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일: 8월 28일





안녕? 난 에페소 개냥이야~


에베소의 역사

최근에 진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베소지역에서는 기원전 3,000년경 (아야술룩) 언덕에서 인류가 최초로 정착하기 시작했음을 밝혀주고있다. 이 지역에서 발굴된 최초의 유물은 (아야술룩) 언덕에 위치한 "미켄" 무덤에서 발굴 된 토기들이다. 오늘 날 남아있는 에베소도시 유적은 기원전 3세기 경 알렉산더 대왕의 장근들 중 한사람인 "리시마우스" 장군에 의해 건설 되었다.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투스" 황제시대에 에베소의 인구는 20만을 넘었으며 오늘 날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유적들도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던 지진은 이 도시의 건축물들을 파괴해왔지만 그때마다 에베소인들은 새로히 개축하여 화려함을 더해나갔다. 기원 후 1세기에 에베소는 기독인들에게 중요한 도시가 되었으며 사도바울이 이 에베소를 중심으로 선교를 벌리고 교회를 세워 초대 칠대 교회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 후 비잔틴 제국 시대에 들어와서는 에베소 항구가 퇴적작용에 의해 흙으로 채워지고 도시에 말라리아 전염병이 퍼지게 되어 도시의 몰락을 가져왔으며 (아야술룩) 언덕에 세워진 "사도요한의 교회"가 기독교의 중심지로 번영하게 됨에 따라 고대의 에베소도시에서 (아야술룩)으로 교회가 이전되었다. 이 도시는 14세기 경에 완전히 터키인들의 지배하에 들게 되었다.

터키 한인회 제공 (장로회 대전신학교 성지순례단 협찬)


어젯밤 약속대로 체크아웃 후 짐가방을 메멧 & 알리바바의 식당에 맡기고 차를 얻어 탄 후 약 10분 간 비포장 도로를 걸으니 아직 오전인데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에페서 유적지에 도착했다. 배낭여행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곳이 대단한 유적지이긴 한가보다.




어영부영 느릿느릿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었는데 마침 로마황제를 중심으로 한 세레모니가 펼쳐지고 있었다. 시간 맞춰하는 공연인 줄 알고 "와 대박이야!" 하면서 우르르 몰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여타 관광객들 틈에 끼어 운이 좋군~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15분 내지 30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하는 쇼였다는 ㅠ^ㅠ 다른 관광객들도 그 사실을 깨달으면서 나중에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인기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 보이는 안타까운 쇼였다 ㅋㅋㅋㅋㅋㅋ









워낙 쇼를 자주해서 돌아다니는 와중에서 배우(?)들의 열연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와중에 지루해 보였던 대장장이/꽃파는 아줌마 역 터키인분들 ㅋㅋㅋㅋ 나중에 저 꽃왕관도 쓰고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 내가 첫스타트를 끊자 우르르르 줄이 몰려서 좀 죄송했다.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극장은 저리가라! 정말 어마어마 엄청난 규모였던 에페소의 원형극장






셀서스 도서관. 그 정교한 조각과 아름다움에 압도되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 밀라노의 두오모 성당으로 인한 충격 이후 처음으로 감동받았던 건축물인듯.



카파도키아에서 쪽바리라고 불려서 감정 상했던 나를 놀리듯이 동생은 이 날도 나를 "왜녀" 라고 부르며 "누나는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있어도 위화감이 전혀 들지 않는다. 니 나라로 돌아가라 왜녀야" 라며 심기를 건드렸다.






세계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낙서. 유적지에서는 제발 이러지 맙시다



뙤약볕 쩅쨍 그들도, 휴식할 곳도 너무나도 부족했던 에페소에서의 감상은 아름답고 위대하지만 "불편"했다. 한국에서 성지순례를 오신 목사님 그룹, 6~70대로 이루어진 중장년 패키지 그룹 등등을 자주 뵐 수 있었는데, 20대 초반인 펄펄한 우리도 대포만한 물병을 장전해가지고 다니면서 쉬고 쉬고 또 쉬고 비오듯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돌아다녔는데 그분들은 오죽 하셨을까. 성지순례 오신답시고 우르르 가이드의 깃발을 쫒아 대리석 돌바닥을 걷고 또 걸으면서 모래바람를 온 몸으로 맞으시던 그분들이 안타까웠다. 즐겁고 은혜로운 일정이기 보다는 일단 쉬고 싶어하시는 기색이 역력했다.


