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대만여행: 홍콩의 야시장에는 건질게 없어요
여행 이야기/2013 홍콩 & 대만 2014. 7. 1. 08:52 |제 1일: 6월 18일 II
청킹맨션을 뒤로한 채 친구를 만났다. 홍콩 쇼핑가의 건물 안은 대부분 으리으리 하고 매우 깨끗하며 밝고 환하다. 친구를 만난 장소도 그랬다. 긴 머리에 하늘하늘 쉬폰 롱스커트를 입은 내 친구... 점점 더 이뻐진다 ㅋㅋ 부럽다 기집애!
친구는 친구의 중국인 남사친과 함께였는데 나와도 얼굴을 아는 사이여서 불편하지 않았다.
"어디로 갈래?"
"란콰이펑! ㅋㅋ"
"설명은 필요없고, 일단 그냥 란콰이펑에 가." 라고 말해준 K군의 말만 맹신했던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란콰이펑이 클럽과 알코올로 유명한 젊은이들의 거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홍콩대 출신인 K군은 나와 초등학교 떄부터 그룹과외를 하면서 어머니들끼리도 친분이 있으신데다가 내가 캐나다로 이민 & 그 아이는 유학 올 때까지 꾸준히 연락했었던 친한친구여서 무한신뢰했...지만 그 자식은 내 성향을 별로 고려하지 않고 그냥 지가 좋아하던 곳 추천을 해준 듯 ㅡ,.ㅡ 걍 홍콩대 나온 친구 있다고 얘만 믿고 리서치 안해간 내 잘못이 가장 컸다. 내가 란콰이펑~란콰이펑 노래를 부르니 아무래도 친구 남사친이 이상하게 생각하긴 하더라 ㅋㅋㅋ
란콰이펑은 느낌으로 치자면 우리나라 홍대 쯤 되는 듯 했다. 파티오나 칵테일 등이 유명한 걸로 봐서 홍대보다 조금 더 고급스런 느낌?
우리는 일단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에 란콰이펑 근처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배고파서 뭘 먹을까 고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북경오리를 무지무지 좋아하는 나로서는 중화권에 처음으로 다다랐으니 이곳이 북경은 아니지만 베이직덕을 먹어보자! 싶어서 북경오리 전문점이라고 써져있는 음식점에 들어섰다.
메뉴와 음식점 안은 깔끔했고 가격은 보통이었다. 단지 뒷편 중국인? 홍콩인 아저씨들이 회식을 하는지 엄청 시끄럽게 술먹고 떠듦... 어렸을 때 부모님과 부모님 지인분들과 잠실 롯데호텔의 중화레스토랑에 자주 들렀었는데 그때처럼 아저씨들이 원형테이블에 빙그르르 둘러앉아 고량주(?)와 고기를 뜯고있었다. 허허...
베이징오리를 해체시키는 모습
베이징덕은 전병(밀쌈)에 파와 소스 그리고 오이를 얹어 돌돌말아 먹는다. 진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식 탑5에 든는 북경오리...이긴 하지만 홍콩에서 먹는 북경오리나, 토론토에서 먹는 북경오리나 별 다를게 없었다는게 아쉬웠다. 살짝 냄새가 났던 듯...
나나이모에 Golden Inn이라는 중국음식점이 있는데, 그곳 북경오리가 정말 맛있다. 알고보면 어딜 다건지 숨은 맛집들은 시골에 많다. 토론토에 사는 나로선 고향의 식당들이 생각날 때마다 아이러니함을 느끼곤 한다.
역시 비행기 타는 여행 첫날은 쌩얼이지
"홍콩에서는 꼭 스윗&사워 포크를 먹어야하지! 급이 다르다니까?"
이렇게 말하는 친구 남사친이 시킨 Sweet and Sour Pork. 달달하게 간을 맞춘 돼지고기 튀김 요리인데 이것도 그냥 그랬음
"아무튼 우리 오늘 란콰이펑 가는거지? 내 친구가 거기는 꼭 가보랬는데."
"너 클럽 갈 생각 아니면 별로 할 거 없을 걸?"
그제서야 란콰이펑의 실체를 알게되고 우리는 그냥 야시장으로 향하기로 했다. 아놔 K군 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녁식사를 마치고나니 내 기억상으로는 8~9시 쯤 되었던 것 같다. 친구는 일단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너무 늦게까지 함께 할 수 없어서 부랴부랴 네이던 로드를 따라 웡콕(Monkok) 으로 향했다.
네이던 로드는 웡꼭으로 이어지는 4km의 도로로, 홍콩의 13대 총독 매튜 네이던의 이름을 딴거라고한다. 그 중 1.6km정도가 세계 2차대전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구간이어서 황금의 1마일이라고 불린다고.
캐나다에서 바로 도착했다고 보면 되는 나에게는 완전 정신없었던 홍콩시내의 밤거리.
명동과 비교하자면 더 크고 냄새난다고 보면 되겠다. 하수구 냄새가 하도 많이 나고 에어컨 물이 뚝뚝 떨어지는게 인상적이었다. 밤의 도시라 불릴 만큼 사람들이 활기찼는데, 대부분의 가게와 몰들은 11시에 닫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에어컨을 엄청 세게 틀어놓아서 엄청난 습기와 더위에 고개를 내젓다가도 가게 앞을 지나서면 아주 순간적으로 차가운 바람을 맞는다. 문을 다들 활짝 열어놓는데, 이게 바로 환경오염의 주범...
