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토론토니언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 ㅋㅋㅋ 질렀다 하키 스케이트

 

오늘 업뎃한 일상글에도 언급했다시피, 나는 한국 꼬꼬마 시절 분당 올림픽 센터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을 배운 경험이 있는데, 그 때 내가 탔던 스케이트는 아래 사진과 같이 무시무시한 칼날의 스케이트였음:

 

출처.. 펭귄 스케이트

아니 그런데 여기선 저런 스케이트화를 찾아볼 수 없는게 아님?

 

일년에 한 두번 탈까 말까한 스케이트, 게다가 학생 신분 때는 짐 많아지는게 고생스러워서 철마다 렌트만 했는데, 그 때마다 하키 스케이트는 다 나가고 나한테 피겨 스케이트화만 제공되었더랬다.

 

그런데 피겨 스케이트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피겨 스케이트는 앞부분에 톱니가 있다. 아래.. 뉴시스 전진우 기자님의 설명과 분석 사진 들어갑니다 ㅋㅋㅋ

 

저 톱니가 앞으로 나아갈 때 자꾸 방해가 된단 말임. 렌트할라 치면 피겨만 줘대서 씅질이 나서 스케이트와 차차 멀어져 갈 때 즈음..

 

우리집 바로 근처에 새로운 공공 스케이트장이 열렸다 ㅋㅋ

 

밑에 내려갈 때마다 사람들이 우리 단지 내에서 씽씽쌩쌩 스케이트를 타는데, 스케이트를 다시 타고 싶은 마음이 일렁였다. 거기다 직장 동료들이 퇴근하고 스케이트 달랑 달랑 들고 나와서 타러 가자!! 하는데..

 

난 스케이트가 없는 걸... 여기서 렌트해주는 피겨 스케이트는 내가 탈 능력이 안되는 걸...

 

그래서 코시국, 피겨 스케이트를 대여하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위생적인 스케이트화를 질렀다. 지르기 전에 아빠한테 아빠.. 우리집에 내가 옛날에 타던 스케이트화 있어..? 그랬는데 아빠가 있을 텐데 왜.. 안맞을 걸 (너 4학년 때 타던 거야..) ㅋㅋㅋㅋ 해서 깔끔하게 포기

 

나는 이제 성장이 멈춘 30대이다. 홀홀홀

 

아무튼 하키의 나라이니, 캐나다의 대중적인 스케이트화는 하키 스케이트이다. 피겨 스케이트처럼 앞부분에 톱니도 없고, 스피드 스케이트화 처럼 칼날이 길어서 무섭지도 않고(?) 턴 슁슁 잘되고 앞으로 마구 마구 질러 나갈 수 있는 스케이트의 종류이다. 아래는 이 날 내가 실제로 구매한 하키 스케이트화 제품 설명 페이지 스샷.

 

스포츠첵 VS. 캐네디언 타이어 중 한 곳에서 구입하기로 했는데, 스포츠쳌은 점원도 안따라붙고.. 여자용은 죄다 피겨밖에 없고 해서 1분 만에 그냥 나왔다. 스포츠쳌은 어차피 사이즈 달라고 점원 계속 귀찮게 해야해서 내 맴도 편하지가 않았고..

 

같은 이튼 센터 안 캐네디언 타이어에 가보니, 훨씬 자유롭게 사람들이 박스 꺼내서 신었다 벗었다 하더라. 소싯적 하키 좀 탔다던 남친이 이리 저리 내 사이즈에 맞는 스케이트 박스들을 알아서 골라왔다. 근데 내가 완전 칼발이라, 사이즈가 맞는 것 같아도 엄지 발가락만 자꾸 짜부가 되는 거 ㅠㅠ 나는 진짜 양말 신으면 바로 빵꾸내 버리는 엄청난 칼발인데, 그래서 내 기억으론 꼬꼬마 스케이트 시절 때도 내 엄지만 엄청 고생했다는 기억이..

 

오빠 나 칼발이라 ㅠㅠ 엄지가 너무 아파.. ㅠㅠ 하니까 남친이 잠만 기다려 하더니 뒤적 뒤적 박스 하나를 새로 꺼내왔다.

 

하키 스케이트의 양대 산맥이라고 하는 (나도 이번에 리서치 해보면서 첨 알게됨 ㅋㅋ) CCM과 바우어 중 CCM의 RIB XT 17 주니어용 하키 스케이트. 박스에는 RIB XT 17이라고 적혀있는데, 온라인에서 찾아보면 그냥 RIB X라고 나오고 주니어가 아닌 인터미디어트라고 뜬다.