터키여행을 하면서 결심하게 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부모님이 더 나이 드시기 전에 최대한 빨리 성지순례를 시켜드리고 싶다는 결심이다. 우리 아빠, 이과수 폭포도 보고 싶어하시고, 우리 엄마는 성지순례 하고 싶어하시고, 아직 둘러볼 곳이 세계 곳곳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 키우시고 뒷바라지 하시느라 여행도 마음대로 못하시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 나는 어린 나이에 세계 25개국 돌아다녔다는 나름의 특이사항을 가지고는 있지만 사실 내 능력으로 이룬 것은 아니잖는가. 어린나이부터 해외여행 실컷 시켜주시고, 머리 좀 컸다고 배낭여행 가겠다는 딸을 서포트 해주시고 아무런 탈 없이 돌아다니라고 최소 4-5성급 되는 호텔만 끊어주신 우리 부모님 덕분에 사실 2012년에는 배낭여행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배낭여행을 하고왔다.



에페소 유적지 관광을 마치고 다시 찾은 메멧 & 알리바바 케밥집에서의 저녁










역시나 전날처럼 뜨뜻미지근했던 그냥 그랬던 케밥 ㅋㅋㅋ


메멧 & 바바 케밥집은 옆에 카펫/수공예 장사도 하는데, 곧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blow out 세일을 한다고 했다. 여기서 기념품이랑 친구들에게 줄 터키석 귀걸이 몇개를 샀당 ㅋㅋ 큰 형 바바가 안깎아준다고 오빠가 메멧한테 얘기 잘 해보랬는데 맘 약한 나는 그냥 바바한테서 에눌도 별로 없이 샀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유학생 오빠가 알려준 내일 이스탄불의 마지막 날 일정 지도!

지금까지 연락을 간간히 하는 고마운 오빠인데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 새해도 됐는데 카톡해봐야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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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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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일: 8월 27일

파묵칼레에서 약 3시간 30분정도 이동하면 쿠사다시라는 해안도시가 나오는데, 이렇게 곧게 뻗은 야자수들과 크루즈와 반짝반짝한 바다가 아름다운 곳이다. 야자수들이 꼭 까치머리 장난꾸러기들같다 ㅎㅎㅎㅎㅎ

이곳에서 우리의 일정은 1일 에페소 박물관, 아르테미스 신전 유적, 그리고 성요한 교회였고, 2일은 fully dedicated to 에페소 유적지였다.

바로 맞은편 해안가를 바라보는 호텔에 체크인을 한 후 에페소 박물관으로 고고!

박물관을 가는 도중 길을 모르겠어서 길을 걷고있는 한 동양인 남자와 터키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봤는데 그 중 현지인 아저씨는 배낭여행객들에게 유명한 메멧 아저씨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타파 할아버지 때 처럼 터키 그리스 여행을 리서치 하면서 여러번 들었던 메멧 & 알리바바의 케밥집 아저씨였던 것이다. 같이 걷고 있던 동양인 남자는 터키에서 유학중이었던 거의 현지인화 된(?)ㅎㅎㅎㅎ 한국인 오빠였고. 나중에 저녁에 그곳 레스토랑을 찾을 것을 기약한 뒤 박물관 지리를 안내받고 길을 나섰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에로스와 프시케 신화. 반가워서 찰칵!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이 많이 없는 이유는 내가 함께 나온 사진이 너무 많아서... 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사람도 별로 없고 볼 것도 엄청 많았던 박물관이었는지라 신나게 구경하고 신나게 촬영했다.

아테네 박물관처럼 사진불가 박물관도 아니고 관리인도 없는 이곳... 유적들이 그냥 야외에 내팽개쳐있는 이곳... 너무 매력적이다. 햇볓 잘 드는 건물에 유적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사진도 잘나온다 ㅋㅋㅋㅋㅋㅋ

그리스 유적부터 로마제국의 흔적까지 동서양의 교착지, 그리고 흥망성쇠했던 제국의 잔해를 경험 할 수 있었던 이곳 에페소 박물관. 덕분에 소크라테스 부터 로마 5현제까지 두루두루 공부할 수 있는 박물관이었다.

