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사실 카페알바... 아니 가게 시다입니다.


카페에서 거창하게 말하자면 바리스타이자 음... 캐셔이자... 베이커이자... 클리닝레이디로 일한지 어언 횟수로 2년째.

엄청난 인력난을 호소하는 이곳의 러브콜에, 짬날 때마다 잠시 들르는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이 한몸 다 바쳐 풀타임 바리스타로 활약중이다 -_- 한마디로 땜빵 인력이라는거...



아침부터 누가 카푸치노를 이리도 찾으시나요



처음에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을 땐 저게 다 뭐야아~~~~~~ 

저 많은 레시피들 다 어떻게 외워! 징징징 했는데 이제는 눈감고도 저거 다 만들 수 있다.



밤을 꼴딱 새고 (정말 말그대로 한숨도 자지 않았다 ㅎㅎ!) 아침조로 출근한 시각, 오전 6:30분.


내가 하는 첫번째 일은 손수 한땀 한땀 장인정신으로 어제 퇴근하기 전 썰어놓은 꽁꽁 언 버터슬라이스들이 실온에서 잘 녹을 수 있게 일단 그들을 냉장고에서 구출해 내는 것. 곧 있으면 갓 구워진 뜨끈뜨끈한 머핀과 스콘에 촉촉한 버터를 발라먹겠다고 아우성 치는 손님들이 들이닥칠테니까 -_-



하우스 블렌드 드립커피 그라인드 장전시켜놓고

(커피 잘 내려져 있는거 오케, 다음 커피 그라인드 오케, 이런 상황에 평안을 얻는 나는 직업병을 앓게 된 것일까)



사진을 찍을 때 즈음엔 벌써 거의 동이 나버린 좌측 블루베리 머핀. 

이 집은 머핀으로 하도 유명해서 하루에도 몇번이고 굽고 또 구워야한다. 

뜨끈할 때 반쪽으로 슬라이스해서 버터를 발라먹으면 정말 너무너무 맛있다! 우측은 크랜베리머피니~

아침에 출근해서 저거 굽는 것도 다 내가 할 일입니다.



쿠키들도 예쁘게 진열시켜 놓을 때 즈음이면 아침 동이 트고 슬슬 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한다.





이렇게 크레마가 올라올 정도로 고운 우유거품이 가득한 카푸치노가 진리입니다.


우유 데우고, 커피빈 갈고, 우유 굳히고 커피 올리는데까지 카푸치노는 한잔기준 거의 4-5분이 걸리는데, 

이곳 커피는 언제나 정말 정성이 가득 담겨져있다는게 느껴진다 (절대로 내가 잠시나마 일하는 곳이라서가 아님 ㅠㅠ)



탐나는 여러종류의 루즈티들



요즘 featured 드링크리고 스페셜티로 내놓은 메이플 크런치 라떼. 아무튼 캐나다 체인점 이나랄까봐 -_-ㅋ


저번주까지만 해도 터틀 모카라고 거북이 등딱지마냥 윕크림을 둥글게 해서 토피 크런치랑 초콜릿 부스러기랑 카라멜 조각들이랑 올리라고 하더니 이제 또 바꿨다... 신제품이라 계산대에 아직 버튼이 없어서 직접 오더 넣는게 너무 힘들다 ㅠㅠ 덕분에 이번 겨울도 다 아작난 내 손톱들아 미안해. 계산대가 터치스크린이니 어쩔 수가 없구나...




탐나는 각종 시럽들. 망고, 아이리쉬 크림, 딸기, 바닐라부터 키위 헤이즐넛 코코넛에 블루베리까지 엄청 다양하다.




