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같은 목요일이 지나갔다.

 

이번 주는 유독 그랬다.

 

화요일이 수요일 같았고, 수요일이 목요일 같았고, 목요일이 금요일 같았다.

 

오늘 이른 오후,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예전에 내가 일을 준 사람이었다.

 

그 일은 인도네시아산 게살 통조림을 캐나다로 수입하는 것이었는데, 한국으로 치면 식약청과 같은 캐나다 정부 부처의 서류 작업 및 기타 필요한 일들을 도와줄 수 있는 프리랜서였다.

 

토론토 지역 이 외 지역에 자리 잡아 내 실적에는 들어가지 못했는데, 내가 소개시켜 준 회사의 비즈니스가 너무 잘 되어 본인은 풀타임 직원으로 임용되고, GTA 내 창고를 새로 임대했으며, 현재는 아예 지역 내 부동산을 구매하고 싶다는 전화였다.

 

덧붙여 말하기를, 캐나다에서 사업이 너무 잘 되어서 밴쿠버 지역으로까지 확장했으며, 캐나다에서의 매출 일부분을 고정적으로 인도네시아에 보내 그곳에 학교를 짓고, 또 생수가 없는 마을에 생수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캐나다 현지에서도 푸드 뱅크에 도네이션을 많이 하고 있다 했다. 가장 최근에는 약 2만 캐나다 달러 상당의 게살제품을 도네이션 했다고.

 

그러면서 너무 고맙다고 말하길래, 오히려 내가 고맙다고, 상업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 중에 내가 가장 추천하는 팀을 소개해줬다.

 

일을 하다보면 나와 정말 맞지 않는 사람도 있고, 허무맹랑하게 무례한 사람도 있으며, 또 내가 당신에게 무언가를 빚졌다는 듯이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모두가 인도네시아 시장을 무시하라고 얘기했을 때

 

나 혼자라도 나서서 법인설립 시키고, CFIA에 등록시키고, 물류지원도 알아봐주고

 

그 결실이 2년이 지난 지금, 인도네시아에 학교가 지어지고, 마을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고, 현지 푸드뱅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니.

 

아주 가끔씩, 가뭄에 단비가 내리는 것 같은 이런 진심어린 감사의 표현과 캐나다에 잘 정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그저 그 뿐이다. 내가 아직 이 일을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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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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