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디북스에 들어가니 내가 리디 셀렉트에서 다운받아 놓았던 몇몇 권의 책들이 구독 정지 표시가 되어 있었다. 리디 셀렉트와의 저작권 계약 만료인듯.. 그 중 하나가 헨미 요의 먹는 인간 (もの食う人びと) 이었는데, 내가 정말 아끼고 아꼈던 책인지라 많이 아쉽다.

 

작가의 "먹는 것"을 찾아나가는 집요함,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함께 배워나가는 이해와 관철을 좋아한다. 이 책은 작가의 "먹는 것", 그리고 그것을 찾아나가는 다각적인 여정을 독자와 공유하는 책이다.

 

통신사 출신인 작가는 베이징, 하노이 등에 주재원으로 있었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먹느냐에 집중했다. 그들/그것은 베트남의 쌀국수를 먹는 사회주의자일 수도 있고, 추운 겨울 날 엄마에게 등을 떠밀려 첼로를 켜는 러시아 소녀가장의 빵, 그리고 기나 긴 내전과 가난으로 인해 전통을 잃고, 흙으로 빵을 구워먹으며 살아가는 우간다 어느 마을 사람들일 수도 있다.

 

석사 논문을 러일전쟁에 관한 주제로 쓴 나는, 이 책에서 극동지방 러시아인들이 일본의 옛 대중가요를 듣고, 일본의 먹거리를 받아들여 여태껏 먹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책 읽는 중간 중간 소개되는 노래도 찾아나가며 이 책과 함께 음미했다.

 

책의 가장 마지막은 한국이 장식했는데, 청학동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한국판이기에 이 책의 마지막이 한국으로 장식되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처음으로 일본책을 읽고 원어로 구입해 원어로 읽어보고 싶다 여긴 책인데,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존 재팬을 통해 해외 배송을 하는 것인 듯.. 그 마저도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일본 지성인의 목소리에 흥미 있고, 모두가 즐기는 "먹을 것"에 대한 탐구를 작가와 함께 하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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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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