유명하다는 홍콩의 망고라시를 마셨는데 특별할 것 없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의 홍콩은 특별할 것 없음.
Sasa라는 화장품 종합판매점은 정말 거짓말 안하고 한블록마다 있다. 정말 말그대로 징그럽게 엄청 많다. 분홍색 간판이 여기저기다. 골목 안쪽으로 더 들어서니 우리나라의 동대문 시장 같은 곳들이 즐비한데, 여기저기 싸구려 물건들과 짝퉁을 팔고있었다. 상인들은 심드렁한 얼굴로 부채질에 열심히고, 여기저기 선풍기를 틀어놓은 광경이 꼭 동남아의 시장과 흡사했다. 싸이 강남스타일 시계같은게 신기해서 사진을 찍으려 하니 찍지 말라고 저지당함...
ㅋㅋ 얜 뭐라는거야?
짝퉁 MK 가방들. 정말 말그대로 싼티나는 물건들만 즐비하다. 저런거 들고다니면 욕먹을거다. 유럽에서 알카에다 하수꾼들이 파는 명품짝퉁도 이정도 퀄리티는 아니었는데 ㅋㅋㅋ 듣기로는 A급을 원한다고 하면 안쪽으로 데리고가서 보여준다는데, 밀실에 갇혀서 들어오는건 맘대로지만 나가는건 니맘대로가 아닐 걸~ 하면서 계산기 두드린다는 소리를 하도 들었어서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아니 근데 누가 MK급을 짝퉁으로 들고다녀 ㅋㅋㅋㅋㅋㅋ
탐스짝퉁가게를 지나가는데 한 한국인 무리가 붙잡는다. "우리 네고할건데 같이 하실래요?"
흠 ㅋㅋ 안그래도 굽있는 신발만 들고와서 신발 한켤레 살까 하던 와중에 겸사겸사 OK를 했다. 자기들끼리 나는 이거, 저거, 이거하더니 여러켤레 골라잡는다. 나한테도 고르라고 해서 하나 집었다. 흥정이 시작됐는데, 이 양반들 양심도 없는건지 절반 밑으로 흥정을 한다.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딱 자르는 가게 아주머니. 나같아도 겁나 화나겠는데 -_-; 슬슬 같은 무리라는게 쪽팔리기 시작한다. 흥정은 끝을 보일 기세가 안나고 둘다 물러서지 않는다. 이거 깎아봤자 얼마나 깎는다고... 내 시간이 더 아까움 ㅠㅠ 그렇게 나는 나는 그냥 제값주고 내 신발을 사고 그들을 떠났다...
홍콩의 야시장을 걸으면서 든 생각은 여기 정말 살 거 없다라는거...
다 엄청 싼티나는데다가 그 저급 퀄리티에 가격도 엄청엄청엄청 싼 것도 아니다. 기대를 너무 많이하고 가면 실망할 듯.
카카오톡 일본버젼 Line 캐릭터들
홍콩답게 여러 장난감이나 피규어등이 많았고 아기자기한 소품과 악세사리 가게가 많았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 미샤 그리고 에뛰드 같은 가게들도 엄청 많았다. 몰 안은 대부분 쾌적했고 카페가 많았으며 일본의 버거 체인점인 MOS 버거가 자주 보였다. 11시가 다되가는 밤 늦은시간에도 음식점들은 인산인해... 젊은 아가씨들도 딤섬, 핫팟, 국수류 등 식사(!!!)를 그 시간에 하는 걸 보고 많이 놀라웠다. 윗 사진의 엄청난 길이의 에스컬레이터의 길이를 자랑하는 빌딩은 Longham Place 빌딩인데, 정말 현기증 날 정도로 아찔한 에스칼레이터를 그것도 한개가 아닌 여러개 자랑한다. 그 높은 층에 에스칼레이터를 설치한 것 자체가 경이로웠다. 근데 이 건물도 11시 되니까 닫더라능 ㅋ
몰들도 슬슬 닫는 분위기고 친구가 내일 아침 수업도 있고해서 이만 오늘의 일정은 끝내도록 하고 청킹맨션으로 돌아왔는데, 친구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면서 제발 나오면 안되겠냐고 다른 숙소를 알아보자고 애걸복걸한다. ㅋㅋㅋ 구래 넌 참 좋은 칭구야...
자신이 묵고있는 기숙사는 경비가 삼엄해서 나를 못데리고간다고, 미안하다고 어쩔 줄을 몰라하는데 솔직히 나는 숙소가 짜증나고 의외였고 놀라웠고 비참하긴 했지만 피곤도 했고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인드였어서 그냥 돌려보냈다.
청킹맨션은 새벽에 복도에서 어떤 아저씨가 기침을 하면서 돌아다니고, 엄청나게 비좁다는 것 빼고는 인터넷도 잘되고, 에어컨도 빵빵하고 위치도 좋았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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