 맛(?)도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좀 친숙한 맛

 

 

내가 주문한 에피타이져, 쉬림프 엔칠라다

 

멕시칸 스프링롤이라고 해야할지..? 또르띠야에 주재료를 돌돌돌 말아 지졌다.

 

 

소고기와 해산물이 전부 들어간 surf & turf 토스타다 (surf & turf는 한국어로 치면 육해공.. 의 육해 뭐 그런 너낌)

 

 

남친몬이 주문한 튀긴 소고기 양지. 과카몰리와 함께 나오는데, 사실 이게 존맛이었다; 부드럽고, 신선하고 간도 적절한게, 멕시코 소고기 맛있는거 진짜 부정 못하겠으..

 

 

내가 주문한 메인 디쉬 블랙빈 소스와 문어구이, 사이드로는 옥수수

 

흡사 한국 분식집 그릇과 같은 곳에 서브되어 나옴 -_-ㅋㅋ

 

멕시코가 옥수수가 주식인 나라이다 보니, 탄수화물에 옥수수가 단독으로 많이 올라간다. 밥이나 감자 말고 이런 식으로도 구이 요리를 내놓을 수 있겠다는 걸 배우고 갑니다!!

 

 

소고기 요리와 몰레(mole)

 

 

몰레는 초콜릿 등 여러 생소한 재료를 넣고 만드는 멕시칸 소스인데, 내가 많은 몰레를 먹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으나 이 날 몰레에서 탄 맛이 강하게 났다. 일부러 그런건지, 아니면 진짜 태운건지 내가 멕시칸 요리에 무지해서 구분을 할 수가 없다 ㅠㅠ

 

 

마지막으로 네 명이서 나눠먹은 우유 케이크. 겁나 달았지만 맛은 괜찮았다.

 

남자들 선글라스 잃어버렸던 것만 빼면 느긋하게 휴양 잘 즐긴 하루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도 많이 하고, 낮잠도 자고 새로운 음식도 많이 먹고.

 

저녁 먹고 멕시코 배경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Coco)도 봤다. 이전에 남친몬과 썸탈 때(?)였는지, 사귀기 엄청 초반이었는지 하여간 이미 한번 봤던 영화였는데, 여전히 강추한다. 아직도 코코 주제가인 Remember Me가 내 귓가를 맴도네. 이번에 멕시코 와서 다시 감상했으니 곧 코코 후기글도 올리겠지만..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는 멕시코 문화를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또 깊이 생각하게끔 하는 주제의식도 있는 귀여운 가족영화이니 아직 안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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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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