역사 꽤나 아는 (사실 그 정도가 아니라 역사덕후) 동생도 감탄사만 연발하면서 꼼꼼하게 이곳저곳 둘러보고 가이드 역할을 해주었다. 정말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재밌었던 박물관 투어였다. 개인적으로는 아테네 박물관보다 훨씬 가치있고 친근한 분위기에 편안하게 에페소의 역사를 정리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후에 방문한 아르테미스 유적지. 찾는 길에 현지인들에게 방향을 물었는데 우리보고 어디서 왔냐고해서 캐나다에서 온 한국인이라고 하니 자기도 캐나다 살았다고 ㅋㅋㅋㅋㅋㅋ 나 토론토에서 대학다닌다고 말하니 자기 영앤 에글링턴 살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향 친구 만난 듯이 너무 반가웠다~ 그분이 그날 생일이라고 해서 박수치면서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찾은 성요한 교회. 에페소에 와서 기독교를 전파하다가 이곳에서 죽자 무덤위에 교회를 세웠다고한다. 역시나 이곳도 관광객이 거의 전무했다. 다음 날 방문 할 에페소도 그렇고, 뭔가 성지순례 코스 중 한군데를 밟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엄마아빠와 함께 방문했어야 하는 곳인데...






성요한무덤은 언덕 위를 조금 올라가야 있는데, 현지인들이 접근해서 성요한 동전이라면서 이곳에서 발굴되었다 뭐다 하면서 헛소리를 늘어놓는데 장사꾼들이니까 조심~ 그냥 주는 척 하면서 나중에 돈을 요구하니 상큼히 무시합시다.

그렇게 메멧 & 알리바바 케밥집으로 가는 길~


"인터넷 정보로는 이곳이 셀축에서 가장 맛있는 케밥집이라는데, 정말인가요?" 하는 내 물음에 "음... 맛있는 편이긴 한데 ㅎㅎㅎ"라고 얼버무리는 유학생 오빠 ㅋㅋㅋ 그렇게 소문날 만한 맛은 아닌 것 같아서. 인상부터 무뚝뚝한(?) 첫째 바바 아저씨와는 달리 메멧 아저씨가 너무 친근하고 귀여워서 ㅋㅋㅋㅋㅋㅋ (24시간 술에 취해있는 듯한 풀린 눈과 행동거지) 배낭여행족 및 민박 투숙객들에게 인기가 좋아 널리널리 입소문 퍼지게 된 것이 이곳인 듯. 메멧은 10대 아들과 둘이 살고 있는데 이혼했단다. 듣기로는 겉으로는 그렇게 순해보여도 부부싸움 할 때는 아주 동네가 떠나갈 듯 했다는데 수염 거뭇거뭇 난 수줍은 아들은 이제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데이트 장소를 고민 중이라고 ㅋㅋㅋㅋㅋ

유학생 오빠와는 거의 가족같은 사이처럼 보였는데 이혼을 했건 말건 아무튼 시트콤에 나오는 가족처럼 투닥투닥 개성 강하고 화목해 보여서 보기 좋았다.

죽 때리고 있다가 우리랑 말트고 내일 보기를 기약한 유학생 오빠의 빽(?)으로 차도 무한리필 공짜로 얻어먹고, 오빠의 기타연주소리도 듣고, 내일 체크아웃 해야해서 에페소 유적지를 둘러보는 동안 오갈 데 없게 될 짐가방도 식당에 맡기기로 하고, 에페소까지 라이드도 따냈다.

스웨덴? 아무튼 북유럽에서 온 고고학자였는데 이곳 장기 투숙객인듯~ 유학생 오빠랑 친해서 소개받았는데 유쾌하고 친절했지만 그대의 담배연기 때문에 가시방석이었답니다 ㅠ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홍합밥도 먹어보고 (별 맛은 없당) 버스 터미널이 어딘지 몰라 찾아 헤메는 우리에게 다가온 (자칭) 터키에서 아주 유명한 축구유망주에게 길안내도 받고 사진도 찍고~



셀축의 밤은 이뻤다. 해안도시 답게 밤문화가 발달했는지 이곳저곳 취객들이 돌아다니고 관광객들 때문에 붐볐지만 말이다. 통닭하나 사서 호텔에서 뜯을까 했지만 역시나 체력이 저질인 우리 남매는 에어컨 틀고 그대로 골아떨어졌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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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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