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일 6월 20일 III


사원탐방 -> 빅토리아 피크의 야경사이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바로 홍콩대 졸업생 소꿉친구 k군이 여러차례 강조하던 "딴딴면을 꼭 먹을 것" 을 실천하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dehydration이 올 것만 같아서 결국 포기하고 돌아온 이야기 (하지만 현지인들이 너무 친절했어서 감동도 조금 있는 이야기)


길찾는 능력이 장애수준인 나는 이번에도 용감무쌍하게 바디랭귀지로 손발 섞어가면 "딴딴멘! 딴딴멘! 웨어 캔아잇 딴딴멘?!" 이라고 외치며 현지인들을 붙잡고 돌아다녔다. 식당에 무작정 들어가서 딴딴멘 파냐고 묻기도 하고. 하지만 무심하게도 딴딴멘을 파는 곳은 찾지 못햇고 웃통벗고 땀 뻘뻘 흘리며 헬멧쓰고 열심히 공사작업 하시는 아저씨들에게 다가가 "저 배고파유 ㅠㅠ 딴딴멘을 꼭 먹고싶은데 어디가서 먹을 수 있나요?" 라며 책자에 소개 된 유명 딴딴면 맛집을 가리켰다가 공사장 인부 아저씨들의 친구들은 물론 그 동네 아파트 단지 아줌마들이 사방에서 다 몰려들어서 딴딴면 저 버스!!!!!! 저 버스 타면 먹을 수 있다고!!!!!!! (라고 터키의 돌무쉬와 흡사한 봉고차를 가리킴) 나를 차에 태우려는 바람에 왠지 새우잡이 배에 잡혀갈 수도 있겠다 생각해서 "그냥 저 혼자 근처에서 더 찾아볼게요 ^^!" 라고 초발랄하게 도망갔더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딴딴멘을 공항에서 먹게되는데 엄청 맛없음.......... (k군이 꼭 거기가서 먹어! 했던 레스토랑 체인임에도 불구하고) 난 딴딴멘 때문에 홍콩 점심시간에! 해가 가장 따가울 때! 두시간 남짓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모르는 곳을 돌아다녔는데! 잡혀갈 뻔 했는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한국에도 체인이 있더라 Crystal Jade라고. 한국에서도 딴딴면 팔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시 바로 홍콩 마지막 날 결국 먹게 된 딴딴면.......견과류 들어가고 기름이 둥둥둥 떠있는 정말 감칠맛 없이 맵기만 한 사천풍 국물이 인상깊었던 국수였는데 정말 한입 먹고 그냥 나왔다. 내가 아직 딴딴면의 매력을 모르나..? 내 입맛에 안맞나? ㅠㅠ 엄청 기대했는데 ㅠㅠ


아무튼


아침 일찍부터 발바닥에 불이나도록 돌아다니고 틴하우 사원, 웡따이씬 사원 돌아다니고 MRT타고 슝슝 홍콩의 다운타운을 돌아다닌 나는 다시 침사추이역 근처 숙소로 돌아와서 (무려 청!킹!맨!션! ㅋㅋㅋㅋㅋ) 씻고 땀범벅이 된 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갈 채비를 했다. 친구가 수업 끝날 즈음이니까 ㅋㅋㅋㅋㅋ


언덕배기 홍콩대에 다시 어그적 어그적 헥헥거리면서 올라가서 친구의 중국 본토친구들 두명을 소개받고 다운타운 중심가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러가는 스케쥴을 잡았다.


홍콩대 카페테리아에서 (딴딴면 대신 매우 늦은 ㅠㅠ) 점심을 사먹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2~4불 내외였던 것으로 기억하는 오리구이 + 배추덮밥. 세상에...... 유티는 각성하라......



이후 이른 저녁 즈음 현지 친구들 손에 이끌려 굉장히 큰 쇼핑몰에 들어섰는데, 그곳에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 빅토리아 피크랑도 가깝다고 나중에 걸어갈 수 있다고.




