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남동생과 둘이 훌쩍 떠난 터키 & 그리스 배낭여행은 사실 굉장히 충동적이었고 그래서 사전조사가 거의 없었던 떠남이었다. 부끄럽지만 "메르하바"라는 단어조차 외지 못하고 터키 땅을 밟았으니 내가 그토록 평소 욕하던 세계 어느나라를 가나 영어만 쓰는 오만한 미국 관광객들 짝이 되어버린 셈이다.


어렸을 때부터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다니던 집안전통(?)에 발맞춰 여름마다 어디 나다니지 않고서는 사족을 못썼는데, 마침 심신이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2012년 봄, 기말고사 직전 미쳐버릴 것 같던 나는 부모님께 배낭여행을 혼자 가겠다 땡깡을 부리다가 결국 타협점을 찾은 것이 곧 대학생이 되는 동생과의 동행이었다. 사실은 친구 남매와 넷이 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어있었는데 친구네가 갑자기 취소를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둘이 가게되어 버린 것이지만말이다. 


토론토에서 학교를 다니던 나는 곧 나의 후배가 될 동생과 함께 터키 & 그리스에서의 일정을 함께 마치고 토론토로 둘이 귀환-이라는 이상적인 계획을 세웠는데, 동생은 나와는 180도 정 반대의 성향을 타고난지라 밖에 나다니는 것을 귀찮아하는 성격이어서 그 아이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억지로 부모님의 명령(?)에 따라 짐꾼 겸 사진기사 겸 보디가드로 따라나선 여행이었다.


덕분에 출국 할 때부터 징징거림을 한 없이 들었어야 했고 설상가상 산토리니에서 짐가방을 분실해버리는 상황을 겪은 마당에 동생은 있는데로 빡이 쳐 있는 상태였고 나는 매일 밤 나에 대한 원망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밤을 지새워야했다.


하지만 끝에는 동생이 여행이 너무 좋았다고, 나중에는 부모님과 네명이서 꼭 다시 오자고 말할 정도였으니 우리가 처음 한 배낭여행이, 그리고 특별히 터키에서의 경험이 유난히 인상깊고 행복했던 것이 사실이다. 여태까지 끊기지 않은 소중한 인연들도 많이 맺고.


앞서 포스팅들에게서 너무나 명백하게 밝혀지듯이 우리 남매는 짜임새 있는 스케쥴 안에서 꽤나 즉흥적으로 스케쥴을 빼고 넣고했다 (솔직히 뺀게 더 많다 ㅋㅋㅋㅋ). 예를들어 힘들게 아지랑이 피는 고속도로를 30분이나 걸어서 도착한 히에라폴리스 앞에서 덥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입구 앞까지만 가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던지, 피곤하다는 이유로 갈라타탑 위에서의 석양을 포기했다던지 ㅋㅋㅋㅋ


게다가 앞서 올린 퀘벡의 몬트리올의 짧은 2박 3일 여행기에서와는 달리 쿠바와 이번 여행기에서는 되도록 내 사진을 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첨부되지 않은 사진이 많다. 글로만 띡 "여기도 다녀왔다" 하고 스킵해 버린 관광지가 꽤 된다는 얘기다.


그리고 사실 터키 & 그리스 여행기는 2012년의... 나의 엄청난 게으름의 산물로서 현재 터키는 실정이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벌써 2013년만 해도 civil unrest로 터키는 아픈 몸살을 겪었고 많은 것이 뒤바뀌었으리라 짐작한다.


내 옆에는 그 때 당시 열심히 모아둔 프린트물들이 수두룩하지만 업데이트가 많이 필요한 정보들이라서 과감히 요금이라던지 개관시간은 뺐다. 앞으로 천천히 시간 날 때마다 리서치 하면서 업데이트 할 예정... (이지만 2주 안에는 다 끝내는 것이 목표)


이렇게 미루고 미루던 여행기이다 보니까 뭐든 후딱후딱 끝내야 하는 내 성격에 터키 & 그리스 여행기는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은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그렇기 때문에 고백하건데 사실 이번 여행기는 엄청나게 대충 날려쓴, 성의없게 끝을 맺게 되었다. "일단 다 썼음 후... -_-" 이런 마인드에 갈급했기 때문에. 한마디로 아직 미완이라는 얘기다 ㅠㅠㅠ


의도치 않게 omit한 에피소드들도 많다. 에페소에서 기념품 사겠다던 동생과 소리지르고 싸운 이야기, 차도르 뒤집어 쓰고 나이트클럽 다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3인자 딸내미 이야기 등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는 사람도 없을텐데 이런 글까지 쓰면서 "나 사실 이거 쓰는데 노력 하나도 안했어 ㅠㅠ" 하는게 웃기기는 하지만 내 취미 자체가 예전 사진들을 정리하고, 추억하고, 예전에 쓴 글들을 읽으면서 회상하는 것인만큼 미래의 나에게 쓰는 글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맞겠다.


아무튼 결론적으로는 터키 & 그리스여행은 축복이었다는거! 가치있었다는것! 동생과의 우애가 더욱 돈독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혹시나 제 여행기를 읽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정보를 기대하진 말아주세요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의 홍콩/대만/태국 여행기도 화이팅 ㅠㅠㅠ 하길 제ㅋㅋ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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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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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일: 8월 29일


터키/그리스 관광의 마지막 날, 아침에 에페소에서 이스탄불 도착 후 처음 묵었던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상쾌한 마음으로 보스포러스 해협을 걸었다. 그 유명한 통통배 고등어케밥을 맛보기위해서!


이번 여행에 너무나도 감사했던 것은 날씨가 정말 판타스틱했다는것 :)



자로 대고 그린 듯한 뭉게구름 뭉치가 꼭 만화영화에 나오는 것 같다.




