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일: 6월 19일

주의: 폰카와 섞여서 화질이 아주 많이 떨어지는 사진들이 많이 섞여있음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세수를 하고 아침을 먹을 요량으로 청킹맨션 바로 옆에 붙어있는 쇼핑몰을 들어갔다. 쇼핑몰이라기보다 그냥 조그맣고 흔한 상가라고 보면 되겠다. 백열등에 아직 열지 않은 소규모 옷가게들, 화장품 브랜드샵 Sasa 등 사이 에스칼레이터를 올라가면 아침식사를 전문으로 하는 듯 한 식당이 있는데 내가 완전 사랑하고 애독하는 조경구 작가의 오므라이스 잼잼의 중국판인 차이니즈 봉봉에서 작가님께서 중국에서의 아침식사를 언급하신 적이 있기에 기대가 컸다. 식사를 보통 밖에서 먹는 중화권/동남아 사람들... 그래서 외식문화가 발달했는데 아침식사도 예외가 아니다. 자리잡고 먹다보니 정장입고 서류가방 든 직장인들도 많이 보이고, 학교가기 전의 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메뉴는 시간대 별로 바뀌었다. 아마도 그 날 한정 재료가 다 떨어지면 그 날 하루 그 메뉴는 사라지는 듯 했는데, 편리하게 메뉴판을 바꿔끼웠다 뺏다 하더라. 차이니즈 봉봉에서 우육면 마카로니를 꼭 아침식사로 먹어보라고 한 것 같은(?) 기억이 나서 우육면 마카로니를 찾았는데 이 날 아침은 우육면 아침 장사 다 했다고 없었다. 결국 다음 날에 먹었지만.


메뉴를 보니까 역시 영국의 영향을 받은 홍콩... 서양식 breakfast를 중국식으로 재해석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소시지, 계란, 홍차위주의 메뉴라던지. 


나는 무슨 해물죽? 과 볶음국수 그리고 무우전을 시켰는데, 무우전은 무우전인지 모르고 시킨거다. 한입 먹고 너무 이상해서 조금 남겼는데, 나중에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야 그게 무우전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해물 죽은 맛있었는데 발효된 오리알이 들어가 있었어서 정말 강렬했다. 발효된 오리알 좋아하는데 음... 아침식사로는 ㅋㅋㅋ


메뉴판을 계속 바꾸다보니 나중에 내가 뭐 먹었는지 기억해야지~ 하고 다시 돌아갔을 때 내가 먹은 메뉴가 없어져있었다 ㅠㅠ 덕분에 지금 이렇게 기억을 더듬더듬...


다시 숙소로 숑 들어가서 외출준비를 하고 나왔다. 계획은 별거 없이 낮에 쇼핑 좀 하다가 친구 학교 파할 시간대 즈음 홍콩대에 들러서 하이티 먹고 그냥 홍콩 금융가 밤거리 돌아다니기.





홍콩에서는 기념품을 하나도 안샀는데, 이유는 토론토 차이나타운에서 팔 법한 물건들이 수두룩해서 =_=ㅋㅋㅋㅋㅋㅋ




이른 오전에도 따가운 햇볕, 입맛을 잃게 하는 습기 찬 더위...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송글송글이다.





정말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한블럭 씩 있는 Sasa



홍콩 아침거리가 참 청량했다. 의외였다. 오히려 아침에 더 예쁜 듯 했다. 밤보다 더 반짝반짝 빛이났다. 야자수들, 햇볕에 빛나는 항구, 그리고 (명품 샵 앞에 한해서이지만) 깨끗했던 거리. 또 놀랐던 것은 홍콩의 쇼핑몰은 정말 어마어마 하다는거다. 대충 아무 쇼핑몰이나 들어가도 정말 쾌적하고 빛이 잘 통하게 설계되어있었고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 




같은 동북아시아 얼굴을 한 사람들이 야자수나무가 자라는 곳에서 산다는 것이 사뭇 색다르게 느껴졌다.




이렇게 정처없이 거닐다 규모가 있는 실내 쇼핑몰에 들어섰는데, 그 중 푸드코트의 규모가 정말 부러웠다. 푸드코트라고 대충 인스턴트 식품만을 취급하는 게 아니라 정말 왠만한 레스토랑 뺨치도록 엄청나게 많은 수의 식당들이 밀집되어있던 곳이 바로 쇼핑몰이다. 심지어 차이나타운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목달린 새구이들이 쇼핑몰 푸드코트 안에 버젓이 비치되어 있던...



파파야주스. 캐나다에서는 좀처럼 보지 못했던거라 (차이나타운에 가면 있을지도) 시켜봤는데 역시나 밍밍... 별로 시원하지도 않다





힐끔힐끔 어꺠너머 본 사람들은 모두 구색을 갖춘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냥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덮밥에 반찬 두세가지에, 정말 다채롭고 퀄리티도 만만찮아보였다. 진짜 부러워...



