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일요일 저녁,

 

내 유티시절 베프 서땡언니가 뭐먹고 싶냐 그래서 이 날 베르트에서 만난 트린 언니가 신림은 떡볶이랑 백순대,, 라고 추천해줘 백순대집 고고

 

신림에 내리니 완전 서울 구시가지 느낌이었는데, 서땡언니가 따라오라 해서 어느 허름한 건물에 올라가니 3, 4층이 진짜 무슨 시장통같이 생긴 곳이 눈앞에 펼쳐졌다.

 

와 진ㅉㅏ 너무 신기해!!! 이세계에 들어간 느낌

 

조용한 낡은 상가 건물 위에 이런 오픈된 시장통이라니!!

 

문앞에 들어서니 호객행위가 이어졌는데, 서땡언니가 무조건 방송에 나온 삼촌네 가야한대서 ㅋㅋ 천장에 붙어있는 오색찬란 간판들 중 삼촌네 안착

 

원조 백순대 2인분 1만 8천원, 3인분 2만 7천원

원조 백곱창 2인분 2만원, 양념 순대곱창 2인분 1만 8천원

볶음밥 3천원, 음료수 2천원

 

전날 오근내 닭갈비와 비교해 너무나도 저렴하게 느껴졌다.

 

 

순대, 곱창, 깻잎, 양배추채, 당근채, 대파 그리고 깻잎을 숭덩 썰어 물에 불린 자른 쫄면 그리고 들깨가루에 볶아먹는 철판요리

 

내 생애 처음 먹어보오.. ㅋㅋ

 

전날 닭갈비집에서 하도 셀프로 볶으라는 잔소리 들었던지라 이 날은 순대 눌러붙지 않게 열심히 볶고 아주머니께 참 잘했다고 칭찬까지 받았당 ^^

 

 

피클 무우도 나오고, 생 깻잎도 꽤나 푸짐하게 나오고, 돼지 간도 나오고 (간 밑에 아마 참기름인가 있음)

 

청양고추 깔끔하게 맵디 맵다.

 

 

기름이 입술을 흠뻑 적시는 요리... ㅋㅋㅋ

 

 

마지막은 미니 옹기에 담긴 쌈장을 철판 중간에 놓고 생부추와 깨로 마무으리. 이제 먹으면 된다.

 

쌈장 굳이 왜 데우는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비쥬얼적으로 좋았으

 

별미였당

 

 

사진에 보이다시피 노후된 가스관으로 볶아먹는거라 이거 폭파할까봐 좀 쫄리긴 했으나

 

깻잎에 청양고추, 마늘 올려 순대와 싸먹는 맛이 기가 막혔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먹은 한국음식이라 느꼈다.

 

언니가 사줬어요 백순대

 

주위를 둘러보니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여기가 대학가이던가..? 이 날 숨어있던 한국 젊은이들 다 보는 날이었음

 

우리가 들어갔던 6시~6시 반 가량만 해도 사람이 아직 차지 않았었는데, 우리가 다 먹었을 때 즈음 되니 발 디딜 틈 없이 모든 가게에 사람이 꽉 찼다. 코로나 전파가 걱정될 정도의 오픈된 스페이스에 말그대로 시장통이었다 -_-

 

나 재방문 의사 잘 안밝히는데 여기는 재방문하고 싶은 곳. 맛있는데 저렴하기까지 하다.

 

다음번 방문에는 곱창전골도 먹고싶고,, 양념 순대도 먹고싶고

 

한국 출장 소화하는 동안 상사 데리고 한번 더 오고 싶었는데 내 상사는 순대 곱창같은거 못먹는 쪼렙이라 그냥 상상만 하고 아쉬워하기만 할 뿐임 =.=

 

너무나 한국적이고 서민적인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까지 먹어서 행복했는데, 이 날 입고 간 가죽 스커트와 코트에 순대 철판구이 냄새가 다 베여 다음 날 출장 일정에 못입고 갔다는 후문 ㅋㅋ 이 날 입은 가죽 스커트는 호텔방에 냄새 빠지도록 계속 걸어놓고, 5일 뒤인 금요일이 되어서야 다시 입을 수 있었다. (페브리즈 구입하려고 했는데 짬이 없었다,,)

 

 

이 날 내 착장과 희생당한 가죽 스커트

 

언니가 사줬어요 자몽 에이드

 

맛난 백순대 먹고 회포풀고 헤어지기 아쉬워 방문한 도보거리 커피어반

 

늦어서 에이드 하나씩 시켜먹고 택시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만난 모두 한국에서 잘 사는 것 같아 기쁘다. 팬데믹 때문에 최소 못만난지 3년, 최대 11년이었는데 시간이 무색할만큼 모두들 어제 본 사람들 마냥 즐거웠고, 또 유티 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아, 또 먹고싶다 신림 백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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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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