이러니 저러니 궁시렁대긴 하지만 이곳 단골 손님들 대부분이 외로운 노인분들인데다가 제각각 모두 사연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어서 그런지 더 마음이 쓰이는 건 사실이다. 일하는 와중에도 나랑 얘기하고 싶어서 스몰 커피한잔 시키시고 이리눈짓 저리눈짓 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아무래도 철저한 개인주의 문화의 캐나다이다보니 이혼도 공공연하고 독거노인도 늘어가는 추세이다. 나를 정말 예뻐해주시는 할아버지가 한분 계신데 그분은 가족없이 혼자 사시는 분이시다. 심장이 인공이라서 어느날 갑자기 배터리가 닳게되면 그냥 죽을 수 밖에 없다고 웃어버리는 이분은 내가 다가가서 말을 걸면 절대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엄청난 수다쟁이시다. 손님들이 가끔 뜸할 때면 계산대 앞을 기웃거리시면서 나한테 말을거시고... 외롭지만 의학의 발달 덕분에 지난 10년간을 덤으로 사셨다고 고백하시는 이분, 언제나 감사하며 사시는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카페에서 일하면서 놀라웠던 점 한가지는 캐나다 사람들은 너무나 단조로울 만큼 똑같은 루트를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이 가게의 단골 손님 중 8-90%는 항상 같은시각, 같은 자리에서 같은 메뉴를 거의 일년 내내 시킨다.


어떤 할머니는 가게의 유일한 휴일인 크리스마스를 빼고는 2년 이상 정말 매일, 364일 같은 시간에 할아버지와 함께 항상 같은 메뉴를 시키셨는데 그래서 할머니부부가 오실 때 즈음이면 직원들이 알아서 할머니가 드실 머핀을 데워놓고, 커피를 뽑고 하는 것이 일상이 될 정도였다.


아직도 기억한다. 크랜베리 머핀 전자렌지에 30초 돌리고, 레귤러 디카프 블랙, 레귤러 다크 블랙, 하베스트 로프 또는 레이즌 스콘, 버터 두개 그리고 더블 초콜릿 칩 쿠키 하나, 나이프 하나.


지병을 앓아오시던 할아버지는 작년 여름에 돌아가셨고, 그 이후로 할머니는 가끔씩만 가게를 찾아오셨다. 나한테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싶다고 울먹이시던 할머니... 못뵌지 꽤 되었다. 



아무튼 이곳에서 일하면서 좋은분들도 많이 만났고, 좋은 경험과 꺠달음도 많이 얻었으니 불평불만 않고 최선을 다해 도와야지용


그렇게 여느때처럼 카페의 평화로운 아침은 밝아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


아 물론, 진상손님도 많습니다.


"굿모닝 썰~ 왓캔아이 겟포유 투데이~"


"미디엄 미디엄!!"




글쓴이가 오늘도 수십잔을 팔아해치운 

캐나다 인기드링크 런던포그에대해 

알고싶으신 분들은 이곳으로! 

http://v.daum.net/link/5211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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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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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 셀모임 친구 한명이 맥길 법대를 가게 되면서 몬트리올로 이사가게 되었는데, 여행간 김에 브런치타임을 가지기로 했다.

친구가 전부터 가보고 싶던 곳이라고 Olive et Gourmando라는 레스토랑을 골랐는데 몬트리올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유명 브런치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레스토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테리아처럼 Take out을 하기도 하고 커피샵처럼 all the goodies! 머핀, 브리오쉬, 컵케잌 등이 디스플레이 되어있고 사람들이 픽업하는 분위기이기도 해서 굉장히 어우선했던 듯.


전체적인 분위기는 퀘벡코아 특유의 코지하면서 아기자기한 느낌인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어수선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인기가 엄청 많은 곳이라고 들었는데 역시나 발디딜 틈이 없었다. 우리도 테이블 겨우겨우 잡았으니까~ 문가 쪽 테이블이라 찬바람이 쌩쌩했지만 뜨뜻한 파니니 세종류를 맛있게 냠냠한 우리... 그리고 역시나 몬트리올 음식은 진했다. 브런치도 예외가 아니었어 ㅠㅠ








A la carte 브런치 메뉴는 의외로 너무 셀렉션이 없어서 더 고민되었던... 내 기억으로는 에그 베네딕트 셀렉션이 두세가지 밖에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셋은 Warm Panini 세종류를 한가지씩 모두 시켜보기로! :D



Today's Soup ($6) 양고기 토마토 수프였는데 그냥 그랬다.


파니니는 각각 하나씩 시켜보았는데 나는 The Cubain ($10.95), 언니는 The Gustavo ($10.95), 몬트리올 친구는  The Goat Cheese ($9.50)



내가 시킨 메뉴다.

