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째인 1월 25일.

 

명색이 총각파티인데, 여자들이 따라와서 남친몬과 베프오빠가 둘만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아주 살짝 걸렸달까. 그도 그렇고, 언니와 나는 툴툴대던 남자들을 뒤로하고 다시 한번 시내를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었기에, 조식을 먹고 일찍이 다운타운을 재방문하기로 했다.

 

안된다고~~! 안된다고 난리치던 남친몬.. 로밍이 된 언니의 휴대폰으로 실시간 로케이션 공유하는 것으로 협상하고, 우리는 완전 걸어갈 수 있었는데도 불구, 남자들이 굳이 우버태워 보내야한다고 박박 우겨대서 아침 9시에 우버타고 시내에 도착했다. 한산한 오전이었던지라, 처음 시내 방문에 지불했던 택시 가격의 반값인 단돈 50페소에 시내에 도착했다;

 

 

Zona Romantica에 도착. 말 그대로 로맨틱존이며, 클럽과 바 등이 많아서 그렇게 불리운단다. 2일 차에 깜찍이 멕시칸 소녀에게 남친몬이 사진을 찍혔던 바로 그 모자이크 광장공원이다.

 

 

가우디와의 연관성을 찾아보려 했지만 1도 찾을 수 없었던..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모자이크 공원. 알고 보니, 아래와 같이 아침부터 천막을 설치하며 커스텀된 타일을 기부 형태로 판매하고 있었다.

 

 

존 & 데보라

 

푸에르토 바야르타를 사랑한 캐나다 철새 부부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일정한 비용을 기부하면 원하는 타일을 제작해 공원에 새길 수 있게끔 민간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오후보다는 훨씬 한산한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아침 풍경. 한적해서 좋았지만, 쓰레기 냄새와 공사판은 여전했다.

 

 

100% 울로 제작한 것만 같던 (아마도) 핸드메이드 카펫. 낡은 건물 한 귀퉁이에서 판매하고 있는, 거의 반 노점상? 가판대였는데, 예쁜 러그들이 너무나 많았으나 1. 가져가기 부담스러웠고, 또 2. 내 눈에 예쁜 러그들은 우리집과 어울리지 않을게 뻔하기에 ㅠㅠ 카펫 하나 업어오고 싶은 내 맘은 곱게 접어 하늘위로 날려보냈다.

 

 

골목골목 걷다 발견하게 된 프리다 칼로.

 

저 스패니쉬 못해요

 

코딩덕후 코돌이 남친몬이 생각나서 카메라에 담아봤다 ㅋㅋ

 

 

알록달록 낡은 벽들 사이 현대적인 모습도 부분부분 비춰지던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아침.

 

 

너무 예쁜 풍뎅이 모양 빈티지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Calima라는 편집샵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찾아보니 저 자동차는 이 상점 시그니쳐인 듯.. 항상 세워져 있는 것 같다.

📍 C A L I M A

C. Constitución 325A, Zona Romántica, Emiliano Zapata, 48380 Puerto Vallarta

 

 

역시나, 가격대는 그냥 캐나다/미국 현지가격을 생각하면 된다. 저 동그란 가방 귀여웠는데, 30불 쯤 했던 것 같다. 가방고리는 150페소부터 시작했다.

 

 

너무너무 귀여웠던, 손바닥만한 핸드 메이드 미니 러그. 컵받침대로 쓰는 것 같았는데, 비쌌다... ㅋㅋ (하나에 만 원 넘었던 듯)

 

 

언니가 나 동전지갑 사줬다 ◕‿◕

 

 

언니가 도자기 공방, 유리 공방, 갤러리 같은거 좋아해서 들러보려 했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는 곳들이 많았다 (구글에는 10시부터 오픈이라 써있었는데, 정작 12시부터 여는 곳들이 많았다.)

 

우연히 도자기 그릇 등을 파는 곳에 들어갔는데, 전날 내가 식물원에서 구입한 유사 제품들의 퀄리티가 훨씬 좋고 가격도 더 착해서 기분이 좋았당 ㅋㅋㅋ

 

 

타코홀더.. 너무 대충 만든거 아니냐며.. ㅠㅠ 저게 210페소, 약 1만 5천 원.. 나는 저거보다 더 예쁜거 만 원에 업어왔지렁

 

 

직원 아저씨가 뭐라뭐라 설명하시는데 솔직히 잘 못알아들었다 ㅠㅠ 여기서 느낀 점은, 멕시코 인건비가 저렴해서 그런지 직원들이 어디를 가나 풍부하고(?) 또 친절하며 열심히 일한다. 먼저 다가와서 환영해주고 이것저것 설명해주려 애를 쓴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현지인들이 먹는 아침 탘코 가판대. 예전같았으면 먼저 달려들어 옹기종기 모여앉아 타코 흡입했을텐데.. 코시국인 것도 그렇고, 또 이제 나이가 드니 -_- 길거리 음식은 웬만해서는 사양하고 싶어지는지라 눈으로만 담아봤다.