터키 인기 길거리 음식 홍합밥 주위의 사람들. 쿠사다시에서 홍합밥을 먹고 여름인데 아차! 싶어서 이곳에서는 먹지 않았는데, 솔직히 또 찾아 먹을 만큼의 맛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여름에 홍합밥 먹는 것은 비추합니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바닷빛은 푸르고 푸르고 또 푸르다.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참 아름답구나~




드디어 찾아온 보스포러스의 유명 통통배 고등어케밥집! 흔들흔들하는 케밥집에 묘기를 부리듯 고등어를 굽고, 에크멕을 반으로 갈라 그 안에 끼우는 손길들이 마냥 신기하기만하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데 줄은 후딱후딱 없어진다. 이곳에서 먹는 고등어케밥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는 길목의 보통 가게에서 먹는 것보다 0.5리라 정도 더 비싸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더 기름지고 가시도 발라지지 않아서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예쁜 통통배를 마주보고 먹는 분위기에 유명한듯. 우리가 첫날 찾았던 외지고 허름한 음식점의 고등어 케밥이 더 담백하고 값도 착했다. 0.5 리라 차이지만 :)


이곳에서 케밥을 먹고있자면 어린 아이들이 와서 음료수 캔 같은것을 사라고 계속 압박을 주기때문에 마음 편히 먹지는 못한다.







케밥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본격적인 터키 신시가지로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높다란 담을 따라 신시가지로 이동 중. 점심으로 오르타쾨이의 쿰피르를 먹으려고! 사실 오르타쾨이까지는 트램을 타고 카바타쉬에서 내린 후 버스정류장에서 22번, 25분 버스를 타고가면 된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냥 걷기로 했다. 날씨도 너무 좋았음으로.








이스탄불 역사지구/구시가지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깨끗하고 깔끔한 신시가지를 지나 오르타쾨이에 도착했다. 통감자에 이것저것 토핑을 얹은 쿰피르와 벼룩시장이 유명한 터키 젊은이들의 인기 데이트 장소이기도 하다.




터키의 유명 아이스크림 체인점 (MADO) 마도. 썰어먹는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하다는데 우리는 쿰피르에만 촉각이 곤두세워져 있었어서 아이스크림 생각이 그닥 없었다. 하지만 이날 터키의 명동 이스틱클락 거리에서 결국 아이스크림을 썰었다는~






예쁜 가게들이 많은 오르타쾨이





여행으로 인해 다 벗겨진 내 매니큐어- 으으



오르타쾨이의 명물, 쿰피르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있다. "여기로 오세요 아가씨!! 곤니찌와!" 하는 장삿꾼들의 외침에 나는 제부도 조개구이 거리인줄 착각 -_-;



푸짐하게 올려진 토핑에 따끈따끈 김이 서려있는 통감자!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너무너무 맛있어서 집에서 도전해보기로.


쿰피르를 먹고 있는데 차도르를 쓴 내 또래 쯤 되어보이는 터키 여학생 두명이 다가와서 "photo?"라고 물으며 다가온다. 동생과 나 둘이서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고마워요 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한번 더 찍어준다고 한다. 수줍게 웃으면서 돌아서는 모습이 귀엽기는 한데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다. 터키에서 여성들이 담배를 피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도덕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다고한다. 아무리 세속화 된 터키일지라도 아직까지 그렇게 남자들이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나라인데, 여자들이 담배를 피는 건 괜찮나? 싶으면서도 이슬람 문화권에 대해서는 손톱만큼도 모르는 내가 뭐라 할 일이 아닌 것 같아서 생각하는 걸 그만 뒀다 ㅋㅋㅋ



아테네는 멍멍이가 많았는데 터키는 고양이가 참 많다.







반가운 국산 캐릭터 둘리~ 터키식으로 변형되었구나 ㅋㅋㅋㅋㅋㅋ



오르타쾨이에서 탁심광장으로 이동



역시나 현지인들이 바글바글하다. 파리의 개선문, 로마의 광장 등 세계적인 관광지가 현지인들의 삶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내린 그들의 일상 한 부분이라는 점이 언제나 부러웠는데 이곳도 그렇다. 2013년 여름에는 civil unrest로 물대포까지 동원이 된 곳이었지만 이렇게 평화로운 곳이었다.





터키의 명동, 이스틱클락 거리에서 맞는 이른 저녁시간! 들르지 못해서 아쉬웠던 MADO에서 아이스크림을 썰기로~ 



차도르는 캐나다에서 10년동안 히잡을 지겹도록 본 나에게도 새롭다.



MADO의 아이스크림은 가격대도 있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그닥이다. 그저 썰어먹는다는 것의 특이한 메리트를 뺀다면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아이스크림이다. 회전율도 빨라서 먹으면 바로바로 나가야하는 분위기이다.


가게에서 폴라로이드 필름을 정리하고 있자니 종업원들이 다가와서 자기들을 찍어달라고 아우성이다 -_-

이거 한장에 얼마인 줄 아니...

하면서도 그냥 하나 찍어줬더니 좋아라 하는 종업원들...

순수한건지 뻔뻔한건지는 몰라도 여행에 노곤하고 지쳤을 때 사진을 찍어달라고 쫒아온다던지 심지어 폴라로이드를 탐내는 눈빛들을 보면 솔직히 한숨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의 이러한 행동은 사실 엄청 실례스러운것이었지만 여행 도중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지냈다. 여행자들을 다소 불쾌하게 만들수도 있는 그들의 행동 저 너머에는 때묻지 않은 순진무구함이 있을것이라 스스로를 세뇌시키면서 ㅋㅋㅋㅋㅋㅋㅋ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즐비한 수산/농산물 가게들. 즉석에서 꼬치 등을 팔기도 한다.





참 탐났던 체스판들. 내가 짐가방만 잃어버리지 않고 싸구려 캐리어만 끌고 다니지 않았어도 하나 샀을 법 한데, 아쉬웠다.