 

내 발은 북미 기준 6.5에서 7, 한국에서는 245인데 남친이 가져온건 주니어 사이즈 4였다. 놀랍게도 사이즈가 찰떡이었음. 신발로 치면 US5 사이즈라고 하는데, 알 수 없는 스케이트 사이즈의 세계이다. 온라인에서 착용도 안해보고 냉큼 여성용 스케이트 사이즈 7 샀으면 반품각일뻔 했다.

 

그래서 인터미디어트가 뭔고 하니, 어른들 중 발 작은 사람들 ㅡ_ㅡ 혹은 애들 중 발 큰 애들을 타겟으로 새로 만들어진 사이즈 카테고리라고 한다.

 

보니까 이 모델은 남녀 공용인듯 싶은데, 남녀 공용이라면 내가 발 큰 어린애 사이즈일 수 있지 (특히 비동양인들 중에서.)

 

남친이 이 스케이트화 모양을 보아하니 칼발에 잘 맞을 거라며 신어보랬는데, 완전 찰떡이다. 하나도 안아픔!! 유레카

 

사이즈가 235라는데 내 발에 맞는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

캐네디언 타이어 스케이트화는 점원의 도움 없이 사람들이 막 꺼내 신고 갈 수 있다. 문제는, 치우지도 않고 박스채 버려놓고 가고 하는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에 시장통이 따로 없고, 박스가 여기 저기 찢어 굴러다닌다.

 

안타깝긴 하지만, 그건 뭐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도 잘 꺼내 신고.. 다시 닫아서 돌려놓고 그러는 수 밖에 ㅠㅠ 그게 최선이다.

 

박스에는 분명 주니어 사이즈 4라고 써있었는데, 온라인에서는 사이즈 3까지만 주니어고 사이즈 4부터 6은 인터미디어트라고 뜬다. 그리고 인터미디어트가 12불 정도 더 비싸다 -__- 계산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더 올라 흠칫했지만 사이즈 range 별로 가격이 달라지는 것 같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음. 온라인 사진으로는 칼날 보호 고무 프로텍터가 안보이는데 포함되어 있음.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이 찢어 발겨놓고 간 박스 안 스케이트를 구매하고 싶진 않아 좀 쌔거 없나.. ㅋㅋ 하니 남친이 쌔거 저기 위에 많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점원분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새로 꺼내다 주신다고. 남친 이런거 왜 잘알 ㅋㅋㅋ 결국 부탁드려서 위에 쌔빠 내려받았는데 너무 친절하고 흔쾌히 오브코스!! 하셔서 우리가 진상이 아니구나! 안심.

 

 

이렇게 스케이트만 달랑 달랑 사서 집에 가는 줄 알았더니, 남친이 아니라고 ㅋㅋ 날 갈아야 신을 수 있다고 한다. 계산대에서 계산하면서 "날 가는 서비스도 포함해주세요" 하면 스케이트화 당 $7씩 받는다. 우리는 두 명이기 때문에 총 $14+HST 내고 다시 밑층으로 내려가 줄 서고, 영수증 보여주고 날 갈았다. 사람 줄 길었음.. 다들 스케이트 타려나 봄 ㅋㅋ 그리고 저기 사진 우측에 보여진 버려진 박스1.. ㅠ 날까지 다 갈면 스케이트 탈 준비 완료이다.

 

내 스케이트는 ($76.49 + $7) + HST, 남친 스케이트는 ($64.99 + $7) + HST, 총 $175.69. 싸게 잘 샀다 ㅋㅋㅋㅋ 올 겨울 열심히 타서 뽕 빼자 💃

 

 

어제 씐나게 스케이트 타고 놀라웠던 점.. 발이 하나도 안아퍼 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이런건 길이 들 때까지 발이 아픈게 당연지사 아닌가. 그런데 발도 전혀 쓸리지 않고, 엄지가 아프지도 않고, 정말 너무 편안하게 오늘은 마치 어제 스케이트 안탔던것 처럼 1도 안아픈거.. 남친은 새 스케이트화라 길들여지지 않아서 아프다고 하는데, 나 이런 적은 처음이라 넘 씐나자나 ㅋㅋㅋㅋㅋ (평소 마이너스의 손임)

 

연말~1월 3일까지 회사 닫아서 아무 생각 없이 아직까지 잠옷입고 블로깅 하고 있음. 남들도 다 노니 뭔가 휴가 쓸 때보다 맘이 훨씬 더 편하다. 내일 스케이트 또 타러 나갈거다!!!! 매일 탈ㄱㅓ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응형
Posted by 캐서린 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