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일: 8월 25일 part I


지배인 아저씨와의 수다수다를 끝내고 한숨 눈을 붙이니 벌써 네시다. 팅팅 부은 얼굴로 동생을 흔들어 깨우고 대충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로비로 나가니 10분 정도 뒤에 픽업 버스가 도착했다. 폴짝 올라타고 창밖을 보니 아직까지도 깜깜하다. 덜컹덜컹,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달리니 어제 들렀던 괴레메 지구도 보인다. 야외박물관의 근처인가보다.


열기구를 타는 곳에 도착해서 둘러보니 이유는 모르겠지만 영국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았고 간단한 요깃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배가 많이 고팠지만 약 20만원이 넘는 열기구 타는 비용에는 아침식사도 포함되어있는거니까... 열기구를 타지 않는 우리는 먹을 생각도 안하고 있던 차에 우리 드라이버 아저씨가 쿡쿡 찌르더니 "가서 먹어~" 하신다.


차이티 한잔과 터키 비스킷 두어개를 집어들고 열기구 기사들이 열기구에 불을 붙이는 것을 승객들이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사진을 찍고 찍고 또 찍었다.










동이 트기 직전, 기구들이 하나씩 하나씩 위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우리 팀의 기구는 조금 늦게 올라간 편이라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기구는 한시간 이상 남짓 카파도키아의 햇살과 함께 떠오르는데, 어디에 착륙할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기구를 잘 기억해 놓았다가 두둥실 떠다니며 만드는 행로를 잘 봐서 차로 따라가야 한다.








역시나 어제 들렀던 도자기 상점에서 담은 카파도키아의 아침. 실컷 사진을 찍고있자니 기사 아저씨가 "이동해야돼 이제 그만 내려와~" 하신다.




우리 기사아저씨~ 우리 남매를 데리고 한시간 정도 기구가 착륙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저곳 사진이 잘 나오는 뷰포인트도 데려다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많이 감사했다. 그래서 폴라로이드를 한장 찍어드렸는데 담배 한까치 무시더니 사진이 나오기까지 저렇게 기다리며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언어는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정이 많은 아저씨였다.




열기구를 따라가는 도중 도로에서 찍은 사진. 이미 아침은 밝았고 카파도키아의 하늘은 열기구로 가득 찼다.




슬슬 날은 더워지고 황금빛 햇살이 카파도키아의 대지를 덮었다. 이제는 호텔로 돌아갈 시간이다.

본래 터키여행을 계획했을 때 부터 열기구 타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열기구가 올라가는 모습을 땅에서 바라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그 바람이 이렇게 쉽게 이루어 질 줄이야... 잊지못할 추억을 남겨주신 호텔 Altinoz 지배인 아저씨와 기사 아저씨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반응형
Posted by 캐서린 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