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보려고 벼르다가 놓친 영화. 워낙 화제작이었어서 기대가 컸는데 의외로 흥행하지 못했고 혹평까지는 아니더라도 호평은 듣지 못헀기에 그냥저냥 볼까말까 고민하게 한 영화다.


일단 내가 이 영화가 나오자마자 바로 극장에 달려가 보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남들이 다들 현빈보러 갈 때 나는 현빈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라는거... 오히려 난 한지민 팬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현빈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진 현빈이 멋있긴 하지만 (부정하지 않음) 배우로서의 마스크를 따지자면 개성이 없고 평범하고 매력없다고 생각했었는데, 현빈은 사극체질이었나보다... 배우들이 힘들어 한다는 사극톤도 매우 잘 소화해내고 외모도도 연기가 현대극보다는 사극에서 빛을 발하는 듯 하다.


누군가 "처음 30분은 들어내고 보면 괜찮은 영화" 라고 했는데 나는 그 반대로 말하고 싶다. 이 영화는 "끝 30분을 들어내야한다"라고...


처음 시작 30분을 보면서 "와 이거 극장에서 봤었어야 했는데..." 싶었지만 뒤로 가면 갈 수록 점점 영화관에 안가길 잘했다고 생각드는 뒷심이 너무 아쉬운 영화... 다모와 더킹투하츠 등 많은 드라마 수작과 히트작들을 제작한 이재규 감독의 작품이라 기대가 컸었는데 역시나 썰전에서 허지웅이 지적했던 것 처럼 흡입력이 없고 산만하다. 연출의 문제가 매우 크다. 영상미는 너무 이쁨... 특히 지민여신님은 저게 사람인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인지 ㅡ_ㅡ 어휴




이 영화는 도통 정조암살에 대한 내용인지, 갑수을수의 형제애(?)에 관한 영화인지... 둘 중에 하나만 포커스 했으면 명작이 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갑수&을수 콤비의 이야기는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단지 그게 이 영화의 중심이 아니었고 중심이면 안되는거였는데 중심이 되었다는게 문제...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 봤는데 이 영화가 정조 암살에 대한 것만 다루었어도 드라마가 재미있게 완성되었을까? 싶었는데 요즘처럼 6.25가 몇년도에 일어났는지, 한국전쟁인지 육이오인지 구분도 제대로 못하는 국사바보들이 판치는 세상에서는 정조암살 얘기만 다루었다면 흥행에 참패했을지도...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정석이 암살자 역할이라는 것이 안 어울렸음



어어어엄청 어마어마하게 공들였을 마지막 20분 및 엔딩씬, 영화니까 그렇다치고 영상미가 짱이니까 모두 제껴두고라도 너무 길고 질질 끈다. 역모가 일어나고 왕이 시해될까 말까하는 판국에 "혀..형?!" "그래 을수야 나 갑수다"


ㅡㅡ 뭥미


그리고 그 전에, 노론의 핵심인물이었던 구선복 어영장군이 어떻게 그렇게 반란까지 뙇!! 일으켜놓고 노론을 배신하고 회심 할 수 있었는지 납득이 불가했다. 홍국영으로 나온 박성웅은 살 많이 뺐넹... 멋있는 역할이었지만 전에 한중록 시각으로 봤을 때는 홍국영을 거의 역적수준으로 표현했던데 (사실 횡포가 어마어마하긴 했으니) 음 ㅋㅋ 영화에서는 그냥 멋있다. 비중이 적었어서 안타까웠는데 아마 박성웅이 캐스팅 되어서 그런 듯 싶다. 이 산만한 영화에 박성웅 비중까지 늘렸으면 망ㅋ했ㅋ을ㅋ듯ㅋ


아무튼 이러이러한 이야기가 있지만 이 영화가 산만한 이유는 너무 쓸데없이 화려한 출연진과 연출/시나리오에 있다고 생각한다.


출연배우들이 하나같이 다 화려하니... 한명한명 주목해줘야 할 것 같은 이 느낌 


"박성웅씨 비중 별로 없어서 미안해요, 정은채씨 비중 별로 없어서 미안해요, 김성령씨 비중 별로 없어서 미안해요, 조정석씨 이야기는 많이 다뤘는데.... 어라 영화가 점점 답이 없어지네...?"


이렇게...


또 한가지 불만을 표출하자면 이 영화가 정조에 대한거면 정조에만 포커스 둘 것이지 (or just 정조&갑수 드라마) 왠 을수의 러브스토리까지 껴맞췄는지 도무지 감동의 의중을 모르겠다...


정조와 갑수, 혹은 갑수와 을수에만 포커스 했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영화. 개인적으로는 영화 황후화를 떠올리게 한 영화는 너무 오랫만이라서 반가웠고 현빈 매력의 재발견 (이제 다른 여자애들이 꺄악~ 현빈~ 할 때 그들을 좀 공감할 수 있음) 그리고 한지민의 미친 비쥬얼 또또또 조선후기 르네상스의 중심이었던 정조대왕에 대한 재조명 및 그의 인간적인/심리적인 고뇌에 대해 동감하게 한 영화여서 인상깊었지만... 도대체 왜왜왜 이렇게 산만하게 끝이 난건지... 차라리 수상한 그녀처럼 답이 없는 영화였다면 중간에 끄기라도 했을텐데 그러기엔 영상미와 소재가 너무 아까워서 아쉬웠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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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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