쇼핑몰 안에서 판매되고 있던 귀요미들. 그런데 이런 애들이 맛 없당 ㅋㅋㅋㅋㅋ


엘리베이터를 타고 꽤 고층으로 올라가니 중국집이 나왔는데, 이름이 뭐였는지 가물거린다. 이 날 너무 피곤해서 그냥 친구들이 이끄는 대로 흐늘흐늘 거렸었기 때문에 잘 모르겠는데, 이런 노곤한 나를 충격에 빠뜨린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생선죽! 친구들이 시키는 거 그냥 맡기고 알아서 시키라고 했는데, 생선죽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기대 이상으로 맛있는거다. 진짜 너무 맛있다. 손에 꼽힌다 정말!! 이라고 되뇌면서 먹은 음식은 정말 오랫만이었다.




충격적이었던 생선죽. 레시피 알고싶다 정말. 정체불명의 생선죽..... 쿠히힝 ㅠ_ㅠ





다른 음식들은 그냥그냥 무난했다.



안에 인테리어도 쾌적했던 레스토랑. 옆 테이블도 한국인 관광객이었던 것으로 기억...


아무튼 그렇게 해가 지길 기다리면서 쇼핑몰 안 아케이드도 들어가 보고, 여자애들 네명이서 모였다보니 스티커 사진도 찍고, 그렇게 재밌게 놀았다. 건담이랑 아톰도 있었고 여러가지 친근한 캐릭터들이 많았는데 모두 친구들이랑 찍은 사진이라 못올리는게 아쉽당.


아케이드를 가서 또 좋았던 점은 홍콩의 현지 고등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 ㅋㅋㅋ 뭐 세계 어딜가나 고딩들은 다 똑같다 우르르르르 몰려다니는 거 ㅋㅋㅋㅋㅋ



그리고 트램을 타고 오르는 빅토리아 피크. 안에 왁스 뮤지엄도 있다. 사람들이 많으니 재빨리 자리를 사수해서 앉아서 편히가자~ 슈웅





한마디로 그냥 멋있다. 꼭대기에서 정말 그냥 감탄만 하느라 한시간 쯤 머물렀던 듯 하다. 내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는 180도 spectrum. 그렇기에 사진 한장 찍으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ㅠㅠ 게다가 너무 어두워서 사람 사진 찍은게 하늘의 별따기이다. 내 비루한 카메라+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징 ㅠㅠㅠㅠㅠㅠ


홍콩여행에서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그렇게 10시~11시 쯤 집으로 귀가하는데 친구들이 여자 혼자 위험하다고 숙소에 데려다 준댔다.


"청킹맨션인데도?"


라고 하니 갑자기 싸해지는 분위기...


"너 일주일 전에 중국인 여자 관광객이 거기서 강간당한거 몰라?"


하는데 와 정말 오싹하더라.


친구들 말로는 중국인 여자가 복도에서 샤워수건 한장 걸치고 돌아다니다가 강간을 당했다는데, 홍콩과 중국 본토에서는 당시 아주 큰 이슈라고 했다.


몰랐어 얘들아...


근데 오늘이 마지막 밤이야..... 그리고 지내보니 그리 나쁘지 않은 듯 해 ^^


이 아이들, 청킹맨션 앞에서 서로 두손 꼭 마주잡고 목걸이랑 반지등을 빼서 주머니에 넣는다.


내가 다 민망해진다 얘들아 미안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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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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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착하기 전에는 장맛철인가 싶을 정도로 2주 넘게 비만 주룩주룩 내렸다던데 하늘이 너무 예쁘다! 아침에 들렀던 틴하우 사원과는 대조적으로 기도하고 점치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발 디딜 틈 사진 찍을 틈이 없는 웡타이씬 사원은 홍콩 최초의 도교사원으로 현지인들의 어마어마한 영적 본고장이라고 하는데 웡타이씬이라는 전설적인 실존 인물에 named after되었다고 한다. 상인이었다는 설과 양치기였다는 설이 있는데 전자던 후자던 사람들을 도와주는 어진 이였다고 한다.