토론토의 스트릿카와 비슷하게 생긴 올드트램 :) 관광명물 중 하나라고 한다. 지금보니 토론토의 것과는 다르게 참 깔끔하고 귀엽게 생겼다.




Epple이라고 잘못 표기한 스펠링이 재미있다. Grapes도 그렇고.



이스틱크랄 거리에서 동생이 그렇게도 사고싶어했던 차이찻잔세트도 사고, 기념품도 한아름 안고 저녁노을 지는 무렵 갈라타 타워를 보기위해 계속해서 걸었다.


갈라타 타워 위에서 보는 터키의 야경이 그렇게 끝내준다는데, 우리는 탑에는 올라가지 않고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트램역 그리고 트램 안에서 찍은 이른 저녁의 이스탄불. 잘 찍지도 못한 옛 사진을 보고있자니 정말 이곳이 감탄사 터져나오리만큼 로맨틱하고 멋있는 곳이었구나, 싶다.




통통배에서 먹은 고등어케밥이 아쉬웠던 우리는 보스푸러스 해협과 호텔 사이에 있는 허름한 가게에서 다시한번 고등어케밥을 저녁식사로 먹고 양고기 케밥도 한개 시켰다. "진작 이런거 많이 먹어줬어야 했는데~" 하면서 아쉬워 하던 동생.




배도 채우고, 동네 슈퍼에서 아이린이라는 터키 요구르트를 포함한 현지 음료수도 몇개 챙기고 이스틱크랄 거리에서 구매한 기념품들을 호텔에 드롭오프 한 후 다시한번 구시가지 이스탄불 역사지구를 찾았다. 밤이되면 엄청 멋있을거야~라는 기대를 한아름 품고서.








불이 들어오면서 분홍빛 꽃나무와 함께 빛나던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 그리고 이스탄불 역사지구의 광장. 그 푸르렀던 하늘과 핑크빛 조명의 조화는 너무나도 환상적이어서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선선한 어느 여름날 밤의 이스탄불, 그곳의 거리는 옥수수와 밤을 굽는 노점상들, 시끌벅적한 관광객들 그리고 여기저기서 밝게 빛나는 조명들로 덮여져 있었다. 그렇게도 뜨거웠던 태양의 뜨거움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곧 다가올 가을을 예고하듯 요란한 아이들의 웃음소리 저 너머로 희미하게 찌르르 찌르르, 귀뚜라미 소리가 울려퍼졌다.


"음... 그리스는 모르겠는데, 터키는 오기 정말 잘 한것 같아."


3L나 되는 터키 환타를 나눠마시면서 우리는 그렇게 배낭여행의 마지막 초저녁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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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

제 12일: 8월 28일





안녕? 난 에페소 개냥이야~


에베소의 역사

최근에 진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베소지역에서는 기원전 3,000년경 (아야술룩) 언덕에서 인류가 최초로 정착하기 시작했음을 밝혀주고있다. 이 지역에서 발굴된 최초의 유물은 (아야술룩) 언덕에 위치한 "미켄" 무덤에서 발굴 된 토기들이다. 오늘 날 남아있는 에베소도시 유적은 기원전 3세기 경 알렉산더 대왕의 장근들 중 한사람인 "리시마우스" 장군에 의해 건설 되었다.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투스" 황제시대에 에베소의 인구는 20만을 넘었으며 오늘 날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유적들도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던 지진은 이 도시의 건축물들을 파괴해왔지만 그때마다 에베소인들은 새로히 개축하여 화려함을 더해나갔다. 기원 후 1세기에 에베소는 기독인들에게 중요한 도시가 되었으며 사도바울이 이 에베소를 중심으로 선교를 벌리고 교회를 세워 초대 칠대 교회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 후 비잔틴 제국 시대에 들어와서는 에베소 항구가 퇴적작용에 의해 흙으로 채워지고 도시에 말라리아 전염병이 퍼지게 되어 도시의 몰락을 가져왔으며 (아야술룩) 언덕에 세워진 "사도요한의 교회"가 기독교의 중심지로 번영하게 됨에 따라 고대의 에베소도시에서 (아야술룩)으로 교회가 이전되었다. 이 도시는 14세기 경에 완전히 터키인들의 지배하에 들게 되었다.

터키 한인회 제공 (장로회 대전신학교 성지순례단 협찬)


어젯밤 약속대로 체크아웃 후 짐가방을 메멧 & 알리바바의 식당에 맡기고 차를 얻어 탄 후 약 10분 간 비포장 도로를 걸으니 아직 오전인데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에페서 유적지에 도착했다. 배낭여행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곳이 대단한 유적지이긴 한가보다.




어영부영 느릿느릿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었는데 마침 로마황제를 중심으로 한 세레모니가 펼쳐지고 있었다. 시간 맞춰하는 공연인 줄 알고 "와 대박이야!" 하면서 우르르 몰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여타 관광객들 틈에 끼어 운이 좋군~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15분 내지 30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하는 쇼였다는 ㅠ^ㅠ 다른 관광객들도 그 사실을 깨달으면서 나중에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인기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 보이는 안타까운 쇼였다 ㅋㅋㅋㅋㅋㅋ









워낙 쇼를 자주해서 돌아다니는 와중에서 배우(?)들의 열연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와중에 지루해 보였던 대장장이/꽃파는 아줌마 역 터키인분들 ㅋㅋㅋㅋ 나중에 저 꽃왕관도 쓰고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 내가 첫스타트를 끊자 우르르르 줄이 몰려서 좀 죄송했다.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극장은 저리가라! 정말 어마어마 엄청난 규모였던 에페소의 원형극장






셀서스 도서관. 그 정교한 조각과 아름다움에 압도되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 밀라노의 두오모 성당으로 인한 충격 이후 처음으로 감동받았던 건축물인듯.