사진의 렌즈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규모. 지금 이 사진에서는 푸드코트 규모의 1/10도 못담은 듯



두리번 거리다가 국수광인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 간판 하나 (사실 별로 입맛이 없었다)



Plum 누들이라고, 자두국수? 하여간 분홍색 국수였는데, 기억으로는 한국돈으로 6000원 가량이다. 과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름만 보고 되게 기대했었는데, 그냥 새콤달콤 달짝지근한 식초맛이다.


오전에는 쇼핑몰 위주로 돌아다니다 보니 별로 찍은 사진이 없다. 왠만한 브랜드는 다 구비되어 있었지만 캐나다와 비교해보았을 때 그리 가격면에서 저렴한 건 아니었다. 아무래도 중국 본토의 명품이 워낙 비싸니 홍콩이 싸다고 소문 난 것 같은데 (한국은 잘 모르겠다), 글쎄 어쨌든 캐나다와 비교했을 때는 더 비싼 것 같진 않았지만 더 싸지도 않았다.


인상깊었던 것은 점원들이 하나같이 다 엄청 친절했다는거, 그리고 영어를 진짜 너무 못했다는거. 명품샵 직원들인데 아무래도 중국 본토 사람들을 위주로 상대할테니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지만 홍콩은 영어도 공용으로 쓸 수 있는 곳... 아니었던가...? 내가 잘못 알았나? ㅋㅋㅋㅋ 오바 한숟갈 더 보태서 일본에서 영어 안통했던 만큼 안통했다.


아무튼 그렇게 영혼없이 쇼핑몰을 돌아다니다가 롱샴매장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카탈로그를 보다가 엄청 맘에 드는 모델을 발견! 크기도 크고 캐나다에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었어서 바로 결제하려고 했더니 브라운 색상밖에 없다고했다. 내가 원하는건 블루색상이었는데!

이거말고 블루색상 ㅋㅋㅋㅋ


"지금 홍콩에 딱 한개 남았는데 결제하고 픽업하시겠어요?" 라는 직원의 손짓발짓 말에 (이런 말조차도 영어로 통하지 않았다) ok하고 결제하고 약도를 사진으로 찍고 물어물어 약 30분가량 항구쪽으로 더 걸어서 조금 외곽지역이 있는 쇼핑몰에 도착. 항구와 더 가까운 몰이었는데 가는 길이 무척 예뻤다. 하늘도 이뻤고, 근대 서양식 건축물도 인상깊었고. 이쪽 지역은 쇼핑몰들과 고급호텔들이 운집해 있는 듯 했다.





가방을 픽업하니 슬슬 친구를 만나러 홍콩대에 갈 시간이왔다.



홍콩대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오마이갓, 스타벅스에서 레드빈 그린티 프라푸치노 발견! 진짜 너무 환상적으로 맛있어서 페북에 올리고 홍콩에 레드빈 그린티 프랍있다!! 했는데 아시아권에는 다 있다는 답변이 돌아오고 난 그렇게 북미촌년이 되었다 ㅠ_ㅠ 아 진짜 너무 맛있어 북미권에도 출시되면 대박일텐데♡


홍콩대학교는 산위..? 언덕위에 있는 학교였는데 뭐랄까, 대학교라기보단 고등학교같은 느낌이 강했다. 높은 아파트숲에 둘러쌓여있었고 계단이 정말 엄청나게 많았다. 등산하는 줄... 그리고 모기가 많았다.





학교 안에 에스칼레이터가 있다니!!!! 아까 게또한 가방들고 ㅋㅋㅋㅋㅋ



색색의 아파트숲은 홍콩만의 매력인 듯 하다. 갑갑하게도 볼 수 있겠지만 난 마음에 들었다.


다른 홍콩대 사진은 친구랑 찍은 사진들이 너무 많아서... ㅠㅠㅋㅋ 소중한 친구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올리지 못하는게 유감이네용. ㅋㅋ 난징학살에 대한 조형물도 있었고, 계단을 올라가 카페테리아에 보면 안에 연못도 있었고 (하지만 이게 바로 모기집인듯 =_=) 하여간 캐나다에서는 보지 못하던 캠퍼스였어서 흥미로웠다. 



냐려와서 칭구랑 인스턴트 버젼? 하이티 한번 경험해보고 ㅋㅋㅋ



홍콩 금융가 밤거리. 정장입고 전화하면서 바쁘게 왔다리갔다리하는 능력자들이 수두룩





야식으로 홍콩 두번째 날을 마무리! 딤섬의 투톱 하가우와 슈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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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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