웡따이씬 사원은 New Kowloon, 홍콩 신도시 개념인 썬 까우룽 지역에 자리잡고 있어서 야우마테 지역보다 더 쾌적한 느낌이 난다.
















향을 피우는게 소원빌고 기도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막 흔들면서 중얼거리는게 점치는거라고도 하고?




어려서부터 크리스챤인 나에게는 이렇게 도시 중심부에 사원이 자리잡아 현지인들이 활발하게 기도하고 절하는 것이 생소하고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사원만큼 이쁜 정원~







허헣 힘들다...






싱기싱기 싱기방기..... 대부분이 불교신자인 듯 at least they believe in some supernatural spir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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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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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일 6월 20일 II



짹쨱~ 참새가 방가방가 할 것만 같았던 고요했던 틴하우사원의 입구. 일본인 관광객 언니들이 치즈하고있음

전세계 어딜가나 아침 일찍 움직이면 조용히 보고싶은 거 구석구석 볼 수 있는게 좋다. 내가 갔을 때만해도 유명한 사원임에도 불구하고 관리하시는 분들/청소하시는 분들 말고는 거의 아무도 없었으니까.









아침햇살 사이로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향연기와 미세먼지(?) =_=ㅋㅋㅋㅋㅋㅋ




와 예쁘다!! 하는 탄성을 절로 나게 하는 틴하우 사원은 어부의 수호신 틴하우를 모시는 도교사원이라고 한다. 규모는 아기자기하지만 또 그만의 매력이 충분하다. 







아침햇살이랑 붉게 물든 내부랑 어쩜 이렇게 반짝거리는지~ 아마 노을 질 때쯤 가면 완절 다 벌겋게 물들 듯 ㅋㅋㅋㅋㅋㅋ



근데 엄청나게 더운게 함정... 모기도 피하고 이쁜 사원도 구경하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 갖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송골송골.. 이른 아침에도 불구 ㅠㅠ 




쓱싹쓱싹 빗자루질에 물청소 하시는 환경미화원...........? 분들은 아닌 듯 했고 사원 관리하시는 분들인가? 난 자동적으로 자원봉사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닐 수도...



다음 목적지인 웡타이씬 사원으로 이동도중 채식요리가 발달한 중국의 베지테리안 셀렉션! 난 베지테리안도 아니거니와 비싸다! 차라리 고기를 먹겠엉 ㅋㅋㅋㅋㅋ 근데 어쩜 저렇게 다들 이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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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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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일: 6월 18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이틀만에 다시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에 도착했을 땐 피곤하고 무기력해 죽겠거니와 숙소도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시차때문에 전날 밤 11시에 도착하고 이모와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두세시에 잤는데 시차 때문에 어그적어그적 오전 7시정도에 기어나와 거실에 있는 컴퓨터로 리서치를 하기 시작했다.

 

대충 Booking.com에서 아무 호스텔이나 골라잡았다. 사진도 깨끗해보이고 위치상 다운타운 중심부라 관광에 용이할 것 같아서...

 

떠나기 전날 홍콩에서 홍콩대를 다니며 지병으로 홧병을 얻은 (분노조절장애 ㅋㅋㅋㅋㅋ) 소꿉친구 K군을 서현역에서 만났는데 걔가 하는 말이 란콰이펑에는 꼭 가라더라. 나는 나름대로 이곳저곳 지명이나 관광소를 리서치 해서 걔한테 보여줬는데 내가 준비해간 노트를 고이 접고 걍 서점에서 책 한권 사라던 K군 ㅡㅡ 너 이자식 근데 란콰이펑 클럽명소더라........ 나 술 안마시고 클럽 안가는거 알자나 이시끼 ㅠㅠ

 

홍콩으로 떠나는 날에는 지가 엄청 주룩주룩 내리고 습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수지에서 인천공항행 버스에 올라탔다. 공항도 이제는 지겹다 gg

 

홍콩/대만 여행은 일주일 예정이었고, 홍콩에는 초등학교를 같이 나와서 대학에서 다시 만나게 된 친구가 당시 홍콩대에 교환학생으로 가있었다. 마침 대만에는 하이스쿨을 함께 나오고 대학에 같이 진학한 친한 대만인 친구가 들어가있는 상태였고.