카파도키아에서 쪽바리라고 불려서 감정 상했던 나를 놀리듯이 동생은 이 날도 나를 "왜녀" 라고 부르며 "누나는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있어도 위화감이 전혀 들지 않는다. 니 나라로 돌아가라 왜녀야" 라며 심기를 건드렸다.






세계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낙서. 유적지에서는 제발 이러지 맙시다



뙤약볕 쩅쨍 그들도, 휴식할 곳도 너무나도 부족했던 에페소에서의 감상은 아름답고 위대하지만 "불편"했다. 한국에서 성지순례를 오신 목사님 그룹, 6~70대로 이루어진 중장년 패키지 그룹 등등을 자주 뵐 수 있었는데, 20대 초반인 펄펄한 우리도 대포만한 물병을 장전해가지고 다니면서 쉬고 쉬고 또 쉬고 비오듯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돌아다녔는데 그분들은 오죽 하셨을까. 성지순례 오신답시고 우르르 가이드의 깃발을 쫒아 대리석 돌바닥을 걷고 또 걸으면서 모래바람를 온 몸으로 맞으시던 그분들이 안타까웠다. 즐겁고 은혜로운 일정이기 보다는 일단 쉬고 싶어하시는 기색이 역력했다.


터키여행을 하면서 결심하게 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부모님이 더 나이 드시기 전에 최대한 빨리 성지순례를 시켜드리고 싶다는 결심이다. 우리 아빠, 이과수 폭포도 보고 싶어하시고, 우리 엄마는 성지순례 하고 싶어하시고, 아직 둘러볼 곳이 세계 곳곳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 키우시고 뒷바라지 하시느라 여행도 마음대로 못하시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 나는 어린 나이에 세계 25개국 돌아다녔다는 나름의 특이사항을 가지고는 있지만 사실 내 능력으로 이룬 것은 아니잖는가. 어린나이부터 해외여행 실컷 시켜주시고, 머리 좀 컸다고 배낭여행 가겠다는 딸을 서포트 해주시고 아무런 탈 없이 돌아다니라고 최소 4-5성급 되는 호텔만 끊어주신 우리 부모님 덕분에 사실 2012년에는 배낭여행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배낭여행을 하고왔다.



에페소 유적지 관광을 마치고 다시 찾은 메멧 & 알리바바 케밥집에서의 저녁










역시나 전날처럼 뜨뜻미지근했던 그냥 그랬던 케밥 ㅋㅋㅋ


메멧 & 바바 케밥집은 옆에 카펫/수공예 장사도 하는데, 곧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blow out 세일을 한다고 했다. 여기서 기념품이랑 친구들에게 줄 터키석 귀걸이 몇개를 샀당 ㅋㅋ 큰 형 바바가 안깎아준다고 오빠가 메멧한테 얘기 잘 해보랬는데 맘 약한 나는 그냥 바바한테서 에눌도 별로 없이 샀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유학생 오빠가 알려준 내일 이스탄불의 마지막 날 일정 지도!

지금까지 연락을 간간히 하는 고마운 오빠인데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 새해도 됐는데 카톡해봐야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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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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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일: 8월 27일

파묵칼레에서 약 3시간 30분정도 이동하면 쿠사다시라는 해안도시가 나오는데, 이렇게 곧게 뻗은 야자수들과 크루즈와 반짝반짝한 바다가 아름다운 곳이다. 야자수들이 꼭 까치머리 장난꾸러기들같다 ㅎㅎㅎㅎㅎ

이곳에서 우리의 일정은 1일 에페소 박물관, 아르테미스 신전 유적, 그리고 성요한 교회였고, 2일은 fully dedicated to 에페소 유적지였다.

바로 맞은편 해안가를 바라보는 호텔에 체크인을 한 후 에페소 박물관으로 고고!

박물관을 가는 도중 길을 모르겠어서 길을 걷고있는 한 동양인 남자와 터키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봤는데 그 중 현지인 아저씨는 배낭여행객들에게 유명한 메멧 아저씨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타파 할아버지 때 처럼 터키 그리스 여행을 리서치 하면서 여러번 들었던 메멧 & 알리바바의 케밥집 아저씨였던 것이다. 같이 걷고 있던 동양인 남자는 터키에서 유학중이었던 거의 현지인화 된(?)ㅎㅎㅎㅎ 한국인 오빠였고. 나중에 저녁에 그곳 레스토랑을 찾을 것을 기약한 뒤 박물관 지리를 안내받고 길을 나섰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에로스와 프시케 신화. 반가워서 찰칵!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이 많이 없는 이유는 내가 함께 나온 사진이 너무 많아서... 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사람도 별로 없고 볼 것도 엄청 많았던 박물관이었는지라 신나게 구경하고 신나게 촬영했다.

아테네 박물관처럼 사진불가 박물관도 아니고 관리인도 없는 이곳... 유적들이 그냥 야외에 내팽개쳐있는 이곳... 너무 매력적이다. 햇볓 잘 드는 건물에 유적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사진도 잘나온다 ㅋㅋㅋㅋㅋㅋ

그리스 유적부터 로마제국의 흔적까지 동서양의 교착지, 그리고 흥망성쇠했던 제국의 잔해를 경험 할 수 있었던 이곳 에페소 박물관. 덕분에 소크라테스 부터 로마 5현제까지 두루두루 공부할 수 있는 박물관이었다.

