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타버린 태국 옛 왕국의 수도, 아유타야 국립 역사지구 (주인장 사진 대방출 주의)
여행 이야기/2015 태국 & 라오스 2016. 2. 3. 17:43 |수상시장 방문 후, 또 한참을 부웅부웅 달렸다. 국도를 타던 중, 주룩주룩 소나기가 내려서 우리는 엄청 노심초사했더랬다. 사실 나는 우리를 실은 똠 이모님의 자가용이 어디로 향하고 있던지도 잘 몰랐다. 일본인 K군이 노래노래를 부르던 역사적인 "아유타야"로 간다고밖에는.. 1350년부터 400년간 명맥을 이어 온 태국의 옛 왕국, 아유타야 왕조의 수도였으며, 버마에게 불타버린 옛 도시라는 것 밖에는 알지 못했다. 불량한 여행객이라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피곤했어서 리서치를 잘 못했어요... ㅠ
알고보니 정글에 묻혀 200년동안 발굴되지 못했다가 이후 유네스코에 의해 발굴되고, 문화유적지로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먹고 다시 한시간 가량 달리니 장맛비처럼 거세던 비가 멈추고 날이 완전 개어있었다. 이모님들은 따로 기다린다 하시며 어디론가 슝 가셨고 우리 일행은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차에서 내렸는데, 이럴수가! 이런 반전이. 이렇게나 멋있을 수가 없는거다. 2013년 방콕 파타야 패키지 여행으로는 꿈도 못꾸었을 법한 거리이동과 역사적인 아름다움이었다.
입장료 100밧을 내고 들어간 태국의 옛 도시이자 영광. 물론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와는 비교불능 할 지라도 나는 그곳에 가보지 못했기에...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는 웅장함과 장엄함이었다! 하늘도 너무 예뻤고!
승려분들을 카메라에 담기란 언제나 부들부들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시나 실례가 되지는 않을까 하고 찍을까 말까 하다가 사진 각도가 영 메롤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동남아 승려분들의 저 밝은 주황색 승려복은... 너무 아름다워서 카메라에 안 담을 수가 없잖은가? ㅠ
일상생활이던 어디던 불교색이 묻어나는 태국. 불교인이 아니기에 개인적으로 신앙적인 감동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문화적으로 멋있다고 생각한다.
모기에 물려서 다리가 두배는 부었다. 모기 알러지가 있는 나는 모기에 물리면 오래가기도 하거니와 물린 피부가 엉망진창이 되고만다. 진물나고 염증생기고 24시간 탱탱붓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ㅠㅠㅠ 하지만 아유타야의 멋진 모습에 꿋꿋히 부은 다리 이끌고 열심히 걸어다녔다.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만든 공양물들. 역시 사시사철 따뜻한 나라이니 꽃이 만발을 하는구나 :)
하필 우리가 도착했을 적이 약 4시경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던 시점이라 역광사진이 나올만한 스팟이 많았다. 그래서 찍을 수 밖에 없던 부처상의 뒷모습.
사실 요로케 아담하니 오름직한 담장이다 :)
부처상의 머리는 버마침공 당시, 버마인들이 가져갔다고 하는데... don't quote on me 하하. 태국 친구가 말해준거다. 똑같이 버마 쳐들어가서 엄청 커다란 옥 부처상을 훔쳐왔다나 뭐라나. 그게 지금 태국왕궁에 보존되어있다고 한다 -_-;
하지만 무구한 동남아의 역사가 현재의 태국/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등의 역사로 단편적으로 나뉘어 아웅다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많이 얽히고 섥혔다는 것이 R군의 설명. 동남아 역사에 무지했던 나도 조금씩 흥미가 생겼다.
역시나 사람이 적진 않은 관광지였지만, 그래도 방콕 시내나 푸켓보다야 훨씬 한가롭고, 패키지 관광객들보다는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보였던 곳이었다. 태국 현지 초중고등학생들이 때떄단체복 맞춰입고 소풍 온 모습도 꽤 보였다.
가는 길에 마주친 풀공예 메뚜기 장난감(?)
한참 사진 찍고 구경하고 놀다가, 태국인 R군이 이제 제발 다음 complex로 넘어가잔다. 응? 다른 곳도 있었어? 하고 다음 장소로 옮겨갔다. 통합 된 곳이 아닌지라 또 입장료를 지불해야 했다... ;_;
이렇게 세개의 뿔이 나란히 있는 사원으로 이동했는데, 와트 프라시산펫으로 불리운다고한다. 전번 아유타야 유적지가 좀더 벽돌의 붉은 색을 자랑했다면, 이곳은 좀 더 흰색의 돌을 많이 쓴 듯 한 느낌적인 느낌이랄ㄲㅏ (죄송합니다 비 전문가의 잡소리였어요;)
이런건 누가 관리하는건지... 깨끗하게 빨린 승려복.
너무 방대해서 카메라에 다 담기지를 않아.. ㅠㅠ
신나게 사진을 찍는 와 중 한 인도계 여자 여행객이 우리를 멈춰 세웠다.
"너네 어디서 왔어?"
"음... 다 다른 곳에서 왔는데요"
하고 그냥 웃으면서 대화를 대충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어지간히 궁금했나보다. 꼭 대답을 듣겠다는 듯한 강한 느낌을 우리에게 주어서 -_-; 번거로웠지만 그냥 하나하나 다 말했다.
나는 캐나다인인데 한국에서 태어났고, K양은 한국인이고, R군은 태국계 미국인이고, K군은 일본인이고, P군은 싱가폴인이다.
그랬더니 지금 여기서 뭐하냐 묻는다.
음..ㅋㅋ 여행하지요?
석사 과정 중 만난 친구들이랑 태국 여행중이다, 하니
이 여자분, 질문이 끊이지를 않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엄청 귀찮았다)
"뭐어? 석사????"
하더니 무슨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애들이 석사냐고 한다. 어디서 석사하냐길래 북경대에서 한다고, 런던 정경대랑 복수학위 프로그램이라 내년엔 영국간다고 하니 많이 놀란다.
뭘 공부하냐길래 (진짜 꼬치꼬치도 캐물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국제관계학한댔더니, 그제서야 본인 얘기를 털어놓으면서 자기도 학부시절 때 국제관계 했다고, 그런데 지금은 LSAT쳐서 뉴저지에서 변호사한다고 했다. 옆에있는 남편이랑 신혼여행으로 저번 9월 북경에 방문했는데, 그냥 휴가 내고 이번에 또 왔다고 했다 (이 얘기 듣고 뉴저지 변호사 일 없나 싶었다ㅋㅋㅋㅋ).
진짜 서서 거의 5~6분가량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다. 우리를 안보내주려고 하길래.
아무튼 언니, 결혼 축하하고 미국가서 또 쨔요.
이렇게 오그라드는 사진도 많이 찍고, 그룹 사진도 많이 찍고 하다보니 슬슬 해가 본격적으로 지려한다.
입구 및 출구에는 또 다른 사원이 있어서 이렇게 색색깔로 이곳을 한층 더 물들이고 있었다.
타버리기 전에는 이렇게 크고 체계적인 곳이었나보다.
"아니 도대체 이게 뭐라고 그렇게 오래 걸린거야?" 하면서 홀홀홀 웃으시던 이모님들.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방콕의 악명높은 러쉬아워 때문에 생고생을 해야한다며, 얼른 떠나자 하신다.
아, 아유타야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아름다운 반전에 행복한 하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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