 

하지만 홍콩대 교환학생 친구는 오전/낮에는 학교에 가야했기 때문에 부통 밤에 만나는 것으로 약속을 잡았고 대만친구는 아버지의 동물병원을 도와주느라 내가 대만에 있는 동안 내내 나를 데리고 다닐 짬이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좋아~ 난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니까.

 

홍콩은 공항에서부터 엄청 습하고 더웠다. 크고 깨끗했던 공항이었지만 기대보다는 촌스러운 느낌이었다. 날씨는 무지 좋은 듯 했다.

 

Luggage pick up 라운지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내 짐이 나오지 않는다. 아 제길... 영국에서의 악몽이 되풀이 되는건가;; 그리스에서 짐 도둑맞은걸로 충분하지 않은건가;; 이번에는 여행 시작하기도 전에 뭐야 이거 했는데 다행히 엄청 늦게 delay되서 내 짐이 나왔다.

 

덕분에 체크인 후 저녁식사를 하고 야시장을 함께 가자던 친구와의 약속이 늦어졌다.

 

Octopus 교통패스를 사고 홍콩의 다운타운으로 운행하는 공항버스를 탔다. 영연방 출신답게 붉은색 2층버스였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2층에 자리를 잡았다.

 

내 앞자리에는 단발컷이 인상깊은 아저씨가 앉았는데 머리를 도대체 얼마나 감지 않은건지 기름과 비듬에 쩔어서 찰랑찰랑 하다못해 머리가 치덕치덕거렸다.

홍콩/대만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보통 한국인은 깨끗한 것이 정상이고 씻지 않으면 그게 더러운 것으로 치부되는데, 중국인들은 반대인 듯 했다. 씻지 않는게 평범한건데 씻으면 단지 "깨끗"할 뿐인거... 한마디로 홍콩/대만에도 위생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게 비정상으로 치부되지는 않는 듯 했다. 다니면서 왜 K군이 홧병에 걸렸는지 이해가 가더라는...

 

아무튼 도착하자마자 카톡으로 교환학생으로 가있는 친구가 하는 말 "전날만 해도 비 엄청 왔었어! 장마철인가 할 정도로 2주동안 비만 내렸는데 왠일이니 신기하다!"

 

ㅋㅋ I guess HK welcomes me

 

 

창가로 부는 바람의 기분이 좋았다. 노을이 지기 직전 오후의 햇볕이라 그런지 햇빛이 황금빛이었다. 지금 홍콩에 도착했구나 내가~

 

40분정도 걸려서 숙소가 위치해있다는 Nathan Road의 침사추이역 근방에 다다랐다. 이곳저곳 때묻은 고층 빌딩들과 빼곡한 한자들, 가게 간판들, 자동차들 그리고 인산인해...

 

전날 구입한 홍콩여행책자를 뒤적거려보았는데 (그래 나 리서치 하나도 안하고갔다 정말 하.나.도 ㅋㅋ) 거기 써있기를

 

청킹맨션: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이 찾을법도 하지만 중경삼림 등 여러 액션/조폭영화의 배경이 된 곳으로 마약밀거래나 불법노동자들이 판을치는 곳이다. 남자들도 조심할 것. 비추.

 

라고 써있었다.

 

잠깐...

 

아까 내가 확인했던 내 숙소 주소가 뭐였지?

 

ㅡㅡ

 

청킹맨션...

 

 

"청킹맨션이 어디있죠?"

 

버스에서 내려서 아무나 붙잡고 물으니 내 옆에 있는 건물을 가리킨다. 청킹맨션이라고 써져있다.

 

Shit...