역사 꽤나 아는 (사실 그 정도가 아니라 역사덕후) 동생도 감탄사만 연발하면서 꼼꼼하게 이곳저곳 둘러보고 가이드 역할을 해주었다. 정말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재밌었던 박물관 투어였다. 개인적으로는 아테네 박물관보다 훨씬 가치있고 친근한 분위기에 편안하게 에페소의 역사를 정리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후에 방문한 아르테미스 유적지. 찾는 길에 현지인들에게 방향을 물었는데 우리보고 어디서 왔냐고해서 캐나다에서 온 한국인이라고 하니 자기도 캐나다 살았다고 ㅋㅋㅋㅋㅋㅋ 나 토론토에서 대학다닌다고 말하니 자기 영앤 에글링턴 살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향 친구 만난 듯이 너무 반가웠다~ 그분이 그날 생일이라고 해서 박수치면서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찾은 성요한 교회. 에페소에 와서 기독교를 전파하다가 이곳에서 죽자 무덤위에 교회를 세웠다고한다. 역시나 이곳도 관광객이 거의 전무했다. 다음 날 방문 할 에페소도 그렇고, 뭔가 성지순례 코스 중 한군데를 밟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엄마아빠와 함께 방문했어야 하는 곳인데...






성요한무덤은 언덕 위를 조금 올라가야 있는데, 현지인들이 접근해서 성요한 동전이라면서 이곳에서 발굴되었다 뭐다 하면서 헛소리를 늘어놓는데 장사꾼들이니까 조심~ 그냥 주는 척 하면서 나중에 돈을 요구하니 상큼히 무시합시다.

그렇게 메멧 & 알리바바 케밥집으로 가는 길~


"인터넷 정보로는 이곳이 셀축에서 가장 맛있는 케밥집이라는데, 정말인가요?" 하는 내 물음에 "음... 맛있는 편이긴 한데 ㅎㅎㅎ"라고 얼버무리는 유학생 오빠 ㅋㅋㅋ 그렇게 소문날 만한 맛은 아닌 것 같아서. 인상부터 무뚝뚝한(?) 첫째 바바 아저씨와는 달리 메멧 아저씨가 너무 친근하고 귀여워서 ㅋㅋㅋㅋㅋㅋ (24시간 술에 취해있는 듯한 풀린 눈과 행동거지) 배낭여행족 및 민박 투숙객들에게 인기가 좋아 널리널리 입소문 퍼지게 된 것이 이곳인 듯. 메멧은 10대 아들과 둘이 살고 있는데 이혼했단다. 듣기로는 겉으로는 그렇게 순해보여도 부부싸움 할 때는 아주 동네가 떠나갈 듯 했다는데 수염 거뭇거뭇 난 수줍은 아들은 이제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데이트 장소를 고민 중이라고 ㅋㅋㅋㅋㅋ

유학생 오빠와는 거의 가족같은 사이처럼 보였는데 이혼을 했건 말건 아무튼 시트콤에 나오는 가족처럼 투닥투닥 개성 강하고 화목해 보여서 보기 좋았다.

죽 때리고 있다가 우리랑 말트고 내일 보기를 기약한 유학생 오빠의 빽(?)으로 차도 무한리필 공짜로 얻어먹고, 오빠의 기타연주소리도 듣고, 내일 체크아웃 해야해서 에페소 유적지를 둘러보는 동안 오갈 데 없게 될 짐가방도 식당에 맡기기로 하고, 에페소까지 라이드도 따냈다.

스웨덴? 아무튼 북유럽에서 온 고고학자였는데 이곳 장기 투숙객인듯~ 유학생 오빠랑 친해서 소개받았는데 유쾌하고 친절했지만 그대의 담배연기 때문에 가시방석이었답니다 ㅠ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홍합밥도 먹어보고 (별 맛은 없당) 버스 터미널이 어딘지 몰라 찾아 헤메는 우리에게 다가온 (자칭) 터키에서 아주 유명한 축구유망주에게 길안내도 받고 사진도 찍고~



셀축의 밤은 이뻤다. 해안도시 답게 밤문화가 발달했는지 이곳저곳 취객들이 돌아다니고 관광객들 때문에 붐볐지만 말이다. 통닭하나 사서 호텔에서 뜯을까 했지만 역시나 체력이 저질인 우리 남매는 에어컨 틀고 그대로 골아떨어졌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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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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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일: 8월 25일 part II

 

아직 어린 나이지만 내 나이의 반을 외국에서 보낸 나에게 안타깝게도 한국인들은 "남 참견 많고 오지랖 많은" 이미지이다. 물론 캐나다인들도 남의 뒷담화와 험담, 많이한다. 하지만 한국인 만큼은 아닌 듯 하다. 내 경험상 인신공격 또한 한국인이 으뜸인 것 같다.

 

이번 여름에 한국에 7년만에 방문했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한국인들의 무의식적으로 남 이야기를 하고 트집잡는 일상이었다. 이모댁에 한달여간을 묵으면서 자연스레 초등학생/고등학생 사촌동생들이나 아주머니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레 껴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았는데, 온통 누구는 어쨌더라, 누구네 누구는 어디로 시집을 가는데 외모는 어떻고 어느 집안에 간다더라, 누가 더 아깝더라 는 둥 굳이 남의 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남의 얘기를 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런 그들의 문화인 듯양 해서 적응하지 못했었다.

 

일례로 남고 2학년인 사촌동생과 명동 거리를 걸으면서 한국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정말로 한국에서 외모가 예쁘지 않거나 뚱뚱하면 공개적으로 욕을 듣는 상황을 겪을 수 있냐 물어봤더니 글쎄 그 아이가 하는 말이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했다.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 뒷통수에 대고 욕을 하고 비웃은 경험이 있다고.

 

"야, 니가 인간이냐?" 하는 내 말에 "뭐 어때, 나랑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하는 이 아이가 정녕 대한민국의 새싹이란 말인가... 이 아이의 말로는 대부분의 또래들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있다고 했다. 물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일으키면 곤란하겠지만, 여튼 그런 행동이 부끄럽지 않고 관대한(?) 대한민국의 사회가 많이 걱정이 되었고, 이상했고, 싫었다.

 

아무튼 나는 먼 타국 터키에서 욕을 먹었다. 그것도 같은 동포 한국인들에게.