사이드 없이 달랑 파니니 두조각이 나와서 조금 당황... 하지만 역시나 다 먹고나니 엄청 배불렀다.

팬세타라고 하는 이탈리안 베이컨 파니니인데 그냥 이태리 삼겹살이라고 보면 되는 돼지고기와 gruvere 스위스 치즈 그리고 라임, 고수, 치포틀, 피클 마요네즈 소스의 파니니. 이렇게 거창하지만 사실은 그냥 햄샌드위치 맛이었다는 -_-


언니가 시킨 Gustavo는 갈릭치킨과 구운 적양파, 포르토벨로 버섯 (이라고쓰고 걍 느타리 버섯이라고 읽는다), 메이플 이죵과 덴마크 havarti 치즈 샌드위치였는데 맛있었당~


친구가 시킨 염소치즈 파니니는 카라멜에 절인 양파와 하우스메이드 케챱과 함께 나왔는데 케찹이라기 보단 많이 달달해서 첨엔 플럼소스인 줄... 스윗하니 맛있었다. 셋 중 가장 나았던 듯.



저 글씨를 다 읽는 사람들이 있을까...



둥지램프가 귀여워서 한컷!




계산을 하려면 서버가 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all that goodies를 사려는 사람들과 함께 줄을 서서 셀프페이해야하는 시스템이다 =_=



내가 사랑하는 브리오쉬! 역시나 너도 몬트리올 브리오쉬라 그런지 엄청 버터에 쩔어보이는구나...





5000원이 넘는 펌프킨 컵케이크. 하나 사서 나눠먹어 봤는데 미친듯이 달다. 맛있긴 한데 너무 달다. 진짜 몬트리올 음식들은 full of flavour인듯... 향/간이 정말 200%. 맛은 있어서 계속 먹었는데 먹으면서 느끼는 guilty pleasure가 장난이 아닌 컵케이크였다.

워낙 특이하고 유명한 곳이니 한번 들리기는 좋겠지만 다시 찾고싶은 마음은 딱히 들지 않는 곳이다.
카페로서 여유롭게 브런치 후 커피한잔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가질 만한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레스토랑도 아닌 이도저도 아니었던 곳.

하지만 텅텅 빈 추운 몬트리올 겨울 거리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서 현지인들의 온기와 활기참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력있는 곳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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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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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푀유와 에클레어가 유명하다는 몬트리올 디저트샵 Rhubarbe

하지만 에클레어가 없다는게 함정...


Station Laurier에서 10분 좀 안되게 걸어서 찾아간 곳인데, 왜 몬트리올 맛집들은 이리도 주택가에 꼭꼭 숨겨져 있는지!



피스타치오 마카롱 ($1.25)와 에클레어와 가장 비슷하다는 밤으로 만든 디저트... 안에 체스트넛 크림이 들어있다는데 솔직히 내 입맛엔 그냥 마카롱인듯. 아무 맛도 나지 않는 밍밍함에 당황해서 그냥 안먹겠다 했는데 서린언니는 너무 맛있다며 다 먹었당.



마끼아또 $2.75. 그리 강하지 않고 괜춘했다.



밀푀유! 짱짱 맛있었던 밀푀유~~~ 우리가 시킨 것들 모두 그러했듯이 이 아이도 포크 한번으로 파직 그는 좋은 밀푀유였습니당 ㅜ











어찌나 추웠던지 창문에는 김이 서렸고 take-out하는 손님들도 많았는데 테이블은 달랑 세개뿐이었던 Patisserie Rhubarbe.

직원들이 영어도 잘하고 친절했다.

셀프가 아닌 서빙을 해주는 디저트샵.

주인 아줌마는 영어를 못했지만 매우 친절했고 항상 웃는 얼굴~

주방이 훤히 보이는데 가게 규모에 비해 파티셰리가 많고 대부분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보니 문하생들이 많은 듯...

바로 앞에 스타벅스가 있었는데 그에 굴하지 않고 꿋꿋히 크림을 반죽을 하시는 아줌마가 참 아름다워 보였다.

퀘베코아 특유의 소박함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따뜻한 곳이다.

시간이 허락하고 잠시 달달한 디저트와 따뜻한 커피로 망중한을 즐기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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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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