 

 

침사추이역에서 Nathan Road를 따라 Front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분명 대부분 홍콩/중국인 및 관광객들이 대부분인데 한두블럭 정도 중동/인도/흑인 삐끼들이 엄청 많은 곳이 나온다. 관광객들을 붙잡고 호텔 예약했어~? 하면서 잡아 이끄는데 내가 예약한 숙소, 청킹맨션이 바로 그들의 상권에 속해있었다. 화려한 고층 빌딩들 중간에 떡하니 자리잡은 조금있으면 쓰러질 것 같은 엄청나게 떄 탄 이 건물... 내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마자 어두컴컴한 백열등이 비추는 이 건물입구가 꼭 할렘가 같았다. 뭔가 부자연스러웠다. 계단에는 삐끼들이 서서 내 팔을 이끌었다. "아가씨 방 잡았어?"

 

세상에나;;; 가뜩이나 핫팬츠 차림에 20대 초반 여자가 두리번 두리번 어리버리하게 캐리어 하나 이끌고 계단에 올라서니 남자들이 개떼처럼 달려든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진짜 대박 불안하다.

 

안은 옛날 한국의 지하상가처럼 생겼는데 전자, 인도음식, 싸구려 물건등을 취급하고 있었다. 아 그리고 청킹맨션이 홍콩에서 환율 값을 가장 잘 쳐준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 내가 홍콩을 떠나는 날에 청킹맨션 환율소는 나에게 빅엿을 주었다).

 

 

 

혼자 조폭같이 서있는 청킹맨션.

 

내가 예약한 호텔은 7층의 Tokyo Hotel이라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서면 카운터에 들어서게 되고 그곳에서 체크인을 하고 키를 받는다.

 

카운터에는 왠 인도인이 앉아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저기... 여기 안전은 한가요?"

 

"Of course. No worries."

 

심드렁하게 말하는 카운터...

 

믿기 힘들거든? ㅡㅡ

 

아오;; 열쇠를 따고 복도에 들어서니 이게 왠 여관분위기...

 

방은 정말 3평 남짓하리만큼 코딱지만한 방이었고 사진과는 매우 달랐다. 사기다. 내가 반올림해서 165cm에 그 당시 몸무게가 49kg였는데 혼자 몸을 못가눌 정도이고 화장실은 문을 닫지 못한다.

 

K군에게 "내 숙소 청킹맨션이라는덴데;; 뭐야?"

 

했더니 "미쳤냐?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하고 당장 나와" 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아...

 

찜찜한 마음을 한가득 안고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밖을 나서는데 엘리베이터에서 한국인 accent가 있는 키작은 50대 아저씨를 만났다. 낯선 땅에서 한국인이 반갑기도 하고 이 그지같은 숙소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경에 "혹시 한국인이세요?" 물으니 그렇단다.

 

사업차 홍콩에 장기간 묵는 사업가라고 하는데 자기는 청킹맨션을 아주 잘 안다면서, 젊은 아가씨가 왜 혼자 이런 곳으로 왔냐고, 동정어린 시선을 보낸다.

 

"7층 도쿄호텔? 걔들 질 안좋은데..."

 

"저 정말 불안해서 그러는데 혹시 모르니까 긴급사항이 생기면 전화드려도 될까요?" 하니 언제든지 그러라면서 번호를 알려준다.

 

"이따 몇시쯤에 들어올거에요?"

 

"글쎄요, 친구들이랑 야시장 돌고 하면 한 열두시 한시 쯤 되지 않을까요?"

 

"그럼 나 저기 저 xxx 숙소에 묵고 있으니까 두시가 됐든 세시가 됐든 아무리 늦어도 좋으니까 내 방에 들러요. 여자 혼자 위험하게..."

 

서너번 계속 강조하면서 꼭, 꼭 오늘 밤 자기 방에 들르라는 이 아저씨... 순간 뭐지 이거? 싶었지만 표정이나 말투자체가 너무 나를 걱정하고 위해주는 말투라 그냥 번호만 받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본능적으로 불쾌하고 혼란스러웠다. 개새끼였고 생각할 수록 더 개새끼다.

 

그리고 그날 나를 숙소로 데려다 준 친구는 울었다. 제발 나오라면서...

 

앞으로 나는 홍콩에서의 나흘간 삶에 위협을 느끼며 아침해가 밝자마자 숙소에서 도망치듯 빠져나가기를 매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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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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