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1월 1일, 올해는 먹방을 찍지 말자
라고 다짐했지만 역시나 앵겔지수가 높은(?) 우리집은 새해 첫날부터 먹고먹고먹는다.
현재 밴쿠버기준 시각 오후 10시 30분, 아직 캐나다 서부는 2014년 1월 1일이다.
2013년이 와닿기도 전에 벌써 2014년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
2013년은 정말 다산다난한 한 해였던 것 같다. 별로 기쁜 기억이 없었다. 울기도 많이 울고 많이 아파보고 언제나 피곤했고 그래서 도망치듯 여행만 주구장창 다니고, 먹고먹고먹었다.
새해 첫날이랍시고 큰맘먹고 눈을 질끔감고, 미루고 미루던 몸무게를 재기위해 체중계에 올라갔는데 내 앞에는 내가 평생 듣도보도 못한 숫자가 찍혀있었다. 올 한달 온몸이 팅팅 부은 것 처럼 얼굴이 땡기더니 쪄가는 살집때문인가보다. 살이 늘어나려나 -_-
2014년 1월 1일, 늦잠자고 일어나 학교다니느라 못보던 슈스케5를 다 보고 세시간동안 낮잠을 잤다.
부슬부슬 비가 오고 우중충하고 컨디션도 안좋아서 잠만 자다가 저녁에 예약해 둔 일식집에 갔다. 한상 푸짐하게 또 먹고 이렇게 집에 들어와 글을 쓰는데, 앞으로 집에 있을 날도 일주일도 안남았고, 토론토에 돌아가서 할 일은 산더미이고, 머리가 벌써 지끈지끈거린다. 지금 이곳에서의 빈둥거리는 시간은 마냥 현실도피인 것 같다.
여느 때 같았으면 새로운 마음으로 다이어리도 신나서 적고, 친구들에게 모두 안부인사 돌리고 했을법한 나인데 2013년이 어지간히 노곤하고 힘겹긴 했나보다.
신년의 목표는 일단 내 몸과 마음과 영을 잘 돌아보고 정비한 후 남을 돌볼 수 있는 상태가 회복 되는 것.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봤자 내가 바로서지 못하면 내 자신이 너무 힘겨워 지는 것 같다.
주위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항상 웃고 밝게 축복받는 삶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
식탐도 좀 줄이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건강한 2014년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