 

익히 포스팅을 했다시피 나는 그리스에서 짐가방을 도둑맞아서 모든 옷과 소지품을 몽땅 잃어버린 채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에서 구입한 현지바지 두장, 키 183에 100kg은 나가는 건장한 남동생의 상의, 그리고 짐가방을 잃어버린 날 입었던 옷, 달랑 그렇게만 가지고 터키/그리스 배낭여행을했다.

 

전날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서 한국인 팀을 여럿 보았는데, 그 중에는 한눈에 보아도 10대 고등학생정도로 보이는 그룹이 있었다. 한국에서 유행하던 폴로 카라티에 뿔테안경 등등 누가 봐도 한국의 고딩들... 남녀 섞여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니고 시끄럽고 눈에 띄여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아무래도 이곳 일정이 다 뻔하다 보니 우리와 관광하는 루트가 비슷하게 짜여진 것 같았다.

 

근데 이자식들이 우리가 사진찍는 옆으로 와서 들으라는 듯이 크게 지껄이지뭐야.

 

"쪽팔리게 쪽바리처럼 입고다니면서 쪽팔리지도 않냐"

"어디가서 한국인이라고 하지 말아라 쪽바리야"

 

완전 나 들으라고 하는소리였다.

 

"누나, 쟤들 누나 욕하는데? ㅋㅋ" 하면서 피식 웃는 남동생.

 

누... 누나가 너희한테 뭐 잘못한거 있니-_-...

나잇살 먹고 왜저럴까 싶었다. 뭐 쟤들이 내 사정을 알 턱이 있나. 단지 나도 남을 겉모습으로 무의식적으로 판단하면 안되겠다는 생각만 희번뜩 들었을 뿐 쪽팔리게 폴로 로고 겁나 크게 박혀있는 고딩들이랑 설전을 하느니 그냥 무시하고 말지 싶었다. 나 정말 성질 많이 죽었다 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그린투어가 시작되었다. 그 무리들과 함께.

 

 

 

 카파도키아는 지역이 워낙 광활하기 떄문에 보통 그린투어/레드투어로 나뉘어진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레드투어가 더 저렴한데 개인적으로도 관광이 가능해서 대부분의 배낭여행족들은 그린투어를 선택하는 듯 하다. 으흐라라 계곡이 현지인의 안내 없이는 힘든 루트라고...


그린투어: 피죤벨리-데린쿠유지하도시-으흐라라계곡-으흐라라 오픈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셀리메 동굴 수도원-귀젤유트의 그레고리교회-볼케이노호수-버섯바위 하사바-아바노스 공예상점-로즈벨리


레드투어: 괴리메 야외박물관-우치사르성-우치사르 오픈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버섯바위 파사바-우르굽 와인 테스트-데브렌트 벨리-케라벤세라이-아바노스-로즈벨리

 

 

데린쿠유의 지하도시. 안이 어두워서 사진은 많이 찍지 않았지만 초기 기독교인이 로마제국/이슬람의 탄압으로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숨어 산 곳이다. 몇세대를 걸쳐 나중에는 사람들이 마치 골룸처럼 눈도 커지고 등도 위었다고 하는데, 손바닥만한 크기의 하늘이라도 보고싶어서 지상에 작은 구멍을 뜷고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을 때마다 그곳만 쳐다봤다고 한다. 내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그리고 시작된 으흐라라 계곡 트랙킹. 그냥 더워서 헥헥거린 기억밖에... 기대했던 것보다 별거 없었고 그냥 흙먼지 태양볕밖에 기억이 안난다 ㅋㅋㅋㅋ ㅠㅠㅠ 그저 앞사람 뒷통수만 보고 걷고 걷고 또 걷지요... 으앙 엄청 타겠다 하면서 징징거렸던

 

 

 

 

 

 

계곡 중간 쉼터에서 음료두도 마시고 멍멍이랑 오리도 보고 밀가루 반죽을 하는 현지 할머니들도 보고~ 사진을 찍으려 다가갔는데 엄청난 열기에 와 어떻게 저기서 스카프까지 두르고 저렇게 앉아있을까 하면서 엄청 존경스러웠던 ㅠㅠㅠ

 

 

 

 

 

 

 

점심식사를 한 오픈 레스토랑. 파리가 엄청나게 많았던 기억이... -_-; 여러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나는 생선케밥을 시켰다. 워낙 더운 날씨에 지글지글 돌솥 케밥이 그렇게 반갑지는 않았다....

 

 

 

 

 

스타워즈의 영화 촬영지로 많이 알려져 있는 비둘기 계곡, 피죤벨리. 

하지만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스타워즈 영화 촬영지라는 말은 루머란다.

 

 

일본인 같나요 -_-;

 

 

아무튼 그렇게 더웠던 그린투어가 끝이나고 파묵칼레로 경유하기 위한 터키의 주요도시 중 하나인 콘야로 떠났다. 천연 설탕이 유명하다는 콘야! 터미널 곳곳마다 이렇게 설탕과 터키쉬 딜라이트를 파는데 서로 나를 보고 자기 사진을 찍어달라고 야단들이다.

 

터키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도시 중 하나로서,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들이 머리카락을 보이는 복장은 절대 금기시 되었다는데, 최근 많이 개방적이 되었다고.

 

 

 

 

이 아이가 나 덕분에 한건 했긔 ㅋ 귀여워서 기념품으로 설탕이랑 터키쉬 딜라이트 몇개 팔아줬다

 

 

 

 

 

 

 

 

 

이스탄불에서 카파도키아를 떠날 때 처럼 이곳에도 군대를 보내는 마을잔치가 성대하게 벌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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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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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일: 8월 25일 part I


지배인 아저씨와의 수다수다를 끝내고 한숨 눈을 붙이니 벌써 네시다. 팅팅 부은 얼굴로 동생을 흔들어 깨우고 대충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로비로 나가니 10분 정도 뒤에 픽업 버스가 도착했다. 폴짝 올라타고 창밖을 보니 아직까지도 깜깜하다. 덜컹덜컹,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달리니 어제 들렀던 괴레메 지구도 보인다. 야외박물관의 근처인가보다.