 

 

식신원정대 백종원이 방문했었던 것만 같은, 현지인들의 아침식사를 책임지는 타코 식당. 현지인들로 보이는 이들이 정말 많았다 (무려 아보카도 옷을 입고 있는 우측 아저씨를 보라!! ㅋㅋ) 타코 세 개 + 음료에 88페소, 한국 돈 약 6천 원. 와, 다시 생각해보니 전혀 저렴하지 않은데?

 

 

신기하게도 멕시코에는 대나무가 자란다. 노란색 대나무도 길 가다 본 적 있다.

 

 

푸에르토 바야르타 해변가의 전도현장. 오전 9시 반 가량이었는데, 정말 부지런들 하다. 전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여호와의 증인 가판대인 것 같다.

 

다리를 건너, 남친몬이 소매치기 당할 각이라고 치마자락 붙잡아 포기해야만 했던 노점상 구역도 둘러보았다. 비좁고 어두운 노점상 사이를 지나다니다 보면, 어렸을 적 동대문이 생각나는 분위기이다.

 

 

푸에르토 바야르타 노점상에서 발견한 대왕 쭈꾸미. 우리집 쭈꾸미보다 1.5배 가량 거대해보였다. 표정도 훨씬 더 무섭다.

 

이곳에서도 도자기 제품들을 몇 봤는데, 일단 식물원에서 구입한 상품들보다 퀄리티가 현저히 떨어지고, 또 가격이 전혀 붙어있지 않았다. 알아서 흥정하라는 말인 것 같은데, 역시 전 날 식물원에서 10만원 어치 구입하길 잘했다.

 

 

성당으로 이어지는 책거리길. 첫 날 공항택시 프란치스코 기사님의 말에 따르면 책읽기를 장려하는 멕시코 정부의 독려로 운영 중이라는데, 믿거나 말거나이다.

 

 

멕시칸 요리책이 있으면 스패니쉬를 못해도 하나 업어오고 싶었는데, 갱지로 만들어진 미니 잡지같은 책들 밖에 없어서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리기로. 멕시칸 요리책은 나중에 캐나다 돌아가서 구입해야겠다.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푸에르토 바야르타에서 만날 수 있을 줄이야.

 

시도 때도 없이 레몽이가 보고싶다 -_-;;;;;;;

 

언니가 바닐라 제품으로 평이 좋은 가게를 찾아왔다.

 

📍 La Casa de la Vainilla

local 15, Morelos 128, Centro, 48300 Puerto Vallarta

 

잠시 둘러봤던 카펫 가게처럼 반 노점(?) 형태로 운영되는 곳으로, 2007년 부터 멕시코의 각종 바닐라 제품들과 커피, 초콜렛 등을 취급하는 바닐라 전문점이다.

 

@lacasadelavainilla

 

사진 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바닐라 제품이 너무 많아서 어떤 제품을 추천하냐 물으니, 바닐라의 본고장 파판틀라(Papantla)에서 생산된 제품을 추천받았다. 100% 천연이고, 정말 강한 원액이며 가공첨가물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아 유통기한이 무려 2031년까지라고 한다. 보통 반대의 경우일텐데, 천연 바닐라의 유통기한이 더 길다니 흥미로웠다.

 

 

당연히 바닐라빈도 팔고, 바닐라 파우더도 팔고, 바닐라 말린 씨만도 팔고, 아가베 시럽도 판매한다.

 

 

추천받은 바닐라 익스트랙. 1873년에 설립된 브랜드이며, 60ml 다음엔 150ml 밖에 없어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 나는 엄마 드리려 60ml를 구입했다. 200페소로, 약 1만 3천 원.

 

이곳에서 바닐라 커피, 바닐라 초콜릿 등도 판매해서 커피에 더 관심있던 언니가 커피는 어떤 제품 추천하냐 물었더니 ㅋㅋㅋ 점원이 뜬금없이 여기서 세 블럭 정도 더 가라고 일러줬다. ㅋㅋㅋㅋㅋ 아니 우리에게 영업을.. 하란 말이에요.. ㅋㅋㅋㅋㅋ

 

커피는 팔지 않겠다는 양심적이었던(?) 점원언니. 언니가 열정적으로 설명하던 바닐라의 퀄리티는, 믿어 의심치 않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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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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