열기구를 타는 곳에 도착해서 둘러보니 이유는 모르겠지만 영국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았고 간단한 요깃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배가 많이 고팠지만 약 20만원이 넘는 열기구 타는 비용에는 아침식사도 포함되어있는거니까... 열기구를 타지 않는 우리는 먹을 생각도 안하고 있던 차에 우리 드라이버 아저씨가 쿡쿡 찌르더니 "가서 먹어~" 하신다.


차이티 한잔과 터키 비스킷 두어개를 집어들고 열기구 기사들이 열기구에 불을 붙이는 것을 승객들이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사진을 찍고 찍고 또 찍었다.










동이 트기 직전, 기구들이 하나씩 하나씩 위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우리 팀의 기구는 조금 늦게 올라간 편이라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기구는 한시간 이상 남짓 카파도키아의 햇살과 함께 떠오르는데, 어디에 착륙할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기구를 잘 기억해 놓았다가 두둥실 떠다니며 만드는 행로를 잘 봐서 차로 따라가야 한다.








역시나 어제 들렀던 도자기 상점에서 담은 카파도키아의 아침. 실컷 사진을 찍고있자니 기사 아저씨가 "이동해야돼 이제 그만 내려와~" 하신다.




우리 기사아저씨~ 우리 남매를 데리고 한시간 정도 기구가 착륙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저곳 사진이 잘 나오는 뷰포인트도 데려다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많이 감사했다. 그래서 폴라로이드를 한장 찍어드렸는데 담배 한까치 무시더니 사진이 나오기까지 저렇게 기다리며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언어는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정이 많은 아저씨였다.




열기구를 따라가는 도중 도로에서 찍은 사진. 이미 아침은 밝았고 카파도키아의 하늘은 열기구로 가득 찼다.




슬슬 날은 더워지고 황금빛 햇살이 카파도키아의 대지를 덮었다. 이제는 호텔로 돌아갈 시간이다.

본래 터키여행을 계획했을 때 부터 열기구 타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열기구가 올라가는 모습을 땅에서 바라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그 바람이 이렇게 쉽게 이루어 질 줄이야... 잊지못할 추억을 남겨주신 호텔 Altinoz 지배인 아저씨와 기사 아저씨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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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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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일: 8월 23일 partI


드디어 본격 이스탄불 투어의 날이 밝았다. 그리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아침일찍 새벽같이 일어나서 호텔 식당으로 톡! 튀어나갔다. 터키에서의 첫 끼니~ 슬라이스 된 신선한 토마토와 치즈, 오이, 올리브, 햄, 에크멕 빵, 오렌지 주스와 커피 등등으로 구성 된 간단한 아침이었는데 그리스에서의 것과 흡사한 것 같았다. 근데 가짓수는 더 늘어났다는 거! 아무튼 그렇게 폭풍 먹방을 또 찍고 아직은 한적한 이스탄불 시내로 나섰다. 일찍 일어나난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고 했었더랬지! 어제 그랜드 바자르에서 구입한 통넓은 터키 바지와 동생 티셔츠(남자기준 XL 티셔츠 ㅠㅠ)를 입고 아직은 선선한 이스탄불의 상쾌함을 들이마시면서 시내지도 한부 들고 펄쩍펄쩍 ㅋㅋㅋㅋㅋ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 (술탄 아흐멧 사원)으로 꼬우꼬우~ XD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완전 히피가 따로 없다.



블루모스크의 정식 명칭은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인데, 그 내부가 온통 푸른 도자기타일로 장식되어 있어서 블루모스크라는 애칭이 붙게되었다. 오스만 제국의 아흐메트 1세에 의해 1609년부터 7년동안 건설되어 1616년도에 완성되어졌다. 이슬람 모스크 중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아직까지 정식 모스크이며 그래서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내부에는 기도하러 온 이슬람 교도들로 엄숙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무료로 입장 가능하며, 신은 벗고 들어가야 한다. 민소매나 반바지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출입할 수 있는 곳인데 나는 터키를 다니는 내내 거의 터키 현지차림이었어서 문제가 없었고 남자들은 반바지가 괜찮은 듯 했다. 


아래의 아야소피아 대성당은 본래 그리스 정교회 건물로서 537년부터 지어져서 1453년까지 계속되어 건설/재건축 되어졌다고 한다. 1204년부터 1261년까지 카톨릭 로마 교회였으며 1453년부터 1931년까지 이슬람의 모스크였다. 1935년 2월부터 세속화 되어서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여지고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비잔틴 양식의 산물 중 하나이다. 4월부터 10월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10월부터 4월까지의 운영시간은 9시부터 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25리라이다. 관광객들이라도 아이가 만 12살이 넘지 않았을 경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두곳 모두 늦게 가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고 뭐고 사람에 치여 사진도 제대로 못찍고 땡볕에 줄만 길게 섰다 나오는 수가 있으니 일찍일찍 다닙시다~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아는 이렇게 앞뒤로, 또는 마주보고 있다.



이스탄불의 유명 관광지들은 거의 한자리에 모여있어 너무 편했다! 몽땅 선물 한세트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곳으로 가는 길목



이스탄불은 빨간 꽃이 많았다. 잘 정돈된 공원들과 푸른 지중해 바다와 빨간 꽃의 조화가 인상적인 도시였다. 사루비아인가 했는데 한국에서의 사루비아는 아닌 것 같고, 잘 모르겠는 아야소피아 앞 사루비아(?)



아야소피아 안에 들어서니 이렇게 텅텅 비어있는 거 있지~ 이건 정말 비어있는거다! 나중에 오후에 다시 찾았더니 티켓을 구입하려는 줄은 그 길이를 가늠할 수 없었고 사람들은 명동 시장바닥에서 관광을 하는 것 마냥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인파에 이리휩쓸 저리휩쓸 했으니까.




아무리 이슬람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만 인정하지 않을 뿐, 존경하는 선지자로 받아들인다지만 현재 명실공히 무슬림 국가의 국보건물에서 예수님과 기독교적인 인물들을 찾는다는 것은 인상적인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오 예수님??" 뭐 이런느낌이었다 ㅋㅋ


이슬람은 눈에서 그 힘이 나온다고 믿기 떄문에 카톨릭의 잔해로 치부되고 있는 성경인물들의 벽화 눈을 파버렸는데, 이렇게 버젓이 멀쩡한 예수님과 마리아와 열두제자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세속적으로 바뀌어버린 이스탄불의 영향인지, 관광객 서비스인지 잘 모르겠다.



코란의 명필이라고 한다. 이슬람은 우상숭배의 이유로 살아있는 것의 조각/그림 등을 철저히 금하기 때문에 글씨체나 기하학적 무늬 등이 발달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같은 이유로 탄생했을 너무나도 멋진 이슬람의 흔한 천장.jpg (바닥이 아니라 천장!!)




터키는 관광객들을 그냥 내버려둔다는 느낌이다. 뭘 만지든 어디에 앉든 전~혀 터치하지 않고 관리인들도 여유롭게 감시(?)한다. 아테네에서 줄 하나 쳐놓고 눈을 부라리며 누가 뭘 만질까 뭘 부술까 노심초사하고 수상한 이를 미행(?)하던 아테네 관리인들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그래 내가 미행당하던 사람들 중 하나였다 -_-).


에페소를 가면 돌 부스러기마저 유물일진데, 사람들이 유적에 올라타고 기대고 앉고 사진찍고 해도 노 프라블럼~ 오히려 웃으면서 우리를 지켜봐(?)준다. 처음에는 저사람들이 일을 하는거야 마는거야? 했었더랬지만 이것이 자연스런 터키 관리인들의 태도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자유로운 분위기에 힘입어 동물도 국보건물에 입장이 가능하다 :) 이미 관광객의 손이 많이 탄 듯한 살찐 냥냥이... 쟤들이 이 건물의 진짜 주인일지도.




아야소피아를 둘러보면서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 계속 생각났는데, 아야소피아는 아야소피아만의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특별함이 있었다. 물론 성 베드로 대성당도 대단했지만 아야소피아의 이국적임과 이슬람 특유의,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엄숙함에 매료되어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정말 "대박이다"라는 말을 계속 내뱉었던 것 같다. 햇살이 비추는 황금빛 아야소피아에서의 오전... 종교간의 갈등과 유럽의 역사를 한 곳에 빨아들여버린 듯한 위대함에 서둘러 사진을 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그리고 깊게 그 기운을 느끼려 자연스레 노력하게 되는 매력적인 곳이다.




아야소피아의 매력에 취해 여유를 부리다가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다음 목적지는 블루모스크였는데, 앞서 설명했 듯 시간이 좀 지나니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과 땡볕에 치여 헥헥거리며 줄만 서다가 입장한 내부에서도 사람파도에 휩쓸려 사진만 대충 찍고 나왔다. 패키지 관광객들이 엄청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 남자 한명에 여자 서넛은 데리고 다녔는데 여자들이 모두 눈만 내놓고 차도르를 쓰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캐나다에서는 무슬림 여자들이 히잡은 쓰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나는 여태까지 그들이 차도르는 쓰고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아무튼 그래서 제대로 찍지 못한 블루모스크의 내부. 실제 모스크라 그런지 카펫이 깔려져 있고 기도하는 신자들 주위로 빙 바리케이트가 쳐져있다. 아무리 쉬쉬한다 해도 한번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든 곳이기 때문에 적막속의 시끄러움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아야소피아는 뭔가 모스크이면서도 화려한 궁전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블루모스크는 정말로 종교적인 곳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음 목적지는 너무 더웠기 때문에 지하 저수저 (또는 지하궁전/Basilica Cistern/Yerebatan Sarayı)으로 가는 것으로! 아야소피아에서 남서쪽으로 150m밖에 떨어져있지않아 찾기가 쉽다.


지하궁전은 비잔틴 제국때부터 오스만 왕조시대까지의 물창고였다고한다. 개인적으로 건축물이나 이국적인 것에 대한 감성이 매우 메마른 편인데, 이날은 날 잡았다. 역시 너무 멋져! 정말 대박이야! ㅠㅠㅠ 진짜 입장하고부터 대박이구나, 이곳의 역사는 위대하구나, 옛 사람들은 정말 똑똑했구나!!! 라는 말을 연발했다.


이스탄불의 따가운 햇빛을 피해 찾은 지하궁전, 너무나 시원하고 아름답고 위대하다.


5세기 훨씬 이전부터 지어졌다는 이곳... 1500년 가까이 이곳 사람들의 물창고였다니 정말 대단하다. 역사에 따르면 이 지하 저수저를 짓기 위해서 7000명의 노예가 동원되었다고한다. 오스만제국의 왕족 귀족들이 이곳에서 여름을 나지 않았을까? 로맨틱해 ㅠㅠ 정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비현실적인 비쥬얼이다. 으스스하면서 고요하고 아름다운 이곳 정말 다시가고싶다 ㅠㅠ




물이 맑아서 물고기도 살지용






메두사의 머리가 기둥처럼 솟아있는데, 로마제국에서의 전리품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왜 이곳에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는 듯 하다.


지하 저수저 입구에서 "터키의 술탄과 술타나가 되어보세요~" 하면서 옷입혀주고 사진찍어주는 부스가 있었는데... 너무 하고싶었는데... 동생놈이 같이 찍어줄리 만무했다. 징